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때, 주민혁이 갑자기 눈을 떴다.눈에는 잠기운이라곤 조금도 없이 차갑게 곤두선 경계심만이 서려 있을 뿐이었다.사실 진작 눈치는 채고 있었던 것이다. 검은 그림자가 창문을 비집고 들어오던 순간부터, 주민혁은 깨어 있었다.오랜 세월 치열한 싸움과 위기 속에서 살아온 덕분에 그는 작은 인기척에도 즉각 반응하는 예민한 감각을 몸에 익혀 두고 있었다.칼끝이 가슴을 파고들기 직전, 주민혁은 번개처럼 몸을 비틀어 치명적인 일격을 피해 냈다.단검은 그의 가슴을 스치듯 지나가 침대 머리맡의 나무판에 박히며 ‘푹’ 하는 둔탁한 소리를 냈다.“심종연.”목소리가 얼음처럼 차가웠다.주민혁은 곧장 손을 뻗어 심종연의 손목을 움켜쥔 뒤, 그대로 힘껏 비틀었다.“윽!”심종연이 낮은 신음 소리를 흘렸다.손목을 타고 찢어질 듯한 통증이 퍼지자 그의 손에서 단검이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심종연은 고통을 억누른 채 다른 손으로 주민혁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묵직한 일격이었다.하지만 이미 대비하고 있던 주민혁은 팔을 들어 주먹을 막아 낸 뒤, 팔꿈치로 심종연의 가슴을 강하게 들이받았다.심종연은 신음을 삼키며 한 걸음 물러났고 그대로 벽에 등을 부딪쳤다.“주민혁, 역시 경계심 하나는 대단하군. 이래도 널 못 죽일 줄은 몰랐어.”주민혁은 침대에서 일어나 침실 한가운데에 섰다.“심종연, 루안타에 숨어 있으면 내가 널 어쩌지 못할 줄 알았어?”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오늘 내가 네 소굴에 들어갔듯, 내일은 네 목숨도 가져갈 수 있어.”“하하하, 주민혁. 너무 기고만장하지 마라.”심종연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눈빛은 음산하고 날카로웠다.“루안타는 내 구역이야. 네가 함부로 날뛸 곳이 아니라고.”그는 이를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이곳 루안타까지 찾아온 건, 제 발로 덫에 걸려든 거나 다름없어. 오늘 밤 내가 널 죽이러 왔듯, 내일은 네 시체도 못 찾게 만들어 줄 수 있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심종연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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