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정은 어쩐지 갑작스러운 이혜숙의 뇌출혈이 우연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여사님 약은 제가 관리하고 있어요. 아가씨, 설마... 저를 의심하시는 거예요?”속상함이 가득 묻은 오은화의 두 눈에 서유정이 얼른 대답했다.“아니요. 그럴 리가요. 아주머니께서 할머니 곁을 얼마나 오래 지키셨는데요. 저도 이제는 아주머니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누군가 아주머니 몰래 할머니 약을 바꾼 건 아닌가 싶어서요.”“그게 아니라면 혈압약을 매일 드시는 할머니께서 왜 갑자기 고혈압으로 뇌출혈이 오셨겠어요.”오은화가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당장 돌아가서 여사님 약을 가져올게요. 가져와서 확인해 봐야겠어요.”서유정이 오은화를 잡으며 대답했다.“아주머니, 지금 가져오셔도 소용없을 거예요. 할머니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신 지 이미 10시간도 지났어요. 만약 정말 할머니 약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쯤이면 얼마든지 다시 원래 약으로 바꿨을 거예요.”“그럼 이제 어떡해요...”오은화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본가에 정말 이혜숙을 해치려는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이혜숙에게 손을 쓸 수가 있었다.바로 그때, 오은화가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 무릎을 탁, 쳤다.“아가씨, 저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요. 얼마 전 여사님께서 혈압약을 한 번 깜박하고 안 드신 적이 있어요. 이튿날 아침에야 저에게 알려주셨고요. 저는 매번 한 달 치 약을 여사님께 준비해 드렸어요.”“이번 달은 31알을 드렸으니까 만약 여사님 약을 누군가 건드렸다면 개수가 맞지 않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서유정이 얼른 말했다.“지금 본가로 돌아가셔서 약의 개수가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1시간 후, 서유정은 오은화의 전화를 받았다.“아가씨, 약 개수가 안 맞아요. 19알 남아야 하는데 여사님 약통에는 18알밖에 없어요.”서유정의 손이 저도 모르게 파르르 떨렸다. 역시 그녀가 예상했던 것처럼 누군가 이혜숙의 약에 손을 댄 것이 분명했다.게다가 그 사람은 오은화가 매달 날짜에 맞춰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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