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라는 말에 서유정은 입술을 달싹이며 상대가 말하는 사람이 바로 박현우임을 거의 확신했다.‘그러니까 지금 맞은편에 앉아 있는 이 사모님이 정말 박현우의 어머니라고?’장순정이 웃으며 말했다.“자식들은 크면 부모 곁을 떠나기 마련이죠. 매일 곁에 붙어 있으면 오히려 귀찮을 수도 있어요.”그녀의 맞은편에 있던 여자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맞아요. 제 아들이 최근 방학해서 집에 왔는데 정작 보면 어디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고 안 보이면 또 보고 싶더라고요. 뭐든 멀리서 볼 때가 제일 좋다는 게 이런 뜻이겠죠.”서유정은 줄곧 박현우가 한성으로 돌아갔는지 생각하느라 전처럼 카드 게임에 집중하지 못해서 여러 번 승리의 기회를 놓쳤다.반면 맞은편의 공현주는 갈수록 운이 좋아져서 연달아 몇 판이나 이겼다.“현주 씨, 오늘 운이 너무 좋네요. 몇 판으로 꽤 많이 땄어요.”공현주가 웃으며 말했다.“할수록 손이 풀리는 것 같아요. 끝나고 제가 야식 살게요.”“좋아요.”밤 10시가 넘어서야 마침내 게임판이 끝났다.서유정은 휴대폰 속 20억 넘게 늘어난 잔액을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두 시간 남짓한 카드 게임으로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현진아는 운이 좋지 않아 오히려 2억 넘게 잃었고 서유정의 잔액 뒤에 붙은 수많은 0을 보니 문득 부러움이 밀려왔다.“유정아, 네 운을 나한테 좀 나눠줬으면 좋겠어.”“카드 게임은 운도 운이지만 머리를 써야 해. 넌 무심한 태도로 게임을 하니까 이기기 어렵지.”생각해 보니 맞는 말 같았다. 현진아는 카드 게임을 할 때 승패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재미 삼아 놀았다.“그래, 내가 데려다줄게.”문 앞에 도착했을 때 장순정은 현진아에게 같이 야식 먹으러 갈 거냐고 물었고 현진아는 거절했다.“아주머니, 제 친구 내일 비행기 타야 해서 안 갈게요.”장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돌아가는 길 조심하고 도착하면 나한테 문자 보내.”“네, 아주머니. 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