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몸을 굽혀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웠다.붉은색 주머니를 들어 정면으로 돌리니, 금실로 삐뚤삐뚤 몇 글자가 수 놓여 있었다.[유하가 평생 행복하고 즐겁게 해주세요.]순간, 바람이 일며 방울들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며 그 소리가 소유하의 가슴속 깊이 파고들었다.주변의 인기척과 온갖 소음은 모두 무의미하게 사라진 듯했다....그때, 다른 한편.박영심과 류정인이 오랜 친구 사이인 덕분에, 오씨 가문과 하씨 가문은 여느 때처럼 함께 절에 향을 피우러 왔다.예전에는 연우가 해외에 있어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마침 국내에 있었기 때문에 따라나설 수 있었다.그들은 정문을 통해 올라왔다.오광진, 하지철과 함께 걸어가던 승현은 문득 요란한 방울 소리를 듣고, 가슴이 이상하게 꽉 조여드는 느낌이 들어 본능적으로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봤다.그러나 눈에 들어온 것은 오직 붉은 비단 조각들이 휘날리는 노란 매화나무와, 북적이는 사람들뿐이었다.별다른 것은 없었다.“승현아, 뭐 보고 있어?”곁에서 박영심과 이야기 나누던 연우가 고개를 돌리자, 승현이 매화나무를 쳐다보며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승현은 고개를 저었다. “별거 아냐.”마침 스님 한 분이 와서 그들을 내전 쪽으로 안내했다. 어찌 됐든 오씨 가문은 이 절의 주요 시주 가족 중 하나였다.승현은 방향을 돌려 가족을 따라갔고, 그래서인지 유하가 막 매화나무 아래에 도착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그 사람이 돌아왔어!’유하는 천 년 묵은 매화나무 앞에 서서, 손에 쥔 주머니를 꽉 움켜쥐었다. 감정이 복잡하고 격해지자 얼굴은 창백해지고, 가늘게 뜬 눈앞이 흐려졌다.‘태준혁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어, 그 사람이 정말 돌아왔어.’‘그럼 지금 이 절에 있는 건가?’‘이미 찾아왔으면서, 왜 날 피하는 거지?’유하는 사방을 두리번거렸지만, 찾고자 하는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예상치 못한 한 무리를 발견했다.오씨 집안사람들과 하씨 집안사람들이 함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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