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apítulo 1311 - Capítulo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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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1화

연청리를 궁 밖에 배치해 이해와 함께 지내게 하길 다행이었다. 안 그랬다면 또 사람들이 억지로 연천능에게 갖다 붙였을 것이다.이해는 보아의 세 번째 스승이 되었다. 비단옷을 입고 궁에서 살게 되자, 그의 원수들도 감히 찾아와 괴롭히지 못했다. 더 이상 이리저리 숨어 다니며 조마조마하게 지낼 필요가 없으니, 제법 편안했는지 한층 살이 올랐다.보아는 두 사람의 손을 잡고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둘째 스승님, 셋째 스승님, 어서 와서 맛있는 거 드세요!”두 사람은 연천능과 백진아에게 예를 올린 뒤, 이유니와도 서로 인사를 나누고서야 자리에 앉았다.두 사람은 이유니의 불룩 나온 배를 보고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이유니는 여관으로서 궁 안팎을 자주 드나드는데, 배를 숨기지도 않았으니 그들도 이미 아는 것이 당연했다. 두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슬쩍 연천능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백진아를 바라보았다.그들 역시 아이가 연천능의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연천능의 얼굴이 시커멓게 굳었다.“다들 음식을 들거라!”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젓가락을 들고 반찬 하나를 집었다.연청리와 이해도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젓가락을 들기 시작했다.이유니는 젓가락을 든 채 무표정하게 말했다.“제 뱃속의 아이는 고지행의 아이입니다. 곤경에 처했을 때 섬에서 생긴 아이예요.”연청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아, 그랬군. 하하, 잘됐소, 잘됐소.”그러면서 그는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이유니의 그릇에 놓아주었다.“조카며느리, 생선 많이 먹게. 이제 우리도 친척이니.”연경곤과 고지행의 어머니는 사촌 남매였고, 연청리와 연경곤은 쌍둥이였다. 비록 그가 음양인이라는 사실은 비밀이었지만, 혈연관계로 따지면 고지행의 사촌 외삼촌이라 할 수 있었다. 아니면… 사촌 이모라고 해야 할지도 몰랐다.그런데 이유니가 담담하게 말했다.“과분한 말씀입니다. 친척으로 인정받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아요. 제 신분이 미천하니, 고가에서 인정해 주지 않을까 봐 걱정되네요.”고지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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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2화

연천능과 보아도 한껏 차려입었다.연천능은 경축 행사에 참석할 때 입는 곤룡포 예복을 걸쳤다. 위엄 있고 패기 넘치는 모습은 더없이 고귀했다.보아는 처음으로 공주 예복을 입었다. 예복은 무척 번거로웠지만 상당히 아름답고 화려했다. 옷에 박힌 각양각색의 보석들도 반짝반짝 빛이 났다. 세 살배기 어린 계집아이는 벌써 예쁘게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옷이 번거롭긴 했지만, 궁녀들이 입혀주는 대로 얌전히 협조했다.연천능은 딸이 안쓰러워 보아의 예복도 몇 겹 줄여 주고 세 겹만 입게 했다.겨울에는 해가 짧았다. 세 식구가 모두 옷을 갖춰 입고 나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있었다.연천능이 백진아에게 당부했다.“굳이 먹고 마실 필요는 없다. 적당히 드는 척만 하면 된다.”백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예. 조심할게요.”연천능이 다시 말했다.“보아와 얼굴만 비추고 돌아오거라. 임신 중이고 보아도 아직 어리니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헛소리를 지껄이는 놈이 있다면 내가 혀를 잘라버리마!”보아가 작은 얼굴을 굳히고는 어린 맹수처럼 사납게 말했다.“혀를 잘라버려요!”백진아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이런 잔인한 이야기는 보아 앞에서 하지 마세요.”하지만 연천능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웃으며 보아를 안은 채 백진아의 손을 잡았다.“가지.”보아는 공주였다. 훗날 사람을 죽여 위엄을 세워야 하는 일도 반드시 생길 터였다.그는 보아를 무척이나 아꼈지만, 그렇다고 세상 물정도 모르는 선녀처럼 보호하며 키울 생각은 없었다.보아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만 않는다면, 작은 마녀처럼 자란들 어떠하랴?백진아는 그의 속마음을 알지 못했다. 만약 알았다면 분명 자녀 교육 문제를 놓고 한바탕 따졌을 것이다.가족은 가마를 타고 호위병과 궁인을 거느린 채 위풍당당하게 건곤전으로 향했다.문 앞에 있던 태감이 그들을 보자 큰 소리로 외쳤다.“황제 폐하 납시오! 황후 마마 납시오! 자람 공주마마 납시오!”사람들이 일제히 예를 올리며 외쳤다.“폐하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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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3화

백진아도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며 보아를 데리고 대전 밖으로 나왔다.보아는 장일헌, 심만청, 한아동을 비롯한 몇몇 조정 대신들의 아이들과 함께 대낮처럼 환하게 밝혀진 궁 안에서 놀았다.모두 세 살에서 다섯 살 정도의 아이들이었다. 대신들이 이렇게 어린아이를 데리고 궁에 들어온 것은 공주와 친해지게 하기 위해서였다. 공주의 마음에 들기만 한다면 가문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고, 궁에 들어와 공주의 시독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보아도 이제 곧 세 살, 네 살이 되는 나이였다. 공주인 만큼 새해가 지나면 계몽 교육을 시작해야 했다. 지금 있는 세 명의 시독만으로는 조금 부족했기에, 대신들의 집안에서 또래 아이를 몇 명 더 뽑을 예정이었다.아이들은 건곤전 앞 광장에서 정신없이 뛰어놀았다. 아이들 뒤에는 각각 하인이 둘씩 따라붙어 있었고, 서로 이름을 부르고 소리치며 어찌나 시끌벅적한지 모를 정도였다.보아의 곁에는 현우와 현설이 따라붙어 있었다. 둘 다 무공이 뛰어난 암위였다.백진아는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현상과 현빙에게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의자를 하나 마련하게 하고, 그곳에 앉아 아이들을 지켜보았다.겸사겸사 아이들의 성격도 살펴볼 생각이었다. 새해가 지나 보아가 계몽 교육을 시작하면 공부할 친구를 몇 명 더 뽑아야 했기 때문이다.한편, 대전 안에서는 황후가 자리를 뜨자 여인들이 더 이상 얌전한 척하지 않았고, 너도나도 연천능에게 다가가 술을 올리기 시작했다.한 여인이 술잔을 들고 열정적이고 요염한 춤사위를 선보이며 한 걸음씩 한백옥 계단을 올라갔다. 조금씩 용좌에 가까워지며 연천능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하고 있었다.마침내 그녀는 연천능 앞까지 다가갔다. 두 사람 사이에는 술과 안주가 놓인 탁자 하나가 가로막고 있었다.여인은 기쁨에 겨워 두 눈을 반짝였다.다른 여인들은 모두 계단 아래에서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대담했기에 이토록 폐하에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지 않은가?‘폐하께서는 어쩌면 이렇게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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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4화

다들 어떻게 된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이내 관리들도 하나둘 나서서 이 관리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간청하기 시작했다.“폐하, 위 소저는 분명 폐하의 용안을 좀 더 가까이에서 뵙고 싶었던 것일 겁니다.”“폐하, 위 소저도 그저 어려서 그런 것뿐입니다!”“폐하, 부디 현명하게 판단해 주십시오!”가장 먼저 나서서 간청한 사람들은 모두 위 대인과 마찬가지로 대량에서 귀순한 관리들이었다.위 대인은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폐하,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소신의 딸은 그저 폐하를 흠모하여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을 뿐입니다! 모두 소신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입니다!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황제를 시해하려 한 것은 구족을 멸하는 중죄였다. 위 대인은 차라리 자식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쓸지언정, 온 가족의 목숨까지 잃을 수는 없었다.승상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폐하, 폐하를 암살하려 한 일이 위 대인과는 무관하다고 믿습니다. 오늘은 설날 밤이니 부디 위 대인 일가를 용서해 주십시오.”공부상서 심 대인도 나서서 말했다.“황후 마마께서 회임 중이십니다. 어린 황자와 공주를 위해 복을 쌓는 셈 치시고, 가족까지 연좌시키지는 말아 주십시오.”황제의 성격상, 위 대인 일가를 모두 죽일 생각이었다면, 그가 대전에서 이렇게 울며 애원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진작 끌어내 참수하라고 명을 내렸을 터였다.게다가 이 두 사람은 황제의 심복이었다. 그러자 많은 관리가 잇달아 나서 위 대인을 위해 선처를 간청했다.연천능은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판단하자 차갑게 말했다.“그렇다면 짐은 황후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 덕을 쌓고 복을 빌도록 하겠다. 자객의 가문까지는 연좌의 벌을 내리지 않겠다. 위 대인의 관직을 5품으로 강등하고, 새해가 지나면 남부 경주로 내려가 부임하도록 하거라.”위 대인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단지 관직을 강등당하고 지방으로 좌천되는 것만으로 끝나다니, 이미 천만다행이었다!죽은 딸이야…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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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5화

“진아야!”연천능이 손을 뻗어 쓰러지는 백진아를 받아 안았다.“어머니!”보아도 날카롭게 소리쳤다.현상이 황급히 겁에 질린 보아를 안아 옮겼다.연천능은 백진아를 품에 안고 말했다.“어의를 부르고, 연청리와 이해도 데려오거라!”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몸을 날려 광명전으로 돌아갔다.백진아를 막 내려놓자마자 어의와 연청리, 이해가 모두 달려왔다.어의가 맥을 짚었다.“아이가 불안정한 것도 아니고, 몸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맥도 정상입니다.”이해가 맥을 짚더니 손가락에서 피 한 방울을 내어 확인했다.“중독도 아닙니다!”“그렇다면 무고지술이겠군.”연청리가 맥을 짚으며 말했다.“고충에 당한 것 같습니다. 앙이를 데려오세요.”보아는 지금 의술과 독술, 고충에 대해 배우고 있었기에, 얼른 앙이를 데려왔다. 앙이는 보아의 어깨 위에서 배를 드러낸 채 햇볕을 쬐고 있다가 연청리에게 넘겨졌다.“앙!”앙이는 싫다는 듯 몸부림치며 자신을 만지는 것을 거부했다.자신의 주인 몸에서는 향긋하고 달콤한 냄새가 났기에, 냄새나는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것은 싫었다.보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위협했다.“어머니를 못 구하면, 너를 펄펄 끓는 기름에 튀겨서 먹어버릴 것이다!”보아가 상위자의 기세를 드러내자 제법 연천능을 닮은 위압감이 풍겼다.‘주인님 무서워!’앙이는 겁에 질려 목을 움츠리더니 얌전히 연청리에게 붙잡혀 갔다.연청리는 은침으로 앙이의 몸을 한 번 찔러 맑고 하얀 피 한 방울을 짜냈다. 그리고 그것을 물동이에 떨어뜨린 뒤, 앙이까지 물동이 안에 넣었다.이어 백진아의 손목 혈관 부위를 작게 베어 상처를 낸 다음 물동이 안에 담갔다.앙이는 물속을 몇 바퀴 헤엄치더니 몸을 활처럼 웅크리고 백진아의 상처를 노려보았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작은 뱀 같았다.그때 백진아가 고통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너무 아픈지 온몸을 떨었다.연천능의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었다. 그는 백진아의 다른 손을 꽉 움켜쥐었다. 만약 진아와 아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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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6화

연청리는 대야에 담긴 피를 떠서 검사해 본 뒤 말했다.“고독이 막 몸에 들어간 상태라 아직 보이지는 않습니다. 마마께서 깨어나지 못하시는 건 통증 때문인 것 같습니다.”연천능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이해에게 다시 진찰하게 했다.이해가 진찰을 마친 뒤 말했다.“확실히 그렇습니다. 마마를 깨우려면 침으로 자극하기만 하면 됩니다.”연천능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침은 놓지 말거라. 그냥 조금 더 자게 두어라.”그러고는 보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네 앙이가 냄새로 고독을 쓴 사람을 찾아낼 수 있겠느냐?”보아는 그것까지는 알지 못해 연청리를 바라보았다.연청리는 눈빛을 살짝 흔들며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아마… 가능할 겁니다.”그 짧은 망설임이면 충분했다. 연천능이 갑자기 손을 뻗어 연청리의 목을 움켜쥐고 차갑게 물었다.“말해라. 네가 한 짓이냐?”연청리는 숨이 막혀 얼굴을 붉히며 몸부림쳤고, 제대로 말조차 할 수 없었다.그녀는 보아에게 도움을 청하듯 시선을 보냈고, 보아가 자신을 위해 한마디 해주기를 바랐다.보아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에, 몹시 갈등했다.스승도 웃어른이지만, 만약 정말 그가 자기와 어머니를 해치려 한 것이라면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보아는 작은 손으로 연천능의 용포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아버지, 제 생각에는 우선 저분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정말 관련이 있다면… 죽더라도 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분명히 알게 해야죠.”앙증맞고 맑은 어린아이의 목소리였지만, 그 입에서 나온 말은 차갑고 살벌했다.용에게서 용이 나고 봉황에게서 봉황이 난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었다. 아직 세 살도 되지 않은 보아였지만 화가 나자 상위자의 냉혹하고 살벌한 기세가 뿜어져 나와 사람을 오싹하게 만들었다.작다고 우습게 볼 수 없었다. 그녀 역시 작은 호랑이였다.누군가 자기를 건드리면 물어뜯어 버릴 아이였다!연천능은 당연히 딸의 의견을 존중했다. 그는 손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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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7화

“잠깐!”침상에서 백진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천능과 보아가 동시에 몸을 돌려 그녀에게 달려가 걱정스럽게 말했다.“진아야, 깨어났구나!”“어머니! 깨어났어요!”백진아가 말했다.“저는 연청리를 믿습니다. 앙이가 있는 이상, 연청리가 우리를 해치려고 했다면 고독을 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연청리는 놀라면서도 감격해 눈시울을 붉혔다.생사의 갈림길에서 누군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것. 그 기분은 정말 가슴이 뭉클하고 짜릿했다.백진아는 비록 공간에서 정신력으로 연청리와 이해의 기억과 사고를 어느 정도 손봐 놓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변할 수 있는 법이었다.하지만 이번만큼은 연청리를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그래도 이번 일은 확실하게 조사해야 합니다. 앙이가 냄새를 따라 고독을 쓴 사람을 찾아낼 수 있다고 했으니, 그자를 찾아 심문해 보시지요. 정말 연청리와 관련이 있다면 저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아무 상관이 없다면… 보아를 봐서라도 억울한 누명을 씌워서는 안 됩니다.”보아가 얼른 말했다.“고마워요, 어머니! 고마워요, 아버지!”연천능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좋다. 그럼 너희 둘을 봐서 연청리에게 기회를 주지! 우선 옥에 가둬두고, 조사가 끝난 뒤 죄를 따져 처리하겠다!”연청리는 황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감사합니다!”연천능은 사람을 시켜 연청리를 지하 감옥에 가두고, 앙이를 데리고 범인을 찾도록 명했다.모든 지시를 마치고 돌아선 연천능은 보아가 신을 벗은 채 백진아의 몸을 살펴보며 고독이 어디로 들어왔는지 확인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백진아도 기억이 떠올랐다.“보아가 노는 모습을 밖에 앉아 지켜보고 있을 때, 머리가 간지럽고 따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무겁고 복잡한 관을 쓰고 있어서 긁기도 불편했지요.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머리 장식을 모두 벗겨내자 역시나 작고 붉은 점 두 개가 보였다.연천능은 뒤늦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도 다행히 큰 탈 없이 넘어갔다.세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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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8화

마음의 통증은 여전했지만, 예전처럼 칼로 도려내는 듯한 극심한 고통만큼은 아니었다.고지행은 조금 허망한 기분이 들었다.그가 이제 백진아를 잊은 것일까?그를 떠난 것도 모자라, 이제 마음속에서 마저도 떠나려는 걸까?고지행은 조심스럽게 나무문을 밀었다. 방 안의 모습은 백진아가 떠날 때 그대로였다.방 안 곳곳에 그녀의 흔적과 향기가 남아 있었다.탁자 위에는 상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그것은 두 사람이 입을 예정이었던 혼례복이었다.그는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상자를 열었고, 눈부시게 반짝이는 붉은빛이 눈앞에 펼쳐졌다. 눈부실 만큼 선명하고 붉어서 그의 눈을 찌르는 듯했다.그는 위에 박힌 보석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이것은 백진아가 가장 좋아하는 보석이었다. 그가 직접 하나하나 골라 넣은 것이었다.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 상자를 다시 닫았다. 그리고 벽에 있는 비밀 공간에 소중히 넣어두었다. 비록 그와 백진아가 이 혼례복을 입을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것은 그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었다.그 안에는 그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담겨 있었다.고지행은 침상에 누웠고, 베개 위에서 그녀의 머리카락 한 올을 발견했다. 그는 그것을 집어 들고 살짝 냄새를 맡았다. 마치 아직도 그녀의 향기가 남아 있는 듯했다.‘진아, 진아야... 내가 어떻게 너를 잊겠어!’그는 눈을 감고, 그렇게 그녀의 기운에 둘러싸인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자고 있는 내내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무언가를 음미하고 있는 듯했다.고지행은 꿈속에서 백진아를 볼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꿈에 나타난 것은 조그마한 아기였다. 그 아기는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그를 아버지라고 불렀다.그는 너무 기뻐 얼른 아기를 품에 안고 외조부에게 달려가 말했다.“할아버지, 이 아이가 제 아들이에요! 저도 후사가 생겼습니다!”그러자 노곡주가 그의 머리를 딱 때렸다.“이 녀석아! 네 아들의 어미는 누구냐? 설마 돌 틈에서 튀어나오기라도 했느냐?”“아!”고지행은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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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9화

고지행은 왠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는 매의 다리에 묶인 대나무 통을 풀어 안에 들어 있는 편지를 꺼냈다.이번에는 백진아의 필체였는데, 내용은 똑같았다!고지행은 두 마리의 매와 멍하니 눈을 마주쳤다. 얼마나 오랫동안 서로 바라보았는지, 나중에는 눈이 몰려 사팔뜨기가 될 지경이었다.그는 크게 심호흡한 뒤 개울물로 얼굴을 씻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천천히 속옷을 깨끗하게 빨아 오두막에 돌아가 널어놓고 나서야 신의산장으로 돌아갔다.노곡주는 마침 힘차게 권법을 수련하고 있었다. 고지행이 넋이 나간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것을 보자, 노곡주는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더니 신을 벗고 침상에 올라가 이불을 덮은 채 베개에 머리를 푹 눕혔다.그의 동작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고지행은 온갖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한 데다 넋이 나간 상태로 들어왔다. 그는 침상에 누워 있는 노곡주를 바라보더니 무언가 말하려다 말았다.노곡주는 병약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네 부모님께 가서 절은 하고 왔느냐?”고지행은 고개를 끄덕이고 침상 앞의 비단 의자에 앉았다.“외조부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그는 아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려 했다. 그런데 어르신의 심장이 이 소식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노곡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늙었으니 뭐 별수 있겠느냐! 내가 눈을 감기 전에 소원 하나 들어주려거든... 어서 혼인하거라! 내가 고른 아가씨들 중에 누가 마음에 들더냐?”고지행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아무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뭐라?”노곡주가 눈을 부릅뜨며 가슴을 움켜쥐었다.“콜록, 콜록!”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기침이 터져 나왔다.고지행은 황급히 다가가 그의 등을 두드리며 숨을 고르게 해주었다.“진정하세요! 천천히 말씀하세요!”“천천히 말하기는 개뿔!”노곡주가 고지행의 머리를 딱 때렸다.“네가 사고를 당했을 때, 내가 얼마나 절망했는지 아느냐? 응?”당시 그는 정말 애가 타서 피를 토할 정도였다. 고지행에게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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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0화

노곡주는 친왕이었다. 고귀한 신분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황족 특유의 오만함과 계급의식이 뼛속까지 배어 있었다.고지행은 노곡주가 이유니와의 혼인을 허락하지 않을까 봐 조금 걱정되었다.글도 읽지 못하는 어부 출신의 이유니가 신의곡 소곡주 부인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기는 분명 어려울 터였다.고지행은 절대로 첩을 들이지 않을 생각이었다. 연천능 같은 황제도 평생 한 여인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했으니, 그도 할 수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백진아가 그를 얕볼 것이다. 그가 한 사람에게만 정을 주지 못하는 남자라고 생각할 것이고, 과거 그와 혼인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그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고지행은 아주 진지하게 노곡주에게 물었다.“외조부님, 이유니는 그저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어부입니다. 그래도 제가 그 아이를 부인으로 맞는 것을 허락하시겠어요?”노곡주는 가만히 고지행을 바라보다가 물었다.“이유니가 여자냐?”고지행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여인이 아니면 어찌 임신하겠어요? 외조부님은 의원이시면서!”노곡주가 침상 널빤지를 ‘탁’ 내리쳤다.“여자면 됐다!”고지행은 말문이 막혔다.‘정말 내가 그렇게 형편없는가? 나도 신선처럼 아름답고 풍채가 뛰어난 남자인데, 어쩌다 이런 취급까지 받게 된 거지? 외조부님은 대체 나를 얼마나 못마땅해하시는 거야! 흑흑…’“장남은 서출이어서는 안 된다! 자, 직접 보러 가자!”노곡주는 그렇게 말하며 벌떡 침상에서 일어나 하인에게 짐을 꾸리라고 지시했다.조금 전까지 병약해 보이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고지행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외조부님, 병이 없으셨던 거예요?”노곡주가 그를 흘겨보았다.“네가 그래도 의원이냐? 내가 아픈지 안 아픈지도 모르다니! 처음에는 정말 병이 들었었다. 하지만 네가 사고만 치고 다니면서 며느리도 맞지 않고, 후사 하나 남기지 않을까 봐 걱정돼서... 병든 척하며 네게 장가를 들고 후사를 남기라고 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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