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이 바로 저희 소장주이신 세현 공자님이십니다."예 집사는 이경의 시선을 따라 멀리 있는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자신의 소장주를 언급하는 그의 말투에는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저희 소장주님께서는 평소 말수가 적으시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으시지만, 성품은 좋으십니다.""성격이 좋다고요?"이경은 가볍게 웃었다.그녀가 아는 세자의 성격은 결코 좋지 않았다.하지만 소문에 따르면, 그는 여자들을 대할 때만 유독 까다로울 뿐 하인들에게는 그다지 모질지 않다고 했다.게다가 이번에 다시 만나고 보니, 중상을 입은 뒤 회복해서인지 왠지 모르게 예전보다 무심해 보였다.눈빛 속 폭력적인 기운은 옅어지고, 대신 차분하고 평온한 기색이 더해져 있었다.역시 마음속 짐을 내려놓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평온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아마 지금 같은 날들이 그에게는 더 편안하고 여유로울 터였다.하지만 이상한 점은, 뒤에서 그를 조종하는 사람이 정말로 그에게 그런 평온한 삶을 주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었다.이경은 회랑에 선 채 계속 멀리 있는 윤세현을 바라보았다.그녀의 거리낌 없는 시선을 느낀 것인지, 윤세현은 다소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의 뒤에는 여전히 두 명의 시녀가 따르고 있었다.하지만 시녀들은 멀찍이 떨어져 있을 뿐,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했다.점점 멀어져 가는 윤세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경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당신네 장주님은 미남을 특히 좋아하시는 것 같네요."하지만 지금 이경을 만나려 하는 장주라는 사람은, 결코 그녀가 그리워하는 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녀 역시 알고 있었다."저희 장주님께서는 그런 취미는 없으십니다."예 집사는 그저 옅게 웃을 뿐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대신 앞쪽 정자를 바라보며 화제를 돌렸다."아가씨, 장주님께서 정자 아래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가서 만나 보시지요."그렇게 윤세현은 점점 멀어져 갔고, 끝내 보이지 않게 되었다.이경은 시선을 거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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