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우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말했다.“걱정 마, 내한테 맡겨줘.”두 사람이 막 대화를 끝마치려는 찰나, 김정란이 장바구니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양지우를 보곤 잠시 놀란 듯 멈칫했지만 곧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서율 씨 친구분이시죠?”임서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개를 건넸다.“여기는 가정부 김정란 이모님이셔. ”양지우도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이모님, 안녕하세요.”“어서 오세요.”김정란은 친절히 답하며 덧붙였다.“서율 씨, 오늘 점심에 대표님이 집에 들어와 식사하시겠대요. 겸사겸사 상처도 보신다네요. 친구분도 같이 드시죠. 반찬만 조금 더 하면 되니까요.”임서율은 감사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다.“고마워요.”사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양지우를 붙잡아 점심을 같이 하자고 할까 고민했지만, 이 집의 주인은 그녀가 아니었다. 게다가 김정란은 하도원이 본가에서 데려온 사람이라 들었기에, 어쩌면 자신보다 위치가 높다고 느껴졌다.양지우는 눈을 반짝였다.‘이런 고급스러운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될 줄이야. 그것도 하 대표의 집이라니.’임서율은 장난스럽게 속삭였다.“이모님 음식 솜씨 진짜 좋아.”양지우는 임서율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그녀의 볼을 살짝 집어 올렸다.“보니까 알겠어. 최소 2kg는 찐 거 아냐? 근데 넌 오히려 조금 살이 붙으니까 더 보기 좋아.”예전의 임서율은 언제나 말랐지만, 지금은 조금 부드러워져서 차갑기만 하던 분위기가 한결 옅어져 있었다.임서율은 볼을 만져보며 투덜거렸다.“그러네. 뭔가 통통해진 것 같기도 하고. 뭐, 며칠 지나면 다시 빠질 거야.”양지우가 대꾸하려는 순간, 현관문이 벌컥 열리더니 하도원이 들어왔다.그는 새하얀 셔츠 차림에 검은색 재킷을 팔에 걸치고 있었다. 방금 다듬은 듯 단정한 머리, 또렷한 이목구비에 날카로운 턱선, 표정 하나 허투루 새어 나오지 않는 얼굴. 특히 그의 눈빛엔 묵직한 기운이 담겨져 있었다.양지우는 전에 본 적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감탄이 터져 나왔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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