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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 후의 꽃길: Chapter 121 - Chapter 124

124 Chapters

제121화

밤이 되자 남지혜는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이연우의 팔을 덥석 잡아끌며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문을 닫자마자 남지혜는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연우야, 밖에 있는 두 남자 말이야. 어떻게 생각해?”“사업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정점에 선 엘리트들이잖아. 상위 1% 상류층이니까 그야말로 끝내주지.”이연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남지혜는 곧바로 눈을 흘기더니 손바닥으로 이연우의 이마를 가볍게 툭 쳤다. 워낙 친한 사이여서 그런지 거리낌이 없었다.“내가 물은 건 그게 아니잖아! 서지훈하고 방현준 중 누구한테 마음이 더 끌리냐고?”남지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연우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그녀의 눈빛 속에 숨겨진 답을 캐내려 했다.“끌리긴 뭐가 끌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데?”이연우는 남지혜의 손바닥에 맞은 이마를 문질러가며 눈살을 살짝 찡그렸다. 괜히 화난 척 눈을 흘기기도 했다.사실 마음속으로는 남지혜의 뜻을 알아채고 있었다. 다만 대답하기가 몹시 난감할 뿐이었다.남지혜는 체념한 듯 침대에 털썩 앉아 다리를 꼬았다. 이번엔 한껏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이연우, 설마 모르고 있는 건 아니지? 두 사람 다 너한테 호감 있잖아. 그걸 눈치 못 챘다고?”그 말을 듣는 순간, 이연우는 제자리에 얼어붙었다.그러더니 고개를 들어 닫힌 방문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마음이 복잡해졌다.방현준과 서지훈이 자신에게 특별한 태도를 보여온 걸 이연우가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이연우는 평범한 이혼녀일 뿐이었다.반대로 그 두 사람은 비즈니스계의 정점에 서 있는 집안의 후계자들이었다.현실적으로 이연우와 두 사람 사이에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벽이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이연우는 과거 심형빈과 결혼하기 전, 세상 남자들이 다 다를 거라 철석같이 믿었다.하지만 그 실패한 결혼 생활은 그녀의 모든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지금 방현준과 서지훈도 그저 잠깐의 호감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게다가 두 사람은 계속 신경전을 벌였으니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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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됐어. 시간도 늦었는데. 저 두 사람이 계속 있다가는 저녁까지 먹고 가게 생겼어.”남지혜가 다급히 일깨우듯 말했다.이연우의 미간이 곧바로 깊게 찌푸려졌다.남지혜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손님을 어떻게 내쫓는단 말인가.두 사람은 문을 열고 천천히 거실로 나왔다.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넓은 소파에는 이미 네 명의 남자가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방현준, 서지훈.그리고 어느새 심형빈과 서환희까지 와 있었다.강문수는 구석에서 쭈뼛 서 있었는데 손에는 갓 따른 차를 올려둔 쟁반을 들고 있었다.그 모습은 마치 주인을 시중드는 하인 같았다.꽤 넓다고 생각했던 거실이 이 순간만큼은 사람들 때문에 숨 막히게 좁아진 듯했다.“연우야,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왜 이 사람들이 너희 집에 있는 거야?”이연우가 나오자 심형빈이 벌떡 일어서며 물었다. 원래도 어두웠던 얼굴은 한층 더 싸늘해져 있었다.“서 대표님과 방 대표님이 찾아오셨죠. 왜요? 문제라도 있어요?”이연우는 고개를 살짝 들며 심형빈을 똑바로 바라봤다. 거리를 두려는 기색이 목소리에도 묻어났다.“저 사람들 눈빛이 손님 대접 받으러 온 것 같아 보여? 넌 대체 왜 이렇게 생각이 없는 거야!”심형빈의 시선이 서지훈과 방현준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눈빛엔 날카로운 경계심이 번뜩였다.두 남자가 이연우를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그녀를 통째로 삼켜버릴 듯 뜨거웠다.하지만 이연우는 아무런 방패도 없이 그들 앞에 선 순한 토끼 같아 보였다.“형빈 씨, 우리 이미 이혼했잖아요. 쓸데없는 말은 그만해요.”이연우는 차갑게 쏘아붙이며 눈을 부라렸다.속으로는 분노가 치밀었다. 대체 누가 이 눈치 없는 사람들을 안으로 들인 건지.베이랜드는 보안으로 유명한 아파트 단지였다.그런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다니.이연우는 경비실에 정식으로 항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심 대표도 참 바쁘게 사네. 애인 챙기랴, 전처 문제까지 나서서 간섭하랴.”방현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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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심형빈은 서환희의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과 마음에는 오직 이연우만이 가득했다.그는 옆에 두었던 봉투를 들더니 정성스레 포장된 도시락을 꺼내 이연우에게 내밀었다.“연우야, 네가 좋아하는 우설이야. 네가 자주 가던 그 집에서 포장해 온 거야.”그는 마치 칭찬받길 기다리는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이연우는 도시락을 바라보다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왜 또 우설이야. 이러다가 우설이 남아나질 않겠네.’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남지혜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섰다.“심 대표님, 이제 그만하세요. 연우가 우설을 먹고 싶다고 하면 알아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니까요.”남지혜는 태연하게 말을 흘리면서도 손가락으로 슬쩍 주방 쪽을 가리켰다.그곳에는 이미 누군가가 보내온 우설이 놓여 있었다.하지만 정작 그게 누구의 선물인지는 밝히지 않으면서 말끝을 흐렸다.애매하게 던진 그 한마디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듯 심형빈의 마음을 흔들었다.순간 위기감이 몰려왔다.심형빈은 주변을 훑어보았다.이 자리에 있는 남자들은 모두 만만찮은 상대들이었다.사회적 지위도 집안 배경도 그와 대등했다.게다가 심형빈은 이연우의 전남편이라는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그 사실이 무엇보다 뼈아팠다.하지만 단 한 가지, 이연우를 잘 알고 있다는 점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그러나 이연우는 심형빈이 내민 도시락을 받지 않았다.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단호하게 말했다.“형빈 씨, 여기는 내 개인적인 공간이에요.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불쑥 찾아오지 마세요.”“연우야, 우리 둘 다 지금 솔로잖아. 왜 내가 너에게 다가가면 안 되는데?”심형빈은 체면을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 오히려 소파에 비스듬히 기댄 채 뻔뻔하게 이 자리에 눌러앉을 기세였다.이 모습을 본 남지혜는 속으로 혀를 찼다.세 명의 짝사랑 남과 전남편의 난전이라니. 이건 웬만한 드라마보다 훨씬 자극적인 전개였다.소설이라 해도 이렇게 과감한 전개는 쉽게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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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그러나 이연우는 꽃을 받지 않았다. 정승주의 성의를 단호히 거절하며 말했다.“괜찮아요. 그날 일은 마음에 두지도 않았고 사과하실 필요도 없어요.”그날을 떠올리면 이연우는 여전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좋은 마음으로 나섰다가 되레 오해를 사고 졸지에 된장녀 취급까지 받았으니 말이다. 이제 찾아와서 사과한다 한들 그녀에게는 별 위로가 되지 않았다.그때, 뒤에서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불쑥 튀어나왔다.“이 비서님 집이 아주 북적북적하네요. 설날 잔치 같기도 하고.”갑작스러운 방현준의 말에 이연우는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다.정승주는 방현준을 보자마자 얼굴빛이 달라졌다.눈에 담겼던 미안함은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그의 시선에는 적대감이 번뜩였다.두 사람 사이에 원한이 있는 듯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이연우는 그 모습을 보더니 정신이 아찔해졌다.머리가 터질 듯 복잡해 두 사람의 신경전에 관심을 가질 겨를조차 없었다.어떻게 이 상황을 정리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사려 깊은 서지훈은 뒤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이 많은 남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이연우에게 큰 부담이 될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잠시 생각하더니 그는 조심스레 일어나 평소와 다름없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연우 씨,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저희는 먼저 돌아가겠습니다. 요리 솜씨가 참 좋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맛볼 수 있길 바랍니다.”그 말을 들은 이연우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미소로 화답했다.“서 대표님께서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언제든 다시 오세요.”“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서지훈은 여전히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누나, 다음에 꼭 형이랑 같이 올게요!”서환희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이연우가 한 요리를 맛보지 못했으니 말이다.‘다 형 탓이야. 괜히 나더러 회사 일이나 배우라고 떠밀어놓더니 정작 자기는 누나를 찾으러 왔네.’하지만 다음 기회가 또 있다는 생각에 서환희의 눈빛은 금세 반짝였다.“그래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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