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안.윤태호가 문서아를 달래며 낮게 말했다.“크게 문제 없어요. 침 몇 대 놓으면 금방 나을 겁니다.”곧바로 호주머니에서 침통을 꺼냈다.덮개를 펼치자 눈부신 금빛 침들이 가지런히 빛을 반사했다.“윤 과장님, 환자를 함부로 치료하시면 안 됩니다.”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윤태호는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왜 안 됩니까?”“이 환자는 한의과 환자가 아니잖습니까. 과장님께서 임의로 치료하다가 문제가 생기면...”의사가 끝까지 말하기도 전에 윤태호가 단호하게 끊었다.“책임이 두렵다면 간단합니다. 환자를 우리 한의과로 전과시키면 그만이죠.”“윤 과장님, 이 환자는 전과가 불가능합니다.”또 다른 의사가 긴장한 채 서둘러 말했다.윤태호의 얼굴이 굳었다.“무슨 뜻이죠?”순간, 윤태호에게서 차가운 기운이 퍼져 나왔다.두 의사는 마치 얼음 동굴 속에 갇힌 듯 숨이 막혔다.“윤 과장님, 이건 윗선의 지시입니다. 이 환자는 전과도, 전원도, 다른 의사 치료도 절대 불가합니다.”“제발 좀 이해해 주세요.”“이해 못 하겠습니다.”윤태호는 낮게 속삭이듯 말했다.“당신들이 의사라면 의사의 본분이 뭔지 아셔야죠. 병을 고치고 사람을 살리는 겁니다. 특정인의 개가 되는 게 아니에요.”윤태호는 침묵 속에 병상 위, 아직 의식 없는 하은이를 가리켰다.“이 아이는 내가 반드시 살릴 겁니다.”두 의사는 얼굴을 굳히며 반박했다.“윤 과장님, 여긴 우리 과입니다. 우리 환자 문제를 과장님이 좌지우지할 수 없습니다.”“맞아요. 이 환자는 원장님이 특별히 신경 쓰고 계십니다. 감히 원장님 심기를 거스르시려는 겁니까?”사실상, 그들의 말은 유계진의 이름으로 윤태호를 위협하는 것이었다.하지만 불과 몇 분 전, 유계진은 이미 윤태호에게 처참하게 얻어맞은 상태였다.윤태호가 차갑게 내뱉었다.“내 앞에서 그놈 이름 꺼내지 마세요. 들을 때마다 역겨우니까. 난 단지 의사일 뿐이고 의사의 임무는 환자를 살리는 거예요.”의사들이 안절부절못하며 변명했다.“저희야 말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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