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Bab 1221 - Bab 1230

1378 Bab

제1221화

거칠고 사나운 폭풍과 파도 앞에서, 사람의 힘으로 노를 저어 배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결코 맞설 수 없었다.그렇게 열흘이 넘도록 항해했지만, 일행은 여전히 바다 위를 떠돌고 있었고 섬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연천능과의 연락도 끊겼고, 풀어 보낸 매도 돌아오지 않았다.게다가 독으로 독을 억누르는 처방도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보아가 이미 중독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보아는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에 시달리며, 고통에 몸부림치곤 했다.백진아는 결국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보아를 약밭 창고 안으로 보내는 것이었다.약밭 창고 안의 시간은 멈춰 있었기에, 보아는 마치 잠든 것처럼 그곳에 누워 있었다. 병세는 더 악화되지 않았지만, 뛰어놀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었으며, 그녀의 품에 안겨 어머니라 부르며 보챌 수도 없었다.공간의 주인인 백진아는 창고 안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그녀는 보아의 여린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보아야, 네가 고생이 많구나. 다 어미가 못난 탓이야!”“푹 자고 있거라. 어미가 반드시 천잠고치를 구해 네 고독을 없애주마.”“그때가 되면 다시 어머니라 부르며 응석도 부릴 수 있고,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거야…”백진아의 눈물은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차라리 날개라도 돋아 영주도로 날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설상가상으로 큰 배는 폭풍 속에서 암초에 부딪히고 말았다. 다행히 공간 안에는 예비용 큰 배가 한 척 더 있었다.상황이 위급했던 탓에 백진아는 임대해와 이유니 앞에서 공간의 존재를 숨길 겨를도 없었다. 천잠고치를 얻은 뒤 그들의 기억을 지우면 그만이었다.예비 선박은 이미 돛이 달려 있었고 보강 작업까지 되어 있어, 오히려 기존 배보다 훨씬 쓰기 편했다.그녀는 사람들의 절반을 공간에 남겨 두었다. 그들은 안에서 배를 수리하며 휴식을 취했고, 나머지 절반은 배를 몰며 항해를 이어갔다.이틀 동안 순풍을 만난 덕분에 큰 배는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배를 모는 사람들도 한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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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백진아는 이유니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그녀 역시 자신처럼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이 아닐까하는 의심까지 들었다.그녀는 이유니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이유니는 마치 백진아의 속마음을 꿰뚫어 본 듯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넓고 넓은 세상에는 별별 일이 다 있는 법이지요. 그리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백진아는 눈을 굴리며 계속 떠보았다.“어디에서 왔느냐?”이유니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왔던 곳에서 왔습니다.”백진아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속으로 이유니가 승복을 입고 삭발한 채 목탁을 두드리는 모습을 떠올렸다.그녀는 몰래 하늘을 흘겨본 뒤 장난스럽게 다시 물었다.“그럼 어디로 갈 셈이냐?”이유니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갈 곳으로 가지요.”백진아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혹시 예전에 스님이었던 게 아니냐?”이유니는 하늘을 나는 갈매기 떼를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예전에 스님이었던 적이 있습니다.”“뭐?”백진아는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이유니가 더 말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더 캐묻지는 않았다.그럴수록 그녀는 이유니라는 여자가 더욱 수상하게 느껴졌다. 십중팔구 자신처럼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이유니가 공간을 보고도 전혀 의아해하지 않았던 일이 떠오르자, 백진아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혹시 네게도 공간이 있느냐?”이유니는 고개를 저었다.“없습니다. 그런 보물은 만나지 못했습니다.”“그래.”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무슨 질문으로 떠볼지 고민하던 순간, 고지행이 부채를 흔들며 한가롭게 걸어왔다.오늘 그는 평소 즐겨 입던 붉은색 넓은 소매의 두루마기를 걸치고 있었다. 흰색 테두리가 둘린 옷깃은 느슨하게 벌어져 있었고, 새하얀 가슴팍이 살짝 드러나 있었다.그 모습은 나른하면서도 여유로웠고, 사악하리만큼 매혹적이었다. 살짝 미소를 짓자 보조개가 패였는데, 그야말로 사람의 혼을 빼앗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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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그의 목소리는 ‘우르릉’ 하고 포효하는 거대한 파도 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선실 안으로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자, 백진아는 다급히 고지행을 향해 소리쳤다.“이유니를 보러 가요! 버티지 못하겠으면 공간으로 들어가 쉬시지요!”배의 방향을 잡으려면 뱃머리 갑판 위에 있어야 했다. 게다가 지금은 바람과 파도를 막아줄 유리창조차 없었다. 이유니는 그곳에서 맨몸으로 거센 폭풍과 거대한 파도를 견뎌내고 있었다.“예!”고지행은 비틀거리며 선실 밖으로 나갔다. 나가자마자 거대한 파도가 정면에서 덮쳐 왔고, 그는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충격에 순간 움찔했다.매섭게 몰아치는 광풍과 사납게 울부짖는 파도 소리에 그는 조금 겁이 났고, 뒤로 물러나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하지만 폭풍 속에서 배의 조종대를 온 힘을 다해 붙잡고 있는 이유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마치 갈대처럼 유연하면서도 질겼다. 아무리 바람이 몰아쳐도 쓰러지지 않고, 아무리 파도가 휘몰아쳐도 휩쓸려 가지 않을 것만 같았다.두 걸음쯤 내디뎠을 때, 거센 바람이 고지행의 몸을 그대로 날려 버렸다. 그는 당황한 와중에도 손을 뻗어 이유니의 팔을 붙잡았고, 덕분에 바다로 떨어지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그는 다른 한 손으로 조종대를 붙잡고서야 겨우 몸을 가누며 외쳤다.“버틸 수 있겠느냐? 안 되면 공간으로 들어가지!”이유니 역시 백진아가 보아를 살리기 위해 약을 찾으러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뜻을 보였다.하지만 고지행은 그녀의 창백한 얼굴과 떨리는 손발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체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그는 크게 외쳤다.“내가 하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보거라!”이유니가 말했다.“안 됩니다. 배를 조종하는 건 감각으로 하는 겁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그녀는 거의 탈진한 상태였고, 목소리는 곧바로 거센 바람과 파도 소리에 삼켜졌다.고지행은 그녀의 입 모양을 보고서야 겨우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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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아!”백진아는 거대한 충격에 휩쓸려 하늘 높이 튕겨 올랐다.하지만 위급한 순간에도 그녀는 정신력을 사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들과 부서진 배의 잔해를 모조리 공간 안으로 보냈다.‘풍덩! 풍덩!’사람들과 큰 배의 잔해가 차례차례 공간 안으로 떨어졌다.백진아는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뒤 곧바로 공간 밖을 내다보았다.밖은 이미 거대한 파도와 성난 바다로 뒤덮여 있었다. 미처 공간으로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과 배의 잔해는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끝없이 펼쳐진 어둠과 폭풍, 하늘을 찌를 듯한 파도 속으로 삼켜졌다.백진아는 풀밭 위에 쓰러져 있는, 온몸이 흠뻑 젖은 호위무사들과 암위들을 바라보며 날카롭게 외쳤다.“어서! 사람부터 확인하거라!”그녀의 시선은 사람들 사이를 쉴 새 없이 훑었다.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후회, 그리고 죄책감이 가득 차 있었다.상황이 너무 급박했던 만큼, 분명 공간 안으로 데려오지 못한 사람이 있을 터였다.그리고 예상대로 붉은 옷을 입은 고지행과 이유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뢰십은 사람들을 이끌고 풀밭 위의 인원을 확인한 뒤, 부서진 배의 잔해 속까지 샅샅이 뒤지고 나서 달려와 보고했다.“마마, 돌아온 사람은 여든아홉 명입니다.”그의 표정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 목소리에도 침통함이 묻어났다.“뢰십일과 풍일, 고 공자, 그리고 이유니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이백 명에 달하는 인원 가운데,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행방불명된 것이다.백진아는 힘없이 풀밭 위에 주저앉았다. 울고 싶었지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백진아와 함께 선실 안에서 물을 퍼내던 사람들은 대부분 무사히 돌아왔다. 하지만 갑판 위에서 돛대를 붙들고 있던 사람들과 조종대를 잡고 있던 고지행, 이유니는 돌아오지 못했다.그녀는 멍하니 사방을 둘러보았다.공간 밖에는 바다와 어둠, 그리고 폭풍뿐이었다.“안 돼!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어!”그녀가 손을 뻗자 산소통 몇 개가 손안에 나타났다.뢰십은 그녀가 몸에 산소통을 묶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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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백진아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하늘 높이 내던져졌다.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마치 한 톨의 먼지처럼.마치 한 방울의 물방울처럼…지금껏 이토록 무력함을 느껴본 적이 없었고, 이렇게까지 자신을 원망하며 후회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하늘이여.땅이여.세상의 모든 신들이시여.누가 와서 그녀를 구해줄 수는 없을까?그녀가 그들을 찾을 수 있도록.그녀가 그를 찾을 수 있도록.‘제 오만함과 이기심을 벌하려거든 저를 벌하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지 마세요.’그녀는 이런 대가를 감당할 수 없었다.정말로 감당할 수 없었다.그녀는 울면서도 속절없이 파도에 몸을 맡겼다.거대한 바닷물에 휘감긴 채 떠밀리고, 또 떠밀렸다.그렇게 끝없이.다음 날 오후가 되어서야 폭풍우는 서서히 잦아들었다.그제야 백진아는 바다 위로 떠오를 수 있었다.그녀의 몸에 묶여 있던 산소 주머니는 암초에 몇 차례 부딪히는 동안 여기저기 터져 있었다.만약 산소 주머니가 충격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진작 암초에 부딪혀 목숨을 잃었을지도 몰랐다.그런데도 그녀의 몸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하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그녀는 곧바로 의념을 사용해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모든 사람은 초조한 얼굴로 풀밭 위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뢰십과 운일이 곧바로 다가와 걱정스럽게 물었다.“마마, 밖은 어떻게 되었습니까?”백진아는 산소마스크와 보호안경을 벗으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폭풍은 이미 지나갔다. 이제 나가서 사람부터 찾자꾸나.”그녀의 목소리는 잔뜩 쉬어 있었다.눈은 퉁퉁 부어 있었고, 얼굴에는 산소마스크와 보호안경이 눌러 남긴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오랫동안 바닷물에 잠겨 있던 피부는 하얗게 불어 쭈글쭈글해져 있었다.그 모습은 몹시 초라했다.하지만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은 그녀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그리고 그녀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백진아는 그들의 주인이자 신분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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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백진아는 내공을 실어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의 외침은 파도를 넘어 울려 퍼졌고, 바닷바람을 타고 아득한 먼 곳까지 전해졌다.‘삑! 삐익!’날카로운 피리 소리가 하늘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고 공자! 풍일! 뢰십일!”“거기 있느냐!”사람들의 외침이 끊임없이 바다 위로 퍼져 나갔다. 모두 내공을 실어 외쳤기에, 그 소리는 하늘을 날던 새들마저 놀라 달아나게 만들었다.하지만 사방에는 바닷물밖에 보이지 않았다.큰 배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고, 사람들은 미친 듯이 주변을 수색했다.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았기에, 모두가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그때 누군가가 갑자기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저쪽에 사람이 있습니다!”모두가 일제히 외침을 멈추고 그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았다.암위 한 명이 돛대 꼭대기까지 올라가 망원경을 든 채 한쪽을 가리키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람입니다! 정말 사람입니다!”백진아는 황급히 망원경을 들어 올렸다.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작은 검은 점 하나가 움직이고 있었다.“빨리! 어서 저쪽으로 배를 돌려!”임대해는 서둘러 방향을 틀었고, 배는 검은 점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끼익! 끼익!”그때 하늘에서 매 한 마리가 빙글빙글 선회하더니 내려와 백진아의 어깨 위에 앉았다.백진아의 얼굴에 반가운 기색이 번졌다.“작은 매야, 돌아왔구나!”그녀는 급히 매의 몸을 살폈다.하지만 편지를 넣어 두었던 대나무 통은 보이지 않았다.백진아는 아쉬운 한숨을 내쉬며 매의 작은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혹시 폐하가 나한테 보낸 편지를 잃어버린 것이냐?”매는 억울하다는 듯 두 번 울었다.“괜찮다. 폭풍을 뚫고 수천 리를 날아와 나를 찾아온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야.”백진아는 매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공간으로 보내 쉬게 했다.새라는 존재는 참 신기했다.이 작은 녀석이 대체 무엇을 의지해 이 먼 곳까지 찾아온 것일까?“배가 있습니다! 큰 배와 작은 배입니다!”돛대 위의 호위무사가 다시 한번 크게 외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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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폐하를 뵙습니다!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수많은 암위와 호위무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예를 올렸다.만세를 외치는 함성이 바다 위에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돛대 위에 앉아 있던 바닷새들이 놀라 ‘푸드덕’ 날갯짓을 하며 일제히 날아올랐다.백진아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연천능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민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너무 오만했어요. 너무 이기적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섬에 도착하겠다고 무리하다가 배 한 척을 잃고, 여든 명이 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고지행도… 고지행도 바다에 빠져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곡주께 뭐라고 설명해야 합니까? 저는…”그녀는 자신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가슴속은 마치 끓는 기름 솥에 던져진 것처럼 괴롭고 고통스러웠다.연천능은 그녀를 다시 품 안으로 끌어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다. 그들은 반드시 무사할 것이다. 내가 풍일과 호위무사 두 명을 구해냈다.”“정말입니까?”백진아의 눈이 단번에 밝아졌다.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이 생겼다.연천능은 고개를 끄덕였다.“폭풍 속에서 풍일을 구했다. 다행히 몸에 산소 주머니를 차고 있더구나. 그게 아니었다면 나 역시 바다에 묻혔을지도 모른다.”그때 뢰일과 뢰이가 방금 구조한 호위무사를 데리고 큰 배 위로 올라왔다.호위무사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예를 올렸다.“마마, 저는 괜찮습니다. 산소 주머니를 착용하고 있었고, 배 조각 하나를 붙잡고 있어서 무사했습니다.”뢰일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큰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풍일과 다른 호위무사 한 명은 저 배 위에 있습니다.”백진아의 눈이 환하게 빛났다.조금 전까지 그녀를 짓누르던 침울함도 한결 걷혀 있었다.그녀는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그렇다면 이 해역을 계속 수색하거라!”연천능은 그런 그녀가 사랑스럽다는 듯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물었다.“보아는?”백진아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독으로 독을 억누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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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임대해 일가는 연천능이 황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들은 황송함과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해낸다면 앞으로 가문이 크게 번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를 모는 일에 더욱 온 힘을 쏟게 되었다.돛은 여러 차례 개량을 거치며 성능이 크게 향상되어 있었다.이제 큰 배는 거의 바람의 힘만으로도 항해할 수 있었고, 사람의 힘은 대부분 아낄 수 있게 되었다.연천능은 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임대해에게 말했다.“짐은 수군을 창설하고 많은 전선을 건조할 생각이다. 그대를 정7품 공부낭중으로 임명하여 전선 연구와 조타수 양성을 전담하게 하겠다.”“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임대해는 급히 가족들을 이끌고 엎드려 절하며 감사를 표했다.정7품 관직이면 현령에 버금가는 자리였다.보통 사람은 십 년 넘게 고생하며 공부하고, 수많은 인맥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겨우 과거에 급제해 현령이 될 수 있었다.그런데 글도 제대로 모르는 어부가 단숨에 정7품 관원이 된 것이다.하지만 임대해는 정직한 사람이었다.황후 백진아의 공을 가로챌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그는 곧바로 말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이 배는 마마께서 도면을 그려 주시고 연구를 명하신 것입니다. 제가 어찌 감히 그 공을 탐할 수 있겠습니까?”백진아는 배 난간에 서서 망원경으로 바다를 살피고 있었다.혹시라도 고지행 일행 가운데 누군가 이곳까지 떠밀려 왔을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녀는 임대해의 말을 듣고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말했다.“나는 그저 방향만 제시했을 뿐이다. 결국 해낸 건 너희들이다. 전선에 대한 다른 구상도 몇 가지 있으니 나중에 이야기해 주마.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임대해는 크게 기뻐하며 다시 절을 올렸다.“황후마마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연천능은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가서 일하거라.”“예!”임대해는 가족들과 함께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연천능은 백진아의 곁으로 다가와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그리고 망원경을 꺼내 그녀와 함께 바다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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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세 명의 암위는 뢰십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환호성을 질렀다.“우리 배다! 정말 우리 배야! 살았어!”그들은 이미 바다 위에서 이틀 밤낮을 표류하고 있었다.비록 무공이 뛰어난 사람들이었지만, 끝없이 넓고 헤아릴 수 없는 대자연의 바다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마실 물도 없었고,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상어나 고래의 위협까지 견뎌야 했다.그들은 거의 절망에 빠지기 직전이었다.백진아는 굳게 찌푸렸던 눈썹을 조금 풀었다.구해낸 사람이 많아질수록 다른 사람들 역시 살아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망원경으로 바다를 수색하라고 지시한 뒤, 연천능과 함께 세 명의 암위를 데리고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그들은 이미 탈진 직전이었다.반드시 수분과 포도당을 보충해 주어야 했다.백진아는 능란을 불러 도움을 요청했다.수액을 놓는 정도는 그녀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연천능은 능란의 뒤에 서 있는 어성을 보자마자 즉시 경계심을 드러냈다.그리고 백진아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가 자신의 여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냈다.너무 아름다웠다.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다.게다가 그의 진아는 원래 미남 감상을 좋아했다.위협이었다.절대적인 위협이었다.어성은 연천능에게서 풍기는 위험한 기운을 느낀 듯 불안한 표정으로 능란의 뒤에 숨었다.그의 푸른 눈동자는 맑은 물처럼 깨끗했고, 그 안에는 어떠한 불순함도 없었다.마치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투명했다.연천능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알고 보니 바보였군. 다행히 바보다.’백진아는 세 사람의 상태를 확인한 뒤, 현상과 몇몇 시녀들에게 고기죽을 끓여 주라고 지시했다.그리고 연천능을 데리고 영수소축으로 돌아왔다.연천능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 요괴처럼 생긴 남자는 누구냐?”“켁!”백진아는 마시던 영천수를 그대로 뿜어냈다.그리고 웃으며 말했다.“참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저는 어성이 요괴라기보다... 정령 같다고 생각해요. 바다의 정령이요.”“음?”연천능은 눈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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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고지행은 암초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입술 또한 바짝 말라 갈라져 있었다.그는 복숭아꽃 같은 눈을 가늘게 뜨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벌거벗은 암초와 끝없이 펼쳐진 바다뿐이었다.식물도 없고, 동물도 없었다.“에취! 에취! 에취!”고지행은 연달아 세 번 크게 재채기했다.그는 코를 문지르며 못마땅한 듯 말했다.“분명 스승님이 나를 걱정하고 계신 거야! 틀림없이 애가 타고 계실 거야!”그가 입고 있던 화려한 붉은 두루마기는 살아남기 위해 헤엄치는 과정에서 이미 벗어버린 지 오래였다. 그래서 지금은 흰색 속옷 차림뿐이었다.그 속옷은 꽤 특이했다. 상의는 마치 자루에 구멍 몇 개만 뚫어 놓은 듯한 모양이었고, 묶는 끈조차 없었다. 그저 머리부터 뒤집어쓰는 형태였다. 하의 역시 헐렁한 바지가 아니라 몸에 딱 맞는 형태였다.너무 몸에 밀착된 탓에 물에 젖자 안쪽 윤곽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였다.옆에 앉아 있던 이유니는 몇 번이나 그쪽을 힐끗 바라봤고, 구릿빛 얼굴은 점점 붉어졌다.그녀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시선을 돌린 뒤 담담하게 말했다.“그렇게 계속 재채기하는 걸 보니 감기에 걸린 것 같습니다.”고지행은 찢어진 바지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그것은 백진아가 그를 위해 만들어 준 단 하나뿐인 옷이었다.그는 백진아가 만들어 준 바지가 찢어진 것만 신경 썼을 뿐, 몸에 난 깊은 상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상처는 벌어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이미 피는 멎었지만,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었고 덥고 습한 환경에 노출된 탓에 상처는 썩어 들어가며 곪기 시작하고 있었다.휴대하던 약 보따리는 언제 바다에 빠졌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상처를 치료할 방법조차 없었다.고지행은 고개를 뒤로 젖혀 암초에 기대었다. 햇빛이 얼굴 위로 내려앉자, 그는 눈앞이 어지러운 듯 몇 번이나 눈을 찡그렸다.지금의 그는 더 이상 평소의 여유롭고 요사스러운 분위기를 풍기지 않았다. 오히려 병약한 미남에 가까웠다.햇살은 길고 짙은 속눈썹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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