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방 안의 사람들도 덩달아 긴장했다. 기린은 적이 온 줄 알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하지만 30초 뒤, 장미진인은 다시 입을 열었다.“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천고마비의 계절에 용호산 장교 장미진인과 용문 문주 구천 조재빈이 전양에서 만나 술을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나 장미진인이 시를 한 수 남겨 후세에 전하리다. 그 이름하여 ‘버스’.”“어렸을 적에 주제를 모르고 좋은 여자들을 놓쳤구나. 지금은 다시 연애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버스는 이미 지나갔구나.”장미진인은 웃으며 말했다.“어떤가? 이 시가 괜찮지 않나?”‘괜찮기는 개뿔!’기린은 당장 장미진인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적이 온 줄 알고 긴장했더니 장미진인은 사실 시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시를 짓고 싶다면 조용히 지을 것이지 주제도 모르고 시가 어떠냐고 묻고 있으니 이건 그들을 골탕 먹이려는 것 같았다.“자네들, 왜 말이 없나?”장미진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그런 거였군. 내 시가 너무 좋으니까 어떤 말로 칭찬하면 좋을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었던 거야. 그것도 나쁘지 않아. 칭찬을 너무 많이 들으면 사람이 쉽게 자만한다고.”이런... 사람이 이렇게 뻔뻔할 수 있다니!“으윽!”조재빈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급히 말했다.“태호야, 얼른 침실로 가서 상처를 치료해 줘.”“알겠습니다.”윤태호는 바로 조재빈을 부축하여 침실로 향했다.기린은 멍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그들이 침실에 들어갈 때가 되어서야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급히 일어섰다.“문주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괜찮다.”조재빈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기린에게 말했다.“넌 여기 남아서 선배님의 술친구 해드려.”“문주님...”“이건 명령이다! 똑똑히 들어, 만약 선배님이 기분 상하면 네 죄를 묻겠다!”기린은 울상이 되었다.윤태호는 침실에 들어선 뒤에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15년이 지났는데 시를 읊는 취미는 여전하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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