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수는 도악 스님을 노려보며 두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렸다.‘사람을 잡지도 못했는데 은혜를 갚았다고? 서로 빚진 것이 없다고 하다니, 이 대머리는 염치도 없네.’백경수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도악 스님은 백경수를 흘끗 보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백 시주, 내가 충고 한마디 하지. 원수를 갚는 것보다 용서하는 게 바람직하오. 적소는 십 대 명검 중 하나요. 고대에는 오직 제왕만이 가질 자격이 있었소. 윤 시주는 기운이 범상하니 적이 되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오.”백경수는 얼굴을 찌푸리며 불쾌한 듯 말했다.“스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에게 훈계하려는 겁니까?”“백 시주, 나는...”“됐습니다.”백경수는 도악 스님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거칠게 끊어버렸다.“제가 어떻게 일을 처리할지는 스님께서 가르칠 필요 없습니다.”도악 스님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백 시주, 부디 잘 처신하기 바라오.”말을 마친 도악 스님은 빠르게 윤태호 앞으로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백 시주는 나 말고도 또 다른 사람을 불렀소. 윤 시주는 조심해야 하오.”‘백경수가 다른 사람을 더 불렀다고? 누구일까? 혹시 청룡 랭킹에 오른 또 다른 고수인가?’윤태호는 감사하며 말했다.“스님,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윤 시주, 이 일을 처리한 후 나와 잠시 이야기 나눌 수 있겠소?”“물론이지요.”도악 스님은 윤태호의 대답에 웃음을 지으며 옆으로 물러섰다.윤태호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제왕검을 치켜들고 백경수를 향해 소리쳤다.“백경수, 네가 다른 사람도 불렀다고 들었다. 어서 불러내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은 곧 내 검에 죽을 것이다.”백경수는 도악 스님을 차갑게 노려보며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빌어먹을 대머리 같으니라고, 감히 내가 다른 사람을 불렀다는 사실을 저놈에게 일러바치다니. 일부러 나를 엿먹이려는거지? 흥, 기다려라. 윤태호를 처리하고 나면 너희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장미 저 늙다리도 오늘이 제삿날일 줄 알아. 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