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무작정 유하 앞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나 승환이 목덜미를 움켜쥐듯 잡아끌더니 병실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문이 ‘철컥’ 닫히는 순간.문틈 사이로 보인 건, 핏발 선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유하의 얼굴이었다.‘왜... 왜 이렇게 무섭지?’유민은 설명할 수 없는 불안에 휩싸여 허둥지둥 손잡이를 붙잡으려 몸부림쳤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터져 나왔다.“누나...”그러나 유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더는 동생을 쳐다보지 않았다.철컥-문이 완전히 닫혔다.유민은 승환에게 질질 끌려 계단참으로 내던져졌다. 그는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승환은 한쪽 발로 유민의 가슴을 거칠게 짓밟으며 몸을 숙였다. 잘생긴 얼굴에 번지는 건, 햇살같이 환한 미소였다.“소유민 맞지? 다시는 우리 누나 앞에 나타나지 마라. 내가 우리 누나처럼 참을성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냉정한 사람도 아니거든. 내가 한번 미치기 시작하면, 솔직히 나도 내가 뭘 할지 장담 못 해.”유민은 기침을 몇 번 터트리다 화를 내려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순간, 허리께에 번개처럼 통증이 치고 들어왔다. 곧이어 몸이 공중에 들리더니, 그대로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위에서 내려다보던 승환은 다리를 한번 툭 차 보이며, 여전히 웃고 있었다. 하지만 시선만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감히 우리 누나 기분을 상하게 해?”그러다 무언가 떠올랐는지, 승환의 웃음은 더 깊어졌다. 그는 느릿한 어조로 중얼거렸다.“아, 맞다. 미안해, 미안해. 사실은 고맙다고 해야겠네.”승환은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왔다. 유민을 일으켜 세우려 손을 내밀었다.온몸 뼈마디가 부서질 듯한 통증을 느꼈지만, 유민은 눈앞의 사람이 다가오는 순간 기겁했다. 혼비백산해 땅을 짚으며 비틀거리고, 사력을 다해 아래층으로 내달렸다.‘미쳤어... 매형도 그렇고, 이놈도 똑같은 미친놈이야!’승환은 혀를 차며 아쉬운 듯 고개를 저었다.“아이, 왜 그렇게 도망쳐? 아직 고맙다는 말도 못 했는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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