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Bab 831 - Bab 840

947 Bab

제831화

정설아는 황급히 변명하기 시작했다.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정말 그런 게 아니예요. 전부 임서율 이 죽일 년이 지어낸 말이에요. 제가 규한 씨와 함께 산 지가 몇 년인데 저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이제 임서율은 정설아에게 더 이상 그 어떤 연민도 남지 않았다.“정설아 씨,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당신이 저지른 더러운 짓들을 전부 폭로하게 할 작정이에요? 아니면 당신 발로 나갈 건지 잘 생각해 봐요.”정설아는 순간 얼어붙은 듯 멍해졌고 얼굴엔 곤란한 기색이 역력했다. 임서율의 손에 대체 얼마나 많은 약점이 잡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화가 나서 전부 폭로해 버린다면 그녀는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고민한 끝에 정설아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서율아, 있잖아. 나랑 네 동생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잖아. 걔는 아직 너무 어린데 만약 정말 돈이 부족해서 영양실조라도 걸리면 그럼 정말 큰 일이지.”“걔가 너랑 엄마는 달라도 아빠는 같잖아.”임서율의 입가엔 비웃음이 번졌지만 그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게 정설아의 가슴을 파고들었다.“정설아 씨, 우리 임씨 가문은 당신 모자에게 인정을 베풀 만큼 베풀었어요. 이미 준 돈으로 풍족하게 살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먹고 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예요.”“그런데도 만족을 못 해?”옆에 있던 친척들도 거들었다.“맞아, 너는 양심도 없이 그렇게 염치없는 짓을 하고서도 임씨 가문에서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거야? 내가 보기엔 이 여자는 정말 재수 없는 사람이야. 그렇지 않다면 임씨 가문에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겠니.”“맞아, 내가 지켜봤는데 정설아가 이 집에 온 이후로 집안에 계속해서 문제가 생겼고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어.”“정말 나쁜 여자야.”“그러게 말이야. 염치없이 여기서 돈을 요구하다니!”정설아는 주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욕을 듣자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 만약 노력하지 않으면 이 돈이 임서율의 손에 고스란히 넘어가는 것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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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셋째 삼촌이 임서율에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율아, 이게 그냥 평범한 소란이라면 몰라도 오늘은 장소가 다르지 않니.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네 아버지가 마음도 편치 않으실 테고 편히 가시지도 못해. 조금 전 차씨 가문의 일 때문에 이미 모두 마음이 불편한데 이 일이 빨리 진정되지 않으면...”임서율은 처음에는 조금 화가 났다. 정설아가 정말 탐욕스럽고 만족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계산하지 않은 빚들도 있는데 이제 와서 자신에게 이런 짓까지 한다니.임서율은 팔짱을 끼고 바닥에 앉아 있는 정설아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내버려두세요. 소란을 피우고 싶으면 피우라고 해요. 최악의 경우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할게요.”“경찰에 신고하는 건 안 돼.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나중에 소문이라도 나면 그것도 아주 골치 아픈 일이 될 거야. 내 생각엔 빨리 정설아를 떠나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해.”임서율은 잠시 고민한 끝에 결국 셋째 삼촌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그녀는 앞으로 걸어 나가 정설아를 내려다보며 물었다.“정설아 씨, 정말 돈을 원하는 거예요?”정설아는 임서율이 이렇게 묻는 의도를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난 돈이 필요해.”“좋아요. 당신이 원하는 만큼 돈을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내가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당신 아들이 우리 임씨 가문의 아이라고 말했는데 확실한가요?”임서율의 이 말에 정설아는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임서율을 바라보았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 임서율, 넌 사람도 아니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내가 네 아버지랑 같은 줄 알아. 임유나는 그렇다 치고 너도 사생아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임서율은 정설아와 이런 사소한 일로 다투고 싶지 않아 바로 핵심을 찔렀다.“좋아요. 당신이 그렇게 말했으니 나도 분명히 말할게요. 우리는 오직 임씨 가문의 아이에게만 돈을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만약 당신 아들이 우리 임씨 가문의 아이가 아니라면 나는 단 한 푼도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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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규한이가 떠나기 전에 아이 생일을 챙겨주겠다고 했는데...”셋째 삼촌은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 보고서 위에 찍힌 ‘친자 관계 불성립’ 결론을 가리키는 손은 분노로 떨렸다.정설아의 얼굴에서는 마지막 남은 핏기마저 완전히 사라졌다.그녀는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주변의 경멸하는 시선에 가로막혔다. 공들여 지켜왔던 그 신분이 와르르 무너졌고 또한 재산에 대한 그녀의 모든 계산도 한 순간에 완전히 물거품이 되었다.“정설아 씨,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당장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나가주세요. 당신이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아버지가 불쾌해하실 거예요.”임서율은 혐오가 가득 찬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여기서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요.”정설아는 비틀거리며 일어섰고 더 이상 다투지도, 뒤돌아보지도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오며 장례식장의 정적을 갈랐다.제복을 입은 경찰 두 명이 마당으로 들어서자, 구석에서 몰래 전화하고 있던 임유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녀의 얼굴은 종잇장처럼 새하얗게 변했다.“임유나 씨, 저희는 재호 그룹으로부터 제보받았습니다. 당신은 해성 그룹 공금 5억4천만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으며 지금 저희와 함께 돌아가 조사받아야 합니다.”경찰이 단호하게 신분증을 제시했고, 수갑이 부딪히는 소리가 임유나의 온몸을 떨리게 했다.“제가 아니에요. 정설아가 저를 부추겼어요.”그녀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정설아가 사라진 방향을 가리켰다. “그 여자가 회사 계좌의 돈을 옮기라고 했어요. 유산을 받으면 저에게 반을 나눠주겠다고 했어요.”그러나 그녀의 변명은 은행 거래 내역과 이체 기록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었다.하도원의 변호사팀은 이미 완벽한 증거의 사슬을 정리해 놓았다. 3년 전 그녀가 몰래 개설한 개인 계좌부터 지난달에 여러 차례 나누어 입금된 거액의 자금까지 모든 것이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었다.“연행해 가십시오.” 경찰은 말없이 그녀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임유나는 발버둥 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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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그녀는 말은 하지 앉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다소 불편함을 느꼈다....깊은 밤 VIP 병실에는 소독약 냄새로 뒤섞여 있었다.차 회장은 침대에 반쯤 기대어 창밖의 달빛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하도원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차주헌을 힐끗 보았다.“돌아가. 내일 아침에 다시 와.”“그럼, 삼촌 먼저 가보겠습니다. 내일 아침 식사는 제가 가져오겠습니다.”차 회장의 현재 상황 때문에 차주헌은 하도원과 더 이상 과거 일로 다투지 않았고 두 사람은 오히려 이상할 만큼 화목해졌다.차주헌이 떠난 후 차 회장은 탁자 위에 놓인 김이 나는 보온병을 흘끗 보았다.그것은 하도원이 방금 가져온 연자육 수프였다.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끓였다고 했지만 사실은 임서율이 아침에 특별히 밖에 나가서 사 오도록 시킨 것이었다.“콜록콜록...” 급작스러운 기침때문에 차 회장은 허리를 숙였다.하도원은 일어나서 벨을 누르려고 했지만 차 회장은 손을 흔들어 제지했다.“그냥 기침 한 번 했을 뿐인데 그렇게 호들갑 떨지 마. 내 몸이 그렇게 약하지 않아.”차 회장은 숨을 헐떡였지만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고 생기가 넘쳤다.“임씨 가문 상황은 어때?”하도원은 다시 소파에 앉아 손가락으로 휴대전화 화면을 두드렸다. “다 처리했습니다.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내가 신경 쓴다고?” 차 회장은 비웃으며 말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 임서율에게 너무 신경 쓰느라 자기가 하루 종일 뭘 하고 다니는지조차 모를까 봐 걱정하는 거야.”말은 거칠게 했지만 그의 시선은 하도원의 눈 밑의 다크서클을 훑었다. “며칠이나 쉬지 못한 거야? 나보다 먼저 가고 싶은 거니?”“회장님은 본인 몸이나 잘 챙기세요.” 하도원은 휴대전화를 들고 일어나 탁자로 가서 보온병 안의 연자육 수프를 그릇에 따른 후 차 회장 앞으로 가져갔다.“지금 드시겠어요?”“이따가.” 차 회장은 이때 베개 밑에서 벨벳 상자를 꺼내 그의 품에 던져주었다. “이건 네 엄마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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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다음 날, 아침 햇살이 블라인드를 통해 바닥에 얼룩진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하도원은 간병인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있었다. 얕은 잠 탓에 미간이 깊게 주름졌다.그가 입은 검은색 셔츠에는 아직 지난밤의 구김이 남아 있었다. 손은 무릎 위에 올려져 있었는데 잠든 중에도 몸에서는 풀기 어려운 긴장감이 느껴졌다.노크 소리가 두 번 울리자 그는 눈을 번쩍 떴다. 눈가의 핏발은 아침 햇살 아래 유난히 선명했다.임서율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에 든 보온병을 탁자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녀는 그의 눈 밑 다크서클을 보며 미간의 주름을 펴주려고 손을 뻗었다. 손끝이 피부에 닿자마자 그에게 붙잡혔다.하도원의 새까맣고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임서율이 말했다.“제가 깨웠네요.”하도원의 목소리는 방금 잠에서 깬 듯 쉬어 있었고 손바닥의 온기는 놀라울 정도로 따뜻했다.“아니야, 내가 원래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거 알잖아, 특히 네가 옆에 없을 때는.”임서율은 이미 이럴 줄 예상했기에 그의 손을 벌려 차가운 수건을 쥐여주고 눈 위에 올려놓았다.“돌아가서 좀 자요. 제가 간병인을 구했어요.”수건의 차가움에 하도원은 편안하게 눈을 떴고 그녀의 손끝이 그의 광대를 스쳤다.“얼마 전 출장 때문에 이미 많이 피곤했을 텐데 이틀 동안 아버지 일까지 도와주고...”“괜찮아.”그는 수건을 내리고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가져온 보온병에 시선이 닿았다. “이따가 가서 임 회장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면 너의 책임도 다한 셈이야.”임서율은 하도원의 성격을 알기에 더 이상 권하지 않고 보온병을 열어 죽, 계란찜, 반찬을 하나씩 꺼내 놓은 다음 침대에 있는 차 회장님에게로 몸을 돌려 말했다.“차 회장님, 제가 담백하게 아침 식사를 준비해 왔는데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어요.”하얀 도자기 그릇 안의 좁쌀죽은 부드럽게 끓여져 있었고 그 위에 잘게 다진 고깃가루가 뿌려져 있었으며 계란찜은 말랑말랑 부드러웠다.차 회장님은 반쯤 감겨 있던 눈을 좀 더 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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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할아버지가 주신 거야. 할머니께서 물려주신 거라고 하셨어.”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옥팔찌를 조심스럽게 끼워주었다. 놀랍게도 크기가 딱 맞았다.“강수진이 할아버지한테 여러 번 달라고 했는데 주지 않으셨대.”임서율은 손목에 걸린 팔찌를 보며 말했다. “두 분 사이가 많이 좋아지셨나 봐요.”하도원의 입가는 여전히 단단히 굳어 있었다. “아니야.”임서율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저 강한 척하는 거죠.”검은색 세단이 천천히 묘지로 들어섰고 묘비들은 푸른 소나무와 잣나무 사이에 고요히 서 있었다.흙이 관 위로 떨어질 때마다 묵직한 소리가 공기를 짓눌렀다. 임서율은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아버지의 이름이 흙에 덮이는 것을 바라보았다.그렇게 임규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그녀는 바라는 게 없었다. 임규한이 임 회장과 마찬가지로 임유나를 편애했다는 것을 알지만 그녀는 그저 자신에게 떳떳하기를 바랄 뿐이었다.그녀는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하면 되었다.하지만 임서율은 몸이 약한 임 회장까지 온 것에 놀랐다. 삼촌은 임서율의 눈에 비친 놀라움을 알아채고 그녀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회장님께서 네 아버지 마지막 길을 기어이 배웅하겠다고 고집하셨어. 연세도 많으시니 그냥 소원대로 해 드리자고 했어.”“네.” 임서율은 이 일에 대해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임 회장이 갑자기 몸을 일으켜 흐릿한 눈으로 주변의 가족과 지인들을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쉬었지만 한 음 한 음 또렷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오늘 규한이와 여러 사람 앞에서 내가 꼭 해야 할 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는 품에서 집문서와 주식 증명서를 꺼냈다.“임씨 가문의 모든 재산은 이제부터 임서율이 상속받도록 하겠습니다.”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임서율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임 회장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후회의 물결이 번져가는 걸 보았다.“예전에는 나와 네 아버지가 잘못했다. 항상 유나를 감쌌고 그것이 임씨 가문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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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임 회장이 세상을 떠난 일은 너무 갑작스러웠다. 친척과 지인들은 매우 안타까워했지만 임서율은 마음속으로 임 회장이 그렇게 편안한 방식으로 떠난 것이 어쩌면 좋은 결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녀 역시 이렇게 병에 시달리지 않고 적절한 나이에 그저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원했을 것이다.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이다.임서율은 임 회장의 장례식을 모두 마치고 너무 지쳐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하도원이었다.병원과 회사를 오가느라 분주했다. 다행히 임 회장의 장례식은 임규한의 장례식처럼 복잡하지 않고 비교적 간소하게 치러졌다. 더 이상 성대하게 치를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임서율과 하도원이 아파트에 돌아와 문을 열자마자 털북숭이 그림자 두 개가 휙 하고 튀어나왔다. 황갈색의 누렁이는 슬리퍼를 물고 그녀 주위를 맴돌았고 하얀 율이는 하도원의 바지에 매달려 끊임없이 꼬리를 흔들었다.“너희 둘이 같이 있으니 너무 정신 사나워.” 임서율이 누렁이를 안아 올리자 율이는 혀를 내밀어 그녀의 턱을 핥았다.누렁이는 그 모습을 보고 심술이 났는지 그녀의 가방을 물고 거실로 끌고 가며 억울하다는 듯 울부짖었다.하도원은 외투를 벗으려다 멈추고 어질러진 바닥을 보며 나지막이 웃었다. “계속 이렇게 오냐오냐하면 조만간 집을 다 부술 것 같은데.”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누렁이가 끌어 내린 쿠션을 줍고는 축 늘어진 귀를 쓰다듬어 주었다.창밖의 석양이 거실 창문을 넘어 들어와 거실을 따뜻한 황금빛으로 물들였다.임서율은 카펫 위에 다리를 포개고 앉아 낚싯대 장난감으로 강아지들과 놀아주었다. 누렁이는 폴짝폴짝 뛰며 달려들었지만 율이는 그녀의 발 옆에 나른하게 엎드려 가끔 누렁이를 곁눈질하며 은근히 고소해하는 듯했다.하도원이 이메일 처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누렁이에게 밀려 뒤로 넘어지려는 그녀를 발견했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의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다.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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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하도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너무 멀어. 걱정돼.”“나 어린애 아니에요. 걱정말아요. 출장 간다고 생각해요.”임서율이 가까이 다가가 코끝으로 그의 목을 간지럽히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하도원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임서율과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서 그녀가 애교 부리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마치 작은 고양이가 발톱으로 그의 심장을 살살 긁는 듯한 느낌이었다.하도원이 대꾸하지 않자 임서율은 자기가 애교를 잘 못 부려서 그가 이런 것에 넘어가지 않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이건 최근에 드라마에서 배운 건데 대부분의 드라마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했었다.그녀가 너무 보수적이어서 그런 걸까?임서율은 다시 용기를 내어 살짝 고개를 숙이고 그의 귓불을 가볍게 깨물었다.“제 상황을 항상 도원 씨한테 보고하고 시시각각 행방을 알려줄게요. 도원 씨도 내가 지우와 어떤 사이인지 알잖아요. 어떻게 지우가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그냥 눈 뜨고 볼 수 있겠어요.”임서율의 따뜻한 숨결이 목덜미를 스치자 하도원의 목젖이 흔들렸다. 장난치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장난치지 마. 난 괜찮은데 네 몸이 못 버틸까 봐 걱정이야.”임서율은 처음에는 하도원이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러다가 시선이 무심코 어느 곳에 머물렀을 때 순식간에 깨달았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하도원과 거리를 두려 했고 뒤로 한 발짝 물러서려는 순간 하도원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그러자 그녀의 몸 전체가 그의 품으로 끌어당겨졌다.“농담이야. 내가 네 몸을 무시할 정도로 나쁜놈은 아니지. 걱정하지 마. 네가 며칠 푹 쉬고 나면 내가 다시 열심히 해 줄게.”“그럼 나 가도 돼요? 다른 사람이 가는 건 불안해서 그래요. 지우는 시간이 정말 얼마 없잖아요. 게다가 집에 아이까지 둘이나 있고요.”“생각해 봐요. 만약 지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 아이들은 어떻게 해요.”임서율은 양지우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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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임서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임서율은 하도원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도원 씨, 갑자기 사랑 고백하니까 너무 어색하잖아요.”특히 그가 그렇게 깊은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민망했다. 그녀는 예전에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도원처럼 담담한 사람도 누군가를 바라볼 때 이렇게까지 깊은 애정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마치 누렁이를 보는 것 같았다.하도원이 피식 웃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코를 간지럽혔다. 그 순간 눈가에서도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그럼 앞으로 매일 너한테 고백할게. 익숙해지면 돼.”임서율은 머릿속으로 그 모습을 상상했다. 하도원이 매일 자신에게 고백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아 참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하도원을 끌어당겨 침대에 눕혔다. “됐어요, 이 얘기 그만해요. 닭살 돋아요. 얼른 쉬어요.”다음 날.하도원은 일찌감치 여행 가방을 현관에 가져다 놓았다.임서율은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오늘 자신의 옷차림을 확인했다. 창밖의 햇살이 그녀의 안색을 더욱 맑고 하얗게 비추었고 햇빛은 심지어 그녀 얼굴의 솜털까지 선명하게 보이게 했다.하도원이 걸어와 그녀의 셔츠 깃을 다시 정리해 주었다. 손가락 끝이 무심코 그녀의 쇄골을 스치자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도착하면 나에게 문자 보내는 거 잊지 마. 착륙하면 먼저 호텔에 가서 쉬고 서두르지 마.”그는 차분하게 말했다. 아직 가시지 않은 잠기운이 섞여 있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또렷했다.임서율이 몸을 돌려 발돋움하여 그의 턱에 가볍게 입 맞추었다. “알았어요, 하 대표님. 아줌마보다 잔소리가 더 심하네.”하도원은 그녀의 장난치는 손을 붙잡아 입가에 대고 살짝 깨물었다. “바빠지면 자기 몸도 돌보지 않는 네가 걱정돼서 그러지.”그는 가방에서 작은 보온병을 꺼냈다. “아줌마가 끓인 연자죽이야. 가는 길에 마셔. 다른 사람들한테 주지 말고.”임서율은 보온병을 건네받자 손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순간 저절로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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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응, 그럼 좀 더 쉬어. 끊을게.”임서율은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하도원에게 말했다. “공항에 가기 전에 나 들러야 할 곳이 한 군데 있어요.”하도원은 임서율이 이런 요구를 해 올 줄 짐작하고 있었다.“알아, 가자.”말을 마치고 하도원은 이미 소파 위의 외투를 들고 그녀의 짐을 챙겨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임서율은 하도원의 늠름한 뒷모습을 보고 약간 의아해하며 재빨리 뒤따라갔다.“도원 씨 안다고요? 어떻게 알았어요...”심지어 이 결정은 방금 내린 것이었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에 가보기로 한 것이었다.하지만 임서율은 하도원이 말하는 곳과 자신이 생각하는 곳이 같은 장소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그녀는 안전벨트를 매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 물었다. “우리 둘이 말하는 곳이 같은 곳이 확실해요? 도원 씨, 먼저 나한테 어디로 가는지 말해줘요. 엉뚱한 곳으로 가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요.”하도원은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은 채 차 시동을 걸었다.임서율은 그가 말해주지 않자 자신이 하도원과 텔레파시가 통하는지 알고 싶었다.결국 그녀는 하도원을 믿기로 했다.차가 구치소 문 앞에 멈춰 섰다. 임서율은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내가 여기 오고 싶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하도원이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난 너보다 훨씬 더 너를 잘 알아. 마치 누렁이가 말은 못 해도 엉덩이만 씰룩거려도 무슨 똥을 쌀지 아는 것처럼.”임서율은 그의 말을 듣고 있자 하니 갈수록 뭔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하도원의 팔을 꼬집었다.“지금 나를 누렁이에 비유하는 거예요?”“전에 네가 나를 누렁이에 비유했을 때는 잊었어?”하도원이 몸을 숙여 그녀의 안전벨트를 풀어주었고 두 사람은 나란히 구치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임유나는 청회색 나는 죄수복을 입고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머리는 짧게 잘랐으며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했다. 임서율을 보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등을 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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