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Bab 1211 - Bab 1220

1378 Bab

제1211화

고지행은 눈을 굴리더니 초승달처럼 가느란 눈매로 웃으며 능글맞게 말했다.“말씀하시는 게... 마치 스승님께서 대단한 능력이라도 가지신 것처럼 들리네요. 하하!”백진아가 눈을 부릅떴다.“내게 능력이 없다는 말입니까?”고지행은 부채를 펼친 뒤 비스듬히 눈을 흘기며 말했다.“만약 그 공간이라는 능력이 없었다면, 스승님께 무슨 능력이 더 있습니까?”백진아는 이를 악물었고, 이내 할 말을 잃었다.만약 공간이라는 사기급 보물이 없었다면, 그녀에게는 확실히 별다른 능력이 없었다.고지행은 그녀가 당장이라도 자신을 찢어버릴 듯 노려보는 모습을 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만약 그에게 꼬리가 달려 있었다면, 지금쯤 하늘 끝까지 치켜올라갔을 것이다!백진아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흘겨보았다.그때 이유니가 돌아와 말했다.“그들은 근처 숲에서만 활동해서 이런 식물은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섬의 다른 곳에도 없는지는 모르겠다고 하네요. 각 부족마다 영역이 있어서 평소에는 서로의 구역을 침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백진아가 말했다.“다들 먹을 수 있는 식물에만 관심을 두다 보니, 이런 것은 눈여겨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섬은 식생이 풍부하니 직접 찾아볼 필요가 있어. 그런데 그들에게 도움을 청하려면 어떤 보답을 해야 하느냐?”이유니가 대답했다.“섬은 식량이 부족합니다. 곡식 두 가마니를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떠나기 전 백진아는 식량을 모두 연천능에게 남겨두었지만, 지난 5일 동안 수천 묘의 농지에서 여러 차례 수확을 거두었다.그래서 그녀는 흔쾌히 말했다.“좋다. 그들에게 곡식 열 가마니를 준다고 전하거라. 그리고 통역할 사람도 한 명 보내달라고 하거라. 그래야 섬의 다른 부족 원주민들과도 대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이유니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원주민들과 협상하러 갔다.그녀가 말을 전하자 원주민들은 곧바로 “아우! 아우!”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뢰십은 즉시 사람을 시켜 큰 배로 돌아가 좁쌀 다섯 가마니와 쌀 다섯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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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백진아가 데리고 온 사람들 가운데 암위를 제외하면 모두 무예가 뛰어난 호위들이었다. 그래서 배를 오르내릴 때는 전부 경공을 사용했다.지금까지 이유니가 배를 오르내릴 때도 백진아가 경공으로 그녀를 데리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백진아가 자리에 없었고, 이유니를 위해 임시 발판을 설치하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고지행에게 자신을 데리고 내려가 달라고 부탁했다.고지행은 코끝을 만지며 말했다.“스승님을 모셔오겠습니다.”그러고는 몸을 돌려 선실 쪽으로 걸어갔다.그런데 뒤에서 이유니의 경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쳇! 고리타분하긴! 제가 직접 내려가겠습니다!”고지행이 뒤돌아보니 이유니는 이미 밧줄을 배 난간의 철제 고리에 묶어 놓은 상태였다. 그녀는 밧줄을 붙잡고 그대로 뛰어내렸다.큰 배는 무려 4~5층 건물 높이나 되었다. 게다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안쪽으로 기울어진 구조라 벽처럼 평평하지도 않았다. 잘못 뛰어내리면 발 디딜 곳조차 없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지행은 곧장 난간 쪽으로 달려갔다. 이유니는 몸을 흔들며 밧줄을 타고 내려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고 안정적이었다.그녀의 민첩하고 당당한 모습을 바라보며 고지행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허, 제법 날렵하구나.”그런데 그 순간 숲속에서 화살 하나가 날아왔다. 화살은 정확히 이유니와 그녀의 위쪽 밧줄을 향해 날아들었다.아래는 얕은 물이었지만 물속에는 단단한 암초가 가득했다. 이유니는 무공을 할 줄 몰랐다. 그대로 떨어진다면 산산조각이 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툭!’밧줄이 끊어졌다.“아!”이유니는 어깨와 다리에 화살을 맞은 채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큰일이야!’이유니는 아래의 암초를 바라보다 눈을 질끈 감았다.바로 그 순간, 허리가 단단히 감기더니 그녀는 짙은 약향이 풍기는 품 안으로 떨어졌다.정말 좋은 향기였다!눈을 뜨자 눈앞에는 푸른빛이 살짝 도는 고지행의 턱선이 보였다. 시선을 위로 올리자 아름다운 입술과 오뚝한 콧날, 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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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고지행은 지금까지 셀수없이 많은 환자를 봐왔지만 이유니처럼 피부의 검은 부분과 흰 부분이 이렇게 극명하게 나눠져있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상처 치료가 끝날 무렵, 숲속으로 적을 잡으러 갔던 뢰십 일행도 돌아왔다. 그들의 손에는 시체 한 구가 들려 있었다.시체의 얼굴은 새까맣게 변해 있었고, 몸에는 쇠뇌 화살 몇 발과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작은 깃털 화살이 박혀 있었다. 모습이 다소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운일이 감탄하며 말했다.“원주민들이 정말 대단합니다.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고, 달리면서 입으로 작은 화살을 쏘더군요. 게다가 그 화살에는 맹독까지 묻어 있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백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고개를 숙였다.“고마워요!”세 부족의 사람들이 모두 찾아왔다. 그중 한 부족장이 앞으로 나와 한 남자의 등에 업힌 노인을 가리키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참 이어갔다.백진아는 멍한 표정으로 그 말을 듣다가 바닥에 누워 있는 이유니를 바라보았다.이유니는 상처 치료를 마치고 해독제까지 복용했지만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한 상태였다.그때 고지행이 길이 두 치 정도 되는 은침 하나를 꺼내더니, 이유니의 통증 혈자리에 정확하고 망설임 없이 찔러 넣었다.“아!”이유니는 통증에 깜짝 놀라 몸을 튕기듯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고지행은 그녀를 발로 툭 차며 말했다.“빨리 일어나 저들의 말을 전하거라!”그의 발길질은 하필 이유니 다리의 상처 부위를 정확히 건드렸다.“아!”이유니는 아파서 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지행을 노려보며 화를 내려 했다.하지만 그의 얼굴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손자국을 보고 양심에 찔렸는지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몸을 돌려 통역하러 갔다.노인은 봉황 등나무를 본 적이 있으며, 그것이 서남쪽의 한 섬에 있다고 했다.노인은 병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고,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러다 자식들과 손자들이 식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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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이름 없는 작은 섬은 해안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가끔 파도에 휩쓸린 어선이 떠밀려 오기도 했고, 모험가들이 찾아와 섬사람들과 물건을 교환하기도 했다.그들은 진주 한 주머니로 고작 식량 백 근 정도를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백진아는 그들에게 천 근이 넘는 식량과 농작물 씨앗까지 내주었다.그들은 백진아를 진심으로 좋은 사람이라 여겼고, 앞다투어 동굴로 돌아가 진주를 가져와 교환하려 했다.덕분에 백진아는 뜻밖에도 상당한 양의 귀한 보물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중에는 값을 매기기 어려울 정도의 최상품도 적지 않았다.원주민 노인 부자를 배에 태운 뒤, 각종 귀한 약재를 사용하고 맛있는 음식까지 대접하자 노인의 상태는 빠르게 호전되었다.임대해 일가는 배의 돛을 연구한 끝에 어느 정도 방법을 찾아냈다. 우선 돛대를 두 개 세우고 간단하게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배의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항해 도중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만나기도 했지만, 다행히 이유니와 임대해가 위기의 순간 지휘를 맡아 거센 파도와 폭풍 속에서도 여러 위험을 피해 갈 수 있었다. 덕분에 선단은 비교적 적은 피해만 입은 채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바다 위를 따라 동남쪽으로 사흘을 항해한 끝에, 그들은 이름 없는 작은 섬보다 훨씬 큰 섬에 도착했다.비록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과 파도가 거셌지만, 시간이 촉박했던 만큼 백진아는 여전히 배에서 내려 섬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임대해 일가는 계속 배에 남아 돛을 연구하고 고장 난 부분을 수리했다. 이유니는 부상을 치료해야 했고, 그녀의 할머니 역시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배에 남았다. 또한 큰 배를 지키기 위해 호위 백 명도 함께 남겨두었다.적의 습격에 대비해야 했고, 혹시라도 부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이유니는 약을 달여야 했기에, 백진아는 공간에 있던 능란을 데리고 나왔다. 공간에 관한 기억은 이미 제거한 상태였고, 그녀를 배에 남겨 부상자들을 돌보게 했다.그 후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배에서 내려 봉황 등나무를 찾으러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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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하지만 의식을 잃은 이 젊은 남자는 달랐다. 그의 얼굴 윤곽과 이목구비는 동양인과 달랐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양인의 모습도 아니었다. 이국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백진아가 눈썹을 치켜올렸다.“뜻밖이구나. 이런 곳에 미남이 있을 줄이야!”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경동맥을 확인해 생사를 살피려 했다.그런데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그녀 앞을 가로막더니, 먼저 남자의 경동맥에 손을 댔다.“아직 살아 있습니다.”고지행은 다시 그의 맥을 짚어보았다.“체력이 완전히 고갈된 것뿐이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그는 몸을 일으키며 백진아에게 물었다.“구할 생각입니까?”백진아는 눈을 흘겼다.“의원의 도리를 아시잖습니까?”“의원의 도리를 아시잖습니까?”고지행은 그녀와 동시에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 심지어 표정까지 똑같았다.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백진아가 말했다.“하지만 따로 감시해야 하고 경계도 강화해야 해요.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같은 섬에서, 그것도 폭풍우 속에서 이렇게 뛰어난 미모를 지닌 남자를 만난다는 게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고지행은 미간을 찌푸리며 표정을 굳혔다.“그가 저보다 더 잘생겼습니까? 연천능보다도 준수합니까?”그는 마치 고집 센 어린아이처럼 백진아를 똑바로 바라보며 반드시 답을 듣겠다는 듯 굴었다.백진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각자 다른 매력이 있지요.”고지행의 눈에 살기가 스치는 것을 본 백진아는 황급히 말을 덧붙였다.“당신과 폐하는 최고의 미모를 지닌 사람들이에요. 이 사람도 아름답긴 하지만, 그래도 당신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요.”고지행은 연천능과 나란히 최고라는 점이 조금 못마땅했지만, 표정은 한결 누그러졌다.“배로 보내 능란에게 치료를 맡기시지요.”그는 그렇게 말하며 인삼보원단 한 알을 꺼내 남자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리고 시종에게 그를 배로 옮기게 했다.어쩌면 사람을 구한 덕분인지, 밤이 되자 폭풍우는 한결 약해졌다. 하지만 어두워진 뒤에는 봉황 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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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백진아는 다과와 육포를 꺼내 원주민 노인에게 건네며, 이것을 보답으로 사용하라는 뜻을 함께 전했다.원주민 노인은 이미 그것을 먹어본 적이 있었다. 매우 맛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눈을 반짝였다. 그는 먼저 한 조각을 먹어본 뒤, 두 젊은 원주민에게도 건넸다.두 사람은 잠시 망설였지만 조심스럽게 한입 베어 물었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결국 백진아는 다과와 컵라면, 육포, 말린 생선을 각각 백 봉지씩 보답으로 주고 현지 원주민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게다가 원주민 노인은 이 섬에 남겨두었던 자녀들과 오랜 지인들까지 찾아냈다. 덕분에 협력은 더욱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봉황 등나무는 먹을 수도 없고 바로 사용할 수도 없는 식물이었다. 현지 원주민들은 봉황 등나무꽃에서 나오는 즙이 약재라는 사실조차 몰랐기에, 그 식물을 특별히 눈여겨보지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덩굴 식물이 어디에 자라는지는 본능적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반나절 정도 수색했을 때, 한 원주민이 암초 해변 너머의 푸른 숲을 가리키며 말했다.“지난번 들개 떼에게 쫓겨 저쪽으로 들어간 적이 있는데... 그때 봉황 등나무로 밧줄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원주민 노인도 주변 지형을 둘러보다가 문득 기억이 떠오른 듯 말했다.“맞아요. 바로 저곳입니다!”섬의 원주민이 다시 말했다.“하지만 저 암초 해변에는 독사가 가득해서 지나가기 어렵습니다.”암초 해변에는 흙이 없었다. 그래서 큰 식물이 자랄 수 없었고, 독사들도 바위틈 아래에 숨어 살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모두 방수 장화를 신고 있었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운일이 먼저 조심스럽게 암초 위로 올라갔다. 몇 걸음 걷자 여러 암초 틈에서 온몸이 새까만 작은 뱀들이 수없이 기어 나왔다.뱀들은 젓가락 정도의 굵기와 길이였고, 머리와 목을 치켜세운 채 사납게 위협했다. 혀를 날름거리며 금방이라도 사람을 공격할 듯한 모습이었다.백진아는 곧바로 웅황 가루와 구충 가루를 꺼내 길을 따라 뿌렸다.빽빽하게 모여 있던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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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처음에는 연경곤 일행이 보낸 자객들이 따라온 줄 알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큰 배를 포위해 공격하고 있던 것은 50~60명 정도의 원주민들이었다.물론 그들은 백 명에 달하는 호위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쇠뇌 화살이 쏟아지자 계속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백진아 일행이 아직 섬에 있었기에, 호위들은 원주민을 죽여 괜한 문제를 만들까 우려했다. 그래서 상대를 죽이지 않고 활로 몰아내기만 하고 있었다.백진아는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그들을 포위하거라!”원주민들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백진아가 8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이끌고 몰려오는 모습을 보자 상황이 끝났음을 깨달았다.그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식량을 받으러 따라왔던 원주민들 역시 뒤늦게 쫓아가다가, 눈앞의 상황을 보고 크게 놀랐다.일부 원주민들은 백진아 일행이 수많은 맛있는 음식을 꺼내는 모습을 보고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백진아 일행이 봉황 등나무를 찾으러 떠난 사이, 배에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물건을 빼앗으러 온 것이었다.하지만 백진아가 배를 지키기 위해 남겨둔 사람은 무려 백 명이나 되었고, 모두 뛰어난 고수들이었다.역시 사람의 욕심은 예측하기 어려운 법이었다.백진아는 이미 봉황 등나무를 찾았기에 더 이상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몸을 날려 배 위로 올라가 선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공간에서 식량과 농작물 씨앗을 꺼내 사람들에게 나누어 들려 보냈다.그 후 곧바로 배를 출항시켰다.그녀는 연천능에게 편지를 써 어느새 훌쩍 자란 매에게 맡겨 보냈다.매는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머리 위를 몇 바퀴 선회한 뒤, 곧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저 매가 과연 편지를 연천능에게 전해 줄 수 있을까?’‘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나를 생각하고 있을까?’“진아야, 보고 싶구나! 보아야, 보고 싶구나!”연천능은 산 정상에 서서 남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눈 깊은 곳에는 짙은 그리움이 어려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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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백진아는 보아와 적염에게 드넓은 바다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두 사람을 공간에서 데리고 나왔다.선실 창문을 열자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섞인 해풍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보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에 펼쳐진 웅장한 바다를 바라보았다.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무섭기도 했다.그녀는 백진아의 목을 꼭 끌어안고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바다! 이게 바다예요? 정말 커요!”“찍찍! 찍찍!”적염도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녀석 역시 바다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두 개의 작은 머리가 선실 창밖으로 빼꼼히 나와 바닷바람을 맞으며 더없이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그때였다.갑자기 멀리서 상어 한 마리가 물 위로 솟구쳐 올랐다.상어는 파도 위에서 커다란 곡선을 그리며 날아오르더니,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닷속으로 떨어졌다. 순간 흰 물보라가 높이 치솟았다.보아는 작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큰 물고기! 엄청 큰 물고기예요! 집만큼 커요!”백진아는 애틋한 눈빛으로 보아의 양 갈래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저건 상어란다. 아주 사나운 물고기야. 작은 물고기들도 잡아먹고, 사람이 물속에 있으면 사람도 공격하지. 심지어 작은 배 정도는 부술 수도 있단다.”“예?”보아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분홍빛 작은 입도 동그랗게 벌렸다.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백진아의 마음을 녹여버릴 정도였다.‘카메라가 있었다면 찍어서 바로 이모티콘으로 쓸 수 있었을 텐데.’정신을 차린 보아는 다급하게 외쳤다.“빨리 가요! 상어한테 잡아먹히면 안 돼요!”백진아는 웃으며 말했다.“보아야, 걱정하지 말거라. 우리 배는 크니까 상어가 삼킬 수 없단다.”보아는 그제야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깜짝 놀랐어요!”백진아는 웃으며 보아의 작은 뺨에 입을 맞췄다.바다는 아름다웠지만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단조롭고 지루하기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보아는 바다 구경을 다 했다며 밖에 나가 보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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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백진아 역시 여자였기에 미남을 좋아했다.하지만 인생 2회차인 그녀는 지금까지 각기 다른 분위기와 각기 다른 종족의 미남들을 모두 보아왔기에, 그녀에게 있어 그는 그저 화보와 같이 순수하게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대상일 뿐이었다.백진아는 그의 맥을 짚고, 겸사겸사 몸 상태까지 확인한 뒤 말했다.“그냥 굶주리고 지쳐 체력이 바닥난 것이다. 피로가 누적돼 쓰러진 것이니 곧 깨어날 거야.”능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얼굴을 살짝 붉히고 눈빛을 흔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몸에 암초에 부딪혀 생긴 상처가 많았어요. 전부 제가 치료했어요.”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고생했다.”능란은 무언가 말하려다가 결국 머뭇거리며 얼굴을 붉힌 채 중얼거렸다.“그럼... 저도 그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백진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지. 계속 곁에서 돌봐줬으니 공이 아주 크구나.”능란은 활짝 웃더니 흥얼거리며 부채를 들어 약을 끓이는 아궁이에 바람을 불어넣었다.백진아는 한참 뒤에야 그녀의 속마음을 눈치챘다.그녀는 피식 웃었다.‘설마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계기로 혼인까지 이어지는 전개를 기대하는 건가?’잠시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어차피 이 사람이 깨어난 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물론 백진아 역시 능란이 행복해지길 바랐다.다만 이 남자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손과 발에도 노동의 흔적이 전혀 없었기에, 귀하게 자란 귀공자일 가능성이 높았다.그런 사람의 안목이 낮을 것 같지는 않았다.하지만 이후 펼쳐진 막장 같은 전개는 백진아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었다.밤이 되었다.능란은 미남의 곁을 지키며 행복한 표정으로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남자가 살짝 몸을 움직이더니 낮은 신음을 흘렸다.능란은 급히 손에 들고 있던 바느질감을 내려놓고 다가갔다.그 순간 남자의 길고 촘촘한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그리고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헉...”능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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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그의 아름다움에, 백진아는 속으로 그가 어느 해외 왕국의 왕자쯤 되는 사람이 아닐까라고 감탄했다.그래서 말을 한다고 해도, 두 섬의 원주민들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할 것이라 짐작했다.그런데 뜻밖에도 미남은 입을 열자마자 돌고래나 고래가 내는 소리 같은 크고 맑은 음절을 내뱉었다.“깍! 끼! 아!”고지행과 백진아, 능란 세 사람은 모두 턱이 빠질 듯 입을 벌렸다.그중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백진아였다.그녀는 공간을 가지고 있었고, 시간을 거슬러 왔으며, 고묘까지 들어가 본 사람이었다.이상한 일은 이미 수도 없이 겪어봤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정신력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백진아는 벌어진 입을 다물고 몇 번 눈을 깜빡인 뒤 어색하게 웃었다.“하하... 천천히 물어보자꾸나.”미남은 모두의 반응을 보고 겁을 먹은 듯 침상 안쪽으로 몸을 움츠렸다.그리고 다시는 “말”을 하지 않았다.두 번째로 정신을 차린 것은 고지행이었다.그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면, 우선 부를 이름부터 정해야겠군요.”계속 미남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고지행이 자꾸 자신을 부르는 줄 착각할 수도 있었으니까.“흠흠.”능란도 곧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말했다.“제가 지을게요! 제가 지을게요!”백진아와 고지행은 그녀와 경쟁할 생각이 없었다.능란이 미간을 찌푸린 채 깊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자, 둘은 그냥 천천히 생각하게 두고 선실 밖으로 나왔다.남겨 둔 암위 두 명도 한동안 관찰한 끝에 미남이 위협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그제야 손에 쥐고 있던 무기를 조용히 거두었지만, 여전히 경계는 늦추지 않고 있었다.다음 날.능란의 뒤에는 미남이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고 있었다.비록 말을 하지 못하고 조금 어리숙한 모습이었지만, 능란이 무엇을 말하든 무엇을 하든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았다.그리고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은 채 따라다녔다.마치 아기 돌고래가 어미 돌고래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 같았다.고지행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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