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주희정이 서유정의 사무실에서 난동을 피운 덕분에 이혜숙에게는 서민아를 서경 그룹에서 내쫓을 명분이 생겼다.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머니도 화내지 마세요. 화낼 가치도 없는 사람들이에요.”“알아. 아까는 연기한 거야. 하지만 감히 네 얼굴을 때려? 이번 일은 절대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거야.”반드시 주희정에게 쓴맛을 보여줘야 했다.이토록 편을 들어주는 이혜숙의 모습에 서유정은 마음이 든든해졌다.“할머니가 계셔서 너무 다행이에요.”이혜숙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할머니는 평생 네 곁에 못 있어 줘. 네 주변에 언젠가는 또 네 엄마 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타날 거야. 앞으로 널 괴롭히는 사람에게는 절대 마음 약해지면 안 돼.”“네, 알겠어요.”“나도 이젠 피곤하네. 이만 돌아가.”“네, 할머니. 푹 쉬세요.”손을 내저은 이혜숙은 지팡이에 몸을 기대며 안방으로 들아갔다.이혜숙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서유정이 몸을 돌렸다.한편. 본가를 나온 주희정과 서민아는 곧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고 조용한 곳에 차를 세웠다.주희정이 고개를 돌려 조수석에서 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서민아를 쳐다보았다. 서민아의 모습에 주희정은 찌르르, 마음이 저렸다.“민아야, 걱정하지 마. 엄마는 절대 어머님께서 이대로 널 내쫓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서민아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엄마, 여기까지만 해요. 전 할머니 친손녀가 아니니 이러시는 것도 당연한 거죠. 저도 이제는 할머니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서경 그룹에 있고 싶지 않아요.”서민아가 착하게 굴면 굴수록 주희정은 화가 치밀었다.“네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신 게 분명해. 넌 네 아빠를 돕기 위해 서경 그룹으로 들어간 건데 그것도 모르시다니. 정말 나이가 드셨나 봐!”시선을 내린 서민아가 눈물을 닦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주희정을 응시했다.“엄마, 할머니께서 언니에게 잘해주시는 걸 보니 어쩌면 언니에게 서경 그룹을 물려주실 생각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