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이 정말 한배에서 나온 남매 맞아? 어쩜 이렇게 달라? 말이 안 되잖아.’주연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이 멍청이!”유민은 또다시 욕을 먹고, 눈가가 붉어졌지만 주연의 말에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오늘 하루, 주연은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다. 분노와 불안이 뒤섞인 채, 입으로는 계속 욕설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결국 약통을 집어 들고 면봉에 연고를 묻혀, 투덜거리며 유민의 상처에 약을 발랐다....주연 쪽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 유하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결과만 놓고 보자면 충분히 효과가 있었다.며칠 만에 비로소 찾아온 고요.귀찮게 들이닥치는 사람 하나 없으니, 유하는 마침내 디자인 초안을 구상할 수 있었다.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승환에게 부탁해 집에서 도면지를 가져오게 했다. 도면 위에 직접 펜을 대고 머릿속 구상을 정리해 가며 초안의 뼈대를 다듬어 갔다.곧 설 연휴가 끝나면 복귀 시즌.원래 계획대로라면 초안을 들고 소성란이 있는 W시 Splendid 지사에 들러 초안을 보이고 피드백을 받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신세였다.팔에 남은 상처는 칼날이 스쳐 간 자국뿐이라 금세 아물고 있었다. 문제는 이마였다. 겉으로는 크게 터지지 않았지만, 며칠째 어지럼증이 가시지 않았다.‘찬바람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일까?’의사는 며칠 더 입원하며 경과를 보자고 했다.재윤의 상태는 유하보다 심각해, 더 오래 입원해 있어야 했다....저녁 해가 지며 하늘은 붉게 물들었다.유하는 재윤과 함께 간단히 식사하고 잠시 놀아 준 뒤, 평소처럼 도면지 위에 펜을 움직이고 있었다.그때, 소성란이 병실에 찾아왔다. 예상 못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갑작스러운 방문이었다.“멜라노 쪽 쇼가 시작돼서, 이제 가야겠다. 벌써 몇 번이나 연락이 왔어.”이미 예정된 일정이었다.원래라면 지금쯤 유하는 이혼 절차를 끝내고, 그녀와 함께 해외에 나가 상반기 쇼를 보고 Splendid 본사에도 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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