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훈은 그 자리에 앉은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살다 보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등을 떠밀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어느 쪽을 골라도 틀린 선택이고, 어떤 결정을 내려도 만족스러운 결말은 없었다.하지만 그도 주민혁의 말이 맞다는 걸 알고 있었다.강지안은 이미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겼기에 더 이상 그녀를 몰아붙여서는 안 됐다.한참 뒤, 장성훈이 천천히 시선을 들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아가씨가 깨어나서 저를 보고 싶지 않다고 하면 물러나겠습니다. 떠나고 싶다고 하면 막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전제가 있습니다. 심종연이 먼저 잡혀야 합니다.”주민혁이 그를 바라보았다.“그건 우리 둘 다 바라는 일입니다. 우선 그놈부터 끌어내도록 하죠. 그다음엔, 성훈 씨는 성훈 씨 방식대로 지키고, 지안이는 스스로 선택하게 하면 됩니다.”그렇게 두 사람의 합의가 이루어졌다.장성훈이 병원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어둑어둑해진 뒤였다.그가 중환자실 문 앞에 막 도착했을 때, 의사가 마주 걸어 나왔다. 의사의 얼굴에는 웬일인지 옅은 안도감이 어려 있었다.“장 대표님, 환자분이 깨어나셨습니다.”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아 장성훈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어 버렸다.‘깨어났다고? 아가씨가 깨어났다고?’그는 거의 비틀거리듯 유리창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한눈에 침대 위의 사람을 알아보았다.강지안은 눈을 뜨고 있었다.얼굴은 여전히 창백했고 입술에도 핏기가 없었으며 시선은 멍하니 천장을 향해 있었다.아직 많이 쇠약해 보였지만 분명히 살아서 눈을 뜨고 있었다.그제야 안도감이 든 장성훈은 다리에 힘이 빠져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그는 벽을 짚고 한참을 버틴 뒤에야, 간호사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그런 다음 최대한 발소리를 죽인 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한 걸음, 한 걸음이 꼭 허공을 딛는 것 같았다. 두렵고, 간절하고, 또 어찌할 바를 몰랐다.곧 그가 침대 곁에 섰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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