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분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윤태호의 등 뒤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순간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다.고개를 돌린 윤태호는 호용산 장교 장미진인을 보았다.장미진인이 여긴 어쩐 일로 온 걸까?윤태호는 조금 의아했다.장미진인은 도포를 입고 있었고 긴 머리카락은 비녀로 꽂아 올렸으며 손에는 총채를 들고 있었다. 게다가 눈썹도 길어서 신선 같아 보였다.김옥분은 지팡이를 손에 꼭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장미진인, 폐관 수련하고 있지 않았어? 언제 나온 거야?”“그게 할망구랑 무슨 상관이야?”장미진인은 망설임 없이 김옥분을 욕했다.김옥분은 화를 내지 않고 윤태호를 가리키면서 장미진인에게 물었다.“얘를 구하러 온 거야?”“당연하지. 얘가 아니면 내가 왜 이 먼 곳까지 찾아왔겠어?”김옥분은 살짝 놀라며 물었다.“이놈이 호용산의 제자야?”장미진인은 고개를 저었다.“호용산의 제자가 아니라 내 제자야.”‘뭐라고?’김옥분은 화들짝 놀랐다.윤태호가 장미진인의 제자였다는 걸 알았더라면 절대 윤태호를 죽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호용산 장교의 제자를 죽이는 것은 절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김옥분이 말했다.“네 제자라면 네 체면을 봐서 죽이지는 않을게. 하지만 기린은 반드시 죽어야 해.”장미진인은 덤덤히 말했다.“다른 사람은 죽이든 말든 상관없어. 내 제자만 건드리지 않으면 돼.”김옥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이때 윤태호가 말했다.“진인님, 전 진인님의 제자가 아니에요. 진인님 문하에 든 적도 없어요. 그 점을 확실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무슨 상황이지?’김옥분의 얼굴에 의아함이 스쳤다.장미진인이 웃으며 말했다.“태호야, 난 네가 내 제자라고 이미 밝혔어. 네가 인정하든 말든 너는 내 제자가 맞아.”‘뻔뻔하네!’윤태호는 속으로 욕한 뒤 말했다.“진인님, 포기하세요. 전 진인님의 제자가 되지 않을 거예요.”김옥분은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고 킥킥대며 웃었다.“장미진인, 네게 이런 날이 올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