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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결혼의 불청객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510 챕터

제341화

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두 사람은 뒤돌아 백화점 입구 쪽으로 걸어갔고, 차가운 눈빛이 그들의 떠나는 방향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황수연은 박수환과 서유정이 서로 손을 잡은 채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이렇게 빨리 둘이 함께하게 될 줄은 몰랐다.이전에 박수환에게 박씨 가문에서 서유정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었다.할머니께 알릴 생각은 없었지만 박수환이 자기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며 기어코 서유정과 만났으니 이건 자기 탓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렇게 황수연은 휴대폰을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박씨 가문 쪽에 연락해. 내일 할머니 댁에 방문할 거야.”...그랜드 코트로 돌아왔을 때는 벌써 10시가 가까웠다.두 사람은 함께 올라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복도에서 헤어졌다.서유정이 돌아서 집으로 가려던 순간 박수환이 갑자기 그녀를 불렀다. “유정 씨.”“네?”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보는 서유정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물기 어린 눈망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빠져들게 했다.박수환이 가볍게 기침하며 시선을 돌렸다.“우리 이제 연인인데 헤어질 때 포옹하면 안 되나 해서요...”복도에서 따뜻한 노란색의 형광등이 그의 머리 위로 비스듬히 비추자 원래 날카로웠던 박수환의 이목구비가 부드러워 보였다.서유정의 착각인지 그의 귓불이 다소... 붉게 물든 것 같았다.“말했잖아요. 이런 건 물어볼 필요 없다고.”그녀는 손을 뻗어 박수환을 껴안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연애를 해본 적이 없나 봐요.”그런데... 무척 귀여웠다.잊고 있었다. 사랑은 처음엔 조심스럽게 다가서서 서서히 상대의 영역에 자리를 잡다가 결국 하나가 되는 거라는 걸.다음 날 아침, 서유정은 로펌에 도착하자마자 전가인의 사건 자료를 들고 살펴보기 시작했다.지금 가장 골치 아픈 건 전가인이 준 6천만원이었다. 그녀는 상대방에게 현금을 건넸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았다. 증거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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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그 생각에 서유정은 휴대폰을 들어 전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가인아, 요즘 어떻게 지내? 시간 있으면 점심에 한번 만나자.”전가인과 점심 약속을 잡은 후 서유정이 그녀의 사건 자료를 옆에 두고 다른 사건을 처리하려던 참에 휴대폰이 울렸다.서씨 가문 본가의 번호임을 확인하고 서유정의 눈에 의외라는 기색이 스쳤다. 이혜숙은 그녀가 근무 중일 때 거의 전화를 하지 않았다.전화를 받자마자 말하려던 순간 상대편에서 서민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유정, 오늘 저녁 시간 있으면 집에 와서 밥 좀 먹어. 네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준비해 뒀어.”어제 헤어질 때 화내던 것과 달리 지금 서민형의 말투는 다소 딱딱했지만 전보다 한층 부드러웠다.서유정은 거절하려다 안 먹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수락했다.“그래, 저녁에 너 데리러 갈 기사 로펌으로 보낼게.”서유정의 눈가에 비웃음이 스쳤다. 예전엔 서민형이 그녀를 집에 불러 밥을 먹게 하지도 않았고 운전기사를 보내 데리러 온 적도 없었다.이번에 계약을 체결하길 잘한 것 같기는 했다.“네.”전화를 끊고 서유정은 휴대폰을 옆에 둔 채 계속해서 사건 자료를 살폈다.점심에 서유정과 전가인은 병원 병실에서 만났다.전가인의 얼굴에는 아직 상처가 남아 있었고 팔과 다리의 깁스도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서유정을 보자마자 그녀가 재빨리 말했다.“유정아, 갑자기 왜 만나자고 했어? 사건에 진전이 있는 거야?”서유정은 병상 옆에 앉으며 말했다.“오늘 비서를 시켜서 진승현과 현재 여자 친구의 지인들을 조사했는데 최근 자금 흐름에 이상이 없었어. 그러니까 네가 진승현에게 준 그 현금 대부분은 아직 그 사람에게 있을 거야. 네 아버지가 너한테 6천만 원 현금을 줬다는 걸 증명할 증거가 있는지 물어보려고 왔어.”전가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증명할 수 있을 거야. 아버지 쪽에 은행 출금 기록이 있고 우리 집에서 돈을 건네주실 때도 카메라에 찍혔을 테니까. 그런데 그건 왜 물어봐? 이걸로 내가 진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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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대단해!”진승현은 본인이 6천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끝까지 부인했다가 결국 절도 혐의로 의심받는 걸 알면 아마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다.경찰이 정말로 진승현에게서 그 돈을 찾아낸다면 진승현은 감옥에 가기만을 기다려야 했다.경찰이 그 돈을 찾지 못해도 서유정이 사람을 시켜서 그를 감시하고 그 돈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된 후 직접 증거를 제출해 경찰에게 넘길 수도 있었다.어느 쪽이든 똑같은 결과라 진승현은 결국 전가인에게 애원하러 올 것이다.“지금 당장 부모님께 연락해서 증거 준비하고 경찰서에 신고하러 가라고 할게.”게다가 진승현이 자신을 밀어내서 그렇게 심하게 다치게 한 것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서유정은 전가인과 몇 가지 세부 사항과 해야 할 말을 논의한 뒤 문제없음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로펌으로 돌아가는 길에 박수환의 전화를 받았다.“유정 씨, 뭐 하고 있어요?”“방금 병원에서 가인이 만나고 로펌으로 돌아오는 길이에요.”서유정은 길가에 차를 세우고 말했다.“참, 이번에 나한테 선물한 차도 직접 개조했어요? 내부가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 좀 달라서요.”“네, 몇 가지 부품을 업그레이드했어요. 그러면 조금 더 안전하니까.”지난번 서유정이 교통사고를 당했던 일이 떠올라 박수환은 아직도 소름이 끼쳤다.“어쩐지 운전할 때 느낌이 다르다 했어요. 고마워요.”박수환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점심은 먹었어요?”“아직 안 먹었어요. 로펌에 돌아가서 배달시킬 생각이에요.”“그랜드 코트가 로펌에서 가깝잖아요. 점심 같이 먹을래요?”서유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건물 1층에 식당이 꽤 있는 것을 떠올리고 이렇게 말했다.“그럼 내가 가는 길에 데리러 갈까요? 점심은 로펌 아래에서 간단히 먹어요.”“그럴 필요 없어요. 내가 걸어가도 십몇분이면 도착하니까.”“좋아요. 로펌에 도착하려면 30분 정도 걸리니까 15분 후에 출발하면 될 거예요.”전화를 끊고 서유정은 차에 시동을 걸어 로펌 쪽으로 향했다.30분 후, 서유정이 차를 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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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네, 그때 고등학교 시절 사진도 봤는데 지금처럼 예쁘더라고요.”서유정은 박수환의 말에 얼굴이 달아올라 급히 말을 돌렸다. “배고파요. 얼른 밥 먹으러 가요.”그러면서 서유정은 그를 잡아끌며 1층 식당으로 걸어갔다.박수환은 고개를 숙여 두 사람이 맞잡은 손을 내려다보며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서유정에게 이끌려갔다.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창가 쪽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박현우가 보였다.박수환이 시선을 돌리는 순간 박현우도 그들을 발견했다.그의 시선이 서유정과 박수환에게 머물렀다가 몇 초 후 무심하게 고개를 돌렸다.서유정은 박현우를 발견하지 못한 채 박수환을 데리고 가서 음식을 시킨 뒤 근처 빈 테이블에 대충 자리를 잡았다.“이 식당 음식이 꽤 괜찮아서 가끔 배달시키기 싫을 때면 여기서 먹곤 해요.”“그 말을 들으니 벌써 기대가 되네요.”곧 음식이 나오고 서유정이 젓가락을 건네며 웃었다.“이것 좀 먹어봐요.”박수환이 가지 한 조각을 집어 맛본 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맛있네요.”“그렇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참, 수환 씨는 어떤 요리 좋아해요?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도 아직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모르네요.”“유정 씨랑 비슷해요. 나도 한식 좋아하고 매운 음식도 잘 먹어요.”“그럼 매운 걸 더 좋아하겠네요.”보통 매운 요리를 먹고 담백한 한식은 가끔 먹는 데 기본적으로 매운맛을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박수환의 눈에 놀라움이 스치더니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서유정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박수환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앞으로 우리가 같이 밥 먹을 때는 매운 음식 하나, 안 매운 음식 하나, 국물 하나 이렇게 시켜요. 집에서 요리할 때도 그렇게 해요.”“좋아요.”두 사람이 식사를 마친 뒤 서유정이 박수환을 데려다주려 했지만 거절당했다.“여기서 걸어가도 십몇분이면 도착해요. 방금 배불리 먹었으니 소화 시킬 겸 걸어갈 테니까 로펌으로 돌아가서 쉬어요.”그가 정말로 데려다주는 걸 원치 않자 서유정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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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그 시각, 한신 그룹 대표 사무실.박수환의 말을 듣자 황정빈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며 서둘러 말했다.“수환아, 미안해. 내가 수연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 내가 제대로 혼낼 테니 일단 진정해.”“저는 기회를 두 번 주는 법이 없습니다. 그것보다 상대가 정신을 차리도록 손을 쓰죠. 서교 프로젝트에 한신 그룹은 참여하지 않아도 됩니다.”황정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수환아...”돌아오는 건 신호음뿐이었다.서교 프로젝트를 생각하니 황정빈은 가슴이 답답해졌다.이미 반년 넘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되었는데 가만히 화를 삭일 수가 없었다.그는 황수연에게 전화를 걸어 차갑게 말했다. “지금 당장 내 사무실로 와!”30분 후, 황수연이 문을 두드리고 황정빈의 사무실로 들어왔다.“아빠, 무슨 일이에요?”황정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리 와.”그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분노가 담겨 있음을 감지한 황수연은 불안한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아빠, 무슨...”말을 마치기도 전에 황정빈이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때렸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황정빈은 황수연에게 손을 댄 적이 없었다.황수연은 그 한 대에 정신이 혼미해져 새빨개진 얼굴을 감싸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상처받은 눈빛으로 물었다.“아빠... 왜 저를 때리세요?”“어디서 뻔뻔하게 이유를 물어! 하나만 묻자. 최근에 수환이가 화날만한 짓을 했어?”황수연은 고개를 저었다. “전 아무것도...”“네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수환이가 왜 한신 그룹을 건드려! 서교 프로젝트가 너 때문에 날아갔어. 손해가 몇백억인지 알아?”황수연은 서러움이 밀려오며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아빠, 전 정말 몰라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이 말을 듣자 황정빈은 더욱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래도 변명을 해? 뭘 했는지 모르겠으면 여기서 무릎 꿇고 제대로 생각해 봐. 생각났을 때 다시 일어나.”“뭐라고요?”황수연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어릴 때부터 황정빈은 그녀를 항상 아껴주며 이렇게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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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황수연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박씨 가문에 가서 수환 오빠 어머니께 오빠가 연화에서 만나는 여자가 있다고 말씀드렸어요.”그 말을 듣고 황정빈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마침내 박수환이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이해했다.“황수연, 너 머리에 물이라도 찬 거야? 그 댁 사모님께 무슨 헛소리를 한 거야! 죽고 싶어서 그래?”한성에서 연정미가 50살에 낳은 박수환을 자식 중 제일 아낀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5년 전에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쯤 박수환이 정운 그룹을 물려받았을지도 몰랐다.“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저도 오빠가 한신 그룹을 건드릴 줄은 몰랐어요.”“멍청이!”황수연이 울먹이는 모습을 보니 황정빈은 속이 상했다.“그만하고 나가!”황수연은 눈물을 훔치면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갔다.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 황설아가 옆에 서서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황수연이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망신당하는 꼴을 보니 기쁘지?”“그냥 그래. 재미 삼아 보면 그만이지.”황설아는 서류 더미를 안은 채 마치 길거리 쥐를 내려다보듯 오만한 눈빛으로 황수연을 바라보았다.어릴 때부터 황수연이 가장 싫어했던 게 바로 황설아의 이런 경멸 어린 표정이었다.하지만 그녀는 공부는 물론이고 모든 면에서 황설아를 이기지 못해 수년간 기가 죽어 있었다.그래서 언제나 황설아를 뛰어넘고 싶었다.박수환과 결혼한다면 황설아 따위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 채 황정빈의 손에서 한신 그룹을 물려받을 수 있었다.“황설아, 영원히 그렇게 실수 한번 하지 않고 고고하게 살기를 바랄게. 안 그러면 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려줄 테니까.”황설아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천천히 말했다.“왜, 이젠 착한 척 안 해? 넌 항상 남들 앞에서 착한 척하는 거 좋아했잖아.”“그건 다른 사람 앞에서나 그렇지. 네 앞에서는 필요 없어.”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라이벌이었고 평생 싸울 운명이었다.황정빈이 지분을 절반 주겠다고 했으니 나머지 절반은 당연히 황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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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기사님 도착했다니까 내려가.”일부러 목소리를 낮춰서 말하는 서민형의 말에 서유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알겠어요. 물건 챙겨서 내려갈게요.”서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7시가 다 되어 어둠이 드리운 뒤였다.도우미의 안내로 거실에 들어서자 소파에는 서민형, 주희정, 서민아가 앉아 있었다.서민아는 주희정에게 바짝 붙어 앉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서유정을 보자 주희정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무표정하게 말했다. “왔니?”서유정도 그녀의 냉담함에 익숙했기에 짧게 대답한 뒤 서민형을 바라보며 말했다.“밥 먹으라고 부르신 거 아니에요? 저 왔으니까 이제 식사하죠.”주희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서유정을 꾸짖으려던 찰나 서민형이 먼저 말했다.“그래, 이만 밥 먹자.”서민형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으로 걸어가며 주희정 곁을 지날 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늘은 말 좀 줄여. 괜히 쟤 욕하지 마.”“...”식당에 들어서서 식탁 위의 음식들을 본 서유정은 웃음이 나왔다.여덟 가지 음식 중 네 가지는 매운 것이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지만 모두 그녀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었다.“저를 위해 준비했다는 요리가 이건가요?”서민형은 식탁 위의 음식들을 훑어보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주희정을 바라보았다.“내가 담백한 한식으로 준비하라고 했는데 이게 다 뭐야?”주희정은 당당하게 말했다.“민아는 나랑 입맛이 같아서 한식을 안 좋아해요. 게다가 내가 담백한 음식 네 가지 준비하라고 시켰잖아요. 얘가 우리 집에 와서 밥 먹는다고 다른 사람은 무시해도 돼요?”서민형은 속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서유정을 돌아보았다.“뭘 먹고 싶어? 지금 당장 부엌에 시켜서 준비하라고 할게.”“됐어요. 괜히 여사님께서 또 제가 까다롭게 군다고 말하겠네요.”주희정이 비웃으며 말했다.“그럼 까다로운 게 아니야? 민아는 우리가 먹는 걸 같이 먹는데 넌 이것저것 편식이나 하고.”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여사님께서 그렇다고 하시면 그냥 제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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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서민형이 혼자 돌아오는 것을 본 주희정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말했잖아요. 머리 검은 짐승이라 모시기 힘들다고. 그런데도 굳이 불러들여서...”짜악!주희정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민형이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때렸다.힘이 매우 세서 주희정의 얼굴이 옆으로 돌아가며 몸도 휘청거렸다.다행히 서민아가 재빨리 주희정을 붙잡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대로 넘어질 뻔했다.“아빠, 어떻게 엄마한테 손을 대요?”서민형은 서민아를 무시한 채 차가운 눈빛으로 주희정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어제 분명히 서유정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준비하라고 했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어? 너무 편하게 살아서 몸이 근질거리는 거야!”주희정은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싸며 분노에 차서 서민형을 노려보았다.“내가 이미 서유정 보기 싫다고 했죠! 정말 걔를 데리고 밥 먹고 싶으면 밖에서 먹을 수는 없어요? 꼭 집에 데려와야 해요? 그 얼굴만 보면 짜증이 난다고요! 일부러 그랬어요. 마음에 안들면 어디 한번 때려봐요!”“내가 못 할 것 같아?”서민형이 손을 들어 내리치려는 순간 서민아가 재빨리 나서서 주희정 앞을 막았다.“아빠, 때리실 거면 저를 때리세요! 엄마는 몸도 안 좋으신데 엄마한테 손대지 마세요!”서민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희정은 감동이 밀려왔다.“민아야, 비켜. 오늘 어디 한번 날 때려죽여 보라고 해!”수년간 부부로 지내왔는데 서유정 때문에 서민형이 자신에게 손을 댔다는 생각에 주희정은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서민형이 비웃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내가 뜻대로 해줄게. 비켜!”“아빠가 다시는 엄마 못 때리게 할 거예요!”서민아의 고집스러운 얼굴을 바라보며 서민형은 손을 내리고 차갑게 주희정을 바라보았다.“앞으로 또다시 내 말을 어기면 그땐 쉽게 넘어가지 않아. 주씨 가문도 그냥 두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듣자 주희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서민형을 바라보며 입술을 덜덜 떨었다.“서민형 씨, 난 수년간 당신과 부부로 지냈고 아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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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그게 어떻게 중요하지 않아!”주희정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마음속으로 서유정에 대한 혐오감이 한층 더 커졌다.“네 할머니는 네가 서경 그룹에 들어가는 걸 반대했다가 한신 그룹과의 협력 덕분에 겨우 허락했는데, 이제 계약서에 서유정 이름이 들어갔으니 할머니가 널 거들떠나 보겠어?”생각하면 할수록 주희정은 더욱 화가 났다.“서유정이 분명 일부러 그런 거야! 너를 질투해서 일부러 너와 황수연이 맺은 계약을 망친 거야. 걔가 이렇게까지 악랄할 줄은 몰랐네.”서민아는 당황한 얼굴로 황급히 설명했다.“엄마, 언니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다 제 잘못이에요. 이 일을 엄마한테 말하지 말 걸 그랬어요.”“왜 말을 안 해! 예전에 걔가 했던 짓은 장난으로 넘길 수 있다고 쳐도 이번엔 서경 그룹에서의 네 입지가 달린 일이잖아. 그것도 망치다니,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서민아의 눈가에 순간 의기양양한 미소가 스쳤다가 곧 다시 초조함으로 바뀌었다.“엄마, 언니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니까 이 일은 그냥 넘어가요. 어차피 서경 그룹과 한신 그룹은 이미 협력했는데 엄마가 언니한테 가서 따져봐야 소용없어요.”주희정은 비웃으며 말했다. “왜 소용이 없어? 이번엔 내가 제대로 혼내줄 거야.”“엄마...”서민아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자 주희정은 그녀의 손을 토닥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민아야, 넌 이번 일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엄마가 그러면 아빠가 분명히 화내실 거예요. 두 분이 또 싸우시는 건 원치 않아요.”“싸우면 싸우는 거지, 어차피 이혼하면 그만이야. 절대 아무도 네가 서경 그룹에 들어가는 걸 막을 수 없어. 아무리 상대가 서유정이라도.”서민아는 무기력한 표정을 지었다.“엄마, 정말 그럴 필요 없어요...”“됐어, 그만해. 난 이미 마음먹었으니까 넌 가서 밥이나 먹어. 난 이만 쉬러 가야겠어.”말을 마친 주희정은 곧장 돌아서서 떠났다.그녀가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은 뒤에야 서민아의 입가에 비로소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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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좋아요.”서유정이 밥을 먹을 때 박수환은 그녀 맞은편에 조용히 앉아 곁에 있어 주면서 왜 서씨 가문에 갔다가 밥도 안 먹고 돌아왔는지 묻지 않았다.하지만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분명 서씨 가문 사람들이 그녀를 서럽게 했을 테니까.10분도 채 안 되어 서유정은 큰 접시에 가득 담긴 계란 볶음밥을 다 먹어 치웠다.“수환 씨, 예전에 요리 배운 적 있죠?”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그가 만든 음식을 먹어본 것 중 단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었다.매운 음식이나 담백한 한식이나 밖에서 파는 것과 다를 바 없이 만들었다.박수환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아니요. 그냥 레시피대로 했어요.”“나도 레시피대로 하는데 왜 내가 만드는 건 대부분 맛이 없죠?”“그건 요리에 재능이 없다는 뜻이죠. 앞으로 내가 해줄게요.”서유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내가 설거지 담당할게요.”“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있으니 유정 씨는 그냥 행복하게 누리기만 하면 돼요.”서유정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생각은 안 돼요.”“왜요?”박수환이 의아해했다.“나한테 아무것도 시키지 않으면 나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거잖아요. 게다가 두 사람이 함께 살면 집안일은 반드시 나눠서 해야죠. 오랫동안 한쪽만 계속하면 마음이 불편할 거예요. 감정도 마찬가지예요. 늘 주기만 하는 사람은 점점 지칠 뿐이죠.”서유정이 생각하는 건강한 연애는 서로 이해하고 서로 배려하는 관계였다.한 사람만 일방적으로 배려하면 서서히 상대방은 당연하게 여길 것이고 결국 둘 사이에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었다.“하지만 난 유정 씨가 이런 걸 하는 게 싫어요. 나랑 있을 땐 할 필요도 없고요.”서유정이 반박하려던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가 전가인인 걸 확인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가인아, 무슨 일이야?”“서 변 말대로 아빠한테 경찰서에 가서 6천만원 도난당했다고 신고하라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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