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연은 복잡한 추억이 깃든 강씨 가문 저택을 떠나 새 변호사와 약속한 카페로 차를 몰았다.서아름이 소개한 임가희 변호사는 업계에서 꽤 유명한 신예로, 특히 명문가의 이혼 사건을 처리하는 데 능숙하며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기로 유명했다.우아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임가희는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단정한 오피스룩정장 차림에 세련된 메이크업을 한 그녀는 눈빛이 날카로웠다. 아주 전문적인 느낌을 주었다.“시연 씨, 안녕하세요.”임가희가 일어나 먼저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임 변호사님.”강시연은 그녀와 악수하고 맞은편에 앉았다.두 사람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제 상황에 대해서는 아름이가 이미 변호사님께 간단히 말씀드렸을 거예요. 저는 진수혁과 최대한 빨리 이혼하고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야 합니다.”임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태블릿을 꺼내 관련 법률 조항과 사례를 찾아냈다. “우리나라 결혼법에 따르면 양측이 합의하면 이혼 절차가 비교적 간단합니다. 그러나 한쪽이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하죠. 진수혁 씨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 모양이죠?”“네. 동의하지 않아요.”임가희는 콧등에 달린 무테안경을 올린 뒤 계속 말했다.“소송으로 가려면 부부 관계가 확실히 깨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정 폭력, 유기, 혹은... 외도 등 과오 행위가 있어야죠. 또한 별거한 지 2년이 지난 것도 법원이 가정파탄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예요.”강시연은 침묵했다. 가정 폭력과 유기는 당연히 아니었다. 외도는... 진수혁과 심하은의 관계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증거가 없었다. 심하은이 보낸 도발적인 사진을 증거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저와 그 사람은 확실히 별거한 지 1년이 넘었어요. 만약 2년이 차면 법원에서 자동으로 판결을 내릴까요?”“이론상으론 그렇지만 한쪽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감정이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공하면 법원은 소송을 기각할 수 있어요. 특히 진수혁 씨의 사회적 지위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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