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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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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하지만 네가 한신 그룹 본사 본부장과 이 협력을 성사시킬 줄은 몰랐어. 유정아, 언제 돌아와서 회사를 맡을 생각이야?”이혜숙의 기대 어린 시선을 마주한 서유정은 마음속으로 살짝 죄책감을 느꼈다.“할머니, 이번에는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게다가 저는 몇 년 더 변호사로 일하고 싶어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이혜숙이 입을 열었다.“네가 지금 스물여섯이니까 서른 살에 돌아와서 서경 그룹을 맡는 건 어때?”현재 몸 상태로 볼 때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앞으로 4년 더 회사를 관리하는 건 문제없을 것 같았다.서유정도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았다.“그래요.”대화를 나누는 사이 이혜숙이 우려낸 꽃차가 다 끓었고 그녀가 찻잔을 들어 서유정에게 한 잔 따라주며 웃었다.“내가 우려낸 꽃차 맛 좀 보겠니?”서유정이 찻잔을 들어 향을 맡자 싱그러운 장미 향이 훅 다가왔다. “향기롭네요.”서유정은 살짝 불어서 식힌 뒤 한 모금 마셨다. 장미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맛있어요. 할머니, 이 솜씨면 꽃차 가게를 열어도 되겠어요.”이혜숙은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 내게 그런 힘이 어디 있어? 벌써 칠십이 넘었는데.”서유정이 눈을 깜빡였다. “요즘은 70대야말로 새롭게 도전할 나이 아닌가요?”“하하, 너희 젊은이들은 참 우리 같은 노인네들 놀리는 걸 좋아한다니까.”서유정이 혀를 내밀었다. “안 그러면 집에 계신 어르신이 보물과 다름없다는 말이 왜 있겠어요.”이혜숙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오늘 저녁 같이 먹지 않을래? 네가 좋아하는 요리 몇 가지 해줄게.”“아니요.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어요.”“박 선생?”서유정의 귀가 빨개졌다. “할머니, 어떻게 아셨어요?”“네 표정 보고 알았지.”서유정 본인은 모르겠지만 방금 약속이 있다고 말할 때 그녀의 눈가에 웃음이 가득한 모습이 마치 막 연애를 시작한 소녀 같았다.양주원과 헤어지고 이혜숙이 서유정을 몇 번 보러 갔을 때 비록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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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이혜숙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보이자 서민형의 미간이 빈틈없이 팍 찡그려졌다.“어머니, 한신 그룹과의 협력이 서경 그룹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계세요? 이 협력이 없으면 서경 그룹은 금세 다른 세 가문에 뒤처질 거예요!”이혜숙은 거침없이 대꾸했다.“서경 그룹은 이미 다른 세 가문에 비해 훨씬 뒤처지지 않았니? 이 협력이 없으면 차이가 더 벌어질 뿐이지.”서민형은 급한 나머지 머리를 쥐어뜯었다.“어머니, 잊지 마세요. 어머니께서 서경 그룹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계시다는 걸!”“당연히 기억하지. 그러는 너야말로 서유정과 서민아 중 누가 네 친딸인지 제대로 구분도 못 하는 모양이구나?”서민형이 멍하니 있다가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서유정이랑 잘 지내려고 아무 노력도 안 했어요? 어머니도 보셨잖아요. 민아가 서유정보다 속이 깊고 일도 잘해요. 서유정처럼 매일 집사람한테 대들지도 않고요. 어머니도 말 잘 듣는 애가 더 좋잖아요.”이혜숙이 비웃으며 말했다.“속 깊고 착하다고? 그건 너희 부부에게 돈이 있어서 그런 거지. 안 그러면 걔가 그렇게 착하게 굴겠어?”주희정과 서민형을 잘 따르기만 하면 서씨 가문의 아가씨 신분으로 계속 머물 수 있고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누가 얌전히 있지 않겠나.서민형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어머니는 민아에 대한 편견이 너무 심해요. 어머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수작 부리는 애가 아니에요.”“날 가르치려고 들지 마. 황수연이 서경 그룹과 계약을 해지하고 싶다면 그냥 해지하라고 해. 지금 당장 전화해서 계약 해지서를 보내.”“안 돼요!” 서민형은 이혜숙을 바라보는 눈빛에 불만이 가득했다.“민아가 한신 그룹과 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을 새웠는지 아세요? 절대 계약 해지할 수 없어요!”이혜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싫으면 내일 당장 서민아와 같이 짐 싸서 회사를 떠나.”진지한 이혜숙의 표정이 농담 같지 않았다.서민형은 자리에 굳어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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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서민형은 괜히 마음에 찔려서 코를 만지작거렸다. 이혜숙의 말처럼 흥분하면 그런 짓을 저지르기도 했다.다만 서유정이 아무 말 없이 한신 그룹 본사에 가서 계약을 체결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어머니, 이번엔 제가 너무 성급했어요. 제 잘못이니까 화내지 마세요. 저 때문에 화가 나셔서 병원에 실려 가면 안 되잖아요.”“빨리 황수연 쪽에 전화해서 계약 해지서를 보내라고 하지?”서민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약서를 내려놓았다. “네, 지금 바로 전화할게요.”곧 황수연은 서경 그룹 쪽에서 한신 그룹에 계약 해지서를 요구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황 팀장님, 이제 어떡하죠? 정말 서경 그룹과 계약을 해지할 건가요?”황수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서경 그룹에서 원한다면 계약 해지서를 들고 그쪽으로 가라고 해. 정말로 사인할지 두고 보자고.”그녀는 서경 그룹이 없어도 연화의 다른 회사들과 협력할 수 있지만, 서경 그룹은 한신 그룹이라는 협력사를 잃으면 한성 시장을 열 생각은 접어야 했다.비서가 망설이며 물었다.“황 팀장님, 서경 그룹 쪽 태도가 갑자기 돌변했는데 무슨 변수가 생긴 건 아닐까요? 제가 먼저 알아보고 올까요...”“알아볼 게 뭐가 있어? 우리 선택지가 서경 그룹 하나뿐인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 단호하게 나오면 계약 해지해.”황수연의 단호한 태도를 보고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바로 계약 해지서를 들고 갈게요.”30분 후, 서민형은 계약 해지서에 서명을 마치고 황수연의 비서를 보며 말했다.“장 비서님, 다음에 다시 협력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장 비서가 계약 해지서를 받아 들고 서민형을 탐색하듯 바라보며 물었다.“서 대표님, 새로운 협력처를 찾으셨나요? 왜 갑자기 계약 해지에 동의하시는 거죠?”전에 황수연이 계약 해지를 원할 때는 서민형이 그녀가 마음을 돌리도록 설득하기 위해 하루에 여러 번 호텔을 오가면서 로비에서 황수연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게다가 조금 전 돌아온 황수연은 서민형이 서유정을 데리고 와서 사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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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한신 그룹 본사와의 협력이라니!예전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는데 지금 현실이 되었다.‘서유정도 완전히 쓸모없는 건 아니구나.’나중에 주희정에게 서유정이 좋아하는 요리를 몇 가지 준비하라고 시켜서 집으로 불러 밥을 먹여야겠다.한편, 서유정은 서씨 가문 본가를 떠난 뒤 곧바로 로펌으로 향했다.그녀를 보자 박현우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눈빛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유정 누나, 왔어요?”“네, 일해요.”박현우는 그녀를 따라 한성으로 간 탓에 아마도 며칠 동안 쌓인 일이 많을 것이다.사무실에 들어서서 책상 위에 산처럼 쌓인 서류들을 본 서유정은 한숨을 내쉬며 체념한 듯 책상 뒤로 걸어가 앉더니 서류를 집어 들었다.저녁이 되어 갑자기 카톡이 울려서야 서유정은 산더미 같은 서류 더미에서 고개를 들었다.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6시가 넘었고 창밖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박수환이 어디냐고 묻는 메시지를 보냈다.[로펌에 있어요. 금방 마무리하고 갈게요. 한 30분 후에 그랜드 코트에 도착할 거예요.][알겠어요. 천천히 와요.]정리하고 가방을 챙긴 서유정이 사무실을 나섰다.박현우의 자리를 지나칠 때 그가 서유정을 불렀다.“유정 누나, 한성에 갔던 이틀 동안 우리 엄마랑 카드 게임도 했어요?”서유정의 걸음이 멈칫했다. 지금도 자신의 계좌에 20억 넘게 남은 돈을 떠올린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박현우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쪽 어머니한테서 꽤 많이 땄어요.”박현우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얘기 들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카드 게임을 해서 졌던 돈을 다 되찾겠대요.”“그건 좀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카드 게임에 있어서 서유정은 거의 진 적이 없었다.“지금 가려고요? 내가 데려다줄게요.”서유정은 이전 교통사고로 인해 지금도 차가 경찰서에 있었고, 설령 차를 되찾아도 폐차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서 한동안 출퇴근할 때마다 택시를 타고 다녔다.“괜찮아요. 택시 타고 가면 금방이에요. 다들 일찍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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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신나경은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묵묵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됐어. 내가 자꾸 찾아가면 분명 귀찮아할 거야. 그 사람은 구속받는 걸 싫어하니까.”예전에 서유정이 양주원에게 매달리고 수시로 확인하러 다녀서 양주원이 싫증 냈다.하지만 그중에는 신나경이 수작을 부린 탓도 있었다.그토록 애쓰지 않았다면 지금 양주원의 약혼녀가 될 수도 없었을 테니까.“안 와도 괜찮아. 그럼 내가 좀 더 잘 지켜볼게.”“그래, 의진아. 고마워. 양주원과 결혼하면 널 잊지 않고 월급 올려줄게!”그 말을 들은 원의진은 기쁨에 찬 표정을 지었다.“그래, 미리 대표 사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네.”곧 웨이터가 박수환과 서유정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왔다.박수환이 예약한 자리는 창가 자리로 신나경, 원의진과 한 테이블 떨어져 있었다.신나경을 본 서유정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녀가 벌써 연화로 돌아왔을 줄이야.아침에 식당을 떠날 때만 해도 신나경은 양주원과 다투고 있었다.서유정은 신나경 맞은편에 앉은 원의진도 알아봤다.예전에 자주 양주원을 찾아간 탓에 양주원의 모든 비서를 알고 있었다.서유정은 무표정하게 시선을 거두며 두 사람을 못 본 척 외면했다.원의진은 서유정을 보고 멈칫했다가 이내 서유정 곁에 서 있는 박수환에게 시선을 돌렸다.양주원도 충분히 잘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서유정 곁에 선 남자는 양주원보다도 한 수 위였다. 이목구비와 체형 모두 완벽해서 TV 속 남자 배우처럼 멋있었다.원의진의 시선을 느낀 박수환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불쾌해했다.그는 다른 사람이 자기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그들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앉은 뒤에야 원의진은 신나경에게 다가가 속삭였다.“서유정은 복도 많아. 전에는 양 대표님이었다가 지금은 양 대표님보다 더 잘생긴 남자를 만나네. 세상에, 조금 부럽다.”신나경은 비웃으며 경멸 섞인 어투로 말했다.“잘생긴 게 뭐 대수야? 그저 허접한 병원 의사일 뿐이야. 평생 그냥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라고.”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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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신나경이 비웃으며 말했다.“걱정 마요. 난 절대 그쪽처럼 되지 않을 거니까. 한 남자와 8년이나 사귀고도 결혼에 성공하지 못하다니, 참 불쌍해요.”“내가 양주원과 결혼했으면 지금 당신이 여기서 나를 도발할 수도 없었겠죠.”신나경이 말을 하려던 찰나 옆에 있던 원의진이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말렸다.“신나경, 그만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어. 넌 지금 양 대표님의 약혼녀인데 이러면 망신당하는 건 양 대표님과 에어 테크야.”그 말을 듣고 신나경이 주변을 둘러보니 확실히 여러 테이블의 손님들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고, 그들의 눈빛에는 적나라한 경멸과 혐오가 담겨 있었다. 신나경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마음도 저절로 진정되었다.조금 전에는 너무 화가 나서 지금이 저녁 식사 시간이라는 것도, 식당이 거의 만석이라는 것도 깜빡했다.게다가 이곳은 고급 레스토랑이라 식사하러 온 사람들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화했고 조금 전 그녀처럼 고함을 지르지 않았다.신나경의 표정이 확 바뀌며 서유정을 차갑게 쳐다보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은 채 시선을 돌려 원의진을 바라보았다.“의진아, 왜 더 일찍 말 안 했어?”원의진이 좀 더 일찍 알려줬더라면 그녀도 이렇게 큰 망신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신나경이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니 원의진은 다소 불만이 생겼다.‘본인이 서유정 때문에 이성을 잃고 이제 와서 내 탓이라고?’하지만 신나경이 양주원의 약혼녀라는 생각이 들자 급히 사과했다.“미안해, 아까는 못 봤어. 다음엔 꼭 신경 쓸게.”신나경은 입을 삐죽거리며 짧게 대답한 뒤 고개를 숙이고 우울한 표정으로 접시 속 스테이크를 포크로 찔렀다. 마음속엔 불쾌함만 가득했다.그들 뒤에 있던 서유정도 시선을 거두고 박수환을 바라보며 말했다.“미안해요. 괜히 기분 상한 건 아니죠?”박수환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유정 씨가 상대하지 못하면 내가 대신 욕하려고 했어요.”박수환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런 말을 하자 서유정은 입을 가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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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게시물을 올린 지 얼마 안 되어 송지민의 메시지가 도착했다.[꺄아악! 유정아, 네가 올린 그 사진 무슨 뜻이야? 너 박수환이랑 사귀는 거야?][관계 진전이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무슨 속도가 로켓이야. 흑흑, 불쌍한 나는 아직도 모태 솔로인데...]송지민이 우는 이모티콘을 여러 개 보내자 서유정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여 답장을 입력했다.[응, 오늘 막 사귀기 시작했어.]송지민에게 답장할 때 맞은편에 있던 박수환은 고개를 들어 조용히 서유정을 바라보고 있었다.서유정의 머리 위로 한 줄기 조명이 쏟아져 내렸고 그 빛은 하얀 그녀의 손끝을 정확히 비추었다.답장을 마치고 휴대폰을 내려놓은 서유정은 박수환이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노골적인 시선에 그녀의 얼굴이 저절로 달아오르며 남자의 시선을 피했다.“왜 그렇게 쳐다봐요?”“이 모든 게 아름다운 꿈일까 봐요.”서유정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손 내밀어 봐요.”박수환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왜요?”서유정은 아무 말 없이 그의 손을 잡고 팔뚝을 꼬집었다.“아파요?”박수환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조금요.”“아프다면 이 모든 게 가짜가 아니겠죠. 그런데... 수환 씨가 나를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어요. 나한테 첫눈에 반한 건가요?”박수환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그의 입가에 번진 미소가 한층 깊어졌다.“아닐 거예요.”서유정이 무심코 눈썹을 치켜올렸다. “내가 이렇게 예쁜데 나한테 첫눈에 반한 게 아니라고요?”“음...”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장면을 떠올린다면 그가 왜 첫눈에 반한 게 아니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처럼 그녀를 좋아하게 될 줄 알았다면 첫 만남 때 그녀 앞으로 걸어가서 자기소개를 했을 것이다.“그래요.”서유정은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았다.“예전에 말했잖아요, 내 차를 들이받은 게 우리 첫 만남이 아니라고. 정말 궁금해요. 우리의 진짜 첫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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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너랑 무슨 상관인데?”서민아는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가 오랜 시간 공들여 성사시킨 협력이 서유정의 제멋대로인 행동 때문에 물거품이 되어서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나랑 왜 상관이 없어요? 내가 이 협력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요? 게다가 이 협력은 회사에 매우 중요한 건데 언니 변덕 때문에 무산됐어요! 나와 함께 노력한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전혀 안 들어요?”서유정은 차분한 표정으로 서민아의 말이 끝난 뒤 낮은 목소리로 대꾸했다.“서민아, 네가 따져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황수연이야. 그 여자가 사적인 일로 앙심을 품고 계약 해지를 빌미로 나에게 사과를 강요하지만 않았어도 이 계약이 해지될 일은 없었어.”“사과 좀 하는 게 어때서요?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이 지금 돌이킬 수 없게 됐어요. 엄마, 아빠가 날 더 좋아해서 질투하는 마음에 일부러 이러는 거예요?”화가 난 서민아는 목소리마저 갈라져 있었다.“착각하지 마. 내가 서씨 가문에 막 돌아왔을 때라면 그 사람들이 너를 아끼는 걸 질투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그 둘은 나한테 모르는 사람일 뿐이고 나도 너를 질투할 이유가 없어. 오히려 네가 나 대신 두 사람에게 효도해 주니 오히려 고맙지.”말을 마친 서유정은 전화를 끊었다.서민아는 화가 나서 휴대폰을 던져버릴 뻔했고 몇 번이나 심호흡하며 간신히 분노를 억눌렀다.서유정의 번호를 다시 누르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상대가 주희정이라는 걸 확인한 서민아는 감정을 추스르고 전화를 받았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전화기 너머로 주희정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아빠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내일 저녁에 서유정을 집에 불러서 밥 먹인다고 음식을 준비하래. 회사 일로 충격이라도 받은 거야?”그 말을 듣고 서민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서유정이 그렇게 큰 문제를 일으켰는데도 서민형이 집으로 불러 밥을 먹인단다.‘아마 밥 먹는 건 핑계고 서유정에게 따지려는 거겠지?’그 생각을 하자 서민아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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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서민형의 비서가 서민아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가씨, 서 대표님은 지금 손님과 얘기 중이세요.”서민아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네, 그럼 다실에서 잠깐 기다릴게요.”“네.”다실에서 반시간 넘게 기다렸을 때쯤 서민형의 사무실 문이 드디어 열렸다.그가 손님을 배웅하는 것을 보고 서민아는 일어나 다가갔다. “서 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서민형이 그녀를 슬쩍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들어와.”서민아는 서민형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은 뒤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엄마한테 내일 언니를 집에 불러서 밥 먹자고 하셨다고 들었어요.”“음, 왜?”“그... 언니가 서경 그룹과 한신 그룹의 협력을 망친 것 때문인가요?”서민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그런 셈이지. 내일 알게 될 거야.”그는 내일 회의에서 서경 그룹과 한신 그룹 본사의 협력 사실을 발표할 생각이었기에 지금 서민아에게 알릴 마음은 없었다.서민형이 예전처럼 화를 내지 않자 서민아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지며 뭔가 자신이 모르는 일이 생긴 것 같았다.그렇지 않으면 한신 그룹과 서경 그룹의 계약 해지 이야기를 꺼냈을 때 서민형의 표정이 이렇게 담담할 리가 없었다.“아빠, 서경 그룹이 정말 한신 그룹과 계약을 해지한 거예요? 아니면 언니가 이미 황수연 씨에게 사과하러 간 거예요?”일부러 떠보듯 건넨 말이었다.오기 전에 그녀는 이미 황수연의 연락을 받았고 상대는 서경 그룹과 계약을 해지했고, 다시는 서경 그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서민아가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는 이미 상대방이 그녀를 차단한 뒤였다.서민아의 궁금해하는 표정을 보며 서민형은 잠시 망설이다가 이 일을 미리 서민아에게 알려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서민아도 서경 그룹과 한신 그룹의 협력을 위해 꽤 오랫동안 바쁘게 움직여 왔으니까.“계약을 해지했어. 게다가 우리 쪽에서 먼저 해지를 제안했지.”서민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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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서민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봐. 나도 처리할 서류가 몇 개 남았어.”“네, 아빠. 너무 늦게까지 일하지 마세요.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요.”“알고 있어.”서민형의 사무실을 나온 서민아는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차에 탄 후 그녀는 서둘러 떠나지 않고 한동안 차 안에 앉아 있었다.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다 서유정이 한신 그룹 본사와 계약을 맺었는지.‘그럼 내가 그렇게 애써서 겨우 황수연을 만나 계약한 건?’생각하면 할수록 서민아는 내키지 않았다.‘서유정은 왜 그렇게 운이 좋은 거지? 왜 내 노력은 전부 웃음거리가 된 거야!’지잉.가방 속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휴대폰을 꺼내 화면에 표시된 번호를 보고 서민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서야 전화를 받았다.“이 시간에 왜 전화했어?”“보고 싶어. 오늘 밤에 시간 있어? 별장에서 기다릴게.”“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전화를 끊은 서민아는 휴대폰을 조수석에 던져버린 뒤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한편, 서유정과 박수환은 저녁을 먹고 근처 백화점을 산책하듯 돌아다니며 소화를 시켰다.막 들어가자마자 서유정은 송지민의 전화를 받았다.“유정아, 어이없는 일 하나 말해줄게.”서유정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뭔데?”“네가 박수환 씨랑 손잡은 사진 올렸잖아. 누가 그걸 캡처해서 양주원한테 보냈나 봐. 방금 양주원한테 연락이 와서 너랑 박수환이 사귀는 거냐고 물어보더라.”시선을 내린 서유정의 마음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아... 그랬구나.”지금 양주원은 그녀에게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라 그가 어떻게 사는지 관심도 없었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내가 전화로 한바탕 욕했더니 못 참겠는지 알아서 끊더라. 쓰레기 같은 놈, 자기가 먼저 바람을 피워놓고 뻔뻔하게 네가 연애하는지는 왜 묻는대?”서유정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송지민이 양주원을 어떻게 욕했을지 상상이 되었다.양주원이 바람을 피운 이후로 둘이 만날 때마다 송지민은 그녀에게 헤어지라고 설득하면서 양주원을 욕했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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