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 Chapter 641 - Chapter 650

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641 - Chapter 650

891 Chapters

제641화

“푸욱, 푸욱, 푸욱!”세 개의 독침이 연속으로 윤태호의 등에 깊이 박혔다. 머리가 순간 어질하며 쓰러질 뻔했지만 지금 무너지면 안 됐다.자신이 쓰러지면 오영준과 차송주, 그리고 모두가 백골 노귀의 손에 몰살당할 게 뻔했으니까.“아악!”소이은의 신음이 들려왔다.윤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소이은의 어깨에도 독침 하나가 박혀 있었다.윤태호는 손가락으로 소이은의 어깨를 눌러 독의 흐름을 막았다. 이어 손바닥에 내공을 모아 밀어 넣자 독침이 마치 빨려 나오듯 튀어나왔다. 곧바로 혈맥을 정리하며 그녀의 내력을 안정시켰다. “오 선생, 통통아. 이은이랑 이장님 좀 부탁해.”짧게 말한 윤태호는 몸을 돌려 백골 노귀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백골 노귀는 여전히 비웃음을 감추지 않았다.“네 놈은 이미 내 독침에 맞았다. 반 시간 안에 죽을 게다.”“걱정 마. 죽기 전에 널 먼저 보낼 테니까.”윤태호의 목소리는 차갑게 흘렀다.“허! 어리석은 놈. 내 독침에 맞았으니, 내공을 쓰는 순간 독이 온몸 심맥으로 퍼져 십 분도 안 돼 숨이 끊길 거다.”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하면 시체라도 온전히 남겨주지.”“그렇지 않으면 네 놈이 죽은 뒤 저기 있는 것들까지 모조리 죽여 내 실험 재료로 쓸 거다. 크하하!”백골 노귀의 광소가 숲을 울렸다.“너무 일찍 좋아하는 거 아냐?”윤태호는 번개처럼 몸을 날려 백골 노귀에게 돌진했다.“네 목숨은 이미 종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죽음이 그렇게 급하다면 내가 도와주지.”백골 노귀도 맞받아 달려들었다. 독침에 맞은 윤태호가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달려오면서도 그는 소이은을 향해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작은 계집아, 저 놈이 쓰러지면 네 몸뚱이는 내 것이다. 조용한 데 가서 천천히 맛을 보마.”“헛소리하지 마.”소이은은 차가운 비웃음을 흘리며 얼굴에는 단 한 점의 두려움도 없었다.두 사람의 주먹이 정면으로 부딪쳤다.드드드득!백골 노귀는 연달아 십여 걸음 뒤
Read more

제642화

백골 노귀가 쓰러져 죽자 윤태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드디어... 이 늙은 귀신 같은 놈을 처리했구나.’그러나 그 안도감도 잠시 머릿속이 빙글 돌며 어지럼증이 몰려왔다.윤태호는 앞으로 고꾸라지듯 쓰러졌다.“과장님!”오영준과 차송주가 동시에 외치며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소이은은 그 장면을 보고 입가에 은밀한 미소를 띠었다. 마치 계획이 성공했다는 듯 그녀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독침을 주워 오른손에 꼭 쥐었다. 그리고 천천히 윤태호에게 다가갔다.“과장님, 좀 괜찮으세요?”소이은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오영준이 굳은 얼굴로 답했다.“중독돼서 기절하신 것 같아요.”“아...”소이은은 의미 없는 감탄사를 흘리며 윤태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눈빛이 점점 서늘하게 가라앉더니, 독침을 높이 들어올렸다.그 순간,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보게, 자네 괜찮나?”박만식이었다.소이은은 깜짝 놀라 손을 내리고 마치 머리카락을 정리하는 척하며 손을 귀 옆으로 가져갔다.“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지?”정신을 차린 박만식이 누워 있는 윤태호를 보고 물은 것이었다.“과장님이 독에 취해 의식을 잃으셨어요.”오영준이 급히 설명했다.“뭐라고!”박만식은 충격을 받은 듯 겨우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목숨에 지장 있는 건가?”오영준과 차송주는 서로를 잠시 바라보았다. 확신은 없었지만 둘 다 상황의 심각성을 직감했다.차송주가 낮게 말했다.“오 선생,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과장님을 살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끝까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오영준은 이미 그의 의중을 이해했다.“빨리 손을 써야 해. 이대로 두면 과장님이 위험해.”“하지만... 무슨 독인지도 모르는데, 어떡하죠?”차송주가 다급하게 물었다.“지금은 고민할 때가 아니야. 우선 독침부터 빼내자.”오영준은 단호하게 말하며 가방에서 의료용 핀셋을 꺼냈다.그는 윤태호의 등에 박혀 있던 세 개의 독침을 재빨리 뽑아냈다. 침이 꽂혔던 자리의 피부는 이미 검게 변해
Read more

제643화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소이은의 얼굴에 다시 귀여운 미소가 번졌다.윤태호는 가볍게 그녀를 떼어내고 백골 노귀의 시체를 흘끗 바라본 뒤 물었다.“이장님, 원흉은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박만식은 잠시 시체를 바라보다가 이내 단호하게 말했다.“마을 사람들을 모두 모아 이번 일을 알려야겠네. 더 이상 불안에 떠는 사람이 없도록.”“그리고 죽은 삼복이와 마을 사람들은 공동 장례를 치러 새로 안장해야지.”박만식은 다시 시체를 향해 시선을 두고 성난 눈빛으로 다가가 발길질을 몇 차례 퍼부었다.“이 개 같은 놈은 불태워서 저승에 있는 이들을 위로해야 마땅하지.”“좋은 생각입니다.”윤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이장님, 이런 일은 저희가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날이 밝으면 바로 미주로 돌아가려 합니다.”박만식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그건 안 되네. 이번에 자네가 무간리의 진상을 밝혀주고 백골 노귀까지 해결했는데 내가 아무리 바빠도 식사 대접은 해야지.”“이장님 댁에서 이미 몇 번이나 잘 얻어먹었어요.”윤태호가 그렇게 말하자 박만식은 단호히 말했다.“그건 다르지. 은혜를 어떻게든 갚아야 해. 오늘 점심엔 산에서 잡은 고기로 대접하겠네. 괜찮겠나?”그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점심 먹고 나서 떠나도 늦지 않을 걸세.”오영준이 윤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과장님, 이장님 성의인데 그냥 먹고 가요.”차송주가 옆에서 툭 던지듯 말했다.“맞아요. 오 선생이 이런 야생 고기 제일 좋아하거든요.”“입 좀 닫아. 말이 너무 많다.”오영준이 눈을 흘기자 차송주는 머쓱하게 웃었다.윤태호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그럼 점심 먹고 미주로 돌아갈게요.”그제야 박만식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그 후, 일행은 마을로 돌아왔다.마침 해가 막 떠오르는 시간이었다.박만식은 즉시 마을 사람들을 모아 모임을 열었고 윤태호 일행은 그의 집에서 아침을 함께했다.오전 11시.점심상이 차려졌다.한 상 가득 푸짐한 농가
Read more

제644화

“탕!”갑작스럽게 총성이 울리자 윤태호는 곧바로 소이은의 팔을 잡아끌며 바닥으로 몸을 숙였다.“이은아! 조심해!”총알이 유리창을 뚫고 뒷좌석을 향해 날아들었다.윤태호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소이은이 그대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는 이미 알았다. 이 총은 분명 자신을 겨눈 것이라는 걸.소이은도, 차송주도, 오영준도 이런 적을 만들 리가 없었다.‘누가 날 노리는 거지...?’윤태호의 머릿속이 순식간에 돌아갔다.‘무신교? 아베 세가? 아니면 또 다른 원수?’차송주는 상황 파악도 못한 채 급브레이크를 밟고 놀란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과장님, 무슨 일이십니까?”“총잡이다. 다른 자리로 피해.”윤태호가 낮게 경고했다.차송주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급히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또다시 총성이 터졌다.“탕!”총알이 전방 바퀴를 정통으로 맞혔고 차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그대로 옆 산비탈을 들이받았다.충격으로 차송주와 오영준은 의식을 잃었고 소이은도 머리를 세게 부딪혀 이마에 혹이 솟았다.“아야!”본능적으로 신음을 흘리는 그녀를 윤태호가 재빨리 제지했다.“쉿, 소리 내지 마.”소이은은 입을 다물었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과장님...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밖에 총잡이가 있어.”윤태호의 표정이 굳었다.혼자라면 두렵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소이은과 의식을 잃은 차송주, 오영준까지 있다.그만큼 그의 움직임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총잡이라니... 우리를 노리는 건가요?”소이은의 눈이 크게 떠졌다가 금세 두려움에 떨렸다.‘아니, 너희가 아니라 나 하나만 노리는 거야...’윤태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게다가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었다.이번 무간리 방문은 갑작스러운 일정이었는데 어떻게 적이 이렇게 정확하게 자신의 동선을 알고 있는 걸까?저격수는 두 발을 쏜 뒤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윤태호는 직감했다. 놈은 자신이 머리를 들고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과장님, 이제 어떻게 하죠?”
Read more

제645화

“그럼, 과장님은요?”소이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나는 놈들을 처리하고 올 거야.”윤태호는 단호하게 말했다. 곧바로 뒷좌석을 젖히고 몸을 밀어 트렁크 쪽으로 기어 들어갔다.놈들이 차를 감시하고 있는 건 분명했다.창문으로 나가면 총알에 맞을 위험이 너무 컸다. 하지만 트렁크를 이용하면 숨을 곳이 생기고 총알을 피할 확률도 높아진다.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렇게 해야 소이은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시간은 천천히 그러나 무겁게 흘렀다.윤태호의 눈은 손목시계에 고정되어 있었다.2분 40초, 2분 50초... 2분 59초.“뚜르르르.”정확히 시간을 맞춰 핸드폰이 울렸다.윤태호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어때요?”“지금 있는 곳이 산세가 깊고 인적도 드물어요. 나무가 빽빽해서 정확한 위치를 잡기 어렵지만 열심히 추적해서 대략적인 위치는 확인했어요.”한유의 차분하지만 단단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어디죠?”윤태호가 급하게 물었다.“동남쪽, 삼백 미터 숲속이에요. 다만 정확히 몇 명인지는 알 수 없어요.”“고마워요. 나중에 만나면 내가 밥 한 끼 살게요.”“그 말, 꼭 지켜요. 기억해둘 테니까.”한유는 짧게 웃었다.윤태호는 전화를 끊고 트렁크 문을 살짝 열었다.탕!트렁크가 열린 순간, 총알이 날아와 차 뒤편에 박히며 불꽃이 튀었다.하지만 윤태호는 고개조차 내밀지 않았다. 예상대로 놈은 누군가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은신부를 꺼내 힘을 실었다.“은신!”순간, 그의 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뭐야... 사라졌어?”소이은은 눈을 크게 뜨며 믿기지 않는 듯 중얼거렸다.예전에 백골 노귀를 쓰러뜨릴 때 윤태호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 기억이 떠올랐다.“...설마 주술을 쓴 건가?”그녀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곧이어 연달아 총성이 터졌다.소이은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바깥을 살폈다.그곳에는 숲속으로 질주하는 윤태호의 모습이 보였다. 총알이 옆을 스치며 날아갔지만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
Read more

제646화

두 명의 저격수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윤태호는 숨을 죽인 채 주변을 천천히 살폈다.매복한 적이 있는지, 추가 위험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야 두 저격수 시체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쭈그려 앉아 자세히 살펴보았다.두 사람 모두 남자로 나이는 서른을 조금 넘긴 듯 보였다. 얼굴은 지극히 평범해 금방 마주쳐도 군중 속에 섞이면 다시 기억해낼 수 없을 정도였다.윤태호는 손을 뻗어 몸을 뒤져봤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핸드폰도, 신분증도 아무 것도 없었다.“이 자식들, 은근히 조심하네.”그는 낮게 콧방귀를 뀌었다.곧바로 두 저격수의 옷을 풀어헤쳤지만 문신조차 없었다.“젠장, 얘네는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윤태호는 욕을 내뱉으며 자리를 떠났다.그때, 소이은이 차에서 급히 뛰어나와 그의 품에 안겼다.“과장님, 괜찮으세요?”목소리는 떨리고 여전히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나 괜찮아.”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총잡이들은 다 처리했어.”“다행이네요...”푸슉!갑자기 낮게 총성이 울렸다.윤태호가 고개를 번쩍 들자 두 발의 총알이 날아오고 있었다.“조심해!”그는 소이은을 끌어안고 바닥으로 굴렀다.두 발의 총알을 간신히 피했지만 이어서 또 ‘푸슉’ 소리가 들렸다.이번엔 세 발의 총알이 삼각형으로 날아왔다.윤태호는 오른발로 땅을 강하게 차며 소이은을 감싼 채 굴러 두 발을 피했다.그러나 마지막 한 발은 이미 소이은 얼굴 바로 앞, 불과 2센티미터 거리까지 다가와 있었다.위험천만한 순간, 소이은도 그 총알을 보았다.눈빛이 먼저 충격으로 커졌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뀌고 마지막엔 절망으로 굳어졌다.“나 죽는 건가...”그녀는 이미 눈을 감았다.생사가 오가는 찰나, 무언가 자신을 감싸는 느낌이 들었다.눈을 떴을 때, 윤태호가 몸으로 막아주고 있었다.푸슉!총알은 윤태호의 어깨 뒤를 꿰뚫었다.“크윽...”그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삼키며 소이은을 끌어안은 채, 차 뒤로 몸을 숨겼다.“어떡해... 괜찮으세요?”소이은
Read more

제647화

“다치셨잖아요... 제가 일단 상처부터 좀 처리할게요.”소이은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꾹 참고 말했다.“시간 없어.”윤태호는 단호했다. “방금 그 총잡이, 우리에게 한순간도 숨쉴 틈을 주지 않을 거야.”“과장님...”“기억해. 여기서 절대 움직이지 마.”그는 소이은에게 강하게 당부한 뒤, 깊게 숨을 들이쉬고 앞으로 몸을 던졌다.푸슉!총성이 울렸고 윤태호가 방금 있던 자리로 총알이 떨어졌다.하지만 그는 입가에 살짝 비웃음을 띠며 몸을 바람처럼 날려 다른 쪽으로 재빨리 이동했다.이미 저격수의 위치를 파악한 상태였다.서쪽 산비탈, 거리 약 400미터.그 순간, 윤태호는 깨달았다.‘이 사람, 총기를 다루는 수준이 범상치 않아.’앞서 저격수 두 명을 처리할 때, 이 저격수는 분명 윤태호를 보았지만 끝까지 총을 쏘지 않았다.그저 기다렸다. 그 침착함만으로도 그는 뛰어난 저격수임이 분명했다. 뛰어난 저격수의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침착함’이다.침착해야만 어둠 속에 은밀히 숨어 조용히 ‘사냥감’을 관찰하고 최적의 순간에 단 한 번의 일격으로 끝낼 수 있다. 이 저격수는 그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교활하게 총에 소음기까지 장착해 두었다.하지만 운이 나쁘게도 이번 목표는 윤태호였다.푸슉!총성이 또 울렸다.윤태호가 돌진하던 순간, 총알이 바로 앞을 스쳤다.그는 순간 몸을 비틀어 피했지만 바로 이어 두 발이 귀를 스치듯 지나갔다.식은땀이 흘렀다.만약 머리를 조금만 움직였거나 몸을 1센티미터만 틀었어도 두 발의 총알에 맞아 머리가 터졌을 것이다.윤태호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제법이네. 부대 소속 전문 스나이퍼보다도 훨씬 뛰어나.’푸슉!이번엔 총알 세 발이 삼각형으로 날아왔다.윤태호는 극한의 속도와 완벽한 몸놀림으로 세 발을 피했다.그중 한 발은 돌에 맞고 튕겨 ‘탁’ 소리를 내며 소이은 바로 앞에 떨어졌다.소이은이 고개를 내려다보았다. 총알 길이가 무려 3센티미터나 됐다.“이건... 저격용 탄환이잖아.”순간,
Read more

제648화

“윤태호가 네 목숨을 구했다고? 언제?”전화 저편에서 여자가 날카롭게 물었다.“방금 전에.”소이은이 담담하게 답했다.“아까 날아오는 총알, 윤태호가 안 막아줬으면 난 벌써 루카스 총에 맞아 죽었어.”“에이, 설마... 루카스가 너한테 총을 쐈다고?”전화 저편 여자의 목소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렸다.“널 쏘지 말라고 분명히 당부했었는데...”“지금 당장 저격 중지시켜.”소이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그럴 수 없어!”여자가 소리쳤다.“이은아, 너 그거 알아? 루카스한테 준 돈만 해도 100억이야. 그제야 움직이겠다고 한 거라고!”“뭐? 윤태호 목숨 하나 사는데 100억이나 썼다고? 너도 참 대단하다.”소이은이 차갑게 비웃었다.“어쨌든 내 요구는 하나야. 지금 당장 루카스 저격 그만두게 해.”“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불가능해.”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이은은 단호하게 끊었다.“지금 너랑 상의하는 게 아니야. 이건 내 결정이야.”“너 혹시 윤태호 좋아해?”갑작스런 질문에 소이은은 잠시 멈췄다.“그런 거 아니야.”소이은은 목소리를 굳게 다잡았다.“그럼 왜 갑자기 지키려 드는 거야?”여자의 말투가 싸늘하게 바뀌었다.“윤태호는 우리 적이야. 설마 그걸 잊은 거야?”“안 잊었으니까 미주 병원에 들어가 잠입한 거겠지. 기회를 노려 제거하려 한 건 맞지만... 오늘은 아니야. 윤태호는 죽으면 안 돼.”“그럼 날 설득할 이유 하나라도 대봐.”“날 구해줬잖아.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소이은은 단호하게 말했다.여자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너, 지금 하는 짓 웃기다고 생각 안 해? 윤태호가 우리 적인데 나보고 놔주라니... 가능하다고 생각해?”“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윤태호는 반드시 끝장낼 거야. 우릴 방해하는 놈들, 한 명도 살아남게 두지 않을 거라고.”잠시 숨을 고른 뒤, 여자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소이은, 넌 신분이 특별해서 평생 결혼도 못할 거야. 네가 어떤 남자에게 마음을 주는 순간, 그땐 친구니 뭐니 없이 바로
Read more

제649화

숲 속 추격전의 흐름은 점점 윤태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나비들의 엄호 속에서 그는 더욱 빠르게 전진했다.“퍽! 퍽!”저격수는 몇 발의 총알로 나비들을 흩뜨리며 공세를 퍼부었지만 윤태호를 맞히진 못했다.윤태호의 몸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산비탈 위 소나무 한 그루에 앉아 있는 금발, 푸른 눈의 외국인 남자가 낮게 욕을 내뱉었다.“젠장!”그가 바로 세계적인 일급 킬러, 코드네임 ‘총귀’ 루카스였다.방금 전 루카스는 윤태호를 향해 끊임없이 총을 쏘았다. 직접 맞히진 못했지만 숲 속으로 들어가는 윤태호의 발걸음을 방해하며 위험에 몰아넣었다.그는 믿었다. 몇 발만 더 쏘면 윤태호는 반드시 총알에 맞을 거라고.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나타난 나비 무리가 시야를 가려 최고의 저격 기회를 놓치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몇 초가 지나자 루카스의 입가에 기묘한 미소가 번졌다.“이 세상에서 내 총을 맞고 살아남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지.”서투른 호국어였지만 그의 말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고용주가 100억을 쓴 것도 이해가 가는군. 흥미로운 녀석이야.”말을 끝내자 루카스는 몸을 날려 땅으로 뛰어내리며 재빨리 자리를 이동했다.훌륭한 저격수라면 목표를 맞히지 못했을 때 반드시 위치를 바꾸는 법이다. 같은 자리에 머무르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어리석은 행동이었다.10초도 채 되지 않아 루카스는 새로운 저격 지점을 찾아냈다.사실, 루카스는 숲 속에서 윤태호를 쏘기 전부터 다섯 개 이상의 저격 포인트를 미리 정해두고 있었다.지금 선택한 위치는 그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자리였다.두 그루의 굵은 거목이 나란히 서 있었고 그 사이에는 총열을 내밀기 딱 좋은 5cm 정도의 틈이 있었다.거목 옆에는 두 개의 청석이 있어 루카스의 몸을 철저히 보호했다. 뒤에는 깎아지른 절벽까지 있었다.그야말로 그의 저격 경력에서 손꼽히는 최적의 장소였다.“좋았어.”루카스는 감탄하며 저격총을 설치하고 총열을 틈 사이로 내밀었다. 조준경을 정밀하게 맞춘 뒤
Read more

제650화

루카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최정상급 살인자인 그가 이렇게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 수년 만의 일이었다.소리를 듣는 순간, 루카스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그러나 눈앞에 들어온 건, 그의 동공 안에서 점점 커져오는 한 주먹이었다.“쿵!”순간, 얼굴을 강하게 스친 주먹.루카스는 머리를 한쪽으로 틀며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총 실력은 좋지만 머리가 문제야. 아무리 절묘한 저격 지점이라도 등 뒤를 적에게 노출시키면 안 됐지.”윤태호가 무심하게 중얼거리며 쓰러진 루카스를 내려다봤다.아까 윤태호가 바로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분명했다. 저격수가 뛰어난 실력자임을 먼저 파악했기 때문이다.만약 무작정 산비탈로 돌진했다면 그는 분명 루카스의 총격을 다시 받았을 것이다.윤태호는 절벽 아래에서 조심스럽게 기어올라 금발의 외국인, 저격총을 든 루카스가 한 치도 움직이지 않고 엎드려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그리고 바로 그 순간, 앞서 일어난 주먹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시선을 한 바퀴 돌리자 루카스 옆에 카무플라주 무늬 배낭이 놓여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윤태호가 집어 들고 지퍼를 열어보자 안에는 물통과 단검, 밧줄이 들어 있었다.“어? 이건 뭐지?”윤태호는 배낭 안쪽 칸을 살폈고 그 안에는 작은 금색 메달 하나가 들어 있었다.금메달 앞면에는 총이 새겨져 있었고 뒷면에는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총귀.’“총귀? 이 녀석 코드네임인가?”윤태호가 중얼거렸다.그 순간, 옆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맞아, 내 코드네임이 총귀야.”윤태호가 깜짝 놀라 고개를 숙이는 순간, 루카스는 이미 눈을 떴다.그의 손에는 총이 쥐어져 있었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윤태호를 겨누고 있었다.윤태호는 눈을 좁히고 물었다.“아까 안 쓰러졌어?”루카스가 피식 웃었다.“네 주먹 힘이 강하긴 했지만 살짝 아픈 정도였지. 쓰러진 척 한 거야.”최정상급 살인자가 한 방에 쉽게 쓰러진다면 그건 너무 창피한 일이니까.“몰랐네, 꽤 교활하구만.”“교활한 게 아니라 똑똑한
Read more
PREV
1
...
6364656667
...
90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