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어성은 돌고래 소리만 낼 줄 알았을 뿐, 사람의 말은 할 줄 몰랐다. 게다가 기억까지 잃은 상태인 듯했다.만약 그가 능란에게 속아 혼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백진아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어성은 원래도 빼어난 외모를 지녔는데, 관복까지 차려입고 있으니 더욱 매력이 넘쳤다. 마치 하늘의 신선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듯했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고,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어성…”능란은 두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온몸을 걷잡을 수 없이 떨었다.그녀는 너무나 두려웠다. 어성이 자신을 떠날까 봐 무서웠다.그녀는 어성이 이미 조금씩 기억을 되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정말 그가 공주의 사람이라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그 생각이 떠오르자 절망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백진아는 절망에 빠진 능란을 보며 저도 모르게 조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이 아이, 설마 이렇게까지 운이 없을 수가 있나?’과거 능란은 고지행을 사랑했지만 결국 그를 얻지 못했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도 했다.백진아는 능란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그녀의 기억을 지워 버렸고, 고지행에 대한 감정 역시 남매간의 정으로 바꿔 놓았다.그렇게 능란이 겨우 행복하게 어성과 혼인했는데, 이번에는 누군가 나타나 그녀의 부군을 빼앗아 가겠다고 나선 것이다.한편 수영광 역시 상심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애절하게 어성을 바라보고 있었다.“진주야, 넌 내 것이다. 아니냐? 나와 함께 돌아갈 것이지?”어성은 잘생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고 능란의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울지 마시오. 무서워하지 마시오. 내가 지켜 줄 것이니. 당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오.”“어성… 부군! 으앙!”능란은 기쁨의 눈물을 터뜨리며 어성의 품에 기대어 울기 시작했다.“진주야! 너, 너,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 이래도 되는 것이야?”수영광은 어성에게 달려들어 그를 때리려 했다.백진아가 현상에게 눈짓을 보냈다. 현상은 재빨리 앞으로 나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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