임서율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두 회사가 함께 야유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다.야유회가 열리면 당연히 차주헌과 강수진도 참석할 테고, 그러면 회사 안에서 또 어떤 소문들이 떠돌지 불 보듯 뻔했다. 아무래도 자신은 참석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그런 고민까지 하도원에게 털어놓을 필요는 없었다.그녀는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한 임서율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어느새 시간이 꽤 늦어 있었다. 그녀가 차에 오르자 하도원이 부드럽게 물었다.“집까지 데려다줄까요?”“아니요, 저는 그냥...”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휴대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죄송해요, 전화 좀 받을게요.”임서율은 서둘러 통화 버튼을 눌렀다.“지우야, 나 이제 곧 그쪽으로 가려던 참이었어.”수화기 너머로 양지우의 미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애가 갑자기 열이 나서 지금 병원이야. 그래서 미안한데, 오늘은 호텔에서 묵으면 안 될까?”임서율은 양지우의 사정을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그녀를 다독였다.“애는 괜찮아? 내가 도와줄 일은 없고?”양지우는 민망했는지 황급히 말을 끊었다.“아니야, 내가 지금 병원에서 꼼짝을 못 해서 그런 거야. 나 때문에 신경 쓰지 마. 미리 약속까지 해놓고 정말 미안해...”“괜찮아.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전화를 끊자마자 임서율은 급히 계획을 수정했다.“하 대표님, 죄송한데 엘리제 호텔로 가 주실 수 있을까요?”“네.”하도원은 더 묻지 않고 조용히 시동을 걸었다. 이런 그의 깔끔한 성격이 오히려 임서율은 마음에 들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궁금증에 꼬치꼬치 캐묻기 마련이니까.호텔에 도착한 그녀는 감사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프런트에서 체크인을 하려던 순간 핸드백을 아무리 뒤져도 신분증이 보이지 않았다. 임서율은 난감한 표정으로 프런트 직원에게 부탁했다.“저기, 제가 신분증을 깜빡했는데 이번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저 혼자 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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