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의념으로 병 속의 고충을 공간으로 옮긴 뒤, 구멍이 뚫린 투명한 배양병 안에 넣었다.벌레는 의외로 귀여웠다. 통통하고 하얀 누에 애벌레처럼 생겼지만, 눈은 커다랗고 머리에는 더듬이 두 개가 달려 있었다.하지만 눈빛은 사납고 음험했으며, 악독함으로 가득했다. 멍청하고 귀여운 생김새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백진아가 은침으로 살짝 찔러 보자, 녀석은 재빨리 몸을 피하더니 새까만 작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금방이라도 물어뜯을 듯 흉악한 모습이었다.몸은 옥처럼 새하얀데 이빨만 새까맸다. 아마 독을 먹어서 물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몸은 여전히 하얀 것일까?백진아가 통통한 벌레를 자세히 살펴보려던 순간, 백운 부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녀는 연천능을 바라보며 슬픈 눈빛을 지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한 얼굴로 말했다.“능아,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 마음을 모르겠니?”그러고는 정자 가장자리에 드리워진 얇은 비단 장막을 걷어 올리고, 허리를 살랑이며 연천능에게 다가갔다.백진아는 속으로 감탄했다. 정말 사람은 뻔뻔하면 당해낼 재간이 없는 법이었다.당장 나가 백운 부인의 뺨을 몇 대 후려치고 싶었지만, 연천능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먼저 손을 썼다.그는 정자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았다. 백운 부인과 네다섯 걸음쯤 떨어진 자리에서 강한 장풍을 날렸다.‘짝!’맑고 날카로운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졌다.백운 부인은 두 바퀴나 빙글 돌더니 정자 안으로 나가떨어져 거문고를 올려둔 탁자에 부딪혔다. 와르르 요란한 소리가 뒤따랐다.그녀의 얼굴 반쪽은 순식간에 부어올랐고,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너, 너… 나를 때린 것이냐? 나는 네 사모다! 앞으로는 네 장모가 될 사람이야!”연천능은 냉소를 흘렸다.“사모라는 걸 알고는 계셨습니까? 그런 추태를 부리는 모습이 역겹기 짝이 없습니다. 스승님이 아니었다면 진작 죽였을 것입니다!”백운 부인은 부어오른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