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Chapter 501 - Chapter 503

503 Chapters

제501화

임서율은 양지우와 함께 자리로 돌아와 가볍게 기침을 하고는 자세를 반듯이 고쳐 앉았다. 그리고 마치 진지하게 업무 이야기를 나누려는 듯한 태도로 하도원에게 말을 건넸다.“하 대표님, 아까는 일 얘기를 하러 오셨다고 하셨죠.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말씀하시는 건가요?”하도원은 잠시 눈썹을 치켜올리며 길고 뚜렷한 손가락으로 탁자 위를 느긋하게 두드렸다.“정말 내가 협업 얘기를 하러 왔다고 생각하는 건가?”임서율은 고개를 갸웃했다.“협업이 아니라면 지금 혹시 졸리세요? 공포 이야기라도 해드릴까요?”하도원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느슨하게 기대며 말했다.“너희 회사 사정은 네가 더 잘 알 텐데. 아직 우리 회사랑 손잡을 자격은 안 되지 않나.”임서율은 곁의 양지우에게 눈짓을 보냈고 양지우는 준비해온 서류를 꺼냈다.“일단 계획안을 한 번 보시고, 협력 여부를 판단해 주셔도 늦지 않으실 거예요.”하도원은 몸을 일으키지도 않고 손끝으로 대충 서류 모서리를 걸어 당기더니 무심하게 한 장 넘겨보았다.양지우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이 프로젝트는 임서율이 직접 준비한 것이긴 하지만 워낙 생소한 분야라 국내에 유사한 사례도 없는 상황이었다.만약 시장을 뚫지 못하면 이후 투자금은 송두리째 사라질 터였다.투자는 작은 문제가 아니었으니까.그런데도 임서율은 이렇게 정면승부를 택한 것이다. 너무 무모한 건 아닐까?회의실 밖에서 지켜보던 이들도 수군거렸다.“임서율, 너무 우쭐대는 거 아니야? 우리 회사가 어떻게 운성시 넘버원 기업이랑 손을 잡을 수 있겠어?”“그러게, 허세 부리는 거지.”“허세는 그렇다 쳐도, 수습 못 하면 끝장인데...”“차라리 상대가 그냥 뚱뚱한 아저씨나 대머리였다면 어떻게든 넘어갔을지도 모르지. 문제는 그게 하도원이라는 거야. 하 대표라고!”“맞아. 하 대표가 어떤 사람인데. 워낙에 차갑고 까다롭기로 유명하잖아. 웬만한 수완 없으면 미인 하나 붙여줘도 꿈쩍도 안 하는 사람이야.”“못 보겠다. 곧 망신당할 텐데...”하도원은 대충
Read more

제502화

하도원은 임서율의 당당한 눈빛을 잠시 바라보다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임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얼마를 투자할 생각이지?”“천억이요.”그것은 해성 그룹이 가진 전 재산이었다.하도원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낮고 허탈한 웃음소리가 텅 빈 회의실에 메아리쳤는데 바깥에 있던 사람들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임 대표, 나더러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라는 건가? 내가 바보 같아 보여?”신사업을 시작하는 데 드는 돈이 천억에 그칠 리 없었다. 최소 이 액수의 네배는 있어야 했다. 그러니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두 회사의 앞날을 통째로 거는 도박이었다.어느 한 고리라도 삐끗한다면 재호 그룹과 해성 그룹 모두 파산을 면치 못할 터였다. 그런데도 임서율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하 대표님, 이 프로젝트는 제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거예요. 지금 국내의 산업 발전을 보면 아직은 인간 손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고 기계가 일부를 대신하죠.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닌가요?”“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사람들에게 큰 편의를 줄 수 있을 거예요. 이미 해외에선 로봇 산업이 태동하고 있잖아요. 물론 지금 저희가 만드는 이 프로젝트가 두 회사 본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해외 기업들과 꾸준히 교류해 오셨으니 누구보다 잘 아실 거라 생각해요.”하도원의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태연히 담뱃재를 털어내며 입꼬리를 올렸다.“흐음, 결국 날 발판으로 삼겠다는 건가?”임서율은 다시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제가 오랫동안 연구한 거예요. 알고리즘만 제대로 돌아가면 충분히 실현 가능합니다.”그러나 하도원은 곧장 일어서더니 고개를 저었다.“이건 너무 큰 사안이라 지금 당장은 결론을 내릴 수 없어.”그 역시 속으로는 놀랐다. 어린 여자가 이 정도의 야심을 품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임서율은 그가 회의실 문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바라
Read more

제503화

임서율이 공주희를 향해 말했다.“하 대표님 배웅해 드려요.”“네.”공주희는 커피를 내려놓고 서둘러 하도원을 따라 나섰다.회의실 안은 잠시 정적에 잠겼고 양지우가 조심스레 다가와 입을 열었다.“서율아, 우리 너무 서두른 거 아니야? 조금 더 천천히 가야 하지 않을까?”임서율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그럴 시간 없어. 사람들이 정신 차리고 눈 돌리는 순간, 우린 국물조차 못 얻어.”양지우는 임서율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의 눈빛과 기세는 낯설었다. 쉽게 욕심을 내는 성격이 아니었던 임서율이 이렇게까지 밀어붙이다니.그녀는 무심코 임서율의 옷소매를 잡아끌며 물었다.“서율아,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갈수록 네 마음을 모르겠어.”임서율은 잠시 고개를 돌리더니 양지우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녀는 하도원의 거절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 오히려 더 생기가 돌았다.양지우의 눈에는 마치 임서율의 온몸이 금빛으로 감싸인 듯 보였다.“지우야.”임서율이 낮고 또렷한 목소리로 물었다.“너, 우리 회사가 성운 그룹을 뛰어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운성시 전체를 놓고 보자면 재호 그룹이 압도적 1위였고 그다음이 성운 그룹이었다.하지만 임서율의 목표는 분명했다. 바로 차주헌을 반드시 무너뜨리는 것.양지우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서... 서율아, 너 설마 성운 그룹을 넘어서겠다는 거야?”“넌 원하지 않아? 그동안 가정에 묶여 네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했잖아. 정말 이대로 살고 싶어?”양지우는 가슴이 철렁했지만 이내 임서율의 말에 설득당하고 말았다.“...좋아. 앞으로 네가 하자는 대로 따를게.”임서율은 미소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그래야지.”하지만 양지우는 여전히 근심을 떨치지 못했다.“근데... 하 대표님은 어떻게 할 건데?”“조급해하지 마.”임서율이 낮게 속삭였다.“천천히 가면 돼. 하 대표뿐만 아니라 누구에게 가져가도 지금은 거절당할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야.”이미 각오한 바였다.양지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때
Read more
PREV
1
...
46474849505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