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현이 침실로 돌아왔을 때, 시간은 이미 새벽이었다. 한편 이서영은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윤세현이 방에 들어서는 순간, 그 서늘하고 강렬한 존재감이 이서영의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었다. "오라버..." 그녀는 쉰 목소리로, 자연스레 팔을 뻗어 그를 안으려 했다. 그런데 손을 내밀려는 순간, 자신의 사지에 힘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내 윤세현이 가볍게 손을 휘젓자, 이서영은 어깨에 퍼지는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 듯 작게 비명을 질렀다. "오라버니, 왜..." 왜 그러지? 천천히 다시금 몸을 움직여 보니, 마침내 사지에 힘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서야 혈도가 풀리게 된 것이었다. 그제야 이서영은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오라버니, 어디 갔다가 이제야 오신 겁니까?" 윤세현은 아무 대답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돌린 채로 차갑게 말했다. "오늘 밤에 너와 함께 만나러 갈 사람이 있어. 지금은 돌아가서 있어." 돌아가라고… 그게 무슨 뜻이지? 첩자들에게 두 사람이 줄곧 함께 있다고 믿게끔 하기 위해서, 날 곁에 두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 “오라버니, 저랑 누구를 만나시려는 겁니까?"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오라버니, 그래도... 일단은 제가 남아서 오라버니랑 함께 있어야, 그 사람들의 의심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요?" 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기에, 그녀는 이렇게 허무하게 떠나기에는 아쉬웠다. 오래간만에 윤세현과 한 공간에 있을 수 있게 되었는데, 무슨 일이 생기든 안 생기든 이곳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남아 있어야 기회가 생기니까. "오라버니..." "내가 그걸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해?" 만약 그가 애초에 밖에서 감시하는 자들을 신경 썼다면, 오늘 밤 문 밖을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서영은 잠시 멈칫하다가 깨달았다. 이제와 보니 윤세현이 자신을 방에 남겨둔 이유는, 본인의 외출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 그가 외출하려 하지 않았다면, 이서영은 오늘 밤 그의 방에 있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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