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민이 가까이 다가오자, 진한 술 냄새가 훅 끼쳐왔다.“대표님 집안에는 오래된 불문율이 있어요. 중요한 자리는 언제나 주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만 준다는 거죠.”“지금은 수석 비서라지만, 사실 대표님은 늘 강 비서님을 경계하고 있죠.”시아의 눈빛에 순간 이해의 기색이 스쳤지만, 얼굴은 여전히 잔잔했다.“그렇군요.”“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호민이 가슴을 두드리며 장담했다.“무슨 일이든 저한테 말하세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반드시 도와드릴게요!”시아는 잔을 들어 호민의 잔에 살짝 부딪혔다.“그럼 먼저 감사드려야겠네요, 주 비서.”두 사람은 잔을 주고받으며 마시는 사이, 어느새 조금은 친구 같은 분위기가 흘렀다.그러나 호민의 모든 말은 그저 자신의 추측을 확인시켜 준다는 것을 시아는 알고 있었다. 시우가 정말로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는 사실과 지금 자신이 이용해야 할 것은 바로 호민의 이런 ‘친근함’이라는 것을.술이 세 번 돌자 호민은 이미 취기가 돌았고, 말도 점점 대담해졌다.“강 비서님, 사실은...” 호민은 목소리를 낮추며 신비롭게 말했다.“대표님이 요즘 어떤 사람을 조사하고 있어요.”이에 시아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그래요?”“누군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들리는 말로는 마성그룹 쪽하고 관련이 있대요.” 호민이 트림하며 말을 잇는다.“아마도 마지원과 관련된 사람 같아요.”시아는 잔을 쥔 손가락에 힘을 살짝 주었지만, 얼굴은 여전히 평온했다.“그래요? 대표님이 마성그룹에 관심이 있나 보네요.”그러나 호민은 손을 휘저었다.“그걸 누가 알겠어요. 근데 내가 들은 건, 주씨 집안이랑 마씨 집안이 예전부터 좀 앙금이 있다는 거죠.”시아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화제를 돌렸다.“주 비서 술 잘하네요. 한 잔 더 할래요?”“좋아요! 오늘은 취하지 않으면 안 가는 거예요!”다음 날 아침, 시아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호민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강 비서님, 어제 술이 과해서 괜한 말을 했네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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