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 상인은 그렇게 말하며 패 하나를 연천능에게 던졌다. 손을 들어 살펴보니, 문선산의 영패였다. "스승님, 이건……" 백운 상인이 말했다. "문선산의 제자들은 이 영패를 본 이상, 모두 네 명령을 따라야 한다. 둥지가 뒤집히면 성한 알이 없듯, 전쟁이 일어나면 강호 역시 평온할 수 없지. 게다가 문선산은 네 사문이다. 이 난세에서 완전히 발을 빼기는 어려워. 그 무능한 자들이 연경곤에게 붙어 부귀영화를 탐하게 두느니, 차라리 너를 따르게 하는 편이 낫다!" 문선산은 연천능의 사문이었기에, 설령 연경곤 편에 선다 해도 완전한 신임을 받기는 어려웠다. 자칫하면 토사구팽을 당할 가능성도 있었기에, 그에 비하면 연천능을 지지하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연천능도 사양하지 않고 영패를 거두며 말했다. "저와 함께 앞날을 개척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하지만 원하지 않는 사람을 억지로 끌어들이지는 않겠습니다. 대업을 이룬 뒤에는 반드시 문선산을 더 번성하게 만들겠습니다." 백운 상인은 한숨을 내쉬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연천능의 말이 그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듯했다. 백진아는 그의 표정을 살피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식수고를 치료할 처방이 완성되는 즉시, 사람을 보내 전해 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스무날쯤 뒤에, 요림 사매를 데리고 월국 황궁으로 오세요. 그때쯤 필요한 약재를 구하게 된다면 더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나 그 말을 듣자, 백운 상인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좋다! 나도 사람을 풀어 약재를 찾아보마!" 그 모습을 보니, 백운 상인에게는 문선산보다 딸 소요림이 더 소중한 듯했다. 어쨌든 소요림과 주일검은 정고에 걸려 있었고, 지난 몇 년간의 악행도 대부분 잊어버렸다. 백진아는 결국 그녀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 연천능과 백진아는 산에서 내려갈 때, 문선산 제자 오백 명과 함께 길을 나섰다. 그들 가운데는 실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장로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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