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는 딸의 성장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어린 주예린이 그 시절, 주시후에게만 다정함과 인내를 보이던 자신의 모습을, 또 주시후의 일로 늘 바쁘게 움직이던 모습을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지 주민혁은 차마 상상할 수가 없었다.혹시 지금처럼 분명 마음속으로는 상처받고 서러웠으면서도 그 감정을 꾹 눌러 삼킨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버티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조금 늦은 이제서야 그는 어떤 것들을 제대로 보게 되었고 또 이해하게 되었다.“아빠, 왜 그래요?”주예린은 그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알아차리고 고개를 갸웃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러웠다.주민혁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에서 일렁이던 복잡한 감정을 꾹 눌러 담았다.그러고는 새우 하나를 집어 들며 웃어 보였다.“아무것도 아니야. 아빠가 새우 까줄까? 예린이 새우 좋아하잖아.”“네! 고마워요, 아빠!”주민혁은 새우 하나를 집어 정성스럽게 껍질을 벗겼다. 곧 손에는 말끔하게 손질된 새우 살만이 남았다.“천천히 먹어. 뜨거우니까.”주예린이 기쁜 얼굴로 입을 벌려 막 새우를 물려는 순간, 레스토랑 안쪽 칸막이 사이에서 작은 그림자 하나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그리고 주민혁의 손에 들려 있던 젓가락을 세게 쳐냈다.새우 살은 바닥에 떨어져 몇 번 굴러가더니 먼지가 잔뜩 묻었고 주민혁과 주예린은 동시에 얼어붙었다.이내 그 얼굴을 알아보는 순간, 주민혁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주시후였다.다만 지금의 주시후는 예전의 말끔하고 화려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머리는 잔뜩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도 눈에 띄게 야위어 있었다.늘 정성껏 꾸며져, 어딘가 버릇없는 티가 남아 있던 기억 속의 아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주민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주시후가 갑자기 달려들어 그의 다리를 꼭 끌어안았다.작은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이윽고 아이는 두려움과 서러움이 가득 담긴 눈빛을 한 채, 고개를 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쳤다.“아빠... 드디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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