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입으로는 부정할 수 있어도 눈빛만큼은 감출 수 없다고. 지금 우현의 눈빛이 바로 그 대답이었다.그러자 유나는 차갑게 웃어 올리며 격한 감정에 목소리가 떨렸다.“비즈니스 관계라고? 그러면 네 서재 서랍에 숨겨둔 그 스크랩북은 뭐야? 파이낸셜 잡지마다 저 여자 인터뷰가 실리면 하나도 빠짐없이 모아뒀잖아!”그 말에 우현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고, 눈빛이 매섭게 번쩍였다.“내 물건 뒤졌어?”유나는 우현의 기세에 움찔했지만 곧 억울함을 되찾듯 고개를 곧추세웠다.“어제 네 집에 물건 전해주러 갔을 때, 네 엄마가 직접 서재에서 기다리라고 했어!”팽팽한 공기가 흐르는 순간, 시아는 이 분위기를 끊어냈다.“유 전무님, 오늘은 공적인 얘기를 나누기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요. 다른 날 다시 얘기하죠.”우현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시아의 평온한 얼굴과 유나의 붉어진 눈가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미안해요, 시아 씨.”유나는 그 태도를 보며 더 큰 괴리감을 느꼈다. 자신을 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눈빛. 가슴이 저릿하게 아려왔다.“유우현, 난 네 약혼녀야. 그런데 넌 내게 단 한 번도 그런 눈빛을 보내본 적이 없어!”“유나야, 제발 그만해. 내가 너 집에 데려다줄게.”“필요 없어! 가식 좀 작작 떨어!”유나는 거칠게 우현의 손을 뿌리치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남겨진 우현은 복잡한 얼굴로 유나의 뒷모습을 바라봤고 이때 시아가 조용히 물었다.“유 전무님, 안 따라가실 건가요?”우현은 본능적으로 쫓아가려다 멈췄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요? 어릴 적부터 저런 성격이에요. 고집 세고 한 번 화내면 스스로 풀릴 때까지 둘 수밖에 없죠.” 우현의 목소리엔 어쩔 수 없는 체념이 묻어 있었다.시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솔직히 물었다.“유 전무님은 유나 씨를 좋아하나요?”“두 집안의 약속일 뿐이에요. 유나는 아직 철없는 아이예요. 내겐 동생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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