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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돌이킬 수 없는: Chapter 551 - Chapter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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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공항 국제 출발 홀은 사람들로 붐볐다.강시연은 갑자기 나타난 황민수와 그의 뒤에 있는 딱 보아도 훈련이 잘되어있고 기세등등한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을 보면서 마음속에 경계심과 의심이 가득했다.“변호사님.”강시연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황민수와 벌벌 떨고 있는 장유식 사이를 가로막고 차갑게 말했다.“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죠? 이 사람은 경제 범죄 혐의가 있고 저는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었어요.”“경찰에 신고요?”황민수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피식 웃었다.“경찰이 오면 장유식이 진실을 말할 기회가 있을까요? 아니면 시연 씨 혼자 힘으로 장유식을 제압하고 원하는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그의 말은 강시연의 걱정을 제대로 찔렀다. 공항에 사람이 많아서 장유식을 혼자 제압하는 것도 무리였고 그의 입에서 진실을 알아내는 건 더욱 어려웠다. 만약 장유식이 급한 마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면, 혹은 배후에 있는 스크레라가 소식을 듣고 사람을 보내 장유식의 입을 막는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변호사님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강시연은 인상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황민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 남자가 아무 이유 없이 여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믿지 않았고, 단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곤 더욱 믿지 않았다.“간단해요.”황민수는 손을 내보이며 가볍게 말했다.“저도 장유식과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원한이 있거든요. 시연 씨와 제가 협력하면 스크레라가 어떻게 장유식을 매수했는지, 또 어떻게 천일제약을 모함했는지 등 장유식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털어놓도록 만들 수 있죠. 그렇게 되면 시연 씨가 알고 싶은 진실은 자연스럽게 밝혀지겠죠.”그는 말을 멈추더니 한마디 보탰다.“물론 그 대가로, 진실을 밝힌 후에 장유식은 제가 처리하죠.”강시연은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황민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가에는 의심할 여지 없는 강세와 위험이 배어 있었다. 그녀는 이 남자가 결코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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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장유식”황민수의 목소리는 가볍지만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있었다.“나 길게 말 안 해. 너와 스크레라, 김찬우 사이의 모든 일을 낱낱이 설명해. 그럼 널 화끈하게 죽여줄 수도 있어.”장유식은 너무 놀라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거의 울뻔했다.“말할게요. 뭐든 다 알려드릴 테니 제발 살려주세요.”1시간 동안 장유식은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그는 스크레라가 김찬우를 통해 제일 처음으로 접촉하고 포섭한 사람이었다. 당시 스크레라는 그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해외로 이민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장유식에게 직위를 이용해 천일제약의 여러 중요한 재무제표와 신약 임상 데이터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다.장유식은 이것이 완벽한 계획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스크레라가 이서원을 희생양으로 내세워 그렇게 큰 파문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 장유식은 일이 탄로 날까 봐 스크레라가 준 입막음 비용을 가지고 도망치려다가 붙잡혔다.“그러니까 애초에 데이터를 위조하고 천일제약을 모함한 사람은 당신이고, 이서원은 스크레라에 의해 죄를 뒤집어썼다는 거야?”장유식의 말을 들은 강시연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어 확인했고 목소리는 분노로 가늘게 떨렸다.장유식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네! 이 팀장은 별로 아는 게 없어요. 대부분 핵심 데이터는 제가 스크레라의 지시대로 수정했어요. 그러면서 저에게 비상시에 대비하라며 복사본도 줬어요.”복사본?강시연과 황민수는 서로 눈을 마주쳤고 서로의 눈에서 조금의 놀라움을 보았다.“복사본은 어디 있어?”황민수의 말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장유식은 목을 움츠리고 떨면서 답했다.“그건... 제 고향 집 지하실에 있는 금고에 있어요. 비밀번호는...”그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금고의 위치와 비밀번호를 모두 말했다.강시연은 장유식의 진술을 들으면서 오한이 났다. 스크레라의 치밀함과 수법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했다. 스크레라는 천일제약을 모함했을 뿐만 아니라 이서원을 이용했고 심지어 최초의 공범인 장유식에게 증거를 남겨 언제든 손을 쓸 준비를 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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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밤이 깊어지자 강시연은 홀로 외딴 창고를 떠났다.저녁 바람이 그녀의 뺨을 스치며 약간의 서늘함을 가져다주었지만 그녀 마음속의 거친 파도를 흩뜨릴 수는 없었다.장유식의 진술, 황민수의 경고...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의 신경을 마구 두드렸다.스크레라의 치밀함과 수법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했다. 스크레라는 장유식을 매수하여 데이터를 위조하고 천일제약을 모함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희생양인 이서원까지 준비했다. 그리고 최초의 공범인 장유식에게도 증거를 남겨 언제든지 입을 막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리고 스크레라의 진정한 목표는 아마도 천일제약뿐만 아니라 진수혁과 그의 배후에 있는 진한 그룹 전체일 것이다.강시연은 순간 무서워서 등골이 오싹했다. 만약 그녀가 공항에서 장유식의 도망 계획을 깨뜨리지 않았다면, 황민수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화면에 있는 진수혁의 이름을 보며 한참 동안 망설였지만 결국 전화를 걸지 않았다.황민수의 경고를 들은 강시연은 진수혁도 스크레라의 목표일 수 있으며 그들은 함께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진수혁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과거의 상처가 너무 깊었다. 진수혁과 심하은 사이의 관계는 뽑을 수 없는 가시처럼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박혀 있었다.더군다나 황민수라는 사람도 종잡을 수 없었다. 그가 주도적으로 이 일에 개입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장유식을 처리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강시연은 절대 사사로운 원한 때문이라는 황민수의 말을 믿지 않았다.강시연은 자신이 마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 사방이 거짓말, 계산, 위험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자신뿐이었다.강시연은 심호흡을 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택시를 잡았다.“아저씨, 강씨 가문 저택으로 가주세요.”그녀는 집으로 돌아가서 오늘 밤에 얻은 정보를 잘 소화해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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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장유식의 진술로 아버지와 천일제약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황민수의 손에 있었다. 그 남자는 종잡을 수 없었으니 약속대로 백업을 자신에게 맡길지 알 수 없었다.백업을 받았다 하더라도 그녀는 어떻게 이 증거들을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을까? 스크레라의 세력이 막강한데 만약 그녀가 섣불리 움직인다면...그녀의 마음이 어수선할 때, 낯선 번호로 온 암호화된 이메일이 갑자기 울렸다.강시연은 놀라더니 급히 이메일을 확인했다.메일 내용은 매우 간단했다. 첨부파일 압축 팩만 있고 보낸 사람의 정보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강시연은 망설이다가 결국 첨부파일을 컴퓨터에 다운로드하고 황민수가 어제 준 압축 파일 비밀번호를 입력했다.곧 화면에 일련의 파일과 녹음이 나타났다.바로 장유식의 금고에 있는 그 백업 증거들이었다.은행 계좌이체 기록, 메일을 주고받은 증거 심지어 장유식과 김찬우의 통화 녹취록까지 몇 개 있었다. 이 모든 증거는 스크레라와 김찬우가 천일제약을 모함한 배후임을 분명히 알려주었다.황민수가 정말 그녀에게 백업을 주었다.강시연은 컴퓨터 스크린의 증거를 보면서 충격과 믿기지 않는 감정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원래 더 많은 우여곡절이 있으리라 생각했고 심지어 황민수와 어떤 거래를 해야 이것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황민수의 목적이 대체 무엇일까?강시연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증거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였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모든 파일과 녹음을 여러 번 꼼꼼히 백업하여 각각 다른 곳에 저장했다.그런 다음, 그녀는 아버지 비서 김석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아저씨, 증거를 찾았어요! 장유식이 백업을 남겨놓았어요!”강시연의 목소리에 약간의 설렘이 감돌았다.“지금 당장 장민호와 믿을 수 있는 언론사 기자에게 연락해 주세요. 저는...”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눈에서 냉혹하고 매서운 빛이 스쳤다.“스크레라와 김찬우를 완전히 짓밟을 거예요!”그녀는 이 확실한 증거로 아버지와 천일제약이 입은 억울한 누명을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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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증거가 확보되자 강시연은 바로 움직였다.그녀는 밤이 길면 꿈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스크레라와 이지성 같은 사람들은 꾀가 많으니 반드시 이 확실한 증거들을 최대한 빨리 대중에게 공개해야 했다. 아버지와 천일제약의 억울함을 완전히 씻고 그 악당들을 법의 심판에 세워야 했다.강시연은 먼저 아버지의 비서 김석훈에게 연락하여 상황과 증거를 간략히 설명하고, 그에게 장민호 형사에게 즉시 연락하여 모든 자료를 경찰에 제출하라고 했다. 장유식이라는 불명예 증인이 남긴 백업 증거와 이서원의 이전 진술이 더해져 완전한 증거 사슬을 형성하기에 충분했다.“아저씨, 증거를 제출함과 동시에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몇몇 언론사들과도 연락을 취해주세요.”강시연의 목소리는 냉정하고 차분하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스크레라와 김찬우가 작당하여 어떻게 천일제약을 모함했는지 모든 사람에게 알려야겠어요.”“네. 걱정 마세요. 아가씨. 바로 처리하겠습니다.”김석훈의 목소리에도 감격과 의욕이 넘쳤다. 이렇게 오랫동안 치욕을 참아오다가 마침내 억울함을 풀 수 있는 날이 다가왔다.전화를 끊은 강시연은 또 서아름에게 연락하여 인터넷에서 여론을 이끄는 데 도움을 주라고 했다. 반드시 이번 사건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스크레라와 그 배후에 존재할 수 있는 세력이 다시는 반전의 기회를 얻지 못하도록 해야 했다.이 모든 것을 끝낸 강시연은 한숨을 돌렸지만 긴장된 신경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그녀는 이것이 반격의 시작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한편, 진한 그룹 대표 사무실.진수혁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유태오는 익명의 이메일에 있는 증거의 진위를 가장 빠르게 검증했다. 오류가 없음을 확인한 후 진수혁의 눈에서 무서운 섬뜩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당장 모든 증거를 백업해서 하나는 경찰 특별 수사팀에 제출하고, 다른 하나는 우리 변호사팀에 전달해서 스크레라와 관련 회사를 기소해.”진수혁의 목소리는 서늘할 정도로 차가웠다.“그리고 홍보팀에는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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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이전에 스크레라의 홍보팀과 수군에 의해 혼탁되었던 여론이 순식간에 명확해졌다.네티즌들은 마치 약속이난 한 듯 등을 돌렸다.[헐! 이게 진실이었어. 스크레라 그 여자 너무 악랄해!][천일제약은 조작할 리 없다고 내가 말했지. 알고 보니 모함당했네.][강민석 대표가 안쓰럽네. 저 연세에 모함을 당해서 하마터면 세상을 뜰 뻔했잖아.][김찬우도 좋은 인간은 아니야. 외부인과 결탁하여 동종 업계 종사자를 무너뜨리다니.][전에 진수혁과 강시연을 욕한 사람 나와서 사과해. 우리 모두 좋은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었어!][스크레라 당장 우리나라에서 꺼져! 그 배후를 엄하게 처벌해야 해!]온라인에서는 스크레라와 김찬우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비전제약의 주가는 순식간에 폭락하여 바로 하한가로 떨어졌다. 그리고 스크레라의 이름도 만인의 손가락질을 받았다....어느 은신처.스크레라는 휴대폰에 쏟아지는 부정적인 뉴스와 네티즌들의 욕설을 보며 화가 나서 온몸을 떨고 휴대폰을 세게 땅에 내리쳤다.“쓸모없는 것들! 모두 쓰레기야!”그녀는 히스테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장유식, 그 어리석은 놈이 감히 백업을 남겨놓아? 김찬우 그 쓸모없는 인간은 자기 마누라 하나도 이기지 못하고!”그녀의 비서는 옆에서 놀라서 숨도 못 쉬었다.“어떻게... 이럴 수가...”스크레라는 소파에 넋을 잃고 주저앉아 억울한 눈빛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 계획은 완벽했어.”그녀는 왜 일이 이 지경까지 발전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진수혁과 강시연이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증거를 찾아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까?설마 누가 뒤에서 그들을 돕고 있을까?누구일까, 황민수? 아니면...스크레라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번에 정말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설령 그녀의 아버지가 관계를 동원한다고 해도 증거가 너무 확실해 그녀를 완전히 지켜주기는 어려울 것이다.스크레라는 또 다른 암호화된 휴대폰을 들고 떨면서 아버지의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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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스크레라와 김찬우의 범죄가 공개되고 핵심 증인인 이서원과 장유식이 체포되고 증거가 제시되면서 천일제약에 드리워졌던 어두운 그림자가 마침내 완전히 사라졌다.경찰의 조사 결과와 언론의 해명 보도는 강민석과 천일제약의 결백을 증명했다. 비록 회사의 명성과 주가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강민석은 소식을 들은 후 정신 상태가 많이 좋아졌고 가족의 세심한 보살핌 덕분에 건강도 점차 회복되고 있었다.강시연은 오랫동안 긴장했던 신경을 마침내 풀 수 있었다. 그녀는 대부분 정력을 아버지와 아들을 돌보는 데 쏟았고, 동시에 강성 심리 상담소의 개업 문제도 처리하기 시작했다. 삶이 조금씩 정상 궤도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그날 오후, 강시연은 이전 자료를 정리하다가 무심코 황민수의 명함을 보았다.그녀는 그날 공항에서의 아슬아슬한 장면을 떠올렸다. 만약 황민수가 나타나 급히 도망치려는 장유식을 제압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비록 강시연은 황민수의 동기와 행동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말해 그는 확실히 자신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이 은혜는 어쨌든 갚아야 했다.강시연은 망설이다가 명함에 적힌 번호대로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몇 번 울린 후 연결되자 황민수의 나른함과 자성을 띤 목소리가 들려왔다.“시연 씨가 웬일로 먼저 연락을 주셨네요.”강시연은 그의 장난스러운 말투를 무시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변호사님. 지난번 공항에서 일은 감사했어요. 오늘 밤 시간 있으시면 제가 감사의 뜻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요.”전화기 너머에서 몇 초 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황민수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시연 씨가 밥을 사겠다면 당연히 시간이 되죠. 시간과 장소는 시연 씨가 정하세요.”“네. 그럼 저녁 7시에 정원 식당에서 뵐게요.”강시연은 환경이 아름답고 조용한 식당으로 골랐다.“좋아요. 그럼 저녁에 뵙죠.”전화를 끊은 강시연은 휴대폰 화면을 보면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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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진수혁은 흠칫 멈추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누구랑?”유태오는 머뭇거리다가 사실대로 대답했다.“지난번 공항에서 도와줬던 황 변호사랑 약속이 있는 것 같습니다.”‘황민수?’진수혁의 안색이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알 수 없는 화기와 질투심이 머리 위로 치솟았다.또 그 남자였다.‘강시연이 먼저 그 남자에게 밥을 사줘? 대체 뭐 하려는 거지? 정말 곽지훈의 말처럼 완전히 날 포기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는 거야? 안돼! 그건 절대 안돼!’진수혁은 벌떡 일어나 외투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대표님, 어디 가세요?”유태오가 다급하게 묻자 진수혁은 차갑고 강력한 말투로 말했다.“정원!”...저녁 7시, 정원, 2층 창가 쪽 룸.미리 도착한 강시연은 먼저 차와 간단한 음식을 주문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황민수도 제시간에 도착했다. 그는 오늘 양복이 아닌 캐주얼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조금 덜 날카롭고 더 친근해 보였지만 깊은 눈매는 여전히 그 깊이를 알 수 없었다.“시연 씨 일찍 왔네요.”황민수는 그녀 맞은편에 앉아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변호사님도 시간 맞춰 오셨네요. 드시고 싶은 거 골라보세요.”강시연이 메뉴판을 건네주면서 말하자 황민수는 아무렇게나 뒤적거리다가 말했다.“저야 시연 씨가 사주는 대로 먹어야죠.”강시연은 더 사양하지 않고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를 몇 개 주문했다.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다.“지난번에 공항에서 절 도와주신 일에 대해 아직 정식으로 감사 인사를 못 했네요.”강시연이 주도적으로 일을 언급했다.“그때 변호사님께서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일이 어떻게 됐을지 몰라요.”황민수는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마침 그날 저도 사적인 일로 공항에 갔었는데 우연히 시연 씨의 상황을 보고 모른 척할 수 없었어요.”그의 설명은 완벽해 보이지만 강시연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강시연은 황민수를 보며 떠보듯 물었다.“변호사님께서 제 아버지 회사에 대해 잘 알고 계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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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식당의 해프닝은 불쾌하게 끝났다.진수혁은 어두운 얼굴로 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 그는 짜증이 나서 넥타이를 풀고 값비싼 양복 외투를 소파 위에 아무렇게나 내던졌다.펑!수정 재떨이가 그에 의해 카펫 위에 쓸려내려 가면서 둔탁한 소리를 냈다.‘강시연! 대체 나한테 왜 이래?’강시연은 다른 남자와 웃고 떠들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가 단지 몇 마디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강시연은 즉시 냉담한 표정을 지었고 심지어 이혼하겠다고 그렇게 매몰찬 말을 하기도 했다.그녀는 그들이 부부라는 것을 잊었을까? 그녀의 뱃속에 진수혁의 아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잊었을까? 비록 날짜가 맞진 않지만 진수혁의 잠재의식 속에 어쩌면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시연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납치범에게서 구해낸 사람이 누구인지 잊었을까?진수혁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마음속의 질투와 분노가 들풀처럼 미친 듯이 자라났다. 그는 술장 앞에 가서 위스키 한 병을 집어 입에 넣으려고 했다.그러나 차가운 병 입구가 입술에 닿았을 때, 그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차갑고 실망한 강시연의 눈이 스쳐 지나갔다.“내가 수혁 씨를 싫어하게 만들지 말아요.”그는 갑자기 술병을 내려놓고 짜증스럽게 머리카락을 잡았다.‘안돼. 더 이상 전처럼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없어. 지훈이 말이 맞아. 시연이는 다른 여자와 달라. 계속 몰아세우기만 하면 시연이는 점점 더 나와 멀어질 거야.’다만... 그녀와 황민수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생각하면 진수혁의 마음은 마치 수많은 바늘에 찔린 듯 촘촘히 아파졌다. 황민수는 웃음 속에 칼을 품고 있으니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그가 강시연에게 접근한 것은 분명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이다.강시연에게 황민수의 진짜 얼굴을 똑똑히 보여주고 그녀를 자신에게 돌아오게 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진수혁은 방안을 왔다갔다하며 초조함이 극에 달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강시연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그녀가 받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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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아가, 엄마가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이튿날 아침 일찍.강시연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깼다. 호텔 룸서비스인 줄 알고 들어오라고 했다.그러나 문이 열리고 진수혁이 아주 정교한 아침 식사를 들고 들어왔다.쟁반 위에는 따뜻한 우유와 노릇하게 구운 토스트뿐만 아니라 반짝이는 작은 제비집 죽 한 그릇이 있으며 심지어 옆에는 화사한 붉은 장미 한 송이가 꽂혀 있었다.“깼어?”진수혁의 목소리에는 의도한 부드러움이 깃들어 있었다. 그는 쟁반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너 어제 밤에 별로 못 먹는 것 같아서 내가 아침을 가져왔어.”강시연은 어리둥절해져서 눈앞에 있는 풍성한 아침식사와 진수혁의 약간 환심을 사는 표정을 보고 잠시 반응하지 못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어젯밤까지만 해도 날 잡아먹을 기세더니 오늘은 왜 이래?’“어젯밤에는 내가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했어.”진수혁은 그녀의 의혹을 알아차린 듯 침대 옆에 앉아 미안한 어조로 말했다.“널 오해해서 미안해. 화내서 미안해.”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진심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시연아, 전에는 내가 많은 잘못을 했고 네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거 잘 알아. 하지만 날 믿어줘. 지금은 정말 너와 잘 지내고 싶고 너와 도현이에게 보상하고 싶어.”그는 조심스럽게 강시연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이었다.“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해도 네가 안 믿는다는 거 알아. 하지만 내가 행동으로 보여줄게. 이것 봐. 네가 가장 좋아하는 제비집 죽도 배웠어.”강시연은 그의 눈가에 비친 진지함을 보며 마음속에 이미 얼어붙은 호수에 마치 또 하나의 작은 돌멩이가 던져진 듯 작은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다.그녀는 확실히 제비집 죽을 좋아하지만, 한 번도 그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 그는 어떻게 알았을까?설마 유태오가 말했을까?강시연은 더 묻지 않고 그저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했다.바로 그때 진도현이 눈을 비비며 옆방에서 비몽사몽 뛰어왔다.“엄마, 아빠, 뭐 먹고 있어요?”녀석은 식탁 위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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