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은 한참 동안 승준을 바라보다가 결국 긴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 변호사 연결해 줄게.”승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 머리맡에 몸을 기댔다. 시선은 천장 한곳에 멈춘 채 공허하게 비어 있었다.승준은 자신의 인생은 이미 제대로 망가졌다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결국 스스로 자초한 일이었다.눈물이 조용히 주르륵 흘러내리며 이내 베갯잇에 스며 사라졌다.진영은 침대 곁에서 승준의 옆모습을 지켜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하던 승준이 이렇게 무너져 가는 걸 보니,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변호사에게 전화를 거는 동안, 승준이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시아에게 전해줘. 미안하다고.”한편, 시아는 휴대폰 속 최신 뉴스를 보고 있었다. [구승준 결국 풀려나, 정체불명의 이에 의해 약물 투여된 상황]시아는 화면을 지호에게 내밀며 담담하게 말했다.“누군가 대신 뒤집어썼네요.”지호는 코웃음을 치며 눈빛을 날카롭게 빛냈다.“하룻밤 만에 움직이다니 손이 빠르군.”시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무심히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렸다.“은채 뒤에 있는 세력이 나섰어요.”지호는 곁으로 다가와 시아의 손을 자연스럽게 감쌌다. 지호의 손바닥은 넓고 따뜻했고, 그 온기는 쉽게 무너질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주었다.“진오가 확인했는데, 오늘 아침 도경란이 경찰 고위 몇 명과 접촉했다더라.”이에 시아의 눈빛이 바로 차갑게 가라앉았고 입가엔 서늘한 웃음이 번졌다.“역시 도경란이였네요.”“여보, 조급해할 것 없어. 꼬리가 길면 반드시 밟히는 법이니까.”지호는 시아의 손가락을 가볍게 쥐며, 흔들림 없는 확신으로 달래주었다.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잇고자 했는데, 그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발신자는 승준이었다.지호는 미묘하게 눈썹을 치켜세우며 입꼬리를 비틀었다.“받아 봐.”시아가 전화를 받자, 피로와 허탈이 섞인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시아야, 고마워.]시아는 짧게 침묵하다가 담담히 응수했다.“나한테 고마워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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