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자 강시연은 홀로 외딴 창고를 떠났다.저녁 바람이 그녀의 뺨을 스치며 약간의 서늘함을 가져다주었지만 그녀 마음속의 거친 파도를 흩뜨릴 수는 없었다.장유식의 진술, 황민수의 경고...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의 신경을 마구 두드렸다.스크레라의 치밀함과 수법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했다. 스크레라는 장유식을 매수하여 데이터를 위조하고 천일제약을 모함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희생양인 이서원까지 준비했다. 그리고 최초의 공범인 장유식에게도 증거를 남겨 언제든지 입을 막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리고 스크레라의 진정한 목표는 아마도 천일제약뿐만 아니라 진수혁과 그의 배후에 있는 진한 그룹 전체일 것이다.강시연은 순간 무서워서 등골이 오싹했다. 만약 그녀가 공항에서 장유식의 도망 계획을 깨뜨리지 않았다면, 황민수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화면에 있는 진수혁의 이름을 보며 한참 동안 망설였지만 결국 전화를 걸지 않았다.황민수의 경고를 들은 강시연은 진수혁도 스크레라의 목표일 수 있으며 그들은 함께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진수혁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과거의 상처가 너무 깊었다. 진수혁과 심하은 사이의 관계는 뽑을 수 없는 가시처럼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박혀 있었다.더군다나 황민수라는 사람도 종잡을 수 없었다. 그가 주도적으로 이 일에 개입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장유식을 처리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강시연은 절대 사사로운 원한 때문이라는 황민수의 말을 믿지 않았다.강시연은 자신이 마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 사방이 거짓말, 계산, 위험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자신뿐이었다.강시연은 심호흡을 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택시를 잡았다.“아저씨, 강씨 가문 저택으로 가주세요.”그녀는 집으로 돌아가서 오늘 밤에 얻은 정보를 잘 소화해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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