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분 나빴어?”시아의 순간적인 멍함도 지호는 놓치지 않았다.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눈앞의 낯선 듯 익숙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타고난 품위와 위엄이 느껴지는 남자의 모습은 머리카락 하나까지도 천생의 귀족적인 기품을 풍겼다. 이런 지호에게 어느 여자든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그런 사람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뜻하지 않게 바로 시아였다. 민아가 못마땅해하는 건 물론, 시아 자신도 이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하지만 다행히 이 모든 것이 진짜는 아니었다.시아는 시선을 돌리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아니요, 어차피 진짜 결혼도 아닌데, 그쪽 여동생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지호의 검은 눈동자에 무언가가 스쳤다.“가자. 시간을 놓치면 안 되니까.”결혼식 절차는 복잡하지 않았고, 지호는 결혼식 내내 시아의 손을 놓지 않았다. 이 낯선 순간, 외할머니를 제외한 모든 것이 생소한 시아에게, 지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안정감을 주고 있었다.“우리 시아 너무 예쁘다. 반드시 행복해질 거야...”외할머니는 이 한마디만 반복하셨지만,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었기 때문이다.“지호야, 이제부터 시아를 잘 대해주렴. 오늘부터 시아도 네 삶의 일부야.”지호의 어머니도 전통 한복 차림을 하고 있었다. 50대이지만 우아하고 지적인 풍모가 느껴지는 여인이었다.“새아가, 지호가 너를 힘들게 하면 언제든 엄마한테 말해. 엄마가 혼내줄 테니까. 이건 아버지와 내가 주는 예물이야.”지호 어머니의 말이 끝나자, 한 줄로 늘어선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무대에 올라왔다. 각자 손에는 쟁반이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카드, 서류, 차 키, 부동산 증서, 보석 등이 가득했다.‘이 정도면 내일 실검 1위겠는데.’‘지호 씨랑 결혼하면 내 재산도 엄청나게 늘겠어.’시아는 속으로 생각했다.“새아가, 이건 하씨 가문의 작은 성의야. 다 네 소유로 이전되어 있어.”하정철의 이 말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설령 나중에 지호와 헤어지더라도 이 모든 것은 시아의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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