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가 막 무언가를 설명하려던 순간, 짧고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소리는 진삼복의 무덤 쪽에서 흘러나왔다. 아주 미세해 쥐가 관을 갉는 것처럼 들렸는데 윤태호처럼 예민한 청각이 아니면 알아차리기 힘든 정도였다.“무덤 안에서 움직임이 있어요.”윤태호의 시선이 날카롭게 무덤을 스캔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움직임이라니, 어디서?”“까각!”박만식이 되묻는 순간, 이번엔 훨씬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제는 누구도 모를 수 없었다.“...!”모두가 동시에 진삼복의 무덤을 바라봤다.“까각, 까각...”기묘한 소리는 점점 더 커지며 흙더미 속을 파고드는 듯했다.그리고 곧 무덤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땅이 흔들리는 장면은 너무도 섬뜩해서 몇몇 주민들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바닥에 엎드려 버렸다.“곧 나올 거예요.”윤태호가 낮게 말했다.“누, 누가 나와요? 무덤 도둑놈들이요?”차송주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쾅!굉음과 함께 무덤이 터져나갔다. 관 뚜껑이 안에서부터 튕겨 올라 흙더미 사이로 굴러떨어졌다.그리고 한 손이 흙을 뚫고 나왔다.달빛 아래 드러난 그것은 사람의 손이었지만 지나치게 창백해 죽은 자의 손과 다를 바 없었다.“과, 과장님... 저 손, 저거 혹시... 진, 진...”쾅!오영준이 말을 잇기도 전에 흙더미 속에서 그림자가 불쑥 일어섰다.진삼복이었다.순간, 공포가 모든 이들을 집어삼켰다.그는 수의 차림 그대로 관 속에서 기어 나오더니, 한 치의 움직임도 없이 윤태호 일행을 등지고 서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상황이야?”박만식이 목소리를 떨었다.“삼복이는 분명 죽었잖아. 어떻게 관에서 나올 수가 있지?”“설마... 안 죽은 건가?”사람들이 술렁이자 윤태호가 단호히 잘랐다.“아니요. 진삼복 씨는 확실히 죽었습니다. 저희가 직접 부검까지 했어요.”“그, 그럼 저건 뭐란 말인가...”“까각!”그 순간, 진삼복이 움직였다.삐걱거리듯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관절을 꺾어댔다. 움직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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