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의 손이 떨리며 휴대폰을 놓칠 뻔했다. 머릿속에 매혹적인 임다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가며 심장이 쿵쿵 뛰었다.딩.문자가 또 왔다.[자기야, 빨리 와. 나 너무 외롭고 허전해. 당신이 너무 필요해.]윤태호를 참을 수 없었다. 문을 거칠게 두드리며 노래까지 불렀다.“토끼야, 토끼야, 문 열어봐. 문 안 열어 주면 쳐들어갈 거야.”찰칵.문이 살짝 열렸다.그런데 문틈 사이로 보인 얼굴은 임다은이 아니라 손주희였다.손주희는 싸늘한 표정으로 윤태호를 노려보며 말했다.“소리 좀 지르지 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떠드는 거야? 한 번만 더 이러면 프런트 직원에게 연락해서 출입 금지할 줄 알아.”“왜 이렇게 화가 났어?”윤태호는 살벌한 표정의 손주희를 보며 낄낄거렸다.“설마 실연이라도 당했어? 아, 맞다. 남자들은 보통 순한 고양이를 좋아하지 호랑이 같은 스타일은 싫어해.”“주희 씨, 내가 조언 하나 하는데 여자도 나이 들면 빨리 남자를 만나야 해. 안 그러면 화병 나서 몸이 상한다고.”손주희의 눈이 커졌다.“누가 호랑이라는 거야?”“다은 누나는? 나 다은 누나 보러 왔어.”“흥.”손주희는 씩씩거리며 그를 노려본 뒤 돌아섰다.“다은 누나. 나왔어.”윤태호가 소리치며 문을 확 열어젖혔다.그러나 그의 웃음이 굳어버렸다. 사무실 안에는 임다은과 함께 십여 명의 회사 임원들이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표정은 마치 동물원 원숭이를 구경하는 사람들과 같았다.그 와중에 손주희는 윤태호의 망신스러운 꼴을 보고 아주 고소하다는 듯 환하게 웃고 있었다.‘다은 누나가 회의 중이라고? 방심했네.’윤태호는 뒤돌아 도망치려 했으나 손주희가 비아냥거렸다.“온 김에 그냥 들어오시죠.”‘이 호랑이 같은 여자 일부러 망신 주려고 작정했네.’윤태호는 순식간에 표정을 정리한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손을 흔들었다.“안녕하세요.”‘내가 안 민망하면 민망한 건 너희들이지.’임원들도 윤태호와 임다은의 관계를 아는 터라 다들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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