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Bab 581 - Bab 590

629 Bab

제581화

아홉 개 금침 사이로 금빛 기류가 흘러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냈다.“기를 실어 침을 놓는다고? 이건... 금침도혈이잖아!”소이은의 체리빛 입술이 충격으로 벌어지고 눈에는 놀라움과 경탄이 가득했다.윤태호가 살짝 미소 지으며 물었다.“금침도혈을 알아?”“예전에 의서에서 본 적 있어요.”소이은이 숨죽이며 대답했다.“기가 운용되는 침법이라 엄청난 침술이에요. 수년간 전해지지 않았다던데요.”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문서아는 긴장이 조금 풀렸다.‘전해지지도 않은 침술까지... 거짓말이 아니었구나. 이번엔 하은이를 치료할 수 있겠어.’약 3분 후, 윤태호가 오른손을 휘두르자 떨리던 아홉 금침이 순식간에 정지했다.이어 손목을 한 번 감아 움직이자 원래 하은이 머리 위에 꽂혀 있던 금침이 재빨리 윤태호 손바닥으로 돌아와 가지런히 배열됐다.마치 마술 같았다. 기적 그 자체였다.문서아는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고 오영준도 눈을 크게 뜨며 감탄했다.“과장님, 침술이... 정말 대단하세요!”윤태호는 마음속으로 속삭였다.‘이건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그는 조심스럽게 하은이의 상의를 벗기고 양손을 동시에 사용했다.왼손과 오른손 각각 금침을 잡고 하은이의 천돌혈과 운문혈에 동시에 침을 놓았다.정신과 손이 따로 노는 듯한 ‘일심이용’의 고급 기술이었다.소이은은 숨을 죽이고 윤태호를 바라보았다.‘이런 침법이라면 언니랑 비교해도 손색없어.’그러나 이어진 장면은 그녀를 더 충격에 빠뜨렸다.윤태호는 양손을 점점 빨리 움직였고 마지막에는 육안으로도 볼 수 없을 속도였다.손이 멈추자 하은이의 현계혈, 옥당혈, 천지혈, 기호혈 등 38개의 혈자리가 모두 금침으로 꽂혀 있었다.소이은이 시간을 확인했다. 단 16초, 한 침 놓는 시간이 0.43초도 채 안 되는 셈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헉... 완전 괴물이잖아.’마지막 두 개 금침만 남았다.길이는 7촌, 기존 금침보다 길고 머리카락처럼 가늘었다.윤태호는 깊게
Baca selengkapnya

제582화

작은 목소리가 그렇게 부르자 윤태호는 순간 얼어붙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그는 물론이고 옆에 있던 세 사람도 멍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오영준은 윤태호와 문서아를 번갈아 바라보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에... 과장님, 의술도 이렇게 뛰어난데 아내 덕에 편하게 사는 타입이었네.’속으로는 솔직히 한마디 하고 싶었다.‘나도 저런 아내 덕 좀 보고 싶다.’소이은은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놀란 듯 바라봤다.‘과장님 대단하시네. 예쁜 아내, 귀여운 아이까지... 이건 진짜 예상 못 했는데.’소이은의 눈빛 한쪽에는 미묘한 차가운 기운이 스쳤다.“이게 기회일지도...”문서아도 놀라움과 당황이 뒤섞인 얼굴로 하은이를 바라봤다.하은이가 깨어나자마자 ‘아빠’라고 부르다니,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그렇게 함부로 부르면 안 돼!”하은이는 깜짝 놀라 머리를 움츠렸다.“화내지 마세요. 아직 어린아이잖아요.”윤태호가 미소 지으며 다정하게 말하자 오영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했다.‘아... 이 꼬마가 틀림없이 과장님 딸이구나.’“과장님, 따님 정말 귀엽네요.”오영준이 칭찬하듯 말했다.“딸? 내가 언제 딸을 뒀다고...”윤태호는 천둥 번개 맞은 듯 당황했다.“과장님, 방금 들었어요. 이 꼬마가 아빠라고 부르는 거요.”오영준이 웃으며 말했다.“원래 가정이 있으셨던 거군요. 저희는 전혀 몰랐네요. 보안 관리가 철저하시네요.”문서아는 옆에서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소이은을 흘낏 보며 입을 다물었다.“오 선생, 오해하지 마세요. 저 아직 가정 없고 이 꼬마도 제 아이가 아니에요.”윤태호가 급하게 말했다.“아빠!”하지만 하은이는 말끝을 가르며 또다시 외쳤다.그 목소리는 순수했고 사랑스러웠다.오영준은 윤태호가 방금 한 말을 곱씹으며 의아해했다.‘결혼도 안 하셨는데 어떻게 아이가 있을 수 있지? 혹시... 사생아?’“걱정 마세요, 과장님. 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저희가 비밀로 지켜드릴게요. 이은 씨, 맞죠?”소이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Baca selengkapnya

제583화

“이 상황에 아직도 애 아빠가 아니라고? 누가 믿겠어.”오영준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얼굴에는 금세 부러움이 스쳤다.‘과장님, 젊은 나이에 한의과 과장에다가 행복한 가정까지... 정말 부럽네.’‘그런데 과장님 아내분은 나이가 꽤 있어 보이네. 아마 서른다섯, 많으면 서른여섯 정도?’그럼에도 외모는 빼어나고 몸매도 훌륭하며 온몸에서 성숙한 매력이 풍겼다.순간, 오영준의 머릿속에 예전에 봤던 외국 액션 영화 장면이 떠올랐다.‘착한 이모!’‘젠장, 내가 뭘 생각하고 있는 거지? 과장님 아내잖아. 바보 같으니!’오영준은 속으로 자신을 꾸짖으며 시선을 재빨리 돌렸다.윤태호는 하은이에게 우유 반 병을 먹인 뒤, 조심스레 말했다.“하은아, 조금 누워 있어. 내가 몸에 꽂은 금침을 다시 거둬줄게.”“네.”하은이는 순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윤태호가 오른손을 내밀어 하은의 몸 위를 스치듯 쓸자 서른 개가 넘는 금침이 순식간에 손바닥 안으로 돌아왔다.“아빠, 대단해요.”하은이는 눈을 반짝이며 천진난만하게 윤태호를 바라봤다.윤태호가 부드럽게 웃었다.“아가야, 너 잘못 알았어. 난 네 아빠가 아니야.”“아니에요, 맞아요.”하은이가 단호하게 말했다.“엄마가 그러셨잖아요. 눈 뜰 때 아빠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분명 제 아빠예요.”윤태호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해했다.문서아가 하은이의 병세가 너무 심각해 오래 버티기 어려울까 봐, 조금이라도 힘을 내도록 작은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그러니까 하은이가 윤태호를 ‘아빠’라고 믿게 된 것이었다.윤태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작은 아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아빠, 이렇게 오래 보러 안 오고 말도 안 걸고... 혹시 저 싫어하는 거예요?”“아니야. 사랑해도 모자랄 판에 싫어할 리가 있겠어? 그냥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보고 싶고...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어.”윤태호는 마음이 쓰였다.보아하니, 이 작은 아이는 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신 줄도 모르는 듯했다.
Baca selengkapnya

제584화

아주 연약한 여자라도 한 번 엄마가 되면 의외로 강해진다.이게 바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엄마는 강하다’는 뜻일 것이다.문서아도 아이를 키우면서 일까지 병행하며 스스로 꽤 강해졌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하은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늘 ‘야생아이’라고 놀림받았다는 이야기를 듣자 참지 못하고 눈물이 터져 나왔다.“엄마, 왜 울어요?”하은이가 걱정스레 물었다.“누가 괴롭혔어요? 걱정하지 마요. 이제 아빠가 있으니까, 앞으로 아빠가 저랑 엄마를 지켜줄 거예요.”그 말을 들은 문서아는 눈물이 강물처럼 흘러내렸다.“저... 저 좀 나갔다 올게요.”문서아는 급히 복도로 뛰쳐나갔다.그 모습을 보고 오영준과 소이은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과장님, 사모님은 왜 우세요?”소이은이 물었다.윤태호가 부드럽게 답했다.“감성이 풍부한 거죠. 딸이 병에서 회복되니까 기뻐서 우는 거예요.”오영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눈치였다. 나이가 있는 만큼 이런 인간적인 감정을 잘 아는 모양이었다.“과장님, 제가 따님 건강 좀 살펴드릴게요. 과장님은 사모님한테 가보세요.”“그래요.”윤태호는 하은이에게 돌아와 말했다.“하은아, 잠깐 나갔다 올게. 금방 올 테니까 기다려.”“아빠, 멀리 가지 마요.”하은이가 걱정스레 말했다.“걱정 마.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금방 들어올게.”윤태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네.”하은이는 아쉬운 듯 손을 놓았다.복도로 나오자 문서아는 벽에 기대어 눈물을 연신 흘리고 있었다. 남들에게 울음을 들키지 않으려 손으로 입을 꼭 막고 있었다.윤태호가 다가가 조심스레 휴지를 건네며 말했다.“하은이 병도 다 나았는데 이제 기뻐해야죠.”“그, 그게...”문서아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흐느꼈다.윤태호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괜찮다면 어깨 좀 빌려드릴게요.”말이 끝나자 문서아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크게 울었다.두 사람은 복도 한가운데 서서 서로를 감싸 안았다.다행히 한의과에는 환자가 없었고 평소 중의
Baca selengkapnya

제585화

이런 성취감은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것이었다.윤태호가 잠시 생각하며 물었다.“그런데 하은이는 왜 아빠에 대해서 모르는 거죠?”문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하은이가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동안 계속 숨겨왔죠. 아버지가 먼 곳에서 일한다고만 이야기했어요.”잠시 말이 끊긴 문서아가 사과하듯 말했다.“아까는 정말 죄송했어요.”“무슨 일 때문에요?”윤태호가 알면서도 물었다.문서아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하은이가 아빠라고 부른 거요...” “아, 그거요? 괜찮아요. 아이가 한 말이니까요.”윤태호는 혼자 중얼거렸다.“이런 귀여운 딸 하나 있었으면 좋을 것 같은데.”문서아는 순간 멈칫했다.‘무슨 뜻이지? 설마...”문서아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채, 슬쩍 윤태호를 바라보다 급히 고개를 숙였다.윤태호는 그녀가 오해했음을 금세 알아차렸지만 뭐라고 말할지는 몰랐다.갑작스러운 침묵에 분위기는 잠시 어색해졌다.“하은이 보러 가볼게요.”문서아는 핑계를 대고 한의과 쪽으로 서둘러 걸어갔다.문 앞에 다다랐을 때, 오영준과 소이은의 대화가 들려왔다.“정말 예상 못 했네요. 과장님에게 이렇게 큰 딸이 있을 줄이야.”“그러게요, 완전 의외예요.”오영준이 놀란 듯 말했다.“과장님 아내분, 과장님보다 나이가 꽤 있어 보이던데... 어떻게 된 거예요?”“이건 오 선생이 모르는 거예요. 젊은 남자들은 원래 다 성숙한 여자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사모님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끝내주잖아요. 저도 부럽더라고요.”오영준이 덧붙였다.“그러게요, 저도 부럽네요.”“과장님은 젊고 힘도 넘치고, 사모님도 저렇게 아름답고... 머지않아 둘째도 생길 것 같아요.”“...”문서아는 듣는 내내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윤태호와 부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믿지 않을 것 같았다.하은이는 이미 완전히 회복되어 한의과에서 반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문서아와 함께 퇴원 준비를 마쳤다.퇴원할 때 하은이는 윤태호의
Baca selengkapnya

제586화

‘기회가 왔다고? 대체 무슨 기회지...?’강 비서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며 물었다.“원장님, 아까 전화는 누구셨죠?”“보건국 이경진 국장이야.”유계진이 무심하게 답했다.강 비서는 얼굴이 굳었다.‘윤태호가 이경진 국장의 아버지를 치료했으니 당연히 은혜를 입은 셈 아닌가?’‘그런데 왜 원장은 윤태호를 처리할 기회가 왔다고 말하는 거지?’유계진이 입가에 냉소를 띤 채 말했다.“방금 이경진 국장이 그러는데 미주 산하 송화군 계수면에서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하더군. 이미 몇 명이 사망했고 초기엔 한센병으로 의심된다며 우리 병원에 의료팀을 보내라고 했어.”강 비서는 순간 눈이 커졌다.“원장님, 윤 과장님을 계수면으로 보내겠다는 말씀인가요?”“맞아.”유계진은 여유 있게 미소 지었다.“걱정 마. 윤태호는 반드시 갈 거야.”강 비서는 불안하게 물었다.“그런데 방금 원장님과 충돌도 있었는데 만약 명령을 거부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걱정하지 마. 윤태호에게 이건 이경진 국장의 명령이라고 알릴 거야.”“그리고 윤태호 같은 의사는 세상의 모든 환자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꿈이지. 그런 사람이 명령을 받으면 반드시 움직일 수밖에 없어.”유계진이 냉소적으로 말했다.“세상에 환자가 수천, 수만 명인데 그걸 혼자 다 고칠 수 있을까? 한의과 과장 하나쯤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름난 명의라 해도 세상의 모든 병을 고칠 순 없어.”“게다가 이번 건은 전염병이야.”“이경진 국장이 아까 전화로 초기엔 한센병일지도 모른다 했는데 목소리가 무겁더라. 내 생각엔 계수면에서 번진 전염병은 한센병보다 훨씬 심각할 가능성이 높아.”강 비서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그러다 감염이라도 되면...’그 생각이 스치자마자 유계진은 그의 속내를 읽기라도 한 듯 음산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윤태호가 계수면에 가서 전염병에 걸린다면 결말은 뻔하지 않겠나?”“죽음뿐이겠죠.” 강 비서가 낮게 속삭였다.“그래, 바로 죽는 거야.”유계진의 눈빛에는 분노와 동시
Baca selengkapnya

제587화

유계진의 얼굴에 드디어 미소가 번졌다.“내 생각해준 거였어? 흠, 역시 내가 널 괜히 키운 게 아니네. 하지만 네 걱정은 쓸데없는 거야.”강 비서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설마 원장님, 또 다른 계획을 숨기고 있는 건가...’예상대로 유계진은 이어서 명령을 내렸다.“전염병, 호흡기과, 신경과, 그리고 다른 과에서도 각 의사 한 명, 간호사 한 명씩 뽑아라.”“그리고 병원 내 권위 있는 전문가 둘도 따로 불러. 후방 의료팀도 하나 꾸려야 한다. 윤태호가 계수면에서 죽으면 바로 이 후방 팀을 출동시키면 돼.”“아, 홍보과에도 지시해서 방송국까지 부르라고 해. 그때 후방 팀 출발과 함께 성대한 결의대회를 열고 연설은 내가 할 거야.”“알겠나?”“알겠습니다.”강 비서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아첨하듯 말했다.“원장님, 이번 수는 정말 대단하십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유계진은 우쭐하며 웃었다.“배워 두라고.”확실히 그의 계획은 치밀했다.전염병을 빌미로 윤태호를 제거할 뿐 아니라 방송을 통해 자신을 띄워 좋은 이미지를 얻는 일석이조 전략.아니, 정확히 말하면 일석삼조였다.한의과 의사들이 모두 위험에 처하면 한의과를 폐쇄할 명분까지 생긴다. 그야말로 한 번에 세 마리 새를 잡는 셈이었다.“알겠으면 지금 바로 실행해. 윤태호가 1분도 지체하지 않고 출발하도록 해라.”“네!”강 비서는 짧게 대답하고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한편, 윤태호는 문서아 모녀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서야 놀랐다.‘뭐야, 우리 집에서 겨우 한 블록밖에 안 떨어져 있다고?’차를 멈추고 운전석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는 윤태호를 바라보며 하은이가 갸웃했다.“아빠, 집에 같이 안 가요?”윤태호가 대답하기도 전에 문서아가 나서서 설명했다.“아빠는 아직 할 일이 남았어.”“아빠 못 본 지 너무 오래됐는데... 같이 있고 싶단 말이에요.”하은이는 말하다가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얘가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아빠가 일 있다고 했잖아. 얼른 내려.”문서아가 단호하
Baca selengkapnya

제588화

“전화 좀 받고 올게요.”윤태호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발신자는 낯선 번호였다. 그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낮게 말했다. “여보세요, 윤태호입니다.”하지만 들려온 목소리는 엉뚱했다.“형님, 묘지 하나 장만하시겠습니까?”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태호의 심장이 뛰었다.‘뭐야, 이 뜬금없는 놈은... 벌써 묻히라는 건가?’화가 치밀어 오른 윤태호는 코끝을 씰룩거리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시 문서아의 손을 꼭 잡았다.오랜만에 남자와 이렇게 가까이 있는 문서아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하지만 바로 그때, 핸드폰이 또 울렸다.“전화 한 통만 더 받아볼게요.”윤태호는 잠시 손을 놓고 수화기를 들었다.“여보세요, 윤태호입니다.”이번엔 다른 목소리였다.“형님, 여긴 비연 클럽입니다. 최근 최고급 신상품이 들어왔습니다. 한 번 맛보러 오시죠.”“난 술만 마셔. 차는 안 마신다.”윤태호는 얼굴을 굳히고 전화를 단호히 끊었다.그를 바라보던 문서아가 조심스레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아무것도 아니에요.”윤태호는 다시 문서아의 손을 잡고 하은이의 작은 손까지 맞잡으며 말했다.“집에 가자.”하지만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핸드폰은 또 요란하게 울렸다. 이번엔 아예 무시했지만 전화벨은 멈추지 않았다.“받으세요. 혹시 급한 일일 수도 있잖아요.”문서아가 속삭이듯 말했다. 윤태호는 잠시 멈칫하며 손을 놓았다. 그 순간, 문서아의 가슴속엔 알 수 없는 허전함이 스쳤다.‘왜 하필 지금이야...’발신자는 여전히 낯선 번호였다. 윤태호는 이번에도 스팸 전화를 예상하고 상대가 말하기도 전에 차갑게 퍼부었다.“귀찮게 하지 마! 저리 꺼져!”뚝, 전화는 끊겼다.한편, 강 비서는 멍하니 핸드폰을 내려다보다가 금세 분노로 몸을 떨었다.“이 자식이 감히 내 전화를 끊어...? 못 참겠네, 진짜!”강 비서는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윤태호는 같은 번호를 보고 눈앞이 붉게 달아올랐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야, 너 미쳤냐? 지
Baca selengkapnya

제589화

“말씀하세요.”“내가 계수면에서 돌아오기만 하면 바로 그 자식부터 손봐주겠다고요.”윤태호의 목소리엔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유계진이 자신을 노린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한의과 전체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 그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한 병원의 원장이란 자가 어떻게 그렇게 좁은 속으로 사람을 괴롭힐 수 있단 말인가.그 몰상식함이 윤태호의 인내심마저 밟아버렸다.만약 지금이 계수면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위협받는 긴급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유계진을 끌어내려 박살 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의사였다.의사의 본분은 단 하나, 사람을 살리는 것.모든 것은 계수면의 사태를 해결한 뒤로 미뤄야 했다.윤태호는 전화를 끊고 미안한 듯 문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무래도 같이 집에 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계수면에 전염병이 발생했는데 제가 후방 의료팀의 팀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지금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하은이의 눈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겨우 웃음을 되찾았는데 다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아이의 작은 손이 윤태호의 손을 꼭 잡았다.“아빠, 같이 집에 가요. 네? 같이 가면 안 돼요?”윤태호는 아이 눈높이에 맞춰 몸을 낮추고 부드럽게 달랬다.“지금 많은 사람들이 아빠를 기다리고 있어. 아빠가 가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 아빠가 그 사람들을 모두 치료하고 꼭 돌아올게, 알겠지?”하은이는 눈을 깜빡이며 잠시 망설였다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아빠, 약속해요. 사람들 다 살리고 꼭 나 보러 와야 돼요.”“우리 하은이 참 착하네.”윤태호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그는 이 작은 아이가 마음 한켠에 쏙 들어왔다. 그때 문서아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방금 말씀하신 계수면, 송화군에 있는 그 계수면 맞죠?”“네.”윤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길 아세요?”“차에 내비게이션 있잖아요. 그걸 따라가면 될 겁니다.”문서아는 잠시 망설이다 용기
Baca selengkapnya

제590화

계수면으로 향하는 길.운전석에는 윤태호, 조수석에는 문서아가 앉아 있었다.“이 차, 본인 거예요?”문서아가 물었다. 사실 이 질문은 예전에 윤태호가 자신과 하은이를 집에 데려다줬을 때부터 묻고 싶었던 것이었다.눈앞의 차는 적어도 육칠천만 원은 훌쩍 넘을 법한 벤츠였으니까.문서아는 속으로 생각했다.‘이렇게 젊은데 어떻게 이런 차를 살 수 있지?’게다가 윤태호의 집에 가봤을 때, 내부는 소박하고 검소했다. 부잣집의 화려함은 전혀 없었다.“내 차 아니에요. 친구 차를 며칠 빌린 거고 조만간 제 차를 하나 사려고요.”윤태호가 담담히 대답했다. 사실 이 차의 주인은 임다은이었다.“그럼, 빌려준 친구가 남자인가요? 여자인가요?”문서아는 태연한 척 물었지만 귀는 은근히 쫑긋 세워졌다.윤태호는 힐끗 그녀를 쳐다보다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문서아의 몸매는 원래도 좋았는데 안전벨트를 매니 두 곡선이 더욱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잠시 침묵이 흐르자 윤태호는 화제를 바꿨다.“맞다, 서아 씨. 계수면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문서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계수면은 미주 변두리에 있는 국가 지정 빈곤 지역이에요. 발전이 더디고 교통도 불편하죠. 대부분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1인당 연수입은 고작 몇십만 원 수준이에요. 생활이 굉장히 힘들죠.”“마을은 어떻게 돼요?”윤태호가 물었다.“산속 깊이 위치해 있고 아래에만 마을이 열세 개 있어요. 온통 산길뿐이라 미주에서 계수면까지 차로만 7시간은 걸립니다. 저도 부모님 뵌 지 꽤 됐고요.”“최근에 부모님과 연락은 했어요?”“하은이가 아프고 난 뒤에 아버지와 통화했어요.”“전염병 얘기는 안 하셨나요?”“아니요, 전혀요.”윤태호는 눈살을 찌푸렸다.만약 계수면에 정말 전염병이 퍼져 몇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면 주민들이 모를 리 없었다.그렇다면 지금 전염병이 번진 곳은 계수면 아래 마을일 가능성이 높았다.차는 꾸준히 달렸다.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윤태호의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5758596061
...
63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