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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일으키는 남자의 모든 챕터: 챕터 971 - 챕터 979

979 챕터

제971화

수련이라고는 하루도 제대로 해본 적 없었다.하지만 도악 스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제대로 수련하지도 않고 팔극권의 정수를 이토록 잘 발휘하다니. 윤 시주가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니라면 설마 날 호구로 보는 건가?’도악 스님이 말을 꺼내려던 찰나 윤태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제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스님께서 방금 사용하신 것은 불문 72 묘기 중 하나인 용조수 맞습니까?”“윤 시주의 말이 맞소. 바로 용조수요.”“불문 72 묘기 중에 스님께서는 몇 가지나 알고 계십니까?”윤태호가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졌다.도악 스님이 답했다.“불문 72 묘기는 너무 심오하고 또 일부 묘기는 실전되기도 했소. 그래서 내가 오랜 세월을 공들여 수련했어도 겨우 다섯 가지만 익혔소. 윤 시주가 이미 본 세 가지 외에 일지선공과 광명권도 할 줄 알지.”“스님께서 이 다섯 가지 절기만으로는 저를 잡기 어려울 것입니다.”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그런가? 그렇다면 윤 시주의 수단을 한번 보겠소.”“자, 보시지요.”윤태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이미 도악 스님 앞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구전신용결을 직접 사용하며 도악 스님에게 주먹을 날렸다.도악 스님 역시 주먹을 사용했다. 그는 불문 72 묘기 중 하나인 광명권을 펼쳤다.쾅.두 주먹이 맞부딪치며 폭발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 충격은 하객들의 고막을 찌를 듯했다.도악 스님의 주먹에서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내공이 넘실거렸지만 윤태호가 전력을 다한 주먹의 힘은 거의 삼천 근에 달했다.두 주먹이 부딪힌 후 둘은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이번에는 거의 동등한 수준이다.이후 둘은 더 격렬한 태세로 서로에게 달려들었고 이내 엉켜 싸우기 시작했다.서로에게 쉼 없이 주먹을 휘둘렀고, 점점 더 빨라져 결국에는 두 개의 흐릿한 무영만 보일 뿐이다.쿵쾅.주먹이 부딪히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하객들은 싸우는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없었음에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구경했다. 이 느낌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것처럼 열정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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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윤태호는 어린 시절 ‘룡왕 전기’를 보았을 때 가장 좋아했던 인물은 정천후였다.정천후는 황족 출신일 뿐만 아니라 다정다감한 성격에 때문에 주변엔 모두 절색 미인들이었다.하지만 윤태호가 가장 동경했던 것은 정천후의 경공술인 파도가람과 일지검이었다.파도가람 보법은 경공술로서 정천후는 이 무공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모면했다. 일지검은 그 검기가 보이지 않지만 위력이 대단했다.‘룡왕 전기’에는 이런 명장면이 있었다. 바로 평악산에서의 싸움이었다. 정천후는 때로는 쓸 수 있고 때로는 발동되지 않는 일지검으로 황보지훈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결국 황보지훈은 수치심에 검을 들고 자살할뻔했고 심지어 무술 대가인 소일봉조차 감탄하며 말했다.“셋째 동생의 검법이 이토록 신기할 줄이야. 내가 동생과 겨뤄도 일지검을 당해내지 못했을 거야.”이로 보아 일지검이 얼마나 대단한 무공인지 알 수 있다.윤태호는 원래 일지검 같은 기이한 검법은 성무 작가가 상상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로 이 순간 그는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완전히 틀렸다. 일지검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심지어 도악 스님이 사용하기까지 했다.쉬이익.도악 스님이 손가락을 튕기자마자 검기가 허공을 가르며 번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윤태호를 향해 날아왔다.윤태호는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윤태호의 몸은 강철처럼 단단했지만 일지검을 정면으로 막아내는 건 무리였다. 위급한 상황에서 그는 뒤로 손을 뻗어 제왕검 적소를 뽑았다.쿵.차가운 빛이 번뜩였다. 윤태호는 제왕검을 가슴 앞에 가로로 놓고 일지검을 막아냈다.쾅.일지검이 제왕검에 부딪히자 천둥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고 하객들은 고막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다음 순간 하객들은 윤태호의 몸이 끊어진 연처럼 20m나 날아가 담벼락에 세게 부딪히는 것을 보았다.쾅.담벼락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며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태호야!”백아윤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눈물이 왈칵 쏟으며 윤태호를 향해 달려갔지만 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어 움직임이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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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도악 스님은 윤태호의 실력이 소진구보다 훨씬 못해 보였기 때문에 일지검 공격을 받으면 죽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윤태호는 죽지 않았고 그저 가벼운 내상만 입었다.“어떻게 된 거지?”곧 도악 스님의 시선은 윤태호가 손에 든 제왕검 적소에 고정되었다.그는 아까 위급한 순간 윤태호가 칼을 가로로 가슴 앞에 놓아 일지검을 막아낸 것을 똑똑히 보았다. 순간 도악 스님은 윤태호의 검에 호기심이 생겨 자세히 살펴보았다.윤태호는 입가의 피를 닦아내고 도악 스님을 향해 물었다.“스님께서 방금 사용하신 것이 일지검이었습니까?”‘일지검이라고? 룡왕 전기에 나오는 정천후의 필살기?’순간 하객들의 얼굴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모두 도악 스님을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도악 스님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윤 시주, 역시 안목이 뛰어나는군. 그렇소. 내가 방금 일지검을 사용했소.”“와, 대박.”장내에서는 탄성이 나왔다.“일지검이 실제로 존재하다니.”“드라마가 우리를 속인 게 아니었군.”“그렇다면 성무 작가가 쓴 것들이 다 진짜라는 것인가? 그럼 청옥무공도 존재하는 건가?”“...”“제가 알기로는 일지검은 총 여섯 가지의 검술이 있는데 스님께서는 그중 몇 가지를 깨달으셨습니까?”윤태호가 이 질문을 한 것은 사실 도악 스님을 떠보려는 것이었다. 만약 도악 스님이 일지검 전체를 깨달았다면 윤태호의 결말은 저승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도악 스님이 한두 개의 검술만 알고 있다면 윤태호는 두렵지 않았다. 그는 아직 비장의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으니까.도악 스님이 대답했다.“일지검은 우리 천룡사의 최고 무학으로 천하제일 검이라 하오. 넓고 심오하며 위력이 강력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머리가 둔해서 30년 동안 수련했어도 겨우 한 가지 검술만 깨달았소.”윤태호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도악 스님이 덧붙였다.“보통 사람이라면 나의 일지검을 막아내기 어려울 텐데 윤 시주는 그저 가벼운 내상만을 입었다니, 실로 놀랍소.”“제가 스님의 일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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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백경수는 도악 스님을 노려보며 두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렸다.‘사람을 잡지도 못했는데 은혜를 갚았다고? 서로 빚진 것이 없다고 하다니, 이 대머리는 염치도 없네.’백경수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도악 스님은 백경수를 흘끗 보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백 시주, 내가 충고 한마디 하지. 원수를 갚는 것보다 용서하는 게 바람직하오. 적소는 십 대 명검 중 하나요. 고대에는 오직 제왕만이 가질 자격이 있었소. 윤 시주는 기운이 범상하니 적이 되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오.”백경수는 얼굴을 찌푸리며 불쾌한 듯 말했다.“스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에게 훈계하려는 겁니까?”“백 시주, 나는...”“됐습니다.”백경수는 도악 스님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거칠게 끊어버렸다.“제가 어떻게 일을 처리할지는 스님께서 가르칠 필요 없습니다.”도악 스님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백 시주, 부디 잘 처신하기 바라오.”말을 마친 도악 스님은 빠르게 윤태호 앞으로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백 시주는 나 말고도 또 다른 사람을 불렀소. 윤 시주는 조심해야 하오.”‘백경수가 다른 사람을 더 불렀다고? 누구일까? 혹시 청룡 랭킹에 오른 또 다른 고수인가?’윤태호는 감사하며 말했다.“스님,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윤 시주, 이 일을 처리한 후 나와 잠시 이야기 나눌 수 있겠소?”“물론이지요.”도악 스님은 윤태호의 대답에 웃음을 지으며 옆으로 물러섰다.윤태호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제왕검을 치켜들고 백경수를 향해 소리쳤다.“백경수, 네가 다른 사람도 불렀다고 들었다. 어서 불러내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은 곧 내 검에 죽을 것이다.”백경수는 도악 스님을 차갑게 노려보며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빌어먹을 대머리 같으니라고, 감히 내가 다른 사람을 불렀다는 사실을 저놈에게 일러바치다니. 일부러 나를 엿먹이려는거지? 흥, 기다려라. 윤태호를 처리하고 나면 너희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장미 저 늙다리도 오늘이 제삿날일 줄 알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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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하지만 군도와 냉혈이 널 죽이지 못하고 조현석까지 네 손에 죽을 줄이야. 네 실력은 실로 뜻밖이었어.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야. 오늘 넌 반드시 죽을 것이니까.”백경수는 곧이어 백아윤을 바라보며 음산하게 웃었다.“넌 이 남자를 좋아한다고 했지? 좋아, 오늘 네 면전에서 이놈을 죽여 미련을 끊어줄게.”백아윤이 날카롭게 외쳤다.“백경수, 감히 태호를 해치려 들다니. 내가 귀신이 되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럼 네가 죽고 나서 얘기해보지.”백경수가 말했다.“윤태호를 해결하고 나서도 네가 배윤혁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고집부리면 내 손으로 직접 널 저승으로 보낼 것이다. 네 부모 곁으로 보내주마.”이 말을 들은 하객들의 눈에는 모두 놀라움이 비쳤다.“유일공자님은 너무 잔인해. 심지어 사촌 여동생까지 죽이려 들다니.”“그게 뭐 대수야? 재벌가에서 자식들을 내치거나 형제끼리 싸우는 일이 한두 가지인 줄 알아?”“오늘은 백아윤 씨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거예요. 백경수 씨도 여동생을 원망하고 있을 거예요.”“...”윤태호가 크게 웃었다.“백경수, 난 조현석도 처리했어. 이 개미 같은 놈들로 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해?”“오만하게 굴지 마라. 네놈은 곧 이 사람들의 실력을 맛보게 될 테니까. 얘들아, 공격이다.”백경수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검은 옷을 입은 네 명의 남자가 동시에 윤태호에게 공격을 시작했다. 그들은 동서남북 네 방향에서 윤태호를 에워싸며 손에 든 단검으로 윤태호의 급소를 향해 찔렀다.윤태호가 검을 휘둘렀다.싸움이 다시 시작되었다.솔직히 말해 이 네 명은 정말로 대단했다. 기린의 절정시절 실력에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네 명이 협력하여 공격하는데 그 호흡이 완벽하여 흠잡을 데가 없다는 것이었다.3분 후.윤태호는 초고속 속도로 간신히 한 명을 검으로 찔러 치명상을 입혔다. 윤태호는 이참에 죽이려 했지만 다른 세 명의 공격에 막혀 다시 포위 공격을 받았다.하지만 이것이 제일 골치 아픈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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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그만해.”갑작스러운 외침이 마치 귀청을 때리는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윤태호는 그 목소리를 들었지만 멈추기는커녕 발에 힘을 주어 더 세게 밟아내렷다.순간 그의 발은 백경수의 얼굴에서 불과 5cm밖에 남지 않았다.“무엄하다.”쉬이익.돌멩이 하나가 허공을 가르며 번개처럼 날아와 윤태호의 발등을 먼저 강타했다.순간 윤태호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을 가누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슥슥슥.윤태호는 5, 6걸음이나 뒤로 물러서서야 겨우 몸을 바로잡았다. 고개를 들자 한 노인이 별장 안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노인은 칠순이 넘어 보였고 대나무처럼 말랐으나 화려한 비단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그의 긴 머리는 옥관으로 틀어 올렸고 허리에는 하얀 옥패를 차고 있었다.이 차림새는 현대인들과는 너무도 동떨어져 마치 고대에서 넘어온 사람 같았다.윤태호는 노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노인은 산처럼 굳건히 서 있었는데 그 모습만으로도 윤태호는 숨막힐 정도로 가슴이 답답해졌다.윤태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옆에 있던 하객들이 이미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저 노인은 누구야?”“왜 저런 차림을 한 거지?”“사극 배우 아니야?”“보통 사람 같지는 않은데.”노인은 차갑게 윤태호를 쏘아보더니 한걸음에 3m를 나아가 백경수 앞에 나타났다.윤태호는 이 노인을 본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절세 고수야.’그리고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노인은 백경수의 뺨을 후려갈겼다.짝.뺨을 때리는 맑은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모두가 어리둥절했다.‘이 노인은 누구지? 왜 유일공자님을 때리는 거야?’“바보 같으니라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해도 이 개미 같은 놈 하나 잡지 못하다니. 정말 실망이구나.”노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서렸다.이때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백경수가 화를 내기는커녕 재빨리 노인 앞에 무릎을 꿇었다.“제자가 사부님의 체면을 구겼습니다. 처벌해 주십시오.”‘사부님? 이 늙은이가 백경수의 사부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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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후회하지 않습니다.”백경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경수는 재주가 부족하여 무도의 길은 제게 맞지 않습니다. 게다가 무예를 수련하는 것은 힘들어서 저는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 경수를 괴롭힌다면 사부님께서 저를 위해 나서주실 것이지 않습니까?”노인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흥, 아직도 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구나. 네놈이 진작 내게 말했더라면 이 사부가 직접 나섰을 텐데. 이놈이 어찌 해정까지 살아올 수 있었겠느냐. 너는 잠시 쉬어라. 이곳 일은 내가 처리하겠다.”백경수는 그제야 기뻐하며 서둘러 노인에게 절을 올렸다.“사부님, 감사합니다.”“그래.”노인은 담담하게 대답한 뒤 몸을 돌려 윤태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어떻게 죽고 싶으냐?”간단한 한 마디로 윤태호의 사형을 선고했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 노인은 너무 오만하잖아.’“죽음이라고요?”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멀쩡히 살아 있는 저한테 죽음이라뇨?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너와 농담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묻겠다. 어떻게 죽고 싶으냐?”노인의 거만하고 오만한 태도에 모든 사람이 불쾌해했다.윤태호가 화를 내기도 전에 장미진인이 먼저 분노했다.“젠장.”장미진인이 큰소리로 외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오늘따라 영감이 자주 떠올라 시를 짓게 되네요. 여러분은 지식이 있는 분들이니 제가 지은 이 시가 어떠한지 평가해 주시겠습니까? 아참, 이번엔 현대적 느낌을 살린 시입니다.”“아, 하늘이여, 그대는 온통 회색이구나. 아 말이여, 그대는 다리가 넷이구나. 아, 처녀여, 그대는 물처럼 여리구나. 아, 바보 놈아, 너는 대체 누구냐?”장미진인이 마지막 구절을 읊을 때 그의 시선은 노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분명히 그는 노인을 모욕하고 있는 것이었다.“푸하하하.”하객 중에 한 남자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게 재미있느냐?”노인은 남자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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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자금성이라니.’노인의 말이 끝나자 현장은 삽시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옆 사람의 숨소리마저 들릴 정도였다.윤태호의 얼굴빛이 살짝 변했다.곁에 있던 장미진인도 장난기 가득하던 표정을 거두었고 도악 스님의 표정도 진지해졌다.반경민과 당규언은 마주보며 서로의 눈에 서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았다.하객 중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은 자금성에 대해 알고 있었다. 노인이 자금성 출신임을 알고는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유일공자가 자금성 구언님의 제자일 줄이야. 예전에 유일공자님을 건드린 적 없으니 다행이네. 아니면 죽음을 면치 못했을 거야.”“자금성 사람들은 몇십 년 동안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나올 줄이야. 또 피바람이 불겠구나.”“아무래도 윤태호는 오늘 죽을 운명인 모양이네.”한편, 좀 더 젊은 하객들은 혼란스러워하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자금성이 이웃 나라에서 임금이 살던 그곳이 아니에요?”“그곳에 무공 고수가 있었어요?”“나는 왜 몰랐지?”“자금성은 궁궐이 아니라 한 조직이에요.”한 사람이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다.‘자금성이 조직이라고?’그들은 더욱 의아해했다. 논리적으로 말하면 조직은 크든 작든 일정한 명성을 가지고 있을 텐데, 특히 해정에서라면 더더욱 알고 있어야 할 텐데 왜 여태껏 그런 조직을 들어본 적이 없을까?’그 사람이 계속해서 말했다.“자금성은 매우 신비로운 조직이고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아요. 이미 몇십 년 동안 세상에 나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자금성을 절대 얕봐서는 안 되죠.”“자금성에 몸을 담은 사람들은 모두 무공을 익힌 절세 고수들이라 천하의 대세를 좌우지할 수 있어요. 이 사람들은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두려워하는 것도 없어요. 심지어 수장님조차 눈에 넣지 않죠.”“헐.”모두가 숨을 들이켰다.그제야 하객들은 이 노인이 감히 세 사람을 죽이며 목숨을 잡초처럼 여기는 이유를 이해했다. 이 노인이 자금성 출신이기 때문이다.배윤혁이 배현섭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자금성 사람들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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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만약 윤태호가 살아 있다면 너는 즉시 백경수와 관계를 끊고 윤태호와 친하게 지내야 한다. 내 뜻을 알겠느냐?”배윤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그래.”배현섭은 그렇게 말하고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으로 누가 이기는지 지켜보았다.배윤혁이 윤태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동정이 스쳤다. 한 여자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일까?그때 윤태호가 입을 열었다.“누군지 궁금했는데 자금성에서 오신 분이시군요. 실례했습니다.”윤태호는 말로는 실례한다 했지만 얼굴에는 전혀 존경하는 기색이 없었다.용구언은 윤태호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묻겠다. 어떻게 죽고 싶으냐?”“저를 죽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윤태호는 검으로 용구언를 가리키며 그의 태도를 보여줬다.“나와 싸우고 싶다고? 좋다. 네 소원을 들어주지.”용구언은 말을 마치자마자 윤태호 앞에 나타났다. 그는 윤태호를 향해 손을 뻗으며 그의 목을 움켜쥐려했다.‘속도 한 번 빠르군.’윤태호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용구언의 손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부질없는 짓을 하다니.”용구언은 손목을 돌려 검날을 피하고 손등으로 검신을 가볍게 스쳤다.순간 윤태호는 제왕검에서 거대한 힘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후퇴할 틈도 없이 그 힘에 밀려 날아가 버렸다.용구언은 몸을 날리며 윤태호의 몸이 바닥에 떨어지려는 찰나 발을 들었다.윤태호의 얼굴을 밟으려는 것이다.용구언은 이런 식으로 분풀이하려고 했다.“내 제자의 얼굴을 짓밟으려고? 그렇다면 네 얼굴을 짓뭉개 주마...”용구언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쾅.순간 벼락이 내리쳤다.“흥, 하찮은 술법을 쓰다니.”용구언이 벼락을 향해 손을 내밀자 벼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윤태호는 이 기회를 틈타 등에 힘을 주며 바닥에서 10m를 미끄러지듯 후퇴한 뒤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동시에 그는 연속 세 개의 오뇌주를 그렸다.쾅, 쾅, 쾅.세 개의 벼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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