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지나가고 날이 밝았다.이날은 날씨가 흐렸다.장미진인이 고른 시간에 따라 오후 3시 정각에 조재빈의 고별식을 거행하기로 했다.오후 2시 30분.4000명이 넘는 용문 제자와 300명이 넘는 손님들이 모두 광장에 모였다.그날 윤태호와 무신이 혈전을 벌이며 광장이 파괴되었으나 기린이 사람들을 이끌고 광장을 다시 수리했다.산 절벽 아래에는 영당이 세워졌다.영당 중앙에는 칠흑 같은 검은색 오동나무 관이 놓여 있었다.조재빈은 푸른 옷을 입고 평온한 표정으로 관 속에 누워 있었고 주변은 꽃과 측백나무로 둘러싸여 있었다.소이은과 조윤소는 흰옷을 입고 머리에 흰 꽃을 단 채 관 앞에 무릎 꿇고 노잣돈을 태우고 있었다.윤태호, 청룡, 기린, 한용석, 조성태 그리고 용문의 각 지역 우두머리들도 모두 검은 옷을 입고 관 양쪽에 서 있었다.2시 40분.“아미타불.”우렁찬 불교 염불 소리가 갑자기 영당 밖에서 울려 퍼졌다.윤태호가 재빨리 영당 밖으로 나가보니 도악 스님이 밖에 서 있었다.“스님, 안녕하세요.”윤태호가 서둘러 예를 갖추었다. 동시에 그는 도악 스님이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가사 자락에 흙이 묻어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스님, 걸어오신 거예요”도악 스님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네. 이 늙은이가 구천의 불행한 죽음을 알게 된 후로 천룡사를 떠나 줄곧 걸어서 이곳까지 왔네. 다행히 늦지는 않았구려.”윤태호의 마음이 뭉클해졌다.천룡사는 이곳에서 천 리나 되는 먼 거리였다.‘도악 스님이 걸어서 이곳까지 오다니,정말 의리가 있는 분이야.’“스님, 이쪽으로 모실게요.”윤태호가 도악 스님을 모시고 첫 번째 줄에 있는 귀빈석으로 가서 당영곤 옆에 앉혔다.“영곤아, 스님을 부탁해. 잘 돌봐줘.”윤태호가 지시했다.당영곤이 고개를 끄덕였다.도악 스님이 웃으며 말했다.“윤 시주, 먼저 일을 처리하게. 나에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네.”“네.”윤태호는 다시 당영곤에게 눈짓을 했다.당영곤이 알아차렸다. 윤태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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