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Bab 131 - Bab 140

239 Bab

제131화

임서율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하도원은 이런 일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고 걱정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그녀 자신뿐이었다.결혼한 여자가 남편의 최대 라이벌과 스캔들이 터졌다고 상상해 보라. 앞으로 벌어질 일이 얼마나 끔찍할지, 그녀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하도원은 오히려 여유로운 표정으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왜요, 나랑 스캔들 나는 게 그렇게 창피해요? 나랑 엮이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도 많은데, 서율 씨 얼굴을 보니 금방이라도 하늘이 무너질 것 같네요.”임서율은 더 말을 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았다. 그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아무것도 아니에요.”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었다. 재호 그룹과의 프로젝트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도원과의 스캔들까지 터진다면,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후폭풍이 얼마나 거셀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그저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이 모든 일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버텨내는 것뿐이었다.“어젯밤에 재워줘서 고마웠어요. 전 이만 가볼게요. 음식 더 필요하면 주방에 남아 있으니까요.”임서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식기를 정리해 주방으로 가져다 놓고 거실에 두었던 외투를 집어 들었다.하도원은 여전히 식탁 의자에 앉아 미동도 없었다. 이미 사진을 삭제했다는 말도 끝내 그녀에게 하지 않았다.그의 집에서 막 나서자마자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차주헌이었다.[회사로 와서 회의 참석해.]그는 어젯밤 그녀가 왜 하도원과 있었는지, 어디서 밤을 보냈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임서율 역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앞으로도 아무것도 묻지 않아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래야 그녀도 편했으니까.그녀는 곧장 택시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회사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벌써부터 단체 야유회 얘기로 떠들썩했다.“들었어? 내일 야유회 재호 그룹 하 대표도 온대.”“헐, 대박! 드디어 내 남신을 실제로 볼 수 있겠네.”“하 대표가 그렇게 잘생겼다며?”“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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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안 갈래.”어차피 그녀가 중요한 인물도 아니었다. 가봤자 강수진이 또 온몸의 털을 세운 고양이처럼 날카롭게 그녀를 공격할 게 뻔했다.양지우도 그런 임서율의 의견에 맞장구쳤다.“그래, 네가 안 가는 게 차라리 낫지. 골치 아픈 일 하나 덜었잖아. 어차피 그 여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참석할 테니까. 보기만 해도 짜증 나. 능력이라고는 하나도 없으면서 하루 종일 차 대표 앞에서 애교나 부리고 있으니. 진짜 대단하다니까.”양지우는 말을 마치며 힐끗 뒤쪽의 강수진을 바라봤고 임서율은 그런 그녀에게 조용히 경고했다.“지난번에도 어렵게 수습해 줬잖아. 이번엔 제발 사고 치지 마.”그제야 양지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두 사람이 함께 회의실로 들어서는 순간, 마침 문 앞에서 차주헌과 마주쳤다. 차주헌은 그녀를 무심히 스쳐 지나갔고 임서율 역시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모두 자리에 앉자 차주헌이 입을 열었다.“현재 상황은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외부에 우리와 재호 그룹 사이의 불화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측 협의 끝에 내일 단합 야유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그의 시선이 서늘하게 회의실을 훑었다.“모든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참석해 주길 바랍니다.”임서율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대표님, 저는 내일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참석이 어렵습니다.”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회의실이 술렁였다.“임서율 씨가 안 간다고?”“둘이 싸운 거 아니야?”“그러게. 임서율 씨가 빠지면 대표님 체면도 말이 아닐 텐데.”“사모님도 안 가는데 우리가 가서 뭐 하겠어?”“나도 사실 가기 싫었는데 잘됐네. 매번 야유회 때마다 너무 힘들었잖아.”차주헌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가락으로 탁자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층 차가웠다.“내가 분명히 말했을 텐데요. 모두 적극적으로 참석하라고요.”임서율이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강 팀장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그 말에 강수진이 입술을 깨물며 억울한 듯 임서율에게 쏘아붙였다.“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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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회의 끝나고 사무실로 잠깐 와요.”임서율은 시선을 내리깔고 마른침을 삼키며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네.”차주헌은 곧 있을 팀 야유회와 관련하여 몇 가지 당부 사항을 덧붙인 뒤 회의를 마쳤다.강수진이 서류를 품에 안고 다가와 임서율의 옆에 서더니 위축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임서율 씨, 저한테 무슨 불만이라도 있으시면 직접 말씀해 주세요. 굳이 사람들 앞에서 주헌 씨를 난처하게 만들진 마시고요.”임서율은 미간을 살짝 구기며 차갑게 응수했다.“당신 같은 사람한테 불만 같은 거 없어요.”더 이상 강수진의 가식적인 연기를 보고 싶지 않았다. 임서율은 그녀에게 등을 돌리고 빠르게 회의실을 빠져나왔다.양지우가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가는 임서율을 보고 걱정스럽게 말을 건넸다.“괜찮아?”“응, 잠깐 다녀올게.”차주헌의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커다란 창 앞에 서 있는 그에게서 싸늘한 분위기가 느껴져 등골이 서늘해졌다.그가 화난 이유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그의 체면을 깎아내렸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임서율은 최대한 담담한 척 천천히 걸어가 말을 걸었다.“할 말이 뭐야?”차주헌은 천천히 돌아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듯 말했다.“어젯밤 어디서 잤어? 하 대표네 집인가?”임서율은 그가 이 질문을 할 줄 알고 있었기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어차피 아침에 하도원의 말대로 강수진이 사람을 시켜 몰래 사진을 찍었다고 하니 이미 들킨 마당이라 더 이상 숨길 수도 없었기에 그녀는 솔직히 인정했다.“맞아.”임서율이 이렇게까지 뻔뻔하고 당당히 대답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듯 차주헌의 얼굴이 굳었다.“당신, 결혼한 몸이라는 걸 잊었어? 이렇게 당당하게 다른 남자랑 다니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해?”그가 이토록 날카롭고 매정한 말을 내뱉는 것은 처음이었다.임서율은 주먹 쥔 손에 힘을 준 채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애써 침착하게 물었다.“내가 집에 가기 싫어서 안 가는 것처럼 보여?”“이미 말했잖아. 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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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차주헌의 잠시나마 편안히 풀렸던 미간이 다시 깊게 찌푸려졌다.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굳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이유가 뭐야? 정말 강수진을 못 견디겠어서 그런 거야?”임서율의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지금 이 순간조차 그의 머릿속에는 강수진뿐이었다. 마치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의 이유가 강수진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 듯했다.‘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모든 일의 원인이 정말 그 여자인지 분명히 알 텐데.’임서율이 진정으로 신경 쓰는 건 강수진이 아니라 오직 차주헌의 태도였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말을 꺼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녀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담담히 말했다.“그 사람과는 상관없는 일이야.”“그럼 야유회 끝나면 재호 그룹으로 이직이라도 하려는 거야?”차주헌은 오늘따라 유독 그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임서율에게는 더 이상 그의 질문에 답할 여유도 인내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지금 당신이 물을 건 그런 게 아니라, 내 사직서에 서명을 할지 말지일 것 같은데?”“지금 나한텐 그게 제일 중요한 문제야.”차주헌이 짜증스럽게 미간을 눌렀다.“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당신이 떠나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를 텐데, 내가 자리 잡을 때까지만 기다려주면 안 돼?”임서율은 더 이상 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마치 정신적으로 지쳐 힘겹게 몸부림칠 때 아무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아 결국 마음을 닫아버린 사람처럼, 그는 너무 늦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 있는지도 모르고.임서율이 차분하게 말했다.“나 정말 많이 지쳤어. 이제 그만 쉬고 싶어. 당신도 알겠지만 나 얼마 전부터 숨 쉬는 것도 힘들었어. 아직도 가끔 숨이 막혀.”차주헌은 그런 그녀의 말을 듣고서야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알겠어.”그는 서랍에서 임서율이 아침 일찍 제출한 사직서를 꺼냈다. 잠시 머뭇거리며 펜을 들었다가 이내 단호하게 서명한 후 그녀 앞으로 툭 던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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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그때는 차주헌을 위해 한 모든 것들이 자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여겼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지나간 날들은 한낱 웃음거리에 불과했다.임서율이 사무실을 나서려는 순간, 막 커피를 들고 들어오던 강수진과 마주쳤다. 강수진이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서율 씨.”“네.”임서율은 짧게 응답하고는 지나치려 했다. 그 순간 강수진이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주헌 씨가 얘기했죠? 야유회 날 저 좀 챙겨주라고...”이미 머릿속이 한계까지 복잡해져 있던 임서율의 입에서 짜증 섞인 말이 새어 나왔다.“강수진 씨는 아직 어린애인가요? 본인 하나 스스로 챙기지도 못해요?”강수진은 말없이 시선을 떨구었다.점심시간이 지나 강수진은 직원들에게 일일이 과일 주스를 나누어 주었지만, 임서율만큼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제가 기억하기로 서율 씨는 커피만 좋아하셔서요. 근데 제가 지금 몸이 좀 그래서 의사가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율 씨 건 못 샀는데 설마 서운한 건 아니죠?”강수진이 일부러 난처한 듯 말끝을 흐렸다.임서율은 아무런 대꾸 없이 내일 일정표를 내려다보며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눌렀다. 더 이상 강수진과 기싸움을 벌일 기력조차 없었다.길고 지친 하루가 끝나고 임서율과 양지우가 저녁을 먹으러 회사를 나서는 순간, 하필 차주헌과 강수진과 마주쳤다.차주헌이 파일 하나를 내밀며 말했다.“이 파일 좀 급하게 처리해 줘. 협력사에서 오늘 밤 자정까지 해달라고 하네.”임서율은 파일을 받아 빠르게 훑어본 뒤 미간을 좁혔다. 그녀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강수진에게 향했다.“이 프로젝트는 강수진 씨 담당 아닌가요?”강수진이 힘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보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죄송해요. 제가 갑자기 속이 너무 안 좋아서 병원에 가야 해서요. 지금 시간이 너무 늦어 택시도 잡기 어렵고... 주헌 씨한테 병원 좀 같이 가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어요. 돌아오면 너무 늦을 것 같고요.”임서율이 덤덤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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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임서율은 위를 찌르는 듯한 통증에 입술을 깨물었다.사람들은 흔히 위를 감정의 기관이라 했다. 슬픔이나 분노가 잦을수록 위장도 덩달아 탈이 나는 법이라고.지금의 임서율이 딱 그랬다.[나도 지금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래. 나머지는 수진 씨한테 직접 하라고 해줘.]곧바로 차주헌의 답장이 도착했다.[수진이도 지금 수액 맞느라 움직이기 어려워. 데이터를 다 비교하면 이미 늦을 거야. 당신은 이런 일에 익숙하잖아. 이 정도는 별거 아닐 거야.]그 말을 본 임서율은 헛웃음이 터졌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이렇게 실감 날 줄 몰랐다.자신은 우는 법을 몰랐고 설령 울더라도 괜찮은 척 숨기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차주헌이 그녀를 무쇠로 만든 병사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그녀는 다시 한번 거절의 메시지를 보냈다.[나 정말 몸이 안 좋아. 위가 너무 아파.][저녁은 이미 시켜서 보냈는데 왜 아직도 위가 아픈 거야?]임서율은 이 지점에서 더 이상 그와 논쟁할 힘조차 사라졌다. 그녀는 짧게 답장을 남겼다.[알았어.]차주헌은 그 뒤 더 이상 답을 보내지 않았다.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어 그가 보내준 음식을 데워 억지로 밀어 넣었지만 먹고 난 뒤에도 위는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오히려 더 심하게 아파왔다.마지막 데이터를 겨우 정리했을 때 양지우가 다가왔다. 그녀는 그제야 임서율의 안색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서율아, 왜 그래? 너 또 위 아픈 거 아니야?”“괜찮아. 돌아가서 좀 쉬면 나아질 거야.”임서율이 힘겹게 일어나려 하자 위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다시 덮쳤다. 그녀는 꼼짝 못 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었다.양지우의 얼굴에 걱정이 짙게 드리워졌다.“안 되겠어. 병원 가자.”임서율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하던 양지우는 몰래 그녀의 핸드폰으로 차주헌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다 우연히 강수진의 메시지를 발견했다.[서율 씨, 저 대신 야근하게 해서 정말 죄송해요. 지금 주헌 씨가 병원에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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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낮에 사무실에서 봤던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강수진이 사과를 베어 물며 이문연의 표정을 슬쩍 살폈다. 그녀의 눈빛에는 걱정 어린 기색이 살짝 어려 있었다.“주헌 씨, 내 일을 전부 서율 씨한테 떠넘겼는데 서율 씨가 혹시 화내진 않을까요?”“걱정하지 마, 그런 사람 아니야. 원래 쉬는 걸 못 하는 타입이야. 예전에도 회사에서 먼저 퇴근하라고 해도 굳이 남아서 야근하던 사람이었어.”그 말을 듣자 임서율의 심장이 쿡쿡 쑤셨다.그건 자신이 좋아서 야근했던 게 아니었다.예전에 차주헌이 직접 부탁했던 일이었다.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으니 중요한 프로젝트는 믿을 수 있는 그녀에게만 맡기고 싶다며, 그의 꿈을 함께 이루자는 그 말을 듣고 밤낮없이 매달렸던 것이다.하지만 그는 이제 모든 것을 까맣게 잊은 듯, 마치 그녀가 원래부터 워커홀릭이라도 된 듯 말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양지우는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물고 병실 안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임서율은 몸의 통증을 꾹 참으며 급히 그녀를 막았다.“가지 마, 제발 들어가지 마.”임서율이 필사적으로 만류하는 모습을 보자, 양지우는 결국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녀를 데리고 의사에게 갔다. 몇 가지 검사 끝에 내려진 진단은 급성 위염이었다.의사는 바로 수액을 맞을 것을 권했다.“얼마나 맞아야 하나요?”임서율이 초조하게 물었다.“오늘 밤 수액 맞고 증상이 좋아지면 내일은 안 오셔도 됩니다.”임서율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몸이 아파서 내일 회사 야유회에 불참이라도 하게 되면 또 어떤 말이 나올지 알 수 없었다.양지우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임서율을 바라보며 말했다.“너무 일에만 매달리지 마. 몸 상태가 이런데 아직도 신경 쓸 게 남았어?”“괜찮아, 내일 야유회만 끝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양지우는 그제야 뭔가 수상쩍다는 눈치를 채고 다시 물었다.“서율아, 혹시 나한테 숨기는 거 있는 거 아냐? 말투가 꼭 어디론가 떠날 사람 같잖아.”임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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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하필이면 지금 이 시간에 무슨 전화일까?’임서율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잠시 망설이다가 마지못해 화면을 손끝으로 슬쩍 밀어 올렸다.“무슨 일이죠?”“내일 야유회 관련해서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게 좀 있는데 잠깐 와줄 수 있어요?”임서율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프로젝트 기획안을 직접 맡아 작성했으니 하도원이 자신을 찾는 게 이상할 건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에게는 한 가지 작은 문제가 있었다.“저 지금 병원인데요.”“어, 참 우연이네요. 나도 지금 병원인데.”하도원은 여전히 특유의 느긋한 말투로 대답했다.임서율은 순간 멍해졌다.‘요즘 병원에 가는 게 유행인가?'하지만 그런 사소한 일로 머리를 쓸 겨를은 없었다. 당장은 업무부터 처리하는 게 급선무였다.“저 지금 운성 대학병원 1단지 204호 병실에 있어요.”하도원이 잠시 침묵하다가 흥미로운 듯 말했다.“차주헌 씨 옆 병실이네요?”임서율은 당황해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맞아요.”하도원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서율 씨 부부는 정말 재밌네요. 차 대표는 옆 병실에서 강수진을 돌보느라 정신없고 정식으로 결혼한 부인은 혼자 이러고 있고 말이에요.”그 말이 날카로운 비수처럼 폐부를 찔렀지만 임서율은 이제 익숙해져 있었다. 그의 비아냥거림은 늘 사실이었으니까.그녀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야유회 얘기하러 오신다면서요?”그때였다.똑똑.때마침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란 임서율은 손에 든 휴대전화를 하마터면 떨어뜨릴 뻔하다 간신히 균형을 잡고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나직이 말했다.“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손에 링거를 매단 채 하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까 그가 병원에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농담하는 줄 알았다.임서율은 그가 들고 있는 링거를 가리키며 물었다.“어디가 안 좋아요?”“알레르기 반응이래요.”너무도 담담한 그의 태도에 임서율은 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본인이 뭐에 알레르기가 있는지도 몰랐어요?”“그 사람들이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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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두 사람은 동시에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침대 위로 쓰러졌다.그 순간, 임서율은 손등에 꽂혀 있던 바늘이 더 깊이 파고드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에 숨을 가쁘게 들이마셨다. 온몸이 아픈 것보다 한 군데만 집중적으로 아픈 것이 훨씬 견디기 힘들었다.그녀의 짧은 신음소리에 하도원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왜 그래요?”“바늘이 찔러서요, 아프네요.”하도원은 말없이 간호사 호출 버튼을 눌렀다. 그의 시선은 임서율의 빠르게 부어오르는 손등에서 떨어지지 않았다.“서율 씨 바보예요? 손이 안 닿으면 말을 해야죠. 내가 조금만 숙이면 될걸.”아픈 것도 서러운데 위로는커녕 도리어 화를 내는 그에게 임서율은 순간 울컥했다.‘하 대표는 자신이 얼마나 매섭게 화를 내는지 알기나 하는 걸까.'차갑고 날 선 그의 눈빛과 목소리는 숨이 막힐 만큼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임서율은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차올랐고 붉어진 눈으로 억울한 마음을 담아 그를 올려다보았다.“왜 화를 내요?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키 큰 하 대표님 잘못이잖아요.”하도원은 자신이 고작 몇 마디 던진 말에 그녀가 눈물을 보일 줄은 예상치 못했다. 순간 그의 얼굴에서 서슬 퍼렇던 기운이 사라지고 눈빛은 보기 드물게 부드러워졌다.그는 다급히 주변을 둘러보다 짜증 섞인 투덜거림을 흘렸다.“이 병원은 어떻게 휴지도 하나 없냐고.”잠시 후 그는 마침내 팔을 뻗어 자신의 소매 끝으로 임서율의 눈가를 조심스레 문질렀다.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임서율은 당황해 눈을 깜빡였다.“뭐 하는 거예요?”하도원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눈물 닦아주는 거잖아요.”임서율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분명 우울하고 슬픈 기분이었는데 그의 엉뚱한 행동 때문에 결국 피식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정말이지 이 남자는 나중에 여자친구라도 생긴다면, 상대를 울릴 때마다 아마 이렇게 묻지 않을까.‘뭘 원하는지 정확히 말해줘. 가방? 집? 아니면 차를 사줄까?'상상 속 하도원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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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간호사의 눈썹이 절로 찌푸려졌다. 주삿바늘을 다시 꽂아야 한다는 말에 그녀의 얼굴엔 짜증이 선명하게 드러났다.“주사 놓을 때 움직이지 말라고 분명 말씀드렸잖아요?”임서율은 처음엔 크게 화가 나지 않았다. 의료진의 고된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쉴 새 없는 일정과 잦은 야근, 그리고 시차 적응까지 겹친다면 누구라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했다.“정말 죄송해요. 제가 아까 신경을 못 쓰고 조금 움직였더니 바늘이 빠져버렸네요. 번거로우시겠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릴게요.”간호사는 말없이 다가와 임서율의 손목을 잡았다. 순간 손목을 움켜쥐는 힘이 예상보다 세서, 임서율은 작게 신음을 흘렸다.“아얏!”그러자 간호사의 얼굴이 불쾌감으로 일그러지며 목소리도 높아졌다.“아프긴 뭐가 아파요! 움직일 땐 그런 생각 안 했어요? 오늘 병원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환자들이 이럴 때마다 제가 와서 다시 바늘 꽂아드릴 시간이 어디 있냐고요!”임서율은 순간 울컥했지만, 일이 더 커지는 것이 싫어 입술을 꽉 깨물고 참기로 했다. 그러나 간호사는 주삿바늘을 다시 꽂으면서도 여전히 불만을 중얼거렸다.“병원에만 오면 여기가 무슨 양로원이라도 되는 줄 알지. 우리를 무슨 서비스 직원으로 아나 봐.”임서율은 아픈 것도 잊고 그저 이 간호사가 빨리 처치만 끝내고 가주길 간절히 바랐다.바로 그 순간이었다.간호사의 몸이 갑자기 커다란 손에 의해 밀쳐졌다.“비켜.”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강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놀란 임서율이 고개를 들자, 하도원이 험악한 표정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갑자기 밀려난 간호사는 중심을 잃고 휘청이다 가까스로 자세를 바로잡으며 남자를 쏘아보았다.“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그러나 하도원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고 그는 억울하다는 듯 바라보는 간호사를 서늘히 내려다보았다.“의료인이 환자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도 되는 거야? 일하기 싫으면 지금 당장 나가도 좋아.”간호사는 코웃음을 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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