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정이 장순정을 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이왕 하는 거, 이기든 지든 제대로 해야죠.”장순정이 다시 서유정을 설득하려는데 공현주가 눈썹을 씰룩이며 말했다.“순정 씨, 굳이 제대로 하겠다고 하는데 더는 설득하지 마요. 원하는 대로 하죠.”그 말에 잠시 고민하던 장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어차피 서유정이 진다면 몰래 밥값을 보내주면 그만이었다.현진아, 서유정을 포함한 8명이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제일 뒤에 선 현진아가 서유정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유정아, 너 좀 이따 눈치껏 몇 판은 져줘. 아무래도 내가 다 아는 분들이잖아. 네가 저녁 내내 이기면 자존심이 상하실 거야.”대학 시절 현진아와 서유정은 취미로 카드 게임을 즐긴 적이 있었다. 그때의 서유정은 거의 모든 게임에서 진 적이 없을 정도였다.현진아의 말에 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하지만 너 나에 대해 너무 자신만만한 거 아니야? 아주머니들도 평소 카드 게임을 즐겨하시는 것 같던데 다들 평범한 실력은 아닐 거잖아.”서유정을 힐끔 쳐다본 현진아가 말했다.“자신만만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난 너랑 카드 게임해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어. 오늘도 지면 트라우마 생길 것 같아.”“...”우연인지 아닌지, 공현주는 마침 서유정 맞은편에 앉았다.옆에서 서유정을 쳐다보던 장순정이 웃으며 말했다.“유정 씨, 전에 카드 게임해 봤어요? 못 해봤으면 룰부터 알려줄게요.”“해봤어요.”태연한 서유정의 모습이 일부러 아는 척 큰소리치는 것 같지는 않아 장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럼 시작하죠.”...곧 한 시간이 흘렀다.또 게임에서 승리한 서유정을 보며 장순정은 1시간 전 자신의 섣부른 결정을 후회했다.한 시간 동안 아무도 서유정을 이길 수가 없었다.‘대체 왜 어리다는 이유로 우리보다 실력이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장순정은 심지어 서유정이 프로는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한 시간 동안 서유정은 이미 그들 사이에서는 무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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