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고지행 역시 권력 같은 것은 원하지 않았다. 조정에서 얼마나 큰 영예를 내려주든, 그만큼 큰 대가를 치러야했기 때문이다. 그는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좋아했기에, 조정의 규율과 책임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홀짝이며 넌지시 일러주었다.“아들 녀석이 신의곡의 후계자라는 것도 잊지 말거라. 신의곡은 의술계의 태산북두라서, 강호는 물론 백성들 사이에서도 그 지위가 공작에 못지않다.”이유니는 아이의 작은 옷가지를 개며 말했다.“큰아들이 신의곡을 물려받는다면 둘째 아들은요? 작위라도 하나 있으면 형제끼리 다툴 일도 없잖습니까?”“컥! 콜록콜록…”고지행은 하마터면 차에 사레가 들 뻔했다. 입에 머금고 있던 차가 그대로 이유니 쪽으로 튀었다.둘째 아들?또 낳겠다고?그는…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이유니는 옷에 튄 찻물을 내려다보다가 화가 난 듯 가슴께의 물기를 닦으며 쏘아붙였다.“부부의 도리를 다할 생각이 없는 것입니까? 당신이 부인으로서의 체면을 세워 주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설마 이제 와서 약속을 어길 셈입니까?”“아니… 너… 나는…”고지행의 시선이 물기에 젖은 그곳으로 떨어졌다. 젖은 옷감 아래로 도드라진 윤곽에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귓가에서는 웅웅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온몸의 피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했다.“이 일은… 나중에 이야기하자!”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달려 나갔다. 마치 뒤에서 귀신이라도 쫓아오는 것처럼.뒤에서는 이유니의 웃음소리가 크게 터져 나왔고, 마치 마귀의 주문처럼 귓전을 울렸다.고지행은 이를 악물었다.“어처구니가 없군! 이 못된 여자! 두고 봐라, 언젠가는…”언젠가는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그는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 머릿속에 떠오른 위험천만한 생각을 서둘러 떨쳐 냈다.한편.황궁, 광명전.백진아가 잠에서 깨어나자, 현상이 커다란 그릇에 담긴 생선탕을 가져왔다.“마마, 이 생선탕은 마마께서 주신 재료로 끓였습니다. 꼬박 두 시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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