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형은 괜히 마음에 찔려서 코를 만지작거렸다. 이혜숙의 말처럼 흥분하면 그런 짓을 저지르기도 했다.다만 서유정이 아무 말 없이 한신 그룹 본사에 가서 계약을 체결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어머니, 이번엔 제가 너무 성급했어요. 제 잘못이니까 화내지 마세요. 저 때문에 화가 나셔서 병원에 실려 가면 안 되잖아요.”“빨리 황수연 쪽에 전화해서 계약 해지서를 보내라고 하지?”서민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약서를 내려놓았다. “네, 지금 바로 전화할게요.”곧 황수연은 서경 그룹 쪽에서 한신 그룹에 계약 해지서를 요구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황 팀장님, 이제 어떡하죠? 정말 서경 그룹과 계약을 해지할 건가요?”황수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서경 그룹에서 원한다면 계약 해지서를 들고 그쪽으로 가라고 해. 정말로 사인할지 두고 보자고.”그녀는 서경 그룹이 없어도 연화의 다른 회사들과 협력할 수 있지만, 서경 그룹은 한신 그룹이라는 협력사를 잃으면 한성 시장을 열 생각은 접어야 했다.비서가 망설이며 물었다.“황 팀장님, 서경 그룹 쪽 태도가 갑자기 돌변했는데 무슨 변수가 생긴 건 아닐까요? 제가 먼저 알아보고 올까요...”“알아볼 게 뭐가 있어? 우리 선택지가 서경 그룹 하나뿐인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 단호하게 나오면 계약 해지해.”황수연의 단호한 태도를 보고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바로 계약 해지서를 들고 갈게요.”30분 후, 서민형은 계약 해지서에 서명을 마치고 황수연의 비서를 보며 말했다.“장 비서님, 다음에 다시 협력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장 비서가 계약 해지서를 받아 들고 서민형을 탐색하듯 바라보며 물었다.“서 대표님, 새로운 협력처를 찾으셨나요? 왜 갑자기 계약 해지에 동의하시는 거죠?”전에 황수연이 계약 해지를 원할 때는 서민형이 그녀가 마음을 돌리도록 설득하기 위해 하루에 여러 번 호텔을 오가면서 로비에서 황수연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게다가 조금 전 돌아온 황수연은 서민형이 서유정을 데리고 와서 사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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