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준서와 승현의 가장 큰 차이였다.준서는 약해질 줄 안다.태건은 가끔 생각하곤 했다.만약 승현이 준서처럼 울 줄 알고, 유하 앞에서만큼은 약한 모습을 보일 줄 알았다면... 모든 일이 이렇게까지 비틀렸을까?하지만 승현은 절대 약해질 수 없는 사람이었다.승현에게 ‘연약함’은 허락되지 않았다.심지어 사랑하는 유하 앞에서도, 드물게 드러낸 승현의 연약함은 언제나 강압과 억눌림을 품고 있었다.유하가 거부할 틈도, 물러설 여지도 없게 만드는... 그런 ‘약함’은 오히려 유하를 더 두렵게 하고, 승현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눈물과 약함은 유하를 상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였다.그걸 본능적으로 아는 아이.그게 바로 준서였다.언제, 누구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지를 보여줘야 하는지...어디에서 쉬어갈 안전한 공간을 만들 수 있는지...그걸 아는 건... 준서가 가진 가장 영리한 재능이었다.물론, 아마도 아직 어려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어른이 되면... 달라질 수도 있다.태건은 마음속 깊숙이 아주 조용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준서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주었다.“도련님, 하고 싶으신 일을 하십시오. 도련님 또래라면 원래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도련님은... 더더욱 그렇고요.”준서는 오씨 가문의 아이, 미래 이 집안의 주인이 될 사람.앞으로는 멈칫거릴 이유가 없다.우유부단함도, 불필요한 연약함도 짐이 될 뿐이다.그래서 준서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망설이지 않아도 된다.준서도 잘 이해한 듯, 어리지만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발걸음 또한 한결 가벼워졌다.그러나 몇 걸음 뒤, 아이는 문득 멈춰 섰다.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거기에 태건이 있었다.‘삼촌은... 항상 아빠 뒤에 있었고, 아빠가 사라지고 나서는 엄마 뒤에...’‘그리고 지금은 내 뒤에...’준서는 갑자기 들어 올린 마음의 무게에 이끌리듯 뛰어가 태건의 손을 꼭 잡았다.고개를 올려 바라보는 눈동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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