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Bab 491 - Bab 500

503 Bab

제491화

“너 진짜 바보야? 이게 돈 있다고 살 수 있는 차인 줄 알아? 이 차는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야.”“근데 임서율은 도대체 어디서 한정판 차를 구한 거지?”“뻔하지 뭐, 또 어디 권력 있고 돈 많은 남자 붙잡은 거겠지. 전에도 늘 그랬잖아?”“나도 그렇게 본다. 솔직히 자기 힘으로는 절대 못 사지. 이런 차가 얼만데.”“근데 얼굴 하나는 진짜 예쁘긴 하지. 운성시에 그 얼굴 탐내는 남자들 한둘이 아닐 걸? 전에 그 재벌 2세 한종서도 임서율한테 눈독 들인 거 다 알잖아?”임서율은 원래 이런 뒷말에 일일이 신경 쓸 생각이 없었다. 이런 사람들은 어차피 지들끼리 끝없이 떠들어댈 게 뻔했다.‘눈 감고 넘어가는 것도 싫고, 괜히 기 죽는 건 더 싫어.’결국 그녀는 둘 다 선택하지 않았다.회사 정문에 다다랐다가, 갑자기 발길을 돌려 아까 수군대던 여자 직원들 앞으로 똑바로 걸어갔다.“아까 그 말, 다시 한번 해줄래요?”뜻밖의 정면승부에 여자 직원들이 얼어붙었고 임서율이 풍기는 기세에 눌려 우물쭈물 대답조차 제대로 못 했다.“아,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그래요, 서율 씨가 잘못 들은 거예요.”보통 이런 상황이면 적당히 넘어가는 사람이 대부분일 테지만, 임서율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번에 그냥 두면 다음엔 더 노골적으로 깔보고 떠들 테니까.그녀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뒤에서 욕할 땐 그렇게 잘하더니, 정작 당사자 앞에선 말도 못 해요?”그때 하이힐 소리를 또각또각 울리며 임유나가 다가오더니 임서율을 못 본 듯 여자 직원들 쪽으로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이 시간에 뭐 해요? 곧 지각하겠네, 얼른 들어가요.”여직원들은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임유나 쪽으로 몰려갔다.“유나 씨, 유나 씨 언니 진짜 무서워요. 저흰 단지 차가 예쁘다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 뒤에서 욕했다고 몰아세우는 거 있죠.”“맞아요. 그냥 칭찬한 건데, 갑자기 저희한테 뭐라고 하더라니까요.”“그러니까요. 저희가 언제 욕을 했다고 그래요? 증거 있어요?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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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굳이 이렇게 강하게 나올 필요는 없잖아...”“말 다 했어?”임서율이 싸늘하게 임유나의 말을 끊었다.임유나는 순간 굳어버렸다.그녀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언... 언니, 왜 그렇게 말해. 난 진심으로 언니를 걱정해서 그런 거야.”“임유나, 착한 척 연기 그만해. 나한테 한 번도 안 통했으니까.그렇게 연기가 좋다면 내가 직접 엔터사 하나 소개해줄까? 네 수준이면 조연쯤은 할 수 있겠네.”“근데 내 눈엔 네 연기, 너무 서툴러. 불똥을 나한테 뒤집어씌우고 싶으면 차라리 여기서 무릎 꿇는 게 낫지 않겠어? 그래야 사람들이 더 감동할 거 아냐.”임유나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무릎을 꿇으라니, 임서율이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였다.임서율은 도리어 여유롭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꼬았다.“왜, 안 꿇을 거야? 아까까진 저 애들 위해서 목소리 높이더니, 정작 이럴 땐 말도 못 해?”그녀는 하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여자 직원들에게 성큼 다가갔다.“뭐야, 조금 전까진 그렇게 수다스럽더니 지금은 조용하네요? 아, 내 차? 남자한테 얻은 거라면서요? 그럼 당신들도 한 번 해보든가.”직원 중, 오나리라는 여자가 참다못해 벌벌 떨면서 입을 열었다.“우... 우리는 서율 씨 같은 여자랑 달라요. 자기 동생 짓밟아서 대주주 자리 차지하고, 또 돈 때문에 뭐든 내다 파는 그런 짓은 안 하거든요.”그 말에도 임서율의 표정은 흔들림 하나 없었다. 그녀는 오히려 차갑게 턱짓하며 말했다.“계속 해요. 말 잘하네요.”예상치 못한 반응에 오나리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개졌고 더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임서율은 차갑게 손가락으로 그들을 가리켰다.“사내 규정에 분명히 명시돼 있죠. 상사를 사적으로 헐뜯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할 것. 당신들 전부 반성문 쓰고 내일 아침 회의에서 직접 읽어요.”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싫으면 당장 사직서 써서 지금 바로 내 책상 위에 올려놔요.”그 말이 끝나자, 임서율은 등을 곧게 세운 채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남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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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하도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마치 우스운 농담이라도 들은 듯 피식 웃었다.“서율이가 남자한테 기댈 사람이야? 그 여자들, 눈 먼 거 아냐?”진승윤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대표님. 서율 씨 같은 외모에다 실력까지 갖췄는데, 알아서 달려드는 남자가 수두룩합니다. 굳이 꼬드길 필요도 없죠.”하도원은 혀로 뺨 안쪽을 밀며 낮게 물었다.“그래서 어떻게 처리했지?”이 질문이 나오자, 진승윤은 기다렸다는 듯이 신나게 보고했다.“역시 기세가 대단하시더군요. 원래 동생이 나서서 막아보려 했는데, 서율 씨한테 몇 마디 듣자마자 꼬리를 내렸습니다. 결국 그 여자들한테 반성문 쓰라고 했고 내일 아침 회의에서 직접 읽게 하셨습니다.”그러나 하도원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불만스러운 기색을 보였다.“아직도 부족해. 저런 험담꾼들은 한 번 제대로 아프게 해야 두 번 다시 못 하거든.”진승윤은 오랫동안 하도원의 곁을 지켜온 터라, 이 말이 곧 무슨 계획이 있다는 신호임을 단번에 알아챘다.“대표님, 뭘 하실 생각이십니까?”“임유나를 등에 업고 날뛰던 애들이지. 지금까지 회사에서 사고 친 게 한두 번이 아닐 거야. 그냥 덮여 있었을 뿐이지.”그제야 진승윤은 하도원의 의도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곧바로 처리하겠습니다.”하도원은 잠시 멈추더니 다시 단호히 덧붙였다.“그리고 서율이 쪽에서 혹시 감당 못 하는 일이 있으면 슬쩍 도와줘. 어쨌든 지금은 내 여자친구야. 서율이를 모욕하는 건 곧 나, 하도원을 모욕하는 거니까.”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매서운 냉기가 서려 있었다.하지만 진승윤이 모를 리 없었다. 이건 단지 자기 체면을 위한 ‘핑계’일 뿐이라는 걸.두 사람이 연인 관계가 아니었을 때조차 하도원은 임서율 몰래 수없이 뒷바라지를 해왔다.하도원은 가끔 쓸데없이 체면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조금만 일찍 속마음을 털어놨더라면 임서율이 거절할 리도 없을 텐데 말이다.그 시각, 임서율은 양지우를 데리고 입사 절차를 밟으려다 인사팀에 막혔다.“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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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임서율을 난처하게 만들까 봐 양지우는 입술을 꾹 깨물며 속에 차오르는 분노를 억눌렀다.“알겠습니다.”임유나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양지우가 돌아서려는 순간, 임서율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그녀는 임서율이 무얼 하려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괜히 그녀 때문에 친구가 임유나와 정면충돌하는 건 원치 않았다.그래서 낮게 속삭였다.“그냥 노크 문제잖아, 괜찮아. 진짜 못 들었을 수도 있어.”임서율은 곁눈질로 임유나를 훑어보고는 곧장 문 앞으로 가서 손등으로 쾅쾅 두드렸다.그리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렇게 크게 두드려도 안 들리는 거야? 그럼 네 귀가 좀 문제 있는 거 같은데, 내가 좋은 이비인후과 의사 하나 소개해줄까?”그녀는 차갑게 이어갔다.“오늘은 못 들은 걸로 넘어갈 수도 있지. 하지만 업무 중에 협력업체 얘기를 못 듣는다면? 그건 곧 회사에 큰 손해로 이어질 걸?”임유나는 그 말에 펜을 내려놓고 억지로 미소 지으며 임서율을 똑바로 바라봤다.“뭐야, 언니는 이제 막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직원들한테 특혜부터 주려는 거야? 사실 노크 같은 건 사소한 문제지. 이 사람이 언니 친구니까 좀 챙겨주는 것도 이해는 해.”그리고는 대범한 척 손을 내저었다.“괜찮아, 이번은 넘어가 줄게. 다음부터만 조심하면 돼.”양지우는 더이상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지금 그녀에게 이 일자리는 너무 절실했으니까.그래서 허리를 굽혀 깍듯이 고개 숙였다.“부사장님, 감사합니다.”그러자 임서율이 그녀의 손을 다시 잡으며 얼굴을 굳혔다.“왜 이래? 쟤는 네 입사 여부를 결정할 권한도 없어. 게다가 너 아까 분명 크게 두드렸고 심지어 두 번이나 노크했잖아. 귀머거리가 아닌 이상 못 들을 리가 없지.”바로 그때, 옆에 서 있던 공주희가 못 참고 끼어들었다.“말씀이 지나치신 거 아니에요? 부사장님 앞에서 이렇게 무례하다니. 아직 회사 정식 인수도 안 끝났으면서 잘난 척하지 마세요. 결국은 그냥 사생아일 뿐이잖아요. 임씨 집안 아가씨하고는 격이 다르죠.”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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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직원이 급히 뛰어들어왔다.임유나는 애초에 속이 뒤틀려 있었다. 부사장이란 자리를 믿고 임서율에게 한 번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려던 참이었는데 정작 임서율은 공주희 문제를 되려 이용해 그대로 되갚고 말았다.순식간에 판이 엎어지자 임유나의 속은 타들어갔다. 그 와중에 직원마저 호들갑을 떨자 짜증이 터졌다.“뭐야, 왜 그렇게 소란스러워? 기본적인 예의도 없어?”직원은 잔뜩 주눅 들어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부, 부사장님, 방금 회사 직원 몇 명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터졌습니다. 인터넷을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임유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꺼냈다. 하지만 몇 줄 보기도 전에 의자가 덜컥 밀릴 만큼 벌떡 일어섰다.“이게 뭐야! 누가 보도한 거야!”직원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저... 저도 잘 모릅니다. 조금 전부터 퍼지기 시작했는데, 구체적인 건 아직...”임서율은 속으로 의아했다. 임유나가 직원들 일에 이렇게 신경을 쓸 사람이었나?그때 양지우가 팔꿈치로 그녀를 살짝 찔렀다.휴대폰 화면을 가리키는 신호였다.화면을 내려다보니, 그 기사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직원 몇 명이 회사 돈을 빼돌리고 뇌물을 받으며 장부까지 조작했다는 것, 심지어 사무실 커피까지 통째로 집에 가져간 정황까지 드러났다.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모든 일의 배후엔 임유나가 있었다. 횡령한 돈의 절반이 그녀의 계좌로 들어간 명백한 증거와 은행 거래 내역까지 고스란히 공개돼 있었다.이건 해명도 소용없을 상황이었다.임서율은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남이 챙겨줄 땐 뻔뻔하게 받아먹더니, 막상 들통나니까 발광을 하네. 역시 다음 수는 책임 떠넘기기겠지. 늘 그래왔듯이.’그녀는 일부러 틈을 파고들었다.“한가하면 인사부 서류부터 처리해줘. 서명만 해주면 돼.”임유나는 아직도 큰소리칠 기세였다.“언니도 참 나를 높이 쳐주는구나. 난 부사장이야, 회장이 아니라고. 이런 문제 내가 독단적으로 결정 못 하는 거 알잖아?”임서율은 느긋하게 손톱을 매만지며 대수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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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이제 사인할 수 있지?”임유나는 마음속으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이 일로 도박을 할 수는 없었다.임서율이 정말로 화가 나서 이 일을 터뜨린다면 다른 건 둘째 치고 앞으로의 날들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지도 몰랐다.임유나는 입술을 꽉 깨물며 분노와 억울함을 눈에 담은 채 결국 서류에 이름을 적었다.“됐어?”임서율은 서류를 양지우에게 건네주었다.“내일부터 바로 출근하면 돼.”양지우는 얼굴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순조롭게 끝날 줄은 몰랐다. 혹시라도 임유나가 끝까지 반대하면 임서율까지 곤란해지고 그럼 모든 게 무산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었기 때문이다.임유나가 순순히 사인해 준 건 의외였다.목적을 이룬 임서율이 자리를 뜨려던 순간, 임유나가 불쑥 불러 세웠다.“언니, 잠깐만...”임서율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훤히 알았기에 차갑게 일갈했다.“임유나, 네가 얌전히만 있다면 나는 이 일 당분간 묻어둘 거야. 하지만 날 끝까지 몰아붙이지는 마.”그 말만 남기고 임서율은 양지우를 데리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문을 열었다.임서율이 나가려는 순간, 임유나가 날카롭게 물었다.“언니, 지금 하도원이랑 사귀는 거야?”임서율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잠시 발걸음이 멈칫했을 뿐 그대로 사라졌다.임유나는 손가락을 꽉 움켜쥐며 일그러진 얼굴로 이를 갈았다.그 반응은 곧 임서율이 정말 하도원과 사귄다는 뜻이 아닌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절묘하게 일이 겹칠 수 있겠는가. 회사 정문 앞에서 다툰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곧바로 스캔들이 인터넷에 퍼지다니.임유나는 회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이런 식으로 소문이 터지면 그 사람들은 업계에서 다시는 발붙이기 힘들었고 그녀조차 주주들의 추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그때 어떻게 해명해야 할까. 설령 변명을 한다 해도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였다.‘빌어먹을 임서율!’당초 그녀가 하도원과 이어질 뻔했던 걸 임서율이 전부 망쳐 놓았다.이제 와서 돌아와 임씨 가문의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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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잘못했다는 거 알아요. 반성문 쓰겠다고도 했잖아요. 내일 회사 직원들 앞에서 직접 읽을게요, 그렇게 하면 안 될까요?”임서율은 담담히 받아쳤다.“그건 이미 그렇게 처리하기로 한 일 아닌가요? 아직도 불만 있어요?”“아... 아니요, 전혀 없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맞아요, 아무 이의도 없습니다.”모두 속으로는 잘 알고 있었다. 해고되거나 업계에서 완전히 매장당하는 것에 비하면 반성문 한 장 읽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주주들이 나섰다.“지금은 반성문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당장 해고해야 합니다!”“맞습니다. 알면서도 이런 잘못을 저질렀으니 즉각 파면하고 대외적으로 공지하세요.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자, 절대 다시 채용하지 않을 거예요!”그 말에 당사자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지경이었다.“손, 손 대표님!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일자리만 잃게 하지 말아 주세요!”“원하시면 월급 깎으셔도 됩니다, 그걸로는 안 될까요?”그러나 손 대표의 태도는 단호했다.“협상 여지는 없습니다. 회사 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알려지면 우리 회사 체면이 땅에 떨어질 거예요.”그리고는 임서율을 돌아보며 덧붙였다.“그리고 부사장, 주주회에서는 부사장이 이 일에 연루되고 은폐한 책임을 어떻게 물을지 논의하기로 했어요.”마침 사무실에서 나온 임유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벽을 붙잡았다.손 대표가 다가와 말했다.“주주들 논의 결과, 우선은 직무를 정지하고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임유나는 황급히 해명했다.“그렇지 않아요, 전 억울해요! 전부 저 사람들이 시킨 거예요. 집안 형편이 어렵다면서 동료라고 도와 달라기에, 그만... 손 대표님, 제발 제대로 조사해주세요.”임서율은 차갑게 말했다.“부사장, 억울하든 아니든 지금 해야 할 건 조사에 협조하는 거야. 이렇게 책임을 회피하려 드는 게 먼저라니. 상사인 네가 이 모양이라면 다른 직원들은 무슨 본보기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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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언니, 남자 하나 때문에 이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거야? 하지만 너무 착각하지 마. 하 대표님이 어떤 분인데, 그 집안이 이혼한 여자를 며느리로 받아줄 것 같아?”임유나의 대놓고 날 선 질문은 이혼이 곧 수치인 것처럼 몰아붙였다.그 말에 다른 사람들도 술렁이며 수군거렸다.“그러고 보니, 5년 전부터 임서율이랑 하 대표 사이에 뭔가 있었대. 그땐 아직 이혼하기 전이었잖아.”“그렇다면 두 사람 관계가 단순치 않네. 이 여자, 심지가 보통은 아니구만.”“하 대표님 눈길을 끌려고 무려 5년 동안 판을 짜왔다니, 저런 끈기는 아무나 있는 게 아니지.”“난 저런 부류가 제일 싫어. 도대체 회장님은 무슨 생각으로 저 여자를 인정하신 걸까? 차라리 부사장이야 회사에 기여한 건 없을지언정, 적어도 이런 스캔들은 없었잖아.”“아마도 혼자 힘으론 설 수 없으니까 하 대표한테 기대 보려는 거겠지.”“하지만 하 대표님이 정말 저 여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누가 알아. 혹시 그냥 장난삼아 상대하는 걸 수도 있지.”사람들의 말이 하나같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울자, 임유나는 흡족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이 정도의 여론만으로도 당장 임서율의 발목을 잡는 데에는 충분했으니까.그때 손 대표가 임서율 앞으로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율 씨, 사실 우리 주주들끼리 원래는 며칠 내로 서율 씨에게 회사를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어요. 그건 회장님의 뜻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이번 프로젝트 실적만 보더라도 서율 씨는 충분히 자격이 있죠.”“하지만 보셨다시피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괜히 내부에서 시끄러워지면 저희도 곤란한 일이 많아지거든요.”그러나 임서율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괜찮습니다. 어차피 회사를 맡기 전에 먼저 환경부터 익혀야 하니까요. 요즘 새 에너지 프로젝트가 있는데, 손 대표님, 그건 한번 검토해 보셨나요?”손 대표는 눈을 번쩍 뜨며 물었다.“설마 스카이의 그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말씀인가요?”“네, 맞습니다.”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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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손 대표는 하도원을 보자마자 얼굴이 단번에 굳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급히 달려갔다.“하 대표님! 정말 하 대표님이십니까? 이렇게 귀한 걸음을 해주시다니,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그냥 한 번 들른 겁니다. 원래는 임 대표님과 프로젝트 얘기를 하려 했는데... 아, 아직 대표가 아니지. 됐습니다.”하도원은 말끝을 흘려버리며 무심하게 돌아섰다.임서율은 눈앞에서 손 대표의 표정이 희망으로 빛나다가 불안에 휩싸이고 다시 절망으로 무너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봤다.사람 마음을 이 정도로 흔드는 건 처음 봤다.손 대표는 하도원이 발길을 돌리려 하자 다급히 따라붙었다.“하 대표님, 잠깐만요! 오해가 있으신데, 저희 주주들은 이미 결론을 냈습니다. 내일부터 서율 씨가 회사를 맡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준비가 덜 돼서 공식 발표만 미뤄진 겁니다.”하도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그래요? 그 말은 내일부터야 서율 씨가 회사를 관리한다는 뜻인가요?”손 대표는 순간 눈치를 채고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아닙니다. 내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인사팀에 이미 공고 준비를 지시한 상태입니다.”하도원은 팔짱을 끼고 손 대표를 날카롭게 훑어봤다.“그러면 아직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군요.”“아, 아닙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추진하겠습니다. 우선 회의실로 가시죠.”손 대표는 부랴부랴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주희 씨, 뭐 하고 있어! 하 대표님께 커피 얼른 대접해. 제일 좋은 걸로. 이봐, 신입이지? 어서 하 대표님 모시고 회의실로 안내해!”양지우는 몇 초 멍하니 서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네! 하 대표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하도원은 그녀를 따라가며 임서율 곁을 스치듯 지나쳤다.그 순간,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고 가볍게 비아냥거렸다.“임 대표님, 안 가세요? 제 시간은 소중한데요.”임서율은 짧게 숨을 고른 뒤 고개를 끄덕였다.“가요.”그리하여 몇 사람이 함께 회의실로 향했고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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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임유나는 끝내 분을 못 참고 소리쳤지만 손 대표는 못 들은 척 그대로 가버렸다.그녀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얼굴까지 벌겋게 달아올랐다.결국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엄마! 지금 당장 방법 좀 생각해봐요. 손 대표가 벌써 임서율이 회사를 맡는다는 인사 보고서를 준비하러 갔단 말이에요!”“뭐라고! 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내가 뭐라 했어, 임서율이랑 하도원 관계 잘만 이용하라지 않았어?”“썼다니까요! 근데 하도원이 아까 직접 와서는 임서율이 회사를 안 맡으면 자기랑 협력 못 한다고, 거의 대놓고 말했어요!”정설아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낮게 중얼거렸다.“임서율 걔 보통이 아니구나. 하도원을 저렇게까지 움직이다니. 자리 보장하려고 하도원 꼬시더니, 이젠 하도원이 프로젝트까지 밀어주는 모양이네.”임유나는 원래도 속이 뒤집혀 있었는데, 그 말에 더 기가 막혀 소리쳤다.“임서율이 대체 하도원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하지만 정설아는 역시 오래 굴러먹은 사람답게 침착했다.“조급해하지 마. 우리 손에 아직 비장의 카드가 있잖아. 하도원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누구니?”임유나는 금방 눈이 번쩍 뜨였다.“설마 한종서를 말하는 거예요? 근데 지금 와서 그 사람이 임서율을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바보 같은 것! 내가 늘 눈 크게 뜨고 다니랬지? 임서율, 지금 혼자잖아. 나이도 찼겠다, 슬슬 혼처도 들어와야 할 때 아니겠니?”임유나는 곧장 눈치를 채고는 움찔하며 말했다.“엄마 뜻은 임서율을 한종서랑 엮겠다는 거죠? 근데 언니가 그렇게 순순히 응할 리가 없잖아요. 성격 뻔히 알면서...”“네 할아버지가 있잖아. 게다가 전엔 임씨 집안 핏줄이 아니라서 우리가 함부로 못 했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친딸 아니니? 그럼 얘기가 달라지지.”임유나는 그제야 다시 희망이 보이는 듯 눈빛이 달라졌다.“알았어요, 엄마 계획대로 해요.”전화를 끊고 난 뒤, 그녀는 임서율이 떠난 방향을 흘깃 바라봤는데 그 눈빛엔 독기 어린 기운이 번뜩였다.‘임서율, 두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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