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1351 - Chapter 1360

1366 Chapters

제1351화

백진아는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우리 말썽꾸러기는 외롭지 않을 거야. 보아도 있고, 아버지도 있고, 어머니도 있잖아. 그리고 우리가 자주 말을 걸기도 하니까.”“음…”보아는 눈을 위로 굴리며 한참 생각하다가 물었다.“작은 말썽꾸러기는 어머니 배 속에서 뭘 먹습니까? 또 뭘 마셔요?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데 뒷간은 어떻게 가요? 아!”보아는 무언가 무서운 생각이 떠오른 모양인지, 숨을 들이마시며 통통한 작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연천능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왜 그러느냐?”보아가 작은 손을 내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작은 말썽꾸러기가… 자기가 싼 똥을 먹는 건 아니겠지요?”연천능은 당황했다.이 문제만큼은 그도 알 수 없었다. 그는 백진아를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이건 의원인 당신이 대답해야겠군.”백진아는 할 말을 잃었다. 물론 설명해 줄 수는 있었지만, 세 살짜리 보아가 알아들을 수 있을까?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였다.결국 그녀는 대부분의 부모가 이런 상황에서 쓰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백진아는 보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한두 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단다. 일단 자렴. 내일 자세히 설명해 주마.”하지만 보아는 그렇게 쉽게 넘어갈 아이가 아니었다. 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렇지만 궁금해서 잠이 안 올 것 같은데…”백진아가 조금 지쳐 보이는 것을 본 연천능은 보아를 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작은 말썽꾸러기가 네 어머니 뱃속에 있는데 뭘 먹겠느냐? 당연히 네 어머니가 먹는 걸 같이 먹지. 그리고 뒷간은… 콜록, 콜록… 당연히 네 어머니가 뒷간에 갈 때 같이 가는 거다. 생각해 보거라. 안 그러면 어떻게 하겠느냐?”보아는 커다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그러더니 황제인 아버지의 말이 제법 일리가 있다고 여긴 모양이었다.연천능은 보아를 품에 안고 살살 흔들어 주었다.보아는 어릴 때부터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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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연천능이 어찌 백진아의 그 얄미운 속내를 모를까? 이건 불만 지펴 놓고 끄는 건 나 몰라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그는 그녀를 품에 끌어안으며 한숨을 내쉬었다.“나를 좀 도와줄 수 있겠느냐? 응?”말은 그렇게 했지만 손길은 전혀 서툴지 않았다.이미 오래 함께한 부부인지라, 연천능은 어떤 방법을 써야 백진아의 마음을 가장 빨리 흔들 수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폐하, 제발 신첩을 놓아주세요!”백진아는 금세 두 손을 들고 항복했다.연천능은 그녀의 귓가에 낮고 쉰 목소리로 달래듯 속삭였다.“부군이라고 부르거라. 사랑하는 부군이라고.”백진아는 눈치가 빨랐다. 그녀는 얼른 부드러운 목소리로 애원했다.“부군, 사랑하는 부군! 이제 그만해 주세요… 손이 아파요…”연천능도 그녀를 놓아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백진아가 달콤하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연달아 부군이라고 부르니, 정말 혼이 빠져나갈 것만 같았다.모든 것이 끝난 뒤, 백진아는 아예 그를 거들떠보고 싶지도 않았다.연천능은 피식 웃더니 꽃이슬 몇 방울을 떨어뜨린 미지근한 물을 가져와 그녀의 손을 담가 주고, 손목까지 정성스럽게 주물러 주었다.백진아는 그를 흘겨보며 눈으로 몇 번이나 찔러 죽일 듯 노려보았다.“짐승!”연천능은 혀끝으로 얇은 입술을 한 번 훑었다.“당신을 기쁘게 해주지 않았는가?”백진아는 그의 완벽한 곡선을 그리는 얇은 입술을 바라보았다.‘콜록, 콜록. 생각하면 안 돼. 안 그러면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을 것 같단 말이야.’연천능은 그녀의 얼굴이 새빨개진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좋았느냐?”“저리 가세요!”백진아가 그걸 어떻게 인정하겠는가?그녀에게도 체면이라는 게 있었다.“설마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이냐? 그렇다면 다시 황후마마를 모셔 드려야겠군.”“저리 가세요! 참나…”백진아는 얼른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빈틈없이 덮었다. 그리고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만 살짝 내민 채 연천능을 경계했다.이 사내는 정말 무서웠다.침실 안과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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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이유니는 팔꿈치로 침상을 짚으며 말했다.“좀 움직이고 싶은데 몸이 너무 무겁네요... 좀 도와주세요.”배가 놀라울 만큼 불러 있는 것을 본 고지행은 얼른 다가가 그녀를 도왔다.그는 의원이었지만 남녀유별이라는 말이 있듯, 이런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고지행은 손을 뻗은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는 결국 물었다.“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느냐?”이유니가 말했다.“배를 받쳐서 이쪽으로 돌려 주세요.”고지행은 허리를 숙여 한 손으로 침상을 짚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배를 받친 뒤 조심스럽게 힘을 주었다.이유니는 몸을 돌려 반듯하게 누웠다.고지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에, 여자 배를 뒤집어 주는 게 무공 수련보다 더 어렵구나.’막 손을 거두려는데, 갑자기 이유니의 배 속에서 무언가 꿈틀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어이쿠!”고지행이 신기하다는 듯 작게 외쳤다.“애들이 움직인다!”그는 의원이었기에 태동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손으로 태동을 느껴 본 것은 처음이었다.하물며 자신의 아이들이 움직이는 것을 느낀 것은 더더욱 처음이었다.정말 신기했다.말로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손바닥을 타고 가슴 깊은 곳까지 전해지는 듯했다. 간질간질하면서도 따뜻했고, 벅차오르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느낌이었다.설마 이것이 아버지가 된다는 기분인가?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소리 없이 웃었다.이유니는 얼떨떨해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가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이 녀석, 완전히 얼빠진 아버지가 되어 버렸네.’“어머, 또 움직였어요!”그녀는 그의 손을 잡아 다시 배 위에 올려놓았다.고지행은 작은 발이 손바닥을 톡 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그의 심장을 걷어찬 것처럼 머릿속이 ‘쿵’ 하고 울렸다.그는 이유니의 배 한쪽이 봉긋하게 솟아올랐다가 가라앉고, 곧이어 다른 쪽이 다시 불쑥 솟아오르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아이고, 아이고.”이유니가 볼록하게 솟은 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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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4화

이유니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뛰어난 지혜를 쌓았다. 남자로 살아본 적도 있었기에, 한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아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고지행 같은 풋내기쯤은 쉽게 손아귀에 넣을 수 있었다.고지행은 그녀가 빤히 바라보자 조금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가볍게 헛기침했다.“여봐라.”곧 여섯 명의 시녀가 들어와 물동이와 수건을 들고 이유니의 세수를 시중들었다.고지행은 신의곡의 소곡주로 어려서부터 귀하게 자랐지만, 시녀의 시중을 받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홀로 욕실로 가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었다.잠시 후 욕실에서 나온 그는 병풍에 걸어 둔 허리띠를 집어 허리에 둘렀다. 그리고 ‘찰칵’ 소리와 함께 허리띠의 옥 장식을 채웠다.그는 별다른 감정 없이 담담한 목소리로 이유니에게 말했다.“오늘 바로 할머니를 모셔 오거라. 혼자 궁에 계시면 분명 불편하실 테니.”“예.”이유니는 고지행이 생각보다 세심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녀는 두 팔을 벌려 시녀들이 옷매무새를 정리하게 했다.고지행은 그런 그녀를 한 번 바라보더니 눈빛에 의문을 띠었다.이유니의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느긋하고 여유로우며, 당연하다는 듯 남의 시중을 받고 있었다.어려서부터 가난하게 살아온 어부의 딸이 보일 태도는 아니었다. 비록 반년 동안 벼슬을 했다고 해도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는 없었다.고지행은 늘 이유니에게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기품을 느꼈다. 어딘가 백진아와 닮은 구석도 있었지만, 이유니는 백진아보다 훨씬 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두 사람은 간단히 몸단장을 마친 뒤 신의곡 곡주를 만나러 갔다.곡주는 상석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그의 시선은 가장 먼저 이유니의 배로 향했다가 곧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아무리 외할아버지라 해도 외손자 며느리의 배를 빤히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높은 문턱을 넘을 때 이유니는 배가 너무 커 발밑이 보이지 않는 데다 치맛자락까지 거추장스러워 하마터면 걸려 넘어질 뻔했다.“어머!”이유니의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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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하지만 이유니는 예법만 익힌 명문가 규수와는 달랐다. 그녀의 뼛속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질이 배어 있었다. 자신감, 강인함, 총명함, 담담함….여러 방면에서 백진아와 무척이나 닮았지만, 백진아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냉담했으며 속을 헤아리기도 어려운 사람이었다.생각해 보면 이것이 고지행이 그녀에게 입을 맞출 수 있었던 이유인지도 몰랐다. 어쩌면 고지행 자신도 그 이유를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신혼부부는 궁으로 들어가 황제와 황후에게 문안 인사를 올렸다.광명전에 도착하니 연천능과 백진아가 모두 와 있었고, 백경유, 수영광, 수명우, 낙장풍, 이월, 송자안, 어성, 뢰십일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두 사람이 알현하러 왔다는 말을 듣자 모두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오늘의 주인공들이 왔구나.”그녀의 안색은 발그레했고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기쁨이 가득한 표정에는 고지행이 다른 사람과 혼인한 것에 대한 서운함이나 슬픔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고지행은 예쁜 눈을 가늘게 좁혔고, 가슴 한구석이 콕 아려 왔다.‘그녀의 마음속에서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건가? 우리가 함께했던 그 즐거운 시간들이… 정말 그녀 마음속에 아름다운 추억 하나로도 남지 않은 걸까?아, 정말 좌절스럽네. 너무… 슬프다!’연천능의 봉황 같은 눈이 날카롭게 가늘어지며 고지행에게 경고하듯 시선을 보냈다.그리고 백진아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확인한 연천능은 고지행에게 의기양양한 승자의 눈빛을 보냈다.고지행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흥!’그때 고지행은 이유니를 부축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조심하거라. 네 배 속에는 지금 아기가 둘이나 있으니. 둘이나.”그러면서 연천능을 흘끗 바라보았다. 가라앉은 연천능의 눈빛을 확인한 고지행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헤헤! 나도 연천능을 압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연천능은 속으로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유치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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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6화

과거 낙장풍이 와룡산에 갔던 것도 모험을 위해서가 아닌, 일찍 세상을 떠난 부인을 위해 구전환혼초를 찾으러 간 것이었다.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과거가 되어 버렸다.그는 백진아를 한참 바라보다가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에서 가장 좋은 여인은 이미 임자가 있었다. 그는 그저… 평생의 아쉬움으로 남겨 둘 수밖에 없었다.낙장풍이 복잡한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자, 그 모습을 본 연천능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수컷이 제 짝을 지키려는 본능 때문인지, 연천능은 진작부터 낙장풍이 백진아에게 품고 있는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몰래 눈을 흘겼다.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물었다.“낙 대협, 이 여협이 자네의 뜻을 묻고 있지 않나.”이월을 보자 연천능의 가슴이 또 한 번 답답해졌다. 이 여자는 백진아와 혼례까지 올렸던 사람이었다.명분까지 있었다!물론 당시 백진아는 남장을 하고 있었지만, 이월 역시 백진아에게 마음을 품었던 적이 있었다.‘아! 연적에 여자까지 있다니, 정말이지…’낙장풍은 가볍게 헛기침하며 말했다.“부모님도 연세가 많으시고, 우진이도 아직 어립니다. 게다가 성안의 일도 손을 놓을 수 없으니, 아무래도 송 형님과 함께 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이월의 밝은 눈동자가 잠시 어두워졌다. 그녀는 송자안에게 말했다.“돌아가서 문주님과 상의해 본 뒤 결정하겠습니다.”송자안은 눈을 몇 번 굴리더니 허허 웃었다.“좋지요. 어쨌든 저는 꼭 나가서 견문을 넓혀 볼 생각입니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우리 상단의 발걸음은 명주도에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더 먼 곳까지 가야지요. 바다 건너편에도 육지가 있고, 그곳의 나라도 대량이나 월국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앞으로 해상 무역은 크게 번성할 터였다. 많은 위험도 따르겠지만, 지금 연천능의 손에는 병사도 사람도 충분했다. 그러니 크게 걱정할 일은 없었다.지금 월국 전체는 대대적인 건설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길을 닦고, 황무지를 개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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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그래서 백진아의 뱃속에 있는 황자가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백진아는 보름 동안 지켜본 끝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더 이상 상서원에 가지 않았다.그녀는 현우와 현설을 보아의 곁에 붙여 두었고, 암중에는 호위무사 네 명도 배치했다.게다가 상서원에는 연천능이 암위와 어림군까지 배치해 전체의 안전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며칠 뒤, 나른한 졸음이 밀려오는 어느 오후였다.백진아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들의 장부를 결산하고 있는데, 현빙이 들어와 아뢰었다.“마마, 이유니 이 대인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백진아는 고개를 들고 장부를 덮었다.“들라 하라.”잠시 후, 이유니가 한 손으로 커다란 배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시녀의 팔을 잡은 채 걸어 들어왔다.그런데 어찌나 성큼성큼 걷는지, 배가 전혀 무겁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백진아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얼른 말했다.“천천히 좀 오너라. 너 지금…”그녀는 뒤에서 붉은 비단으로 덮인 무언가를 들고 따라오는 사람들을 보고 말을 삼켰다. 대강 짐작이 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유니를 맞으러 갔다.그러면서 타이르듯 말했다.“배도 이제 일곱 달은 넘었지 않느냐? 그런데 어찌 또 나왔느냐? 고지행은 너를 말리지도 않고?”이유니가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계속 집에만 누워 있는 것도 출산에 좋지 않으니까요.”백진아의 시선이 그녀 뒤에 있는 물건으로 향했다.“무슨 좋은 선물을 가져온 것이냐?”이유니가 웃었다.“마마께서 얼마나 총명하신데요. 설마 짐작도 못 하셨겠습니까?”백진아가 허허 웃었다.“네가 답을 말해 주지도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아느냐? 맞혔는지 틀렸는지도 모르지.”이유니가 손을 휘휘 저었다. 그러자 궁녀와 태감들이 물건을 덮고 있던 붉은 비단을 걷어냈다.백진아의 눈이 반짝였다.“역시 거울이었구나!”크고 작은 전신거울 두 개에 거울이 달린 화장대, 화장 거울, 화장함까지.크고 작은 물건이 십여 점이나 되었는데, 하나같이 정교해 손에서 놓기 아까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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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8화

연천능의 강경한 태도 때문인지, 오랫동안 아무도 그에게 여인을 들이밀지 못했다.설마 또 죽음이 두렵지 않은 누군가가 궁에 들어와 백진아와 자리를 다투겠다고 나선 것일까?이유니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연천능의 빈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마마의 계모가 되고 싶다더군요.”백진아는 살짝 놀랐다.“뭐라고? 우리 아버지를 마음에 들어 했다고?”백근당은 외모와 분위기 모두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듯한 눈매는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보다도 더 매력적이었다.그 눈빛에는 마치 갈고리가 달린 것처럼, 한 번 흘끗 바라보기만 해도 어린 아가씨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였다.어떤 중년 남자는 젊고 풋풋한 미남보다 더 매력적인 법이다. 백근당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우희월이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재혼을 생각한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었다.하지만 황후의 계모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라니, 그 배짱만큼은 정말 대단했다.백진아가 물었다.“누구냐?”이유니가 대답했다.“호부시랑 소성동의 딸, 소춘영입니다.”백진아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소춘영이라? 이름이 어쩐지 정겹구나.”이유니가 어깨를 으쓱했다.“소성동은 가난한 집안 출신입니다. 서른 살에 과거에 급제했으니, 집안도 원래 농가였겠지요. 그래서 이름도 이렇게… 소박한 게 아닐까요?”백진아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고 해서 편견을 갖는 사람은 아니었다.“소춘영은 어떻게 생겼더냐? 나이는 몇 살이고? 어머니는 원래 월국의 공주였다. 외모도, 기품도 모두 뛰어났지. 너무 평범한 여인이라면 아버지 눈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다.”이유니가 말했다.“저도 모릅니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공무 때문에 소 대감과는 몇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인품이 나쁘지 않아 대신 말을 전해주겠다고 한 것이지요. 소 대감의 말로는 딸의 자존심이 아주 강하다고 하더군요. 시골에서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며 혼처를 모두 거절하다 보니 어느새 스무 살이 되었고, 수도에 올라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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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예. 배웅은 사양하겠습니다!”이유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손을 휘휘 저었다. 커다란 배를 불쑥 내민 채 걸어가는 모습이 꽤나 호탕해 보였다. 백진아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었다. 역시 남자로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은 달랐다.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아야 하는지 알았고, 다른 여자들처럼 남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코지하지도 않았다.고대는 물론이고 현대에도 본처가 길거리에서 내연녀를 때리거나 ‘여우 같은 년’이라며 욕하는 경우가 수두룩하지 않은가.백진아는 사람을 시켜 거울을 세워 놓게 했다. 환하게 빛나는 거울을 바라보니, 마치 눈앞에 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만 같았다.연천능은 돌아오자마자 탈의실에 놓인 전신거울을 발견했다. 그는 거울 앞으로 다가가 한 번 들여다보더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음. 꽤 잘생긴 것 같은데?’그는 용포를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허리띠를 매던 그는 거울 속에 백진아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 유리거울은 동경보다 훨씬 선명하군. 눈썹이 몇 가닥인지까지 셀 수 있겠어.”그러면서 백진아를 곁으로 끌어당겼다.“보거라. 우리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나는 용모가 늠름하고, 황후는 경국지색이니.”백진아가 피식 웃었다.“이렇게까지 자기 자랑을 하신다고요?”연천능은 백진아를 품에 안고 두 손으로 불룩 솟은 그녀의 배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에 살며시 입을 맞추며 말했다.“사실을 말했을 뿐이다.”백진아는 그의 가슴에 살짝 기대었다. 두툼하고 든든한 품에 안겨 있으니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졌다.연천능은 품에 기대어 있는 부인을 바라보며, 마음이 순식간에 물처럼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그를 위해 딸을 낳아 주었고, 지금은 그의 아들을 품고 있었다. 머지않아 그는 아들과 딸을 모두 얻게 될 터였다.그는 이제 더 바랄 것이 없었다.백진아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딘가는 우희월을 닮았고, 또 어딘가는 백근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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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0화

백진아의 얼굴은 토마토처럼 새빨개졌다. 그리고 이내 전신거울을 바라보며 이를 악문 채 말했다.“나중에 이걸 팔아서 돈으로 바꿔야겠어요!”연천능은 그녀를 안아 들고 욕실로 향하며 말했다.“돈 걱정은 할 필요 없다고 몇 번이나 말했느냐? 이미 다 계획이 있다. 우선 경성, 강남, 람성 같은 부유한 지역에서 팔고, 한 달 정도는 높은 가격을 유지한 뒤 천천히 주변 지역과 바다의 섬들까지 판매 범위를 넓혀 나가는 것이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그러고 보니 관도가 이미 이어지기 시작했으니… 각지의 객사를 기반으로 편지나 물건을 운송하는 부서를 만들면 좋겠어요. 집배원은 퇴역 군인들이 맡아도 되고요. 백성들은 객사에 보내고 싶은 편지나 물건을 맡기고, 무게와 크기에 따라 돈을 내면 됩니다. 그러면 집배원이 물건을 다음 객사까지 운반하고, 그곳의 객사 사람이 받을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지요.”이것은 우체국이나 택배의 초기 형태와 비슷했다. 이 시대에는 백성이 다른 지역으로 물건이나 편지를 보내려면 표국이나 상단에 부탁해야 했다.비싼 돈을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때 받을 사람에게 도착한다는 보장도 없었다.도로가 차츰 정비되고 있으니, 우편 사업 역시 시작할 수 있었다.물론 대중교통도 마찬가지였다.“그리고 조정에서 퇴역한 말을 이용해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연천능은 그녀를 욕조 안에 내려놓고 자신도 욕조에 들어가며 말했다.“당신이 말한 우편 제도는 이해했다. 객사와 비슷하지만 백성들의 편지와 물건을 전달하는 일을 담당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대중교통은 무엇이냐?”백진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대중교통은 사람을 운송하는 것입니다. 단거리도 있고 장거리도 있지요. 누구나 탈 수 있고 중간에 내려도 됩니다. 이동한 거리에 따라 돈을 받는 것이고요. 예를 들면…”그녀는 물을 몸에 끼얹으며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다. 연천능은 목욕을 마치자마자 사람을 불러 이 일을 논의하게 했다.교통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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