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apítulo 901 - Capítulo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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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그렇게 약 반 시간 후, 청지와 문정수는 윤세현의 앞에 나타나 무릎을 꿇었다. 윤세현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문정수는 여전히 분개하며 말했다. "정말로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구공주가 정말로… 정말로…"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 분한 나머지 온몸이 떨렸다. 역시나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도 같아, 변한다면 순식간에 변하는 것 같았다. 이경은 조금의 진심도 없어 보였다. "네 말은, 그 여자가 더 이상 나한테 얽매이지 않을 생각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나를 버린다는 거야?" 윤세현은 자신이 왜 이것을 따지고 있는지 그 이유는 몰랐다. 하지만 이경이 완전히 자신을 포기했다는 말을 듣고는, 이상하게 심장은 찢어지는 듯 아팠다. 염치없는 여자일 뿐인데, 대체 왜 신경 쓰이게 되는 건지? 그의 질문에, 문정수와 청지는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대답은, 상대에게 상처를 입힐 뿐만 아니라 체면도 자존심도 상하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전의 세자라면, 진작에 버럭 화를 내며 직접 찾아가 따져 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세자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응?" 윤세현의 추궁에, 순간 등골이 서늘해진 문정수는 무심코 내뱉었다. "예!" 그 순간,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윤세현은 손에 든 잔을 산산조각 냈다. 깜짝 놀란 청도와 홍매는 서로 눈을 마주 보며,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대체 공자님께서는 왜 그 천한 여자를 신경 쓰는 거지? 어차피 이제 아무런 관계도 아닌데. "공자님, 구공주는 과거의 아내이긴 하지만 장주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두 분은 이미 이혼하셨고 이미…" "나가." 윤세현이 뱉은 한마디는 매우 담담하고 가벼웠다. 순간 움찔한 청도와 홍매 더 이상 한 마디도 감히 말하지 못하고 급히 물러났다. 공자는 정말로 크게 변하였다. 예전에는 그저 냉담할 뿐이었지만, 지금은 매우 냉혹했다. 모두 그 천한 여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윤세현은 자신 앞에 무릎 꿇은 두 사람을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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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이경의 단호한 태도에, 세 사람은 하나같이 울화가 쌓이게 됐다.반면 이경의 방 안은 화기애애했다. "이 화장은 정말 너무 못생긴 것 같은데. 본체가 얼마나 준수한 사람인데. 봐봐, 당신이 어떻게 만들어 놨는지.""이렇게 만들지 않으면, 네가 매일 이 얼굴 쳐다보면서 침이나 흘릴거잖아?""내 마음 속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들어있다고. 어떻게 다른 남자의 얼굴을 보고 쉽게 반할 수가 있겠어? 내가 그런 사람 같아보여?""그럼 지금 네 입가에 흘러나오는 그건 뭔데?""입가?" 칠조는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당황하며 손을 들어 입가를 닦았다.하지만 그녀의 입가는 뽀송했다.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난 칠조는 발을 동동 굴렀다. "사람 참 잘 괴롭히네!""네가 이렇게 멍청한데, 너를 괴롭히지 않으면 누굴 괴롭히겠어?" 이경은 크게 웃어댔다.한편 혈도가 찍힌 봉구경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지만, 이경과 칠조 두 사람이 깔깔거리는 모습에 마음 속 답답함이 서서히 사라지게 됐다.자고로 웃는 얼굴에는 주먹을 뻗지 않는다고. 두 사람이 재밌게 까불고 있는데, 홀로 화를 내는건 도리에 맞지 않았다.게다가 괜히 화를 내게 되면, 다치게 되는건 결국 자신의 몸뿐이니."됐어?" 계속하여 자신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었다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그는 짜증 섞인 얼굴로 물었다."아직이야." 이경은 턱을 괸 채,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는 고개를 저었다."너무 아깝긴 해! 이렇게나 잘생긴 얼굴은, 확실히 아예 드러내서 모두한테 보여줘야 하는데."그러자 칠조는 바로 맞장구쳤다. "그러니까."진지하게 생각에 잠긴 이경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이번에는 네 말을 들을게."이내 두 사람은 다시 봉구경의 얼굴을 한참동안 어지럽혔고, 더이상 화가 낼 힘도 없었던 봉구경은 거의 기절할 뻔하였다.이 두 몹쓸 것들, 정말로 여자들 맞긴 해?말 그대로 악마가 따로 없잖아!한편 무연은 한쪽에 앉아, 여전히 이경을 위해 약을 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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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봉구경은 방금 '화장'이라는 두 글자를 듣고는 코웃음을 치게 됐다. 그런데 이경이 갑자기 나가자고 하자 그는 넋을 잃고 말았다. "나가자고?"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나한테 약을 먹여 움직이지 못하게 해 놓고, 이제 와서 나가자고? 만약 여화행한테 들키게 되면, 난 살아남을 수도 없게 되는데? "왜 그래? 우리가 이렇게나 잘 꾸며줬는데, 나가서 자랑이라도 좀 해야 우리가 한 시간 동안 애쓴 보람이 있지 않겠어?" 이경이 손을 젓자 무연은 바로 일어섰다. 나가려면 준비를 해야 했기에 그는 일단 가면을 썼다. 그러자 칠조는 거의 울 지경이었다. "무연, 뭐 하는 거야? 얼른 그거 버려!" 가면을 쓰게 되면,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볼 기회가 없게 된다. 비록 봉구경의 얼굴은 이미 충분히 잘생겼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무연이 최고였다. 세자의 절세 용모도 그를 따라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는 콩깍지가 씐다고, 지금의 목연은 그녀에게 있어서 제일의 미남이었다. 왜 얼굴을 사람들한테 보여주려 하지 않는 거야? 흑흑흑! 이경 또한 다소 의아했다. "왜 가면을 쓰는 거야?" 예전에는 얼굴에 흉터가 있어서, 혹여 사람들을 놀라게 할까 봐 가면을 썼을진 몰라도, 지금은 얼굴이 매우 보기 좋은데, 왜 가면을 쓰려하는 거야? 비록 가면을 쓴 무연의 모습 또한, 특히나 잘생기긴 했지만, 무연은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없었다. 결국 가면을 벗지 않았다. 칠조의 어깨는 축 처지게 됐다. 공주조차도 그의 가면을 벗게 할 수가 없는데, 그녀가 뭘 할 수 있겠는가? 반면 봉구경은 오히려 무연의 가면에, 매우 흥미를 보였다. "나한테 이 가면 좀 빌려줄 수 있겠나?" "싫어." 상의할 여지도 없었다. 그러자 봉구경는 순간 이마를 찌푸렸다. 이경의 사람들은, 역시나 하나같이 상대하기 매우 어려웠다. 고작 가면 하나 가지고, 이렇게나 인색할 줄이야. 바로 그때, 이경은 갑자기 그의 소매를 끌어당기고는 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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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여화행은 아침 일찍 이곳에서 이경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이경이 마침 이곳에 나타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믿었다. 아마 어떠한 일로 자신을 찾아온 거라 생각하였다. 여화행은 발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가 그녀와 인사하려는 순간, 입가에 띤 미소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봉구경!" 그녀는 어두워진 표정과 함께, 갑자기 몸을 날려 봉구경의 정수리를 향해 장풍을 내리쳤다. "이 배신자, 널 죽여버릴 거야!" 봉구경은 그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죽음이 두렵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는 단지 목숨을 지켜 어떻게든 남성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 그가 피하지도 막지도 않은 이유는, 단지 자신이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았기 때문이다. 이경이 약을 먹여서, 그의 온몸에는 진기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 상황에 어떻게 피할 방도가 있겠는가? 이경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갑자기 긴소매를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쾅하는 소리와 함께, 양쪽의 장력이 크게 부딪쳤고, 여화행은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경은 더더욱 멀리 뒤로 물러나고 나서야, 겨우 몸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여화행은 한 방에 공격을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조금도 봉구경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배신자, 네 목숨으로 갚아!" 그녀는 다시금 손바닥을 들어 봉구경을 향해 공격하였다. 그러자 무연과 칠조가 좌우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서, 봉구경의 앞을 가로막았다. 양쪽의 장풍이 다시금 부딪치려는 찰나, 이경이 갑자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봉구경을 죽이면, 전 죽어도 황성에 가지 않을 겁니다!" 이내 쾅하는 소리와 함께, 여화행이 던진 한 방은 멀지 않은 나무에 떨어지게 됐다. 곧이어 나무줄기가 힘없이 부러지게 되면서, 큰 나무는 우르르 쓰러졌다. 여화행의 공격의 위력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봉구경은 그저 무덤덤한 표정으로 불과 몇 걸음 앞에 떨어져 있는 여화행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바닥에는 어느새 땀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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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화가 난 여화행은 순간 피를 토할 뻔했다. 하지만 이경의 한마디는, 그녀를 완전히 일깨워 주었다. 이내 그녀의 손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얼굴에 닿게 됐다. 이미 늙어버린 얼굴은, 감추려야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이미 마흔이 넘었고, 사실 봉구경의 나이는 그녀보다 두세 살 어릴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얼굴은 누가 봐도 마흔이 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봉구경은… 왜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걸가? 심지어, 그의 피부색은 전에 줄곧 주인을 따라 전쟁에 참여할 때보다도 더 하얗고 고운 듯했다. 이경이 그를 스무 살 초반처럼 보인다고 한건, 정말 조금의 과장도 아니었다. 그만큼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잘생겨지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걸음걸이와 거동을 보아도… 여화행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봉구경, 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무공은 다 어디 간 건데?" 봉구경은 그저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곧이어 그는 손을 들어, 입가에 흘러나온 핏자국을 닦아냈다. 방금 여화행의 한 방은 그에게 치명상을 입히지는 않았지만, 어젯밤 이미 중상을 입었던 그는 이경의 뛰어난 의술 덕분에 겨우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경이 약을 써 그의 진기를 봉한 것도 어쩌면 옳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다면 방금, 봉구경은 바로 반격했을 것이다. 일단 반격하게 되면, 그의 내상은 필연코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가만히 있게 되면, 그저 남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고 당하게만 된다. 마치 도마 위의 물고기처럼. 봉구경의 이런 상황을 너무 싫어하였다. 지금 여화행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눈앞의 봉구경을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내력까지 잃고 창백한 그의 얼굴을 보니, 마음 한편은 묘하게 또 아려왔다. 조용히 여화행을 바라보던 이경은 한참이 지나서야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여 장주님, 저희 구경 씨를 너무 걱정하는 것 같네요!" "콜록!" 그 말에 무연은 저도 모르게 기침을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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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이경, 너 대체 뭐 하려는 거야?" 여화행은 다시금 창백한 봉구경의 얼굴을 보고는, 어젯밤 남원에 무단 침입한 검은 옷 사내가 분명 그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이경은 그를 받아들여 치료까지 해주고, 산장 사람들이 그 도적을 계속 수색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뻔뻔하게 그를 데리고 여화행의 앞에 나타나 이렇게 당당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년, 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지? 여화행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봐왔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어린 꼬마 아가씨는 유독 꿰뚫어 볼 수가 없었다. 여화행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전부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경은 여전히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띤 채, 봉구경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그의 항의와 싫은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여화행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별 뜻 없어요. 저도 마찬가지 부탁을 하려는 것뿐이에요. 그 여자를 보고 싶어요." 그녀가 말하는 '여자'는, 당연히 그녀의 어머니인 남성이다. 여화행의 배 속에 쌓였던 분노는, 순식간에 최고조로 치솟았다. "너희들 꿈도 꾸지 마!" "이미 인정한 거네요. 그 사람이 확실히, 당신 산장에 있다는 거?" 이경은 한숨을 내쉬며 봉구경을 바라보았다. "봐봐, 내가 말했잖아. 당신이 이 여자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당신은 내가 그 여자의 딸이라는 걸 아는데, 이 여자는 전혀 믿지를 않네." 봉구경은 이경을 향해 눈을 흘겼다. 더더욱 화가 난 여화행은 마음 같아서는 그녀를 찢어버리고 싶었다. "내 앞에서 권세에 빌붙으려 하지 마, 이경. 너랑 난 단지 거래를 하는 관계일 뿐이야. 다시 한번 내 앞에서 건방지게 굴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건데요? 저를 죽이려고요? 아니면 쫓아내려나?" 이경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고 도리여 어깨를 으쓱했다. 마치 건달과도 같이. "당신 배후에 있는 사람들이, 나더러 황성에 가서 당신들을 위해 임무를 완수하라고 한 거잖아. 그런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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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뭐라고? 봉구경이 왔다고?" 뜻밖의 소식에 금근영은 호흡이 가빠지더니, 이내 마룻바닥에 피를 토해냈다. "근 마마!" 여화행과 언 맘마가 양켠에서 그녀를 부축하였다. "너무 흥분하지 마. 다시 천천히 의논해 보자고." 언마마가 나지막이 권했다. 그러나 단단히 화가 난 금근영은 온몸이 떨려났다. 이 상황에 더 이상 의논할 것이 뭐가 더 있겠는가? "어젯밤에 나타난 검은 옷 사내는 분명 그자야! 틀림없이 그자야! 십여 년이 지났는데도, 또 주인님을 암살하러 나타나다니!"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그녀는 냅다 의자 팔걸이를 내리쳤다. 하지만 그는 이미 내상을 입은 데다 방금 진기까지 어지러워져 상처가 더욱 악화되었다. 그 너의 한 방은, 그저 팔걸이를 갈라지게 할 뿐 이전처럼 고목을 단번에 부숴버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 모습에 언마마와 여화행은 마음속에 순간 불안감이 스쳤다. 이내 여화행이 말했다. "어젯밤 이미 봉구경에게 큰 내상을 입히신 것 같습니다. 오늘 보아하니 그의 얼굴은 새하얗고, 내력이 전혀 없는 것 같더군요." "그럴 수가 없어!" 근마마는 주먹을 꽉 쥐고는, 피를 토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럴 수 없어. 어젯밤 난 직접 그놈이랑 맞붙었어. 그놈이 얼마나 다쳤는지는 내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아. 내력이 전혀 없을 수가 없어." 어젯밤에 나타난 검은 옷 사내는, 그녀가 알던 봉구경보다도 공력이 훨씬 뛰어났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아마 계속하여 무술을 수련하며 내력이 또 크게 증가한 것 같았다. 어젯밤 그가 자비를 베풀지 않았더라면, 근마마는 목숨을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대체 왜 자비를 베푼 거지? 잠시 생각에 잠긴 근맘마는 순간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들어 여화행을 노려보았다. "그놈을 안 죽였어?" "그게…" 여화행은 순간 말문이 막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근마마는 이를 악물었다. 마음속에는 원한이 가득했다. "그놈이 내력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바로 죽여 주인님의 원한을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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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그제야 여화행은 자신이 너무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주인님을 배신하지 않았다는 봉구경의 한마디에, 그녀는 차마 손을 쓰지 못했다. 그렇게 그녀는 봉구경을 놓아주게 됐다. 지금으로서는 그 어떤 변명을 해도 소용없었다. 금근영은 여화행의 태도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 여화행은 봉구경을 매우 좋아했었기에 쉽게 손을 쓰지 못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 생각했다. 어쩌면 그녀더러 손을 쓰게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잔인한 것 같았다. 이내 금은영은 옆에 있는 언마마를 향해 말했다. "그놈 아직 산장 안에 있을 거야. 도망가기 전에, 네가 얼른 가서 죽여!" 어젯밤에 마주친 검은 옷 사내는 틀림없이 봉구경이라 믿었다. 금근영은 본인이 직접 손을 썼기에, 당시 봉구경이 중상을 얼마큼 입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상황에, 그녀는 봉구경이 어젯밤 왜 자비를 베풀었는지 신경 쓸 여력은 전혀 없었다. 뭐가 됐든 봉구경을 죽이지 않으면, 마음속 원한은 풀리지 않을 테니까. "얼른 가!" "알겠어!" 언마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나갔다. 한참 동안 난처해하던 여화행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저도 가서 도와 죄를 속죄하겠습니다." "그 말이 진심이었으면 좋겠는데." 금근영은 차갑게 웃었다. 여화행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전에 주인님께 했던 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이내 빠르게 걸어 나가, 언마마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금근영 홀로 남게 되었다. 그들이 떠난 후, 그녀는 그제야 기침을 하였다. 토해낸 건, 전부 피였다. 그녀의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았고, 방금 또 진기를 움직여 상처가 더욱 악화되었다. 그렇게 여화행과 언마마가 떠난 후, 바로 맥이 풀린 금근영은 앉아 있는 것도 불안정하여 하마터면 의자에서 떨어질 뻔하였다. 금근영은 의자를 부축하며 천천히 일어나,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간신히 침대 옆으로 향한 순간, 그녀는 갑자기 이상한 향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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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그 찻주전자는, 다른 찻주전자와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렇게 고급스러운 재질은 아니었지만, 차를 마시기에는 충분했다. 다른 찻주전자들도 모두 같은 재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찻주전자와 유독 다른 점은, 표면에 차 얼룩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자주 쓰는 찻주전자가 아니었다. 심지어 누군가 사용한 적조차 없다고 볼 수도 있었다. 쓰지 않는 찻주전자를 탁자 위에 놓아둔 건, 대체 무슨 뜻일까? 이경은 과감하게 찻주잔자를 힘껏 눌렀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녀는 손을 거두었다. 금근영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손바닥에는 땀이 가득했다. 이경은 손을 거둔 후, 다시금 손가락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찻주전자를 비틀어 보았다. "안 돼!" 금근영은 넋이 빠질 정도로 놀랐다. 이내 펼쳐진 광경은 이경은 가슴이 철렁하였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나무 선반이, 뜻밖에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틀림없이 저 안에 계셔! 그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화가 난 금근영은 다시금 피를 마룻바닥에 토해냈다. "안 돼… 해치지 마… 이경! 네가 감히 해치면, 내가 널… 반드시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 하지만 이경은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 곧바로 달려간 후, 즉시 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 순간 나무 선반은 쾅하는 소리와 함께 즉시 닫히게 됐다. 금근영은 더 이상 안의 상황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저 흥분한 나머지, 피를 토해낼 뿐이다. 그녀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며,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기절해 버렸다. 한편 방 안에 들어선 이경은, 한옥상 위에 누운 백의 여인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너무 멍한 나머지 심장 박동까지 멈출 것 같았다.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됐다. 엄마… 정말로 어머니였다. 이 시대의 그녀의 어머니는, 21세기 때보다 오히려 몇 살 더 젊어 보였다. 얼핏 보면 막 스무 살이 된 것 같은 모습이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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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어머니께서 깨어난 것이다. 잔뜩 흥분한 이경은 남성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엄마, 저예요, 저! 나 경이예요. 깨어나신 거예요?" 남성이 정말로 깨어난 건지 아닌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그 눈동자에는 한 줄기 빛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저 이경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십여 년이 지났으니, 이경은 당연히 그녀가 알던 과거 그 아기가 아니었다. 이경은 무척 성장하게 됐다. 다만 좀 삐뚤어지게 자란 것 같기도 했다. "다행히… 못나게 자라지는 않았네." 자신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자랐지만, 적어도 꽤 예뻤다. 그 말에 이경은 순간 눈썹을 찌푸렸다. 그 뜻은, 만약 못나게 자랐다면 날 딸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가? "엄마, 여기선 다들 날 이경이라고 불러. 남성의 딸이니까." 이 사실 하나만은 분명히 해야 했다. 그녀는 경이이자 또한 이경이기도하다. 남성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는 순간 눈이 반짝였다. "천의…" "드디어 이해한 거야?" "응." 모녀는 더 이상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천의'라는 단어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21세기에서 살아가던, 경이와 이성은 모두, 과거로 시간을 초월하게 됐다. 역사상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지도 모를 이 무명의 왕조로 초월하여, 경이는 이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여전히 남성의 딸이었다. 천의. 이것은 어쩌면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른다. 경이는 필연코 남성의 딸이 될 운명이었을지도. "엄마, 그나저나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계속 자고 있었던 건데?" 이경은 그녀의 맥을 짚어보았다. 내상의 기미는 전혀 없었다. 그럼 대체 왜 그런 거지? 설마, 고독에 걸린 건가 아니면 독에 중독된 건가? 하지만 그녀의 맥상은 비록 미약했지만 어지럽지는 않았고, 독에 중독된 것 같지도 않았다. "엄마, 내가 검사해 볼게, 잠깐만 기다려!" 약상자에 도구가 있긴 했지만, 약상자는 그녀의 방에 있어 일단 돌아가 가져와야만 했다. 이경이 떠나려는 순간, 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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