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컥... 아니, 지호야, 나... 나 그게...”진오는 자기 몸에 입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았다.지호는 손에 들고 있던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옆에 걸려 있던 재킷을 들어 일어섰다.진오는 목을 움켜잡으며 간신히 기침을 멈췄다.“어디 가?”“와이프 보러.”세 글자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가볍게 나왔다.“잠깐만! 요 며칠 사이에 네 와이프 얘기, 꽤 많이 들었거든.”진오의 말에 지호의 걸음이 멈췄다.그 시선이 스치자 진오는 목덜미에 한기가 훅 하고 스며드는 기분이었다.괜히 말 꺼냈다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요즘 돈 주고 네 와이프 정보 캐는 놈들, 꽤 많더라.”유명세는 말이 많기 마련이었다.시아는 비록 연예인은 아니지만 지호와 결혼한 순간부터 모든 이의 이목이 쏠렸다.질투하는 사람, 부러워하는 사람, 은근히 음모 꾸미는 사람들까지.지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진오는 이미 죽을 각오가 된 듯 말을 이어갔다.“원래 걔 조용하게 살고 있었는데 너 때문에 삶이 송두리째 뒤집혔다고.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은 없냐?”“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지호의 목소리는 어느새 차디찬 냉기로 변해 있었다.“미아 돌아왔지? 상태 좀 나아진 거야?”진오는 돌직구를 던졌다.지호의 눈빛은 날카롭게 변했고, 진오는 재차 물었다.“만약, 눈을 떴다면...”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호가 딱 잘라 말했다.“그딴 정보 캐려면, 나한테 직접 와서 물으라고 해. 돈 줄 필요 없이.”“머리통 날리러 오라는 거냐?”기침이 멎은 진오는 겨우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지호, 너 정말 그 여자랑 제대로 살고 싶은 거라면... 그 애, 제대로 지켜줘야 해.”“시아 과거, 꽤 불쌍했어.”“진심이 아니더라도 너무 세게는 가지 마. 진짜 불쌍한 여자야.”그 말이 끝나자마자 방 안 공기가 뚝 떨어진 듯 차가워졌다.진오는 괜히 목덜미를 한번 문질렀다.“이제 가도 돼.”지호는 재킷을 팔에 걸쳐 들며 움직였고, 진오는 반사적으로 한 걸음 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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