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Capítulo 1501 - Capítulo 1510

1586 Capítulos

제1501화

심종연이 해외로 도주했다는 건, 주민혁이 그를 쫓아 해외까지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해외에서의 위험은 국내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내가 직접 해외로 가서 놈의 행방을 추적할 생각이야. 반드시 찾아낼 거야.”주민혁이 최수빈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미안해. 또 걱정하게 만들어서.”최수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주민혁을 세게 끌어안더니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줄 알았어요. 민혁 씨라면 분명 그럴 줄 알았어요. 민혁 씨, 해외는 너무 위험해요. 그곳에 있는 심종연의 세력은 크고요. 가면 안 돼요. 내가 허락 안 해요.”최수빈은 심종연의 보복이 두렵지 않았다. 은산시에 몰아칠 풍파도 두렵지 않았다.그녀가 두려운 건 오직 주민혁이 잘못되는 일이었다. 그는 그녀의 하늘이었고 버팀목이었으니 말이다.그런 주민혁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최수빈과 율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주민혁은 손을 들어 최수빈의 등을 가만히 토닥이며 부드럽게 달랬다.“걱정하는 거 알아. 하지만 난 가야 해. 심종연을 완전히 잡아내지 않는 한, 우린 하루도 편히 지낼 수 없어. 놈이 해외로 도망쳤다는 건, 거기서 다시 힘을 모아 되돌아오겠다는 뜻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뿐만 아니라 율이에게까지 더 잔혹한 방식으로 보복하려 들 거야. 난 너희를 위험 속에 두고 볼 수 없어. 그러니까 직접 해외로 가서 놈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해. 그래야 후환이 없어.”“하지만 해외는 우리 영역이 아니잖아요. 갔다가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어떡해요? 율이는 어떡하고요?”최수빈의 목소리는 점점 더 떨렸다.마치 손을 놓는 순간 그가 눈앞에서 사라져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그녀는 주민혁을 꼭 끌어안은 채 놓으려 하지 않았다.“아무 일 없을 거야.”주민혁은 고개를 숙여 최수빈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해외에도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인맥과 자원이 있어. 경찰 쪽 국제 수사 공조팀에서도 내 행동에 협조해줄 거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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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2화

“길어도 석 달이야. 석 달 뒤에는 꼭 무사히 돌아올게. 응?”최수빈은 주민혁을 바라보았다. 더 말려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기다릴게요. 대신 반드시 몸조심해야 해요. 매일 나랑 율이한테 무사하다고 연락하고, 무슨 일이 생겨도 혼자 다 떠안지 마요. 꼭 나한테 말해야 해요. 알았죠?”“응, 알았어.”주민혁은 고개를 숙여 최수빈을 꼭 끌어안았다. 마치 그녀를 제 품 안에 완전히 새겨 넣기라도 하려는 듯했다.“나 돌아올 때까지만 기다려줘. 돌아오면 그땐 우리 가족 다시는 떨어지지 말자.”...그 뒤 이틀 동안, 주민혁은 해외 조사 준비를 숨 돌릴 틈 없이 진행했다.해외 쪽 인맥에 연락을 넣고 현지 숙소와 동선을 모두 마련했으며 정예로 꾸린 경호팀을 선발했고 최신 장비까지 갖추게 했다.또 홍승헌과 국제 수사 공조팀과도 연락을 맞춰 심종연과 관련된 자료와 해외 단서를 넘겨받았다.물론 주상 그룹의 업무도 정리했다. 회사의 일상 업무는 신뢰할 만한 측근에게 맡겼고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최수빈과 율이를 잘 살펴봐 달라고 육민성과 송미연에게도 부탁했다.육민성과 송미연 역시 주민혁이 심종연을 조사하러 해외로 간다는 말을 듣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결심을 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주민혁에게 자신 있게 약속했다. 반드시 최수빈과 율이를 잘 지키고 은산시도 든든히 지켜둘 테니 해외에서는 뒤돌아보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라고.출국 전날 밤, 주민혁은 일부러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최수빈, 율이와 함께 저녁밥을 먹었다.식탁에서 율이는 주민혁에게 찰싹 붙어 오늘 있었던 일들을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주민혁은 끝까지 다정하게 들어주며 이따금 손을 뻗어 딸아이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눈빛에는 온통 애정이 어려 있었다.그런 부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최수빈의 마음속에서는 깊은 아쉬움이 밀려왔다.그녀는 애써 눈가에 차오르는 눈물을 억누르며 주민혁이 좋아하는 반찬을 집어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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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3화

출발 당일, 하늘은 막 희미하게 밝아오고 있었다.주민혁은 일찍 눈을 떴다. 그러나 최수빈을 깨우지 않고 침대 옆에 조용히 앉아 잠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정한 눈빛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그는 손을 들어 최수빈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쓸어주고 그녀의 이마에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나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줘.”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몸을 돌려 짐을 든 채 조용히 침실을 나와 별장을 빠져나갔다.별장 앞에는 육민성과 송미연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경호팀 역시 출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주민혁이 나오자 육민성이 앞으로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낮게 말했다.“조심히 다녀와요. 해외에 도착해서 무슨 일 생기면 언제든 연락하고요. 은산시 쪽은 우리가 잘 지키고 있을게요.”“고마워요.”주민혁은 육민성과 송미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수빈이랑 율이, 그리고 주씨 가문 일은 두 분께 부탁드리겠습니다.”“걱정하지 마요. 수빈이랑 율이는 저희가 책임질게요. 절대 아무 일도 없게 할 겁니다.”송미연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주민혁은 고개를 끄덕인 뒤, 더는 말을 잇지 않고 곧장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차는 천천히 별장을 떠나 공항 방향으로 향했다.차가 별장 단지를 벗어날 무렵, 주민혁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별장 쪽을 돌아보았다.그곳에는 최수빈이 서 있었다.별장 문 앞에 선 그녀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새벽 안개 속에 비친 그녀의 모습이 유난히 가냘프고 작아 보였다.주민혁도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별장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는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했다.최수빈은 별장 앞에 선 채, 차가 새벽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참았던 눈물이 끝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육민성과 송미연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어깨를 토닥이며 달래주었다.그러자 최수빈은 두 사람을 향해 애써 웃어 보였다.“나 괜찮아. 민망하게 이런 모습까지 보이게 됐네.”“우리 다 이해해.”송미연이 부드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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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4화

주변 CCTV는 이미 진하민과 임기택 쪽에서 미리 장악해둔 상태였다. 각 출입구에도 인력을 배치해 수상한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고 있었다.“주 대표님, 아파트 내부 시설은 전부 확인했습니다. 도청 장치나 감시 카메라는 없었어요. 아래층과 엘리베이터 입구에도 저희 사람이 24시간 교대로 지키고 있으니 절대 안전합니다.”진하민의 부하가 아파트 문을 열고 옆으로 비켜서며 주민혁을 안으로 안내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설명했다.“대표님 방은 최상층입니다. 시야가 가장 좋고 주변을 살피기에도 편하죠.”아파트는 넓은 단층 구조였다. 인테리어는 간결하면서도 품격이 있었고 거실의 통유리창 앞에는 커다란 원목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그 위에는 이미 루안타의 상세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심종연이 현재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몇몇 구역도 표시되어 있었다.주민혁은 외투를 벗어 소파에 던져두고 곧장 지도 앞으로 걸어가더니, 손가락으로 가볍게 테이블을 두드리며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점들을 바라보았다.“심종연은 국경을 넘은 뒤 곧장 루안타로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단서에 따르면 현재는 루안타 외곽의 구항구 지역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커요. 그곳은 예전 부두를 개조하다 방치된 판자촌입니다. 온갖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데다 심종연이 예전부터 루안타에 기반을 다져온 본거지이기도 하죠. 안에 있는 상인들과 주민들 대부분이 그 사람에게 신세를 진 적이 있어서 심종연에게 매우 충성스럽습니다. 외부인이 들어가기는 쉽지 않아요.”임기택이 두꺼운 자료를 건네며 지도 위 구항구 지역을 가리켰다.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게다가 구항구 주변은 버려진 창고와 컨테이너로 가득합니다. 지형이 복잡해서 지키기는 쉽고 뚫기는 어려워요. 심종연도 안쪽에 적잖은 인력을 배치해 순찰시키고 있습니다. 정면으로 밀고 들어가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주민혁은 고개를 숙여 자료를 넘겼다. 손끝이 구항구의 지형도 위를 천천히 훑자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자료에는 구항구의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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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5화

‘이번에는 절대 눈앞에서 놓치지 않을 거야.’주민혁은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입주 절차를 마친 뒤, 거실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머릿속으로는 지금까지 확보한 단서와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되짚고 있었다.루안타 같은 곳에서 심종연을 찾아내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면 절대 조급하게 움직여서는 안 되었다. 한 걸음씩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그러니 먼저 이곳의 환경부터 익히고 그다음 천천히 빈틈을 찾아야 했다.저녁 무렵, 진하민과 임기택은 저녁 식사를 준비해왔다. 간단한 한식으로 주민혁의 입맛에도 아주 잘 맞았다.식사를 하는 동안 두 사람은 밤에 구항구를 탐색하러 보낼 인력 명단과 동선을 주민혁에게 건넸다. 주민혁은 그것을 꼼꼼히 살펴본 뒤, 안전에 유의하라는 말을 몇 차례 덧붙이고는 두 사람을 쉬게 했다.그렇게 주민혁이 시간을 확인해보았을 때에는 이미 밤 여덟 시였다.그는 검은색 캐주얼복으로 갈아입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운동화를 신었다. 허리춤에는 접이식 단검을 숨긴 채 주머니에는 예비 휴대폰과 차 키 하나를 넣었다.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수상해 보일 만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 뒤, 그는 조용히 아파트를 나섰다.진하민과 임기택이 배치해둔 경비 인력이 그가 나오는 것을 보고 뒤따르려 했지만, 주민혁은 손을 들어 제지했다.“따라오지 마요. 근처를 둘러보며 지형만 익힐 거니까 여러분들은 이곳을 지켜요.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믿을 만한 사람들이라는 건 알고 있으나 함께 움직이면 오히려 눈에 띄기 쉬웠다.더구나 루안타처럼 낯선 곳에서 심종연의 눈에 걸리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변 환경을 완벽히 익히는 것이었다.어디에 CCTV가 있는지, 어디에 몸을 숨길만 한 골목이 있는지, 어디로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지...이런 것들은 모두 목숨과 직결되는 정보였다.주민혁은 아파트 아래로 이어진 거리를 천천히 걸었다. 걸음은 느긋했지만 신경은 한순간도 주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길가에 설치된 CCTV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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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6화

게다가 판자촌 안에는 50m마다 감시 초소가 하나씩 있었고 순찰 인원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이리저리 오갔다. 순찰 동선도 전혀 일정하지 않아 안으로 숨어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더 큰 문제는 구항구 안에 떠돌이 개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미친 듯이 짖어 댈 테니, 인기척 하나 없이 잠입하는 건 더더욱 어려웠다.“심종연이 구항구에 틀어박히기로 작정한 모양이군요.”주민혁은 손에 든 보고서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눈빛을 번뜩였다.“하지만 저렇게까지 한다는 건, 그만큼 찔리는 게 있다는 뜻이에요. 우리가 자기를 찾아낼까 봐 겁먹은 거죠.”“주 대표님,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정면 돌파는 안 됩니다. 구항구 사람들은 전부 심종연 편입니다. 무리하게 들어갔다간 오히려 포위당할 가능성이 커요.”진하민이 난감한 얼굴로 낮게 말했다.“억지로 뚫고 들어갈 필요는 없어요.”주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지도 위, 구항구 한쪽에 난 샛문을 손끝으로 짚었다.“여기는 구항구의 소방 통로입니다. 평소엔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고 지키는 인원도 비교적 적어요. 주변도 전부 버려진 컨테이너라 몸을 숨기기 좋고요. 오늘 밤 제가 직접 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안쪽 지형부터 파악해야 해요.”“주 대표님, 안 됩니다. 너무 위험해요!”임기택이 곧장 반대하고 나섰다.“구항구는 심종연의 소굴입니다. 안에는 놈의 사람이 사방에 깔려 있을 텐데, 직접 들어가셨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 납니다.”“내가 가야 해요.”주민혁의 목소리는 단호했다.“다른 사람을 보내는 건 마음이 놓이지 않아요.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안쪽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고 심종연이 숨어 있는 곳도 찾아낼 수 있어요.”그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덧붙였다.“걱정하지 마요. 조심할 테니까.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주민혁의 뜻이 확고하다는 걸 안 진하민과 임기택은 더 말려 봐야 소용없다는 듯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몸 좀 쓰는 애들 몇 명을 붙여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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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7화

말을 마친 주민혁은 몸을 낮춘 채 아파트를 빠져나왔다.그리고 어둠을 틈타 구항구 쪽으로 향했다.구항구는 루안타 외곽에 자리해 번화가와 한참 떨어져 있었다.어둠이 내려앉은 구항구는 유난히 음산했다.버려진 창고들이 길가에 우두커니 서 있었고 벽면에는 덩굴이 빽빽하게 타고 올라 있었으며 낡은 컨테이너들은 아무렇게나 길가에 쌓여 있었다.안쪽에서는 코를 찌르는 곰팡내와 쓰레기 냄새가 뒤섞여 풍겼고 판자촌 쪽에서는 이따금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와 분위기를 더 스산하게 만들었다.주민혁은 길가의 그림자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발걸음은 소리 없이 가벼웠다.낮에 머릿속에 넣어 둔 경로를 따라 움직이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구항구 소방 통로 바깥에 도착했다.소방 통로 입구에는 예상대로 경비를 서는 사람이 두 명뿐이었다. 둘은 벽에 기대 담배를 피우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는지라 멀지 않은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주민혁은 컨테이너 뒤에 몸을 숨기고 잠시 상황을 살폈다. 두 사람이 완전히 방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그는 허리를 굽혀 돌멩이 하나를 집어 들고 멀찍이 떨어진 풀숲 쪽으로 던졌다.쾅!돌멩이가 풀숲 안의 철판에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경비를 서던 두 사람은 곧장 경계 태세를 취하더니 손에 몽둥이를 들고 풀숲 쪽으로 다가가며 소리쳤다.“거기 누구야? 나와!”두 사람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주민혁의 몸은 번개처럼 움직였다.그는 검은 그림자처럼 소방 통로를 가로질러 소리 없이 구항구 안으로 숨어들었다.구항구 안의 지형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는데 골목과 골목이 사방으로 얽혀 있어 마치 미로 같았다.양옆으로 늘어선 집들은 모두 낡은 단층집이었고 창문 안쪽에서는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골목 사이로는 이따금 사람 그림자가 오갔는데 모두 심종연의 수하들로 보였다.주민혁은 몸을 낮춘 채 건물 그림자에 숨어 빠르게 골목을 지나갔다. 움직이는 동안에도 주변 지형을 머릿속에 새기고 초소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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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8화

주민혁이 막 소방 통로를 빠져나가려는 순간, 컨테이너 뒤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상대는 곧장 주민혁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하지만 이미 대비하고 있던 주민혁은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한 뒤, 그대로 주먹을 들어 상대의 얼굴을 후려쳤다.상대는 낮은 신음 소리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주민혁은 멈추지 않았다. 곧장 몸을 날려 소방 통로를 빠져나온 뒤, 골목에 세워 둔 차를 향해 전력으로 달렸다.골목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하민의 부하들은 주민혁이 뛰쳐나오는 것을 보자마자 차에 시동을 걸고 문을 열었다.주민혁이 몸을 던지듯 차에 올라타자 차는 곧장 화살처럼 도심 쪽으로 내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뒤쫓아오던 사람들은 흔적도 보이지 않게 멀어졌다.아파트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자정이 넘은 뒤였다.주민혁은 낡은 겉옷을 벗어 던졌다. 안에 입은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얼굴에 묻혔던 흙도 땀에 번져 엉망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주 대표님, 괜찮으십니까?”임기택은 그가 돌아오자마자 앞으로 다가섰다.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괜찮아요.”주민혁은 손을 내저었다. 이어 진하민이 건넨 물을 받아 크게 한 모금 마신 뒤, 낮게 말했다.“심종연은 역시 구항구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건물 안에 숨어 있어요. 다만 그곳은 경비가 아주 삼엄하더라고요. 잠복 인원도 꽤 많이 깔려 있어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요. 게다가 직접 가서 보니 구항구 안에 있는 인원은 우리가 파악한 것보다 훨씬 많았어요. 루안타에서 심종연의 세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다는 뜻이에요.”“그럼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진하민이 물었다.“일단 쉬어요. 내일 다시 차분히 대책을 세웁시다.”주민혁은 뻐근하게 조여 오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오늘 밤 정체가 드러나긴 했지만 구항구 지형과 심종연의 은신처를 확인했으니 헛수고는 아니에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침실 안.주민혁은 침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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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9화

바로 그때, 주민혁이 갑자기 눈을 떴다.눈에는 잠기운이라곤 조금도 없이 차갑게 곤두선 경계심만이 서려 있을 뿐이었다.사실 진작 눈치는 채고 있었던 것이다. 검은 그림자가 창문을 비집고 들어오던 순간부터, 주민혁은 깨어 있었다.오랜 세월 치열한 싸움과 위기 속에서 살아온 덕분에 그는 작은 인기척에도 즉각 반응하는 예민한 감각을 몸에 익혀 두고 있었다.칼끝이 가슴을 파고들기 직전, 주민혁은 번개처럼 몸을 비틀어 치명적인 일격을 피해 냈다.단검은 그의 가슴을 스치듯 지나가 침대 머리맡의 나무판에 박히며 ‘푹’ 하는 둔탁한 소리를 냈다.“심종연.”목소리가 얼음처럼 차가웠다.주민혁은 곧장 손을 뻗어 심종연의 손목을 움켜쥔 뒤, 그대로 힘껏 비틀었다.“윽!”심종연이 낮은 신음 소리를 흘렸다.손목을 타고 찢어질 듯한 통증이 퍼지자 그의 손에서 단검이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심종연은 고통을 억누른 채 다른 손으로 주민혁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묵직한 일격이었다.하지만 이미 대비하고 있던 주민혁은 팔을 들어 주먹을 막아 낸 뒤, 팔꿈치로 심종연의 가슴을 강하게 들이받았다.심종연은 신음을 삼키며 한 걸음 물러났고 그대로 벽에 등을 부딪쳤다.“주민혁, 역시 경계심 하나는 대단하군. 이래도 널 못 죽일 줄은 몰랐어.”주민혁은 침대에서 일어나 침실 한가운데에 섰다.“심종연, 루안타에 숨어 있으면 내가 널 어쩌지 못할 줄 알았어?”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오늘 내가 네 소굴에 들어갔듯, 내일은 네 목숨도 가져갈 수 있어.”“하하하, 주민혁. 너무 기고만장하지 마라.”심종연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눈빛은 음산하고 날카로웠다.“루안타는 내 구역이야. 네가 함부로 날뛸 곳이 아니라고.”그는 이를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이곳 루안타까지 찾아온 건, 제 발로 덫에 걸려든 거나 다름없어. 오늘 밤 내가 널 죽이러 왔듯, 내일은 네 시체도 못 찾게 만들어 줄 수 있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심종연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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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0화

심종연은 걸음을 멈추고 주민혁을 돌아보았다.“주민혁, 똑똑히 기억해 둬. 루안타는 네 구역이 아니야. 지금이라도 떠나지 않으면 넌 여기서 죽게 될 거다.”그의 입가에 잔혹한 웃음이 번졌다.“내가 직접 보여 주지.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더 괴롭다는 게 어떤 건지.”말을 마친 심종연은 곧장 몸을 돌려 빠르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주민혁은 창가에 선 채 심종연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마디가 하얗게 질릴 만큼 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고 있었고 눈빛에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한 살기가 어려 있었다.입가에서 흘러내린 피가 턱선을 타고 떨어져 옷깃 위에 붉은 자국을 남겼지만 그는 그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주 대표님, 괜찮으십니까?”진하민과 임기택이 서둘러 침실 안으로 들어왔다. 주민혁의 입가에 묻은 피를 본 두 사람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괜찮아요.”주민혁은 입가의 피를 닦아 냈다.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고 싸늘한 눈빛도 여전했다.“당장 사람들을 풀어요. 루안타 전역을 뒤져서 심종연을 찾아내야 합니다. 땅을 파내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끌어내요.”“알겠습니다, 주 대표님.”두 사람은 곧장 대답하고 방을 나가 사람들을 움직였다.침실은 엉망이 되어 있었다. 가구는 여기저기 넘어져 있었고 바닥에는 깨진 유리 조각과 도자기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공기 중에는 살벌한 긴장감과 희미한 피비린내가 뒤섞여 맴돌았다....간단히 몸을 정리한 주민혁이 욕실 문틀에 기대섰을 때, 최수빈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입가의 멍은 아직 푸르스름했고 옷깃 아래 긁힌 상처도 은근히 욱신거렸다. 그래서 급히 목욕가운 하나를 걸쳐 몸을 감쌌다.그런 다음 손끝으로 화면을 밀어 영상 통화를 끊고 곧장 음성 통화로 전환했다.아직 고르지 못한 숨소리를 감추려는 듯, 목소리는 일부러 낮게 깔았다.“이 시간까지 왜 안 자고 있어?”휴대폰 너머의 최수빈은 잠시 말을 멈췄다. 이어 들려온 목소리에는 막 잠에서 깬 듯한 기색이 엿보였다.“그쪽도 시간이 늦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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