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831 - Chapter 840

940 Chapters

제831화

한편 남경의 병세는 매우 위중했다.북란성에서의 협상이 결렬되고 전쟁이 발발한 데다, 이서영이 정예병 삼천 명을 이끌고 도망쳤다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 화병이 난 것이다.그녀는 여전히 병상에 누워 있었고, 남양은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아무리 그래도 친모였기에, 남양은 줄곧 어의들에게 치료를 맡기고 있었다.하지만 병세는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예전에도 비슷한 병을 앓은 적은 있었지만, 이번은 분명 훨씬 심각했다.궁중의 어의들조차 당장은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했다.“폐하, 어의들이 말하길 폐하의 병은 충분한 휴양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당분간은 영안전에서 편히 쉬시지요.”남양은 매일 밤 남경을 찾아왔다.장공주인 그녀가 폐하에게 아무런 정조차 없는 것은 아니었다.“조정의 일은 저희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폐하께 심려를 끼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에 남경의 손이 떨렸다.한상궁은 그녀의 손을 감싸 쥐며 부드럽게 말했다.“폐하, 편히 쉬십시오.”지금 폐하의 몸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였다.이 상황에서 장공주와 맞설 여유는 없었다.남경이 몸을 일으킬 수만 있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문제는 정말로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때 남신이 급히 다가와 남양에게 눈짓했다.남양은 곧바로 방 밖으로 나갔다.밖으로 나오자 남신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공주 마마, 역시 장암이 여러 대신들을 여사부로 불러 모았습니다.”“장암? 고작 그년이 감히 나와 겨루려 한단 말이냐?”남양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웃었다.“지금은 이서영마저 내 손안에 들어와 있는데, 장암 혼자 무슨 수를 쓰겠어?”“마마, 그렇기는 합니다만 조정에는 아직도 폐하께 충성하는 대신들이 적지 않습니다.”남신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들 모두 폐하를 알현하길 원하고 있습니다.”“게다가 장암까지 돌아왔으니, 아마 그들의 구심점이 될 겁니다. 만약 세력이 하나로 뭉친다면 쉽게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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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한상궁은 남경을 부축해 침대 머리맡에 앉혔다.남경의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두 눈에는 생기가 없었고, 앉아 있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폐하!"장암과 향란은 동시에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장암은 폐하의 병세가 이미 이렇게까지 심각해졌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순간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졌다.남경은 기운도 없고 정신도 다소 흐릿했지만, 다행히 지금은 의식이 비교적 또렷했다."북란성은…""북란관은 지켜냈습니다!"장암은 윤세현과 구공주, 그리고 삼황자가 성을 지켜낸 일을 요점만 골라 전했다.이야기를 들은 남경은 크게 분노했다. 죽음이 두려워 도망치며 백성들의 목숨을 저버린 이서영 때문이었다.이대로 남진의 강산은 더 이상 지켜낼 수 없는 것인가?남성은 대체 어떻게 이런 딸을 낳았단 말인가!"폐하, 그리고 전해드릴 삼황자님의 친필 편지가 있습니다. 삼황자님께서는 이 편지를 반드시 폐하께 직접 전해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장암은 편지를 꺼내 침대 곁으로 다가가 두 손으로 공손히 내밀었다.하지만 남경은 지금 편지를 받을 힘조차 없었다.만약 이경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남경이 지금 두 번째 중풍을 앓고 있으며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을 것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궁중의 어의들은 중풍이라는 병증에 전혀 손을 쓸 수 없었다.결국 한상궁이 편지를 받아 펼친 뒤 남경 앞으로 가져다주었다.남경은 매우 천천히 편지를 읽었다.채 다 읽기도 전에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숨결마저 흐트러졌다.그렇게 한참에 걸쳐 겨우 편지를 끝까지 읽은 남경은, 결국 울혈을 토해내고 말았다."폐하!"그 광경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랐다.위험을 감지한 한상궁이 급히 어의를 부르려는 순간, 남경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난… 괜찮아."그녀는 장암을 바라보았지만, 입술은 계속 떨리고 있었다.그 뜻을 알아챈 한상궁이 대신 장암에게 물었다."삼황자가 쓴 편지에 따르면, 당시 대전에서 검증을 진행할 때 삼황자가 이서영과 폐하의 피를 바꿔치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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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남경은 힘겹게 고개를 들어 장암과 한상궁을 바라보았다.초라한 몰골의 향란을 본 한상궁은 마음이 아파, 직접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사실…"한상궁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사실 그때 우리도 알고 있었어. 무씨 집안이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걸. 다만 당시 장공주가 일을 먼저 처리한 뒤 보고를 올렸고, 폐하의 성지는 미처 도착하지 못했지."이 말을 들은 향란은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폐하께서 알고 계셨다니!폐하께서는 무씨 집안이 배신했다고 믿지 않으셨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무장군은 끝내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한상궁은 지금 그들 앞에 놓인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향란, 그런데 넌 왜 이서영이 진짜 전하가 아니라고 그렇게 확신하는 거지?"혈액을 바꿔치기한 일은 단지 당시의 증명이 진짜가 아니었을 가능성을 보여줄 뿐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서영이 반드시 가짜라는 뜻은 아니었다.한상궁을 바라보던 향란의 시선은 이내 남경에게 향했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진짜 전하께서는 허리 옆에 나비 모양의 점이 있습니다."나비 모양의 점!한상궁과 장암은 의아한 표정으로 동시에 남경을 바라보았다.장암은 향란과 함께 이곳에 왔지만, 그런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남성 전하께서도… 몸에 나비 모양의 점이 있었어."한상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설마 그래서 전하의 몸에도 같은 점이 있다는 말인가?"그럼…"한상궁은 향란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모두의 시선이 향란에게 집중되었다.그렇다면 그녀는 진짜 전하가 누구인지도 알고 있다는 뜻인가?"진짜 전하는…"향란의 시선이 남경에게 향했다."초나라의 구공주, 이경입니다."……사실 향란은 자세한 전말까지는 알지 못했다.당시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웠고, 여전히 의식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였다.하지만 구공주의 말만큼은 또렷하게 들었다."세자는 반드시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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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장암, 짐의 물건을 가지고 당장 이경을 찾아가거라. 반드시 그 아이를 데려와야 한다!"남경은 한상궁에게 명하여 은밀한 암실에서 두 가지 물건을 가져오게 했다.그것을 본 장암은 순간 말을 잃었다."폐하, 이건…."그것은 바로 전국옥새와 남경의 병부였다.장암은 숨을 삼켰다.이 두 가지를 이경에게 넘긴다는 것은, 곧 남진의 미래를 그녀에게 맡기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폐하, 이 일은 부디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장암 역시 이경을 아끼고 있었다.앞으로도 그녀의 곁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이번 일은 차원이 달랐다.너무나도 중대한 문제였다.만약 옥새와 병부를 잃어버리기라도 한다면, 이경 한 사람의 목숨만이 아니라 남진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폐하."한상궁 역시 장암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옥새와 병부를 넘기는 순간, 남진의 운명은 사실상 이경에게 맡겨지게 됩니다. 정말로 그리하시겠습니까?"남경은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짐의 몸은 이미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남양은 언젠가 반드시 옥새를 손에 넣으려 하겠지. 하지만 그 아이는 인군의 그릇이 아니다."남양은 뛰어난 장수였다.전술에도 능했고, 전장을 누비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하지만 나라를 다스릴 군주는 아니었다."장암."남경은 떨리는 손을 들어 그녀를 가리켰다."짐은 모든 희망을 너에게 맡기겠다. 반드시 짐의 황손을 찾아오고… 반드시 이 물건들을 그 아이에게 전해 주어야 한다."……곧 영안전을 나온 장암과 향란의 표정은 무거웠다.폐하의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아무래도 오래 버티기 어려워 보였다."어르신….""앞으로는 나를 대모라고 부르거라."장암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향란은 순간 눈을 크게 떴다."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지금 당장 떠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성조차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짐은 챙기지 않아도 되나요?"향란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이렇게 급히 떠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남양은 이미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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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그나저나 삼황자님께서 또 식사를 거르셨어."칠조가 찾아온 이유는 하나였다.구공주가 직접 남백훈을 달래 주길 바랐기 때문이다.벌써 보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하지만 남백훈은 줄곧 혼자 지냈다.사람들과 어울리지도 않았고, 필요 이상의 말도 하지 않았다.예전보다 더 차가워졌고, 더 폐쇄적으로 변했다.모든 것은 그날 밤부터였다.구공주가 그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독약이라며 약을 먹인 그날부터."공주, 사실 삼황자님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 나쁜 사람 아니라고. 그러니까 제발 좀 가서 달래 줘."사람이 보름 가까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간다면 멀쩡한 사람도 병이 나기 마련이다."공주….""그래서 나더러 어떻게 달래라는 거야?"이경은 시선조차 들지 않았다."난 남자 달래는 재주 없어. 네가 가서 달래."그녀는 여전히 지형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새로운 곳에 가기 전이면 반드시 지도를 먼저 살펴보고 가능한 한 머릿속에 담아 두는 것이 그녀의 습관이었다.그래야 이후의 움직임과 병력 운용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었다.어쩌면 오랜 버릇 같은 것이었다."공주!"칠조는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남백훈이 이렇게까지 망가져 가는 모습을 더는 보고 있을 수 없었다.보름 동안 몸 상태는 조금씩 나아졌지만, 마음은 오히려 점점 더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이대로라면 병이 없어도 병이 날 것 같았다."알겠어."이경은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이 지도만 다 보고 갈게."그러고는 다시 지형도에 시선을 고정했다."연지야. 너는 다시 나가서 최근 성 안에 눈에 띄는 인물이 나타났는지 알아봐.""공주!"칠조는 기가 막혀 소리쳤다.정말 못된 공주였다.어디를 가든 잘생긴 남자 이야기뿐이었다.세자도 잘생겼고, 삼황자도 잘생겼다.무연 역시 얼굴 절반만 멀쩡했다면 절세미남이라 불릴 만했다.그런데 최근 들어 무연의 얼굴은 더 심각해졌다.상처 부위가 아예 검게 변해 버린 것이다.며칠 전 무심코 바라봤다가 칠조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런데 무연한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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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남백훈은 여전히 이경을 무시하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내 이경은 탁자 옆으로 다가가 그 위에 놓인 반찬을 살펴보고는 눈썹을 찌푸렸다."칠조 계집애 정말 너무하네. 우리한테는 대충 밥이랑 나물만 준비해 줬으면서, 너한테는 이렇게 진수성찬을 차려줬을 줄이야."차별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경비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편애하는 거지?이경은 억지로 화제를 돌리려 한 게 아니었다. 칠조의 마음은 정말로 이미 남백훈에게 기울어 있었다.커다란 돼지갈비에 볶음요리, 그리고 이경이 전에 몇 번이나 말했음에도 끝내 만들어 주지 않았던 계란볶음밥까지.칠조는 모든 정성을 남백훈의 식사에 쏟고 있었다.칠조는 남백훈에게 계란볶음밥 한 그릇을 떠주었지만, 정작 그는 겨우 몇 숟가락만 먹었다.그릇에 담긴 것도 다 먹지 않았고, 뚝배기에 담긴 건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다.곧이어 이경은 몸을 돌려 바로 문밖으로 나갔다.남백훈은 텅 빈 문간을 바라보며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그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이경은 결코 미안함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그녀는 원래 그만큼 냉정하고 무정한 사람이니까.윤세현에게만 조금 나을 뿐, 다른 사람들에게는 늘 그랬다.조금만 더 달래주었어도 어쩌면 말을 할 생각이 생겼을지도 모르는데,인내심이 전혀 없는 이경은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로 몸을 돌려 가버렸다.남백훈은 답답한 마음에 문을 닫으려 했다.그런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바로 이경이 빈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돌아온 것이다.남백훈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마음은 복잡했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마치 방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이경은 돌아오자마자 털썩 앉아 계란볶음밥을 한 그릇 떠서 먹기 시작했다.비록 밥은 식었지만 딱 그녀가 좋아하는 맛이었다.그녀는 속으로 칠조를 또 한 번 원망했다.사실 이 계란볶음밥의 조리법은 그녀가 칠조에게 가르쳐준 것이었다.그런데 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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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그러자 남백훈은 순간 마음이 차갑게 가라앉았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이경이 그를 찾아온 이유는, 역시나 윤세현 때문이었다…자신의 순진함에 기가 찬 남백훈은 정말 크게 웃고 싶었다.일방적인 짝사랑이라니."내일 성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가 어디 있는지 알게 될 거야. 그러니 나한테 물을 필요는 없어."이 말에 이경은 다소 의아했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잘 알고 있었다. 남백훈의 이런 태도는 정말로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결국 그녀는 마지막으로 계란볶음밥을 한입 먹고는 일어나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켰다."좋아, 나랑 얘기 좀 할까? 하기 싫으면, 나 이만 들어가서 쉴게."남백훈은 이제 자신이 마음을 접어야 한다고 느꼈다.아무리 강한 척하려 해도 이경의 모욕을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꺼져!"그렇게 이경은 자리를 떴다. 상대가 말하기 싫어하는데 굳이 남아서 자존심을 구길 필요는 없으니.하여튼 남백훈은 쉽게 달래지는 사람이 아니었다.칠조는 이 사실을 믿지 않았지만,이경은 이미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남백훈이 말하길, 성에 들어가면 세자가 어디 있는지 알게 될 거라고 했다.그리하여 다음 날 아침 일찍, 다들 짐을 정리하고 곧바로 성으로 들어갔다.어룡성은 들어서자마자 매우 이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곳곳에 피비린내와 폭력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거리 모퉁이에서 싸우는 사람들, 강도질하는 사람들, 여자를 괴롭히는 사람들, 그리고 여자에게 얻어맞고 울부짖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볼 수 있었다.이 모든 것이 낯설었던 칠조는 처음에는 참지 못하고 사람을 구하려 했다.하지만 연지가 그녀를 말렸다."어룡성은 성주가 중상을 입고 쓰러진 뒤로 각종 세력이 전부 몰려들었어."연지는 칠조를 덥석 붙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거리와 골목에 널린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을 절대 얕보지 마. 그들의 배후에는 다 강력한 세력들이 있어."그들은 이제 막 성 안에 들어왔고, 게다가 이곳은 낯선 곳이었기에 될수록 사고를 치지 않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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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그들은 일단 여관 하나를 찾아 잠시 머물기로 했다.남백훈은 여전히 마찬가지로, 여관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침실에 틀어박혀 있었다.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묻지도 듣지도 않았다.한편 청지와 문정수는 밖을 한 바퀴 돌아본 뒤, 연지와 칠조를 데리고 이경의 객실로 들어갔다."내일이 바로 새 성주를 선출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지금 거리에는 성 안 각지의 세력에서 파견된 문도들로 가득합니다."청지는 이경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남백훈은 아직도 얘기하지 않은 건가요? 세자 나리께서 대체 어디에 계신지?"모두가 의심을 완전히 거둔 것은 아니었다. 혹시 남백훈이 사실 전혀 모르는 건 아닌지, 혹시 일부러 그들을 이곳으로 속여 온 건 아닌지…."다들 무얼 의심하는지 잘 알아. 하지만 난 내 직감을 믿어.""어떤 직감인데?"칠조는 구공주의 직감에 늘 큰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그가 이 성 안에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이경은 창밖을 바라보았다.이 느낌은 사실 그녀가 이곳에 오기 전부터 있었다.그러나 성에 들어온 후, 그 느낌은 더욱 강렬해졌다.이른바 직감이라는 것은 분명 허무맹랑한 것이지만, 구공주의 직감이라면 모두가 감히 의심할 수 없었다.한편 무연은 조용히 차를 끓이고 있었다. 그는 어떤 일에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듯, 오직 구공주의 곁에 머물며 그녀를 시중들고 돌보기만 했다.그들이 의논할 때도 그는 끼어들려 하지 않았고, 한쪽에서 조용히 모두를 위해 차만 끓였다.이내 그는 차를 이경 앞에 내어준 뒤 다시 자리로 돌아가 다음 차를 끓이기 시작했다.곧이어 이경의 시선이 연지에게 향했고,연지는 곧바로 보고했다."비록 어룡성에는 성주가 있긴 하지만, 성주는 후보를 낸 사대 가문의 가주들이 선출합니다.""사실 어룡성에서 진정으로 결정권을 쥐고 있는 건 바로 사대 가문 사람들입니다.""성주는 그들이 선출한 대표로서 다른 성주를 상대하거나 특별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이죠. 예를 들어 이번에 황성에 조공을 바치는 일 같은 것 말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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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하지만 참석하려면 무조건 초청장이 있어야 해. 누군가 특별히 우리에게 초청장을 보내주지 않는 한, 그곳에 가기는 힘들 거야."이경은 잔을 들어 올려 찻물을 한 모금 마셨다.무연의 솜씨는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그가 우려낸 차는 비록 아주 평범한 찻잎으로 끓인 것이었지만, 입에 닿는 순간 감미로운 향이 퍼져 나갔다."칠조, 너도 와서 한번 맛봐."이내 이경은 칠조를 불렀다.그러나 칠조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방금 그 말은 즉, 누군가 우리한테 초청장을 보내줄 수도 있다는 뜻인 건가?"하지만 그들은 이제 막 이곳에 도착했고, 아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과연 누가 그들에게 초청장을 보내줄 수 있겠는가?"그건 모르지."이경은 그저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생각보다 애매한 대답에 다른 이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이경은 '아니다'라는 확실한 대답이 아니라 '모르겠다'라고 했다.설마 정말로 누군가 초청장을 보내주기라도 하는 건가?"다들 왜 그래? 하나같이 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네."이경은 이 상황이 우습다는 듯 피식 웃고는 잔을 내려놓았다."난 신이 아니야. 내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공주는 자신이 신이 아니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자꾸만 그녀를 신처럼 받아들였다."그럼 우린 대체 여기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해?"어떤 단서도 없이, 정말로 오늘 밤 그저 이렇게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건가?시간이 지나도 남백훈이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일단 소식을 좀 더 알아보자고.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어 봤자 아무 소용 없어."이경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청지와 문정수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가볍게 인사를 한 뒤 바로 문을 나섰다."그럼 난 이만, 이 여관 주방에 맛있는 게 뭐가 있는지 보러 갈게."반면 칠조는 먹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공주 마마…""가서 약재 좀 사다가 무연한테 줘."이경은 미리 적어둔 목록을 연지에게 건네주었다.연지는 두 손으로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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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날은 점점 어두워져 갔다.어느덧 해가 질 무렵이 되었지만, 이경은 내내 창가에 선 채 무언가를 기다렸다.사실 그녀 역시 마음이 매우 조급했고, 윤세현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내심 잘 알고 있었다. 남백훈 같은 이는 말하고 싶지 않으면 칼을 목에 들이대도 절대 말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이경이 그런 그를 칼로 위협하고 독을 먹인 척한 건 사실 단지 자신의 태도를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녀는 어떻게든 윤세현을 찾아내리라 마음먹었다.그 누구도 그녀가 세자를 찾아내려는 의지를 막을 수 없었다.그렇게 그녀는 꿋꿋이 기다렸다.오후부터 책을 읽으며 기다리고, 때때로 연지의 보고를 듣기도 했다.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리게 된 것이다.그런데 곧이어 칠조의 놀란 외침이 들렸다."공주, 삼황자가 사라졌어!"…남백훈이 사라진 것이었다.그 소식에 청지와 문정수는 급히 돌아왔고, 곧이어 연지도 도착했다.여관 전체를 뒤져도 남백훈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그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은 채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이럴 줄 알았어. 믿을 만한 놈이 아니었어!"화가 난 청지는 하마터면 방 안의 물건들을 전부 부술 뻔했다.이내 그의 시선은 이경에게로 향했다."공주 마마께서는 삼황자한테 독을 먹이지 않으셨습니까?""공주가 어떻게…"칠조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삼황자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어떻게 나쁜 사람이 아니야? 그놈들이랑 한패라고!"문정수 또한 세자를 찾는 일에 너무 조급해진 나머지 말이 거칠게 나왔다.세자가 실종된 상황에서 누가 침착할 수 있겠는가?"일단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찾아봐."그 와중에도 이경의 얼굴은 매우 침착했다.사실 그녀는 남백훈이 정말로 아무 말 없이 떠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가 떠날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적어도 그녀에게 어떤 단서라도 남길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남백훈의 객실을 아무리 뒤져도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그렇게 그는 떠나갔다."이제 우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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