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혁은 그 말을 듣고도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그저 입술만 살짝 비틀었다. 그는 시선을 내리깐 채, 손에 든 담배를 비벼 끄고는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마음대로 해.”주선웅은 이토록 무심한 주민혁의 반응에 미간을 살짝 구겼다.주민혁은 간단한 한마디만 남긴 후,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그는 최수빈에게 극도로 무관심해 보였다.딸이든 최수빈이든 주민혁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존재가 아닌 듯했다.주예린이 이 세이프 요양원에 온 것조차 쓸데없는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주선웅의 눈빛은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주예린의 몸은 천천히 회복되고 있었지만 밤마다 반복되는 악몽은 그칠 줄을 몰랐다.아이는 잠을 자다가도 악몽 속에서 깜짝 놀라 잠에서 깨기 일쑤였다.최수빈은 한시도 병상 곁을 떠나지 않은 채, 주예린을 지켰다.이런 상황을 알게 된 주선웅이 말했다.“심리 상담사 한 명을 데려오는 게 좋겠어.”주선웅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예린이가 계속 이러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지. 그리고 너도 곧 있으면 ISSDS 대회에 나가야 한다고 들었는데.”최수빈은 주선웅을 올려다보며 대답했다.“대회는 별문제 없어요.”이 정도 규모의 대회는 최수빈에게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최수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예린이었다.주선웅은 최수빈의 검은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았다.“내가 잘 챙겨줄게.”주선웅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511 연구원이랑 천공 연구원에서 맡고 있는 프로젝트가 꽤 많다고 들었어. 이대로 갔다가는 네 몸이 먼저 무너질 거야.”그는 천천히 최수빈의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병실은 밝은 빛으로 가득했고 주선웅이 곁에 앉는 순간, 코끝에서는 차가운 향기가 느껴졌다. 유난히 익숙한 향기였다.주선웅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드리워진 최수빈의 손을 잡았다. 그는 따뜻한 온기가 담긴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손등을 문질러 주었다.“아이도 챙겨야지, 일도 바쁘지.”“어떻게 이걸 오랫동안 혼자 감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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