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혁은 딸의 등을 살며시 두드리며 손에 들고 있던 간식 봉지를 건넸다.“네가 좋아하는 딸기 맛 과자랑 지난번에 갖고 싶다던 토끼 인형도 들어 있어.”주예린은 봉지를 받아 들고 신이 나서 열어 보더니 안에 든 인형을 보는 순간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도록 웃었다.하지만 기뻐하는 것도 잠시, 아이의 행동은 점점 조심스러워졌다. 작은 손으로 인형을 꼭 쥔 채 조금 전처럼 주민혁의 목을 끌어안지도 못했다. 예전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주예린이 ‘아빠’라고 부를 때마다 주민혁은 늘 미간을 찌푸리며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었다.그를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주시후뿐이었다.그래서 주예린의 마음에 불안함이 스쳤다.‘아빠가 또 화내면 어떡하지?’주민혁은 금세 딸의 변화를 알아챘다.조심스레 눈치를 살피는 주예린의 눈빛을 보는 순간, 가슴이 무언가에 쥐어짜이는 듯 시큰거렸다. 그리고 주민혁 역시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예전 냉담하게 굴던 모습이 지금은 딸로 하여금 ‘아빠’라는 한마디조차 조심해서 내뱉도록 만든 것이었다.그는 손을 뻗어 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유난히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응, 아빠 여기 있어.”그 짧은 대답 하나로 주예린은 마음이 놓였다.곧 아이는 고개를 들어 주민혁의 따뜻한 눈빛을 바라보더니 다시 그의 품으로 파고들어 크게 외쳤다.“아빠!”주민혁은 딸을 안은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변의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됐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지금 그에게 있어 분명한 것은, 품에 안긴 작은 존재가 자신의 딸이자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는 사실뿐이었다.“집에 가자.”주민혁은 주예린의 손을 잡고 차로 향했다.차에 오르자 주예린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신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오늘 선생님이 글씨를 예쁘게 썼다고 칭찬해 줬다는 이야기, 교실 어항에 금붕어가 두 마리 더 생겼다는 이야기까지, 작은 입이 쉴 새 없이 재잘거렸다. 정말이지 꼭 참새 같았다.주민혁은 운전대를 잡은 채 하나하나 귀 기울여 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