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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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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연화라는 말에 서유정은 입술을 달싹이며 상대가 말하는 사람이 바로 박현우임을 거의 확신했다.‘그러니까 지금 맞은편에 앉아 있는 이 사모님이 정말 박현우의 어머니라고?’장순정이 웃으며 말했다.“자식들은 크면 부모 곁을 떠나기 마련이죠. 매일 곁에 붙어 있으면 오히려 귀찮을 수도 있어요.”그녀의 맞은편에 있던 여자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맞아요. 제 아들이 최근 방학해서 집에 왔는데 정작 보면 어디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고 안 보이면 또 보고 싶더라고요. 뭐든 멀리서 볼 때가 제일 좋다는 게 이런 뜻이겠죠.”서유정은 줄곧 박현우가 한성으로 돌아갔는지 생각하느라 전처럼 카드 게임에 집중하지 못해서 여러 번 승리의 기회를 놓쳤다.반면 맞은편의 공현주는 갈수록 운이 좋아져서 연달아 몇 판이나 이겼다.“현주 씨, 오늘 운이 너무 좋네요. 몇 판으로 꽤 많이 땄어요.”공현주가 웃으며 말했다.“할수록 손이 풀리는 것 같아요. 끝나고 제가 야식 살게요.”“좋아요.”밤 10시가 넘어서야 마침내 게임판이 끝났다.서유정은 휴대폰 속 20억 넘게 늘어난 잔액을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두 시간 남짓한 카드 게임으로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현진아는 운이 좋지 않아 오히려 2억 넘게 잃었고 서유정의 잔액 뒤에 붙은 수많은 0을 보니 문득 부러움이 밀려왔다.“유정아, 네 운을 나한테 좀 나눠줬으면 좋겠어.”“카드 게임은 운도 운이지만 머리를 써야 해. 넌 무심한 태도로 게임을 하니까 이기기 어렵지.”생각해 보니 맞는 말 같았다. 현진아는 카드 게임을 할 때 승패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재미 삼아 놀았다.“그래, 내가 데려다줄게.”문 앞에 도착했을 때 장순정은 현진아에게 같이 야식 먹으러 갈 거냐고 물었고 현진아는 거절했다.“아주머니, 제 친구 내일 비행기 타야 해서 안 갈게요.”장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돌아가는 길 조심하고 도착하면 나한테 문자 보내.”“네, 아주머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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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서유정은 시선을 내린 채 답장을 보냈다.[오늘 식당에서 현우 씨 어머님 만났는데 오늘 밤 비행기로 연화에 간다고 했어요.]곧이어 박현우의 통화가 걸려 오고 서유정이 전화를 받자마자 박현우가 바로 말했다.“유정 누나, 우리 엄마랑 만난 적 없지 않아요? 어떻게 만났어요?”“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것보다 왜 한성에 왔는데 나한테 말 안 했어요? 나랑 같이 한성에 온 거예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박현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작은아버지가 가라고 했어요. 누나가 낯선 한성에서 사기라도 당할까 봐.”서유정의 눈에 의외라는 기색이 스쳤다. 박수환이 시켰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알겠어요. 이틀 동안 고생했겠네요. 지금 막 비행기에서 내렸을 테니 가서 일찍 쉬어요. 난 이만 쉬는데 방해하지 않을게요.”통화를 마친 서유정은 박수환에게 전화를 걸지 말지 고민하다가 시간을 보고는 내일 돌아가서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다음 날 아침, 서유정은 일어나 씻고 아래층에서 아침을 먹은 다음 공항으로 가려 했다.그런데 식당에 막 도착했을 때 양주원과 신나경을 보았다.서유정을 본 순간 신나경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갑자기 굳어졌다. “그쪽이 왜 여기 있어요?”서유정이 그녀를 무시하고 곧장 식당 안으로 걸어가는데 뒤에서 신나경이 양주원에게 따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주원 씨, 서유정이랑 몰래 만나려고 급하게 한성으로 온 거야?”양주원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났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일하러 온 거고 유정이와 같은 호텔에 묵은 건 우연일 뿐이야.”“하하, 우연? 내가 그런 헛소리를 믿을 것 같아? 한성에 호텔이 그렇게 많은데 하필 우연히 둘이 같은 호텔을 잡았다고? 날 바보로 알아?”그 뒤에 양주원이 뭐라고 했지만 서유정은 듣지 못했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서유정이 음식을 들고 조용한 자리를 찾아 앉자 얼마 지나지 않아 신나경이 바로 그녀 맞은편에 앉았다.양주원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신나경, 뭐 하는 거야? 억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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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조심해!”찰나의 순간에 양주원이 손을 뻗어 서유정 앞을 막았다.뜨거운 국물이 그의 양복에 쏟아져 내리며 순식간에 양복을 적시고 피부에 스며들었다.팔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자 양주원의 미간이 순간 찌푸려졌다.그가 다친 모습을 본 신나경의 눈동자에 당황과 두려움이 스치더니 본능적으로 서유정의 손을 놓아버렸다.“주원 씨, 괜찮아?”그녀는 양주원의 소매를 걷어 올려 화상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손끝이 이제 막 양주원의 팔에 닿았을 때 상대는 재빨리 그녀의 손길을 피했다.허공에 뻗은 신나경의 손이 멈칫하며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양주원을 바라보았다.양주원은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서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국물이 튀지는 않았지?”서유정은 고개를 숙여 옷을 살피더니 무덤덤하게 말했다.“기름 몇 방울과 음식이 내 옷과 신발에 묻었네. 옷과 신발 영수증은 비서한테 보낼 테니까 원래 가격대로 배상해.”그 말을 들은 양주원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유정 씨, 눈멀었어요? 주원 씨가 그쪽 구하려고 뜨거운 국물에 뎄는데 돈까지 요구해요?”서유정은 분노에 찬 신나경을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말했다.“양주원이 뜨거운 국물을 뒤집어쓴 건 그쪽 탓 아닌가요? 그쪽이 갑자기 미친 듯이 날 잡아당기지 않았으면 양주원도 손을 다치지 않았을 거고 내 옷과 신발도 더럽혀지지 않았을 거예요. 양주원이 나서서 막아준 걸 고마워하세요. 안 그러면 옷값을 배상하라고 할 게 아니라 고의상해죄로 그쪽 고소했을 테니까.”신나경은 화가 나서 얼굴이 퍼렇게 질렸지만 반박할 말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그렇게 둘을 무시한 채 서유정은 그대로 접시를 들고 떠났다.신나경도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양주원의 상처를 치료하는 일이었다.“주원 씨, 호텔에 구급상자가 있을 거야. 내가 가서 다친 손 치료해 줄게.”양주원이 차갑게 신나경을 쳐다보고는 곧장 돌아섰다.신나경은 입술을 깨물며 속으로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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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서유정의 메시지를 받았을 때 정지석은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다.내용을 확인한 그는 순간 당황했다.‘신나경이 서유정의 옷을 더럽혔다고?’아무리 봐도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벌어진 것 같았다.잠시 망설이다 정지석은 양주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방금 서유정 씨가 몇 장의 영수증을 보냈는데 신나경 씨가 옷을 더럽혔다면서 보상해 달라네요. 이걸 어떻게...”양주원의 목소리는 다소 지친 듯했다.“사실이니까 재무팀에 연락해서 내 개인 계좌로 돈을 송금하라고 해.”“...네.”전화를 끊자마자 정지석은 즉시 재무팀에 연락했고 재무팀이 돈을 송금한 후에야 정지석은 서유정에게 답장을 보냈다.[서유정 씨, 방금 은행 계좌로 보상금 송금했으니까 확인해 보세요.]서유정이 메시지를 확인하니 정말로 은행 입금 알림 문자가 와 있었다.[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서유정은 더 이상 답장하지 않고 휴대폰을 끈 뒤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점심 12시가 가까워지자 비행기는 연화 공항에 착륙했다.서유정은 수하물을 끌고 공항을 나와 택시를 타고 그랜드 코트로 향했다.집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관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며 서민형의 화난 목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왔다.“서유정, 문 열어! 난 요즘 한신 그룹 계약 해지 문제로 밤마다 잠도 못 자는데 너는 한가하게 여행이나 가? 당장 나와.”사람을 보내 계속 아파트 입구를 지키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쯤 서유정이 몰래 여행을 떠난 것도 몰랐을 거다.생각하면 할수록 서민형은 더욱 화가 났다.서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걸어갔다.인터폰으로 보니 서민형과 서민아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서민형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고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서민아도 마찬가지였다.잠시 침묵한 뒤 서유정이 문을 열었다.그녀를 본 순간 서민형은 바로 손을 들어 때리려 했고 서유정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에 두 걸음 뒤로 물러나 그의 손을 피하며 차가운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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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서민아는 웃음이 터질 뻔했다. 서유정이 이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할 정도로 어리석을 줄은 몰랐다.한신 그룹 자회사와 협력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것인데 감히 한신 그룹 본사가 서경 그룹과 협력할 거라는 헛된 생각을 한다니.“언니, 거짓말을 해도 정도가 있죠. 한신 그룹 본사와 협력하는 곳은 전부 세계 500대 기업이나 상장한 대기업인데 어떻게 서경 그룹과 같이 일해요? 게다가 정말 한신 그룹 본사와 협력했다면 계약서가 있지 않아요? 계약서도 없이 입으로만 떠벌리면 우리가 어떻게 믿어요?”서민아는 서유정이 헛소리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도 예전에 한신 그룹 본사를 찾아갔지만 그쪽 고객 담당 팀장조차 만나지 못했기에 차선책으로 황수연을 찾았다.서유정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계약서가 있지만 넌 볼 자격이 없어.”씻고 나서 계약서를 본가에 보낼 생각이었는데 서민형과 서민아가 먼저 찾아올 줄은 몰랐다.서민아의 입가에 머금은 미소가 더 깊어졌다.“그래요. 내가 자격이 없으면 아빠는 자격이 있겠죠?”“이 사람도 자격 없어.”그 말을 듣자 서민형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고 서유정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듯했다.“서유정, 다시 한번 말해봐.”옆에 있던 서민아도 화를 부추겼다.“언니, 우리가 자격이 없는 거예요? 아니면 황수연 씨에게 사과하기 싫어서 언니가 계약했다고 거짓말한 거예요? 만약 그렇다면 생각이 너무 짧네요.”서민아가 출국하기 전엔 서유정이 제법 똑똑했는데 돌아오니 왜 갑자기 멍청해졌을까.하지만 서유정이 멍청하게 행동할수록 좋았다.그녀가 멍청해야 자신이 서경 그룹을 더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서민형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서유정의 팔을 잡아 밖으로 끌어당겼다.“네가 원하든 말든 오늘 무조건 사과해야 해!”서민형의 행동은 무자비했고 힘도 세서 서유정은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다.문 앞까지 끌려갔을 때 맞은편 문이 열렸다.문이 열리자마자 박수환은 서유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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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서민형뿐만 아니라 서씨 가문 모두가 멍청했다.‘그 나물에 그 밥이지.’황수연은 애써 웃는 얼굴로 서민형을 바라보며 말했다.“서 대표님,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전에 얘기했던 협력은 단지 세부 사항이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한신 그룹 측에서 미루기로 결정한 거예요. 게다가 저는 서유정 씨와 줄곧 좋게 지냈는데 누가 서유정 씨가 저를 화나게 했다는 소문을 퍼뜨렸는지 모르겠네요.”서민형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하려던 찰나 서민아가 살며시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서민아의 뜻을 알아챈 서민형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랬군요. 황수연 씨, 그럼 한신 그룹과 서경 그룹의 협력은...”황수연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오늘은 친구를 보러 온 거라 사업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아요. 일 얘기는 내일 다시 하죠.”간신히 황수연을 만나고 상대가 한발 물러서기까지 했는데 서민형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지금 계약을 확정한다면 앞으로 이 일 때문에 잠도 못 이루고 식사도 제대로 못 할 필요도 없지 않나.“황수연 씨, 저...”“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 없어요. 서경 그룹은 당신과 더 이상 협력하지 않을 거니까.”순간 복도가 고요해졌다.서유정을 돌아보는 황수연의 눈가에 싸늘한 미소가 담겼다.박수환이 자리에 없었다면 반드시 서유정이 말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했을 것이다.서민형은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라 손을 들어 서유정이 뺨을 때리려 했다.‘이 불효자식이, 내가 화가 나서 죽는 꼴을 보려고 드네!’그런데 그의 손이 닿기 직전 갑자기 나타난 한 손이 그의 팔을 움켜잡았다.고개를 돌려 박수환임을 확인한 서민형이 잔뜩 화가 나서 노려보았다.“박 선생, 이건 우리 서씨 집안 일이니까 당신은 끼어들지 마!”박수환은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서 대표님, 무능한 부모만이 자식에게 손을 댑니다.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이 없으니 화풀이만 하는 거죠.”서민형은 표정이 어두워졌다.“자네가 뭘 안다고 그래? 이 불효녀가 제멋대로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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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서민형은 황수연을 바라보며 미소를 띠었다.“황수연 씨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딸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아까 얘가 한 말에 대해선 제가 사과드릴 테니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네, 서 대표님. 전혀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서경 그룹과의 협력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몇 가지 있고 서유정 씨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니 서 대표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서민형이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그는 박수환 뒤에 서 있는 서유정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황수연 씨 너그럽게 용서해 주는데도 사과하지 않아?”서유정은 무표정하게 말했다.“말했잖아요. 저 여자한테 사과 안 한다고. 서경 그룹도 저 여자랑 다시는 협업 안 할 거예요.”“황수연 씨, 얘는 회사 일에 결정권이 없으니까 얘가 하는 헛소리는 듣지 마세요.”거듭되는 서유정의 도발에 아무리 박수환이 자리에 있어도 황수연은 결국 표정이 굳어지고 말았다.“서 대표님, 오늘 일 얘기는 안 하기로 했으니 협력 건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죠.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그럼 이만.”말을 마친 그녀가 박수환을 돌아보았다.“먼저 갈게. 어디 불편한 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박수환이 황수연을 바라보며 차가운 태도로 말했다.“됐어. 내 여자 친구가 속이 좀 좁아서 다른 여자랑 너무 가깝게 지내면 질투해. 앞으로 별일 없으면 여기 오지 마.”황수연은 옆에 늘어뜨린 손을 꽉 움켜쥐며 진작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로 말했다.“알겠어, 나도 이제 안 올게.”그녀가 돌아서서 떠나자 서민형은 서유정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정말로 너 때문에 서경 그룹과 한신 그룹의 협력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서유정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마음대로 하세요.”어차피 얼마 지나지 않아 서민형은 그녀가 한 말이 모두 사실임을 알게 될 것이다.서민형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곧바로 황수연이 떠난 방향으로 빠르게 걸어갔다.서민아가 서유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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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서유정은 눈길을 이리저리 돌리며 박수환을 보지 않았다.“내가 그쪽 마음속에 사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아요?”그녀의 붉어진 귓불을 보자 박수환의 입가에 머금었던 미소가 한층 짙어지면서 더 이상 놀리지 않았다.“그래요. 모르겠죠. 한성에 다녀오니 어때요?”한성에 갔던 이야기가 나오자 서유정은 문득 그에게 묻지 못한 일이 떠올랐다.“참, 왜 현우 씨한테 나랑 같이 가라고 했어요? 게다가 나한테 말도 안 하고.”“내가 다쳐서 동행할 수 없으니까 걔를 보낸 거예요.”“...”‘내가 어린애도 아니고.’서유정이 아무 말도 안 하자 박수환이 눈썹을 치켜올렸다.“내 멋대로 결정해서 화났어요?”서유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그럼 왜 말을 안 해요?”서유정이 고개를 들어 박수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한성에 있을 때 현우 씨 어머니를 만났어요.”박수환은 서유정이 이 일을 언급할 줄은 몰랐다. 사실 서유정이 한성에서 뭘 했는지 그는 대충 알고 있었다.“왜요? 유정 씨를 욕했어요?”“아니요. 친구랑 같이 그분들과 카드 게임을 했는데 제가 좀 많이 땄어요.”비록 나중에 계속 지기는 했어도 전체적으로는 이긴 셈이었다.박수환은 입가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 “얼마나 이겼는데요?”“아마 20억 정도? 근데 그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있었어요.”“대단한데요. 그렇게 많이 땄어요?”“저도 그분들이 그렇게 큰 판을 벌일 줄은 몰랐어요.”한성에 다녀온 뒤 서유정은 자신과 박수환 사이의 격차를 깨달았다.잠시 망설이던 서유정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수환 씨는 한성 박씨 가문 사람이고 박씨 가문과 서씨 가문은 하늘과 땅 차이잖아요. 우리 둘 사이 격차도 커서 사실은...”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기 전에 박수환이 말을 끊었다.“만약 그런 이유로 나를 거절하려는 거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요. 유정 씨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 외에는 어떤 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박수환의 표정은 평온했고 서유정을 바라보는 눈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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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방금 그건 다급한 상황에서 한 말이고 유정 씨가 직접 동의한 것과 다르죠.”서유정이 박수환을 놀려댔다. “뭐가 다르다는 거죠? 방금 꽤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 같던데.”“방금 건 거짓말이고 지금이 진짜잖아요.”잠시 침묵이 흐르고 박수환은 고개를 숙여 서유정의 눈을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했다. “안아봐도 돼요?”서유정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았다.“당연하죠. 앞으로 미리 묻지 않아도 돼요. 이건 남자 친구의 특권이니까.”상대에게서 은은한 꽃향기가 풍겨왔다. 박수환은 그녀를 껴안으며 오랫동안 불안하게 떠돌던 마음을 마침내 내려놓았다.두 사람이 껴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서유정의 배에서 갑자기 꼬르륵 소리가 났다.그제야 그녀는 신나경과 양주원 때문에 아침도 먹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배고파요?”“네, 점심 먹었어요?”“아직 안 먹었어요. 뭐 먹고 싶어요? 내가 지금 만들어 줄게요.”서유정은 박수환의 품에서 빠져나와 그의 손에 아직도 감겨 있는 붕대를 보며 말했다.“내가 할게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내가 환자를 학대한다고 말하겠어요.”“한성에서 막 돌아왔는데 쉬지도 못했잖아요. 그냥 밖에서 먹을까요?”“오늘은 안 돼요. 간단히 국수나 한 그릇 끓여 먹어요. 오후에 본가에 좀 다녀와야 해서요.”박수환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두 사람은 함께 서유정의 집으로 들어갔다. 서유정은 박수환에게 소파에 잠시 앉아 있으라고 한 뒤 냉장고에서 달걀 두 개를 꺼내 부엌으로 들어갔다.곧이어 달걀 후라이를 얹은 국수 두 그릇이 나왔다.일주일 정도 있을 줄 알고 냉장고에 있던 채소를 전부 정리했기에 파 한 단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대충 먹어요. 집에 재료가 없어요.”박수환이 그녀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보기만 해도 맛있네요. 수고했어요.”그릇 옆에 놓인 젓가락을 집어 든 박수환은 면을 한 입 먹고는 웃으며 말했다. “정말 맛있어요.”서유정은 참지 못하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칭찬 많이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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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아빠, 그러면 할머니께서 우리가 일부러 언니를 겨냥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서민형이 퉁명스럽게 코웃음을 쳤다.“걔가 황수연을 화나게 하고도 사과하러 가지 않아서 한신 그룹과의 협력이 지체되고 있는 거야. 말 안 듣는 손녀가 중요한지, 회사가 중요한지 한번 보자고!”서민아는 눈을 내리깔고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어차피 할 말은 다 했으니 서민형이 어떻게 하든 그건 그의 결정일 뿐 자신의 탓이 아니었다.서민아는 서민형의 사무실을 나와 사람이 없는 구석을 찾아서 황수연에게 전화를 걸었다.“황수연 씨, 지금 서씨 가문 모두가 서유정이 황수연 씨를 화나게 한 일로 불만이 많아요. 목적도 달성했으니 협력은...”황수연이 가볍게 웃으며 느긋하게 말했다.“서유정이 조금 전에도 서경 그룹이 더 이상 나와 협력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 않았나요?”황수연의 말에 숨겨진 분노를 감지한 서민아는 재빨리 말했다.“황수연 씨, 서유정은 서경 그룹 직원이 아니라서 그 여자 말은 아무 소용이 없어요. 저희는 황수연 씨와 협력할 의사가 충분해요.”“나중에 다시 얘기하죠. 난 협상할 일이 많아서 내일 한성으로 돌아가요. 그쪽 일이 다 끝나면 그때 다시 얘기해요.”서민아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황수연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서민아는 이를 악물며 눈가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쳤다.한신 그룹과의 협력이 아니면 그동안 황수연에게 비굴하게 굴지도 않았다.‘이리저리 뛰어다닌 끝에 얻은 결과가 이거라고?’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이름이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오늘 밤에 시간 있어? 만나고 싶어.”...서씨 가문 본가.서유정이 본가에 들어섰을 때 이혜숙은 정원의 정자에서 꽃차를 우려내고 있었고 옆 화로에는 고구마가 구워지고 있었다.“할머니, 오늘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카드 게임 안 하세요?”이혜숙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카드 게임을 할 여유가 있겠어?”“제 기억이 맞다면 아주머니께서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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